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r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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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age〃─
4편.
그날 점심시간. 학교 건물 뒤가 아닌 비교적 넓은 측면 한쪽으로 마련되어 있는 스탠드.
그 곳에 아영이를 끌고 나갔다.
“이야~ 날씨한번 기똥차네.”
“그러게. 오전까지만 해도 추웠는데 햇빛이 참 좋다.”
“그래서 말인데 빽가야, 무릎 좀 빌리자.”
“왜? 여기서 잠이라도 자게?”
내 말에 내 의도를 먼저 파악한 아영이. 이래서 오래 된 친구가 좋은가보다. 하하.
나는 별말 없이 웃음한번 날려주고는 아영이 다리를 베개 삼아 스탠드 위에 벌러덩 누워버렸다.
“들은 얘긴데,”
“응.”
“여기도 이름이 있다더라?”
“이름?”
“응. 이 스탠드를 칭하는 이름. 근데 댑따 촌스러.”
“아니, 이 조그마한 스탠드에 이름은 무슨-”
“나야 모르지. 근데 선배들은 이 스탠드를 칭하길, ‘돌고래 장’이라 한대.”
“돌고래 장? 윽- 촌빨날려.”
“그치?”
무슨 여기서 물개 쇼, 내지는 그따위 걸 할 일이라도 있나? 많고 많은 이름 중에 왜 하필
돌고래장이래? 쌩뚱맞게-
뭐, 하긴, 학교 이름부터가 촌발이 풀풀에 쌩뚱맞은데, 그 안은 오죽하겠어? 후후.
그러고 보니 노을고등학교나 돌고래장이나 촌스럽고 쌩뚱맞은건 삐까쌔리네. 푸하하.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왜 하필 돌고래장이야?”
내 말에 아영이는 자신도 더 이상은 모른다는 말 대신 양 어깨를 한번 으쓱 해 보인다.
“무슨 놈의 학교가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게 쌩뚱맞아?”
“한마디로 젠털이지.”
“후후. 그러게.”
“…….”
“그나저나, 기분은 젠털인데, 하늘은 왜 이렇게 예쁘냐?”
하늘을 정면으로 누워 새 파란 하늘을 지긋이 올려다보자니 기분과 달리, 왜 이렇게 가슴이
설레던지. 쿡.
“유다비다. 어울리지 않게 궁상떠네.”
“그러게. 근데 아영아,”
“왜? 또 한대 쥐 박게?”
“씨- 내가 무슨 깡패냐? 여기서 널 쥐 박긴 왜 쥐 박아!”
“하하. 그럼 화장실로 끌구갈라구?”
어쭈? 이게 정말- 한대 확! 쥐 박아버릴까 보다.
“하하. 농담이야. 농담.”
“씨-”
“미안해, 미안. 다비야. 정말 미안. 하하.”
“백아영, 너도 가끔 보면 말이지 농담을 너무 진담스럽게 하는 경향이 있어.”
“원래- 친구는 친구를 닮는다잖아.”
“씨-! 그거 내 욕이지.”
“아마도.”
“썩어문드러질. 그런 건 안 닮아도 된다고!”
“하하.”
오우~ 썩어문드러질. 웃는 낯짝에 침 못 뱉는다고, 그 누가 말했던가? 젠털. 저거, 저거-
지 할 말 다 하고선 매는 잔뜩 벌어 놓고 살살 빠져나가려는 모양새가, 아주 아스팔트에
갈아 뭉개고 싶은 충동이 이른다.
“헛소리 집어치고, 봐봐. 하늘이 정말 맑아. 너무 예쁘다.”
그러나 차마- 미운정이라도 들은 모양인지 아스팔트에 갈아 뭉갤 순 없어,
싹- 무시하고 던진 내 말에, 아영이는 약간은 의외라는 듯 고개를 젖히고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러네. 꼭- 거짓말 같이 가늘 하늘 바라보는 것 같아.”
그리고 그 때, 그때까지만 해도 좋았다. 그래. 그랬던 것 같다.
어디선가 휙- 탁- 하는 소리와 함께 내 얼굴위로 무언가가 날아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썩어문드러질. 가뜩이나 빽가 때문에 기분 나빠 죽겠는데, 언놈이 내 인생에 태클을 걸지?
내 피부란 놈이 묵직하지만 크지 않은 충격을 흡수 했을 때는, 이미 내 모든 시야를 사로잡고
있던 푸르른 하늘빛이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분명 기분 나쁜 공격임은 틀림없는데(나에게),
내 피부가 흡수한 충격을 보자니, 그래도 그대여- 사형은 면했노라.
“아씹- 이게 뭐야?”
어두컴컴하고 새 카만 무언가가 내 얼굴을 덮었고, 엉겁결에 벌떡 일어나서 보자니 내
얼굴위로 날아온 것은-
가혹한 마이. 미워할꺼예요. 앙!
가만, 가만- 이게 아니지. 지금. 흐음~ 내 얼굴로 날아온 정체불명의 것이 교복마이라.
보아하니 남학생 교복 같은데. 쓰읍- 어디, 간덩이가 얼마나 부은 놈인지 한번 볼까? 못생겼으면
용서 못하지만, 봐 줄만 하면 용서 해 준다. 킁.
“썩어문드러질. 어떤 겁도 없는 자식이-!”
“안녕? 쥐방울?”
“허업-!”
꼴에, 나름대로 분위기 좀 잡아 보겠노라 깔리지도 않는 목소리 깔아가지고 말 했더니,
능청맞게 내 앞에서 웃고 있는 자. 그대는 누구인가?
“빽가야, 낯선 만큼 낯설지 않은 저 놈들은 누구냐? 도대체?”
“다비야, 나보다 니가 더 잘 알지 않니?”
“그거야, 그런 것 같지만.”
“저 세 놈들, 친군가보네.”
“그래 보이네.”
“근데, 왜 마이를 집어 던졌을까?”
“내가 그걸 알면, 음-”
“알면?”
“글쎄다. 그냥 넘어가자. 패스-”
“몫 좋은 자리에다가 돗자리라도-?”
“그건 싫다. 그러니까 넘어가자.”
“하하. 근데, 왜 지나가던 길 안 지나가고 아는 척이지?”
“아는 척 보다는 친한 척에 가까운 것 같은데?”
“아. 그런가?”
“앤드, 그리고- 앞에 있는 누구 혈압 오르게 쳐 웃고 지랄일까?”
“혹시라도, 너한테 관심 있나?”
“뭐어?! 재수 없는 소리 할래?”
“깜작이야. 경기 일겠다.”
“이게 비싼 밥 잘 처먹고 왜 헛소리지?”
가뜩이나 어제부터 마주친 족족이 내 성질이란 성질을 박박 긁어 대던데, 관심? 하- 그 관심
두 번만 더 가지면, 아주 내 머리가 터지고(녀석의 말에 반박할 말이 없어 입이 얼어버리니-)
심장에서 용암이 샘솟겠네(열 받아서) 썩어문드러질.
“아침엔 그나마 봐 줄만하더니 왜 이렇게 능글맞게 웃는대?”
“내 말이 그 말이다.”
“근데, 왜 지나가던 길 곱게 안 지나가고 집어 던진대?”
그러게. 사람 성질나게 스리.
“썩을, 선배만 아니어도 확-”
“헙- 다비야. 오늘 우리 입학 첫날이야. 아무리 화가 나도 좀 참아야 하지 않을까?”
흠흠. 자우지간!
“어이, 거기 쥐방울 두 마리!”
쥐, 쥐방울 두 마리래. 썩어문드러질. 도무지 참을래도 참을 수가 없다고. 이건!
“어떻게 선배를 보고도 아는 척도 안하냐?”
그쪽이랑 우리랑 서로 아는 척 할 만큼 남다른 친분이 있던가요?
사뭇 궁금해지는구료. 정말 진지하게 묻고 싶소이다.
“저런- 우리학교 후배 양성이 이렇게 형편없을 줄이야.”
훗. 후배양성? 웃기지도 않네그려.
능글맞은 웃음을 띠우며 다가오는 건, 오전부터 내게 쌩뚱맞은 별칭 아닌 별칭을 붙여 줬던
녀석이었다.
“안녕하세요?”
너무- 부담스러울 정도로 자연스레 다가오는 세 녀석 덕분에 나와 아영이는 엉거주춤 몸을
일으켜 인사를 했다. 마지못해- 반어거지로 한 인사라 할 수 있겠다.
젠털. 꼭 알고 보면 별것도 아닌 놈들이 후배교육이 어쩌구- 그러면서 쓸데없이 폼 잡고 후배
놈들 잡으려하지. 내 오래전부터 너희들 같은 놈 여럿 봤다고.
“그러고 보니, 우리 후배님들과는 보통 인연이 아닌가봐.”
하아- 제발 그런, 어의를 상실한 엄한 말을 삼가 줘요. 꿈에 나타날까 무섭다구요.
당신네들 면상이.
“그나저나, 이 마이는 선배 마이 같은데-”
어떻게든 말을 돌리고 싶은 나. 어떻게든 이 놈들을 당장 쫓아 보내고 싶은 나는, 조금 전
내 얼굴로 날아왔던 마이를 디립다 내밀었다. 능글맞은 웃음을 지어대는, 능구렁이 같은 놈
옆에 있는 녀석에게로. 그 녀석만 마이를 입고 있지 않은 탓에,
그나저나, 왜 나한테 지 마이를 다 집어 던졌대?
“근데요 선배.”
“누구? 나?”
내가 녀석을 불렀고, 녀석은 내게서 돌려받은 마이를 한쪽 팔에 두르며 되물었다.
“근데, 그 마이는 왜 던지셨어요?”
기분 나쁘게 말이지. 것도 얼굴에다가. 썩어문드러질.
“왜? 기분 나빴냐? 얼굴에다가 던져서?”
좋으면 그게- 이상한거죠.
“그러는 내가 한번 묻자.”
“뭘요?”
“너는 무슨 배짱으로 두 다리 쩍- 벌리고 누워있냐? 것도 대 낯에- 것도 여학생 못지않게
남학생도 바글바글한 공공장소에서.”
“바글바글?”
“니 주위를 한번 봐라.”
녀석의 말에 내 눈동자를 아영이 왈, 아니, 선배들 왈, 돌고래장이라 칭해진다는 주변을
한바퀴 휙~ 훑었다.
“헉-!”
이, 이런 쪽스러운 일이. =_=
“이제야 니 눈에 저 많은 얼굴들이 보이냐?”
“모, 몰랐어요. 정말.”
“그래. 몰랐으니 가능하지 알면서도 그런 짓을 했다면,”
“철면피도 아주 대단한 철면피인거지.”
능구렁이 같은 놈이 합세하여 나를 쪽 주고 있다. 썩어문드러질.
“그래서 마이 던진 거예요?”
“그렇다고 볼 수 있지?”
“그래도 다리는 안 벌리고 있었는데,”
“그렇다고, 공공장소에서 들입다 누워있는 행동이 잘 한거라고 할 수 있냐?”
“꼭- 그런 건 아니지만- 근데, 왜 하필 얼굴이었어요?”
기왕 자비를 베풀 거, 다리 위에다 덮어줘도 됐잖아요. 그러면 뭐, 그쪽이 조금 더 수고스러웠다
해도, 일단 내가 좋잖아.
“그럼, 내가 니까짓 쥐방울 때문에,”
“아씨- 선배!!”
“뭐야? 왜 갑자기 소리는 지르고 그래?”
“아까부터, 아니 아침부터 자꾸 거슬리는 게 있는데요.”
“거슬려? 뭐가?”
“어딜 봐서 내가 쥐방울 이예요!!”
“뭐야? 니가 지금 그 것 때문에 나한테 소리를-”
“이렇게 큰 쥐방울 봤어요?”
이래 뵈도 내 키가 아담사이즈라구요. 168! 쓰읍-!
“흐음- 역시 쥐방울의 성격은 알아줘야 한다니까. ㅇ_ㅇ”
그렇게, 교복 녀석과(아직 이름을 모르기에) 한참 실랑이를 벌이고 있노라니, 처음 이들이
다가올 때처럼 낯설지만 결코 낯설지 않은 음성이 들렸다. 바로! 이들과의 인연보다 더 빠른
인연이 있었고, 두 녀석의 그림자에 짓눌려 존재감이 없던!!! 앞을 보나, 뒤를 보나, 다시 보나
재차 보나- 시종일관 어벙한, 어벙이였던 것이었다.
“뭐, 뭐욧!”
너무하다 싶을 만큼 자연스레, 쌩둥맞은 표정으로 쌩뚱맞은 말을 해 대는- 천하의 유다비다를
말 한마디로 철저히 짓누르고 올라오는 저, 저! 아스팔트에 갈아 뭉개버리고 싶은 주둥아리!
“왜요, 내가 틀린 말이라도 했어요?”
“다, 당연한 거 아녜요?”
“뭐가 당연한데요?”
“씨- 내 성격이 어디가 어때서? 뭘 봐서-!”
“전부 다요.”
“…….”
“하나부터 열까지- 상당한 다혈질에, 욱하는 성질도 보통이 아니고. 여자치고 험한 말 잘하고.
내 말이 틀려요?”
써, 썩어문드러질. 하루사이에 나란 인간을 존나 잘 파악하고 있어. 어벙이 주제에.
“거기다가 여자치고 하는 말도 엽기에 가깝고.”
“여, 엽기요?”
녀석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썩어문드러질-”
“이것 봐. 지금도 그렇잖아요.”
“…….”
“대체 그건 어느 나라 말 이예요?”
흐압! 순간 어벙이가 두려워 지는 이유는 뭘까? 또랑또랑- 전혀 사심 없어 보이는 눈동자지만,
어벙한 만큼 어이가 뺨 때리는 어벙이의 발언을 익히 경험 한 바가 있기 때문일까? 젠털.
아무래도 저 어벙이, 유다비다 인생에서 유다반 이후로 최악의 적수가 될 것 같다.
“상당히 자주 애용 하는 것 같던데.”
자주 애용을 한다고? 흐압! 어떻게 이틀 사이에 내가 자주 애용하는 것 까지 다 파악 하고 있어?
정말 썩어문드러질 일이군.
“저기- 근데요.”
“왜요?”
“왜 자꾸 나한테 존댓말 써요? 그쪽 친구 분들은 다-”
“불편했어?”
“꼭- 그런 것만은 아니지만-”
“불편했구나? 많이. ㅇ_ㅇ”
“…….”
젠털. 할말 없다. 모든지 자기 편한대로 받아들이고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까지 하는-
이야~ 이시대의 진정한 독불장군이로세.
“진작에 말을 하지 그랬어?”
진작에 말을 하고 싶어도, 어제는 내가 그쪽 나이를 몰랐고, 오늘은- 두 번 다시는 마주치고
싶지 않았으니까 말을 안 했죠.
“걱정 마. 앞으론 절대 존댓말 안 써줄게.”
헉- 그, 그렇다고 그렇게 바로 말을 놔 버리는… 구나. 존나 자연스럽네. 오늘 이 말 안했으면
너, 꽤나 서운해 했겠다. 썩을. 아아~ 얼른 5교시를 알리는 종이라도 울려줬으면-
(두 번의 충돌 이후, 녀석을 어떻게 해 보고 싶어 하던 마음은 싸그리 사라져 버렸다.
오히려 두 번 다시는 마주치고 싶지 않다는 게 아주 솔직한 심정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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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04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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