7월 한 달간 본 영화.
1. 아이즈 와이드 샷
- 스탠리 큐브릭의 유작이라 한다.
사실 그의 영화를 몇편 보았지만, 풀 메탈자켓 말고는 크게 재미있다고 느끼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번 영화는 달랐다.
정말 매력적인 영화다.
스크린을 압도하는 카리스마로 가득한 두 배우.
탐 크루즈와 니콜 키드만.
부부이기도 했던 둘의 매력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로운 영화였다.
다소 음습하고, 무거운 분위기가 느껴지기도 했지만,
이상하게 나랑은 너무 잘 맞는 분위기인것 같다.
전체적인 내용은 권태기(굳이 성(性)적 권태기라고 표현하지 않겠다.)를 맞은 부부의 성적 일탈을 그리고 있다.
권태기에 성(性)적일탈이라...
말을 해놨지만, 좀 어색하다.
문어체적이라 그런가...
어쨌든 탐은 돈 잘버는 의사고, 키드먼은 부자 사모님이다.
특이하게 느꼈던 것은, 난교파티(이것도 좀 이상한 표현이다.)에 우연히 참석하는 과정에서..
정말 이채롭고, 아름다운 디자인의 가면들이다.
고풍스러운 대저택에서 저음의 피아노음이 흘러나오며, 기기묘묘한 가면을 쓴 수십명의 사람들과,
나체의 젊은 여인들...
특별히 섹시하다는 느낌보다, 큐브릭 특유의 (뭔가 표현하기 힘든...) 분위기가 잘 묘사된거 같다.
니콜 키드먼이 지나치는 한 장교에게 성적 욕망을 느꼈다고 고백하는 장면은 적잖이 섹시했다.
이런 분위기의 영화가 좋은 것은 내 성품의 탓일까...
개인적으로 A.I가 큐브릭이 끝까지 연출하지 못 하고, 스필버그가 마무리를 한 것은,
영화사의 비극이라고 생각한다.
친한 형의 멘트 : "큐브릭이 하늘에서 A.I를 봤다면 얼마나 통탄했을까?"
2. 스타워즈 에피소드 2
- 좀 지루했다.
영화관 시설이 좋기로 손 꼽힌다는 강남의 메가박스까지 찾아가 보았는데,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난번 스파이더맨도 그렇고, 미국애들은 좀 이상하다.
프랑스 영화가 프랑스에서만 이해할 수 없는 스코어로 히트치는 것과는 좀 다른 성질의 어떤 것이 있는 듯하다.
씨네 21에서 어설프게 읽은 듯 한 데...
역사가 200여년 밖에 안되는 미국의 컴플렉스가 반영된듯하다는.... 내용이 좀 설득력이 있는듯.
도대체 미이라 2 / 로스트 인 스페이스와 이 영화의 차이점이 뭔지 모르겠다.
더욱이 이 영화를 기다린 스스로도 좀 이해가 안 된다.
에피소드 3는 절대로 돈내고 안 봐야지.
3.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 정말 솔직히 이야기 하면 보면서 살짝 졸았다.
이틀 가까이 잠을 제대로 못 잔 탓도 있지만...
기대만큼 재미있진 않았다.
더 솔직히 이야기 하자면, 원령공주를 볼때도 살짝 졸았다.
미야자키는 유럽 컴플렉스가 있다고 할 정도로, 배경에서 일본적이지 않았다.
'키키', '붉은 돼지', '라퓨타'등등...
그나마 '토토로'가 좀 동양적이었고.
이번 영화는 여러 사람들의 지적대로, 지금 껏 그의 작품의 캐릭터들이 쑈라도 하듯.
줄기차게 출연하였다.(심시어 코난의 이미지까지...)
하지만, 물의 이미지, 그 위를 달리는 기차의 이미지, 그리고 하늘과 구름등은...
여전히 환상적일 만큼 아름다웠다.
4. 맨인블랙 2
- 언제나 유쾌한 남자 윌 스미스를 보기 위해 극장을 찾았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시원한 미소를 지으며 우리 앞에 나타난 검은 양복 사나이.
영화가 짧아서, 롤러 코스터를 타고 내린듯 한 느낌이 들었다.
윌 스미스가 살이 좀 찐듯해서, 약간...
마지막에 우리가 사는 지구를 포함한 우주조차도 다른 세계의 한 사물함 안일뿐이라는 표현은 참 좋았다.
5. 나쁜남자
- 김기덕과 조재현.
앙꼬 없는 진빵 혹은 설탕없는 호떡 혹은 단팥없는 붕어빵 처럼 떨어질래야 떨어질수없는 사이 인거 같다.
그의 영화를 거의다 봤지만, '섬'부터는 완성도가 확연히 높아졌음을 느낄수 있다.
감히 그렇게 표현하기는 좀 시건방스럽기는 하지만,
어쨌든 훨씬 안정감을 갖고 영화를 본거 같다.
여러가지 많이 생각나지만, 조재현이 교도소에 있을 때
그 면회실 유리 구멍에 사이에 끼여진 담배를 들어마시며, 짓고있는 표정! 그리고 눈빛!
그리고 라스트 신!
난 1톤 트럭 짐칸을 치장하길래, 뭘 할려나 하고, 심히 궁금했었다.
-_-;;
조재현은 김기덕을 만나 한 '배우'로 거듭난 거 같다.
많은 페미니스트와 여성들에 의해 비난받았던 영화라고 들었다.
그럴만도 한것 같다.
난 페미니스트도 아니고, 여성도 아니라 그런건지...
이런 생각을 한다.
세상에는 그렇게 많은 연인들의 수만큼이나 다양한 사랑의 양상이 존재하는 것 같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단지 그 둘만이 느끼고 사랑하는 스타일!
우리가 어찌 그 모든 것을 다 알수 있으랴?
한가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그 둘은 치열했다.
6. 밀리언 달러 호텔
- 내가 빔 벤더스를 즐기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한 거 같다.
맨 처음 어떤 건물 옥상에서 한 사나이가 뛰어내리기 전에 펼쳐지는 장면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유유자적한 것이, 멋진 음악이 흐르고, 하늘이 드 넓게 보이면서...
하지만, 막상 본 영화가 시작하면서,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정말 힘들었다.
7. 밴디트
- 브루스 윌리스가 나온다고 전부다 볼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빌리 밥 손튼은 좋다.
(여담 : 안젤리나 졸리가 빌리와 이혼하면서, 그의 팔뚝에 새겨진 빌리의 이름 문신을 제거하는데,
곤욕스러워 하고 있다고 한다. 역시 사랑을 쓸려면은 연필로 써야하는 것 같다.)
ㅇ 추천영화
1. 마이클 만의 '히트'(1995)
-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영화이다.(거의 최고라고 손꼽길 주저하지 않는...)
마이클 만은 '라스트 모히칸', '인사이더', 그리고 최근의 '알리'를 연출한 감독이다.
주로 선굵은 남자의 이야기를 연출하는 스타일있는 감독이다.
전부다 좋았지만, 그 중에서도 '히트'는 정말 말이 필요없다.
출연진도 정말 쟁쟁하다.
로버트 드니로, 알 파치노을 투톱으로 내세우고,
발 킬머, 애슐리 주드, 존 보이트, 톰 시즈모어까지...
영화는 제법 긴 러닝타임(170분)으로 좀 지루할 수도 있는데,
갱스터 무비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강한 남자들의 이야기를 원한다면...
드니로와 파치노의 연기대결이 가장 압권이고,
스타일 있는 진행과 정말 잘 짜여진 시나리오(감독이 직접..)
그리고 두말 할 나위 없는 연출력!
(특히 로스앤젤레스 도심에서의 총격씬은.... 정말...)
여러가지 할말이 많지만...
강추!
2.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키카'(1993)
그의 영화는 그 외에도 '내 어머니의 모든 것', '라이브 플래쉬', '신경쇠약 직전의 여자', '하이힐'등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키카'가 가장 나은 것 같다.
스페인영화인데, 지금껏 보지 못한 스타일의 독특함을 맛볼수 있을거라 확신한다.
뭔가 장르 복합적인(블랙유머, 스릴러, 호모, 범죄, 멜로까지...) 성격을 띄고 있는데,
사실 비극적인 상황과 장면들이 계속되는 데도 화면은 파스텔톤의 밝은 느낌을 계속해서 준다.
대단히 아니러니컬 하기도 하고, 흥미롭기도 하다.
그리고 표현의 수위도 장난이 아니다.
말하자면 제 3세계 영화인데(우리가 흔히 접하지 못 했다는 점에서), 하여튼 영화적 재미가 뛰어난 영화이다.
여담 : 모니카 벨루치가 이 감독의 의해 발굴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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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한 달간 본 영화...
조니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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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73
02.08.18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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