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혼자서 모든 일을 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에게 그런 능력은 없습니다.
서로 논의해서 역할을 나누고 같은 목표를 보며 함께 나아가야 합니다.
그것이 팀(team)이며 공동체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공동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아마도 ‘서로에 대한 신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공동체 전체가 각자의 목표보다는 전체의 목표를 지향하고 있다는 신뢰,
그 목표를 향하여 각자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신뢰가 중요합니다.
서로에 대한 신뢰가 없으면 자신을 이용해서 다른 이의 목표와
욕심을 채우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게 마련이며,
그 순간 공동체는 무너지고 맙니다. 부모가 자식을 믿지 못하고
자식이 부모를 믿지 않습니다. 아내와 남편이,
스승과 제자가 서로 믿지 못하여 가까이 다가가지도 않습니다.
어른은 잔소리나 하는 꼰대이며
아이들은 세상 물정을 모르는 철부지일 뿐입니다.
국민은 정치인을 믿지 못합니다.
모두에게 평등하다는 법은 나에게만 불평등합니다.
서로 의심하는 사회, 모두가 자신의 욕심만을
채우려는 공동체, 상대를 누르지 못하면 패배하고
낙오된다는 시대의 진리(?)를 몸으로 실천하는 우리입니다.
그런 우리에게 믿음과 신뢰, 신앙은 어디 있을까요?
믿는 사람, 신앙인이라고 하는 우리는 하느님을 믿습니까?
하느님을 얼마나 신뢰합니까? 하느님의 법을,
예수님의 가르침을, 그리고 교회의 가르침을 얼마나 신뢰합니까?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삶의 방식으로 행복해질 수 있음을 믿습니까?
하느님과 공동체를 이루며 어떤 기도를 하고 어떤 청을 드립니까?
하느님의 가치는 신뢰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욕심만을 채우기 위한 기도를 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내 기도가 누군가를 이기기 위한 기도이고 누군가의 것을
빼앗는 기도이며 누군가를 아프게 하는 기도는 아닙니까?
우리는 믿는 사람들입니다. 믿음을 실천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하느님의 가치로 하느님의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 최종훈 토마스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