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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 울렁울렁 가슴이 뛴다네
궁금증이 많아 죽겠다
옆 - 옆집에 과부 이사왔는데
돈도 많고 인물도 좋다
집 - 집은 넓고 식구라고는
아직 어린 딸과 단둘뿐이다
과 - 과부 사정 홀아비가 안다는데
디게 궁금하네요
부 - 부담없이 만나주면
커피 한 잔 사겠는데 우짜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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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성공원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시비(詩碑)가 있다.
이상화(李相和)의 대표작
‘나의 침실로’ 가 새겨져 있다.
마돈나, 밤이 주는 꿈/
우리가 엮는 꿈/
사람이 안고 궁구는 목숨의 꿈이/
다르지 않느니/
아, 어린애 가슴처럼/
세월 모르는 나의 침실로 가자/
어느날 시를 읽다가
가슴이 콱 막히고 말았다.
바로 이 대목이다.
/수밀도(水蜜挑)의 네 가슴에 이슬이 맺도록 달려오너라/
그때가 고2 때다.
며칠 밤을 가슴이 울렁거렸다.
지나가는 여학생
하얀 칼라 아래로 눈길이 가면
봉곳한 가슴에서
수밀도가 연상되었다.
그때는
내가 왜 이러지?
내가 짐승인가, 내가 변태인가..
지독한 열병을 앓았다.
코밑에 수염이
거뭇거뭇 돋을 무렵이었다.
나는 그렇게 가슴 뜨거운
10대를 보냈다.
지금도 달성공원
상화 시비 앞에 서면
아무도 모르게
혼자 슬며시 웃고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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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흐린날씨와 미세먼지를 보이고 있는 휴일날을 잘 보내고 계시는지요,
오후시간에 오행시 고운글을 읽으면서 머물다 가네요 조금 바람도 불고 쌀쌀한 날씨입니다.
황사 미세먼지에 몸 관리를 잘 하시고 행복한 웃음이 가득한 즐거운 휴일날을 보내시기를 바람니다..
대구 은행
북성로지점에 가면
이상화 시인의
시 한편이 걸려있지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그곳이
이상화 시인의 성장지였다고 해요.
언제
시간을 내서
달성공원에 가면
울 옆집 과부가 있는지
찾아보아야 하겠어요.
거타지 선생님께선
시인님이시죠?
글을 너무 잘 쓰시는 것 같습니다
감성 만점
언제나 감동입니다
거타지님의
재밌게 지으신 행시 감상 잘 했습니다.
섬집 풍경
울타리 너머에는 바다가 보이는 섬
옆에는 잔주름이 자글한 노인 부부
집 터를 지켜온 삶 일생을 어부 인생
과메기 엮어 널며 뱃일로 십 수년 째
부자는 아니어도 매 밥상 풍요롭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