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 떠난 새끼노루
홍순호
태풍이 오던날
그 태풍 만나기 위해 팔용산 수원지로 갔다
누구의 부름도 그 누구의 강요도 아닐진대
발이 가고 마음이 가는대로 걷고있었다
구름이 덮인 하늘에서 천둥소리와 함께 비가 쏟아 질 것 같은 계곡을 지나면서
계곡 바위 사이에서 애기 노루 한마리를 만났다
저 먼곳에 인간이 듣지 못하고 알지 못하는 태풍 소리와 천둥소리를 전해 듣고 피해온 것일까
그냥 그저 내 마음같이 세찬 바람속에 그 모든 것을 날려 보내고 싶어서일까
그는 계곡 바위사이에 서서 흐르는 계곡물을 한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어린 새끼노루
그 놈을 만나기 위해 내 몸과 마음은
봉암동 수원지로 향했던 것인가
노루의 마음도 내 마음 같은 것 이었을까
그냥 그저 마음을 태풍과 함께 비 바람에 날려 보내고 싶었던 날
어린 노루 한마리는
숲속 계곡 물가에 서서 하늘을 쳐다보고 숲 한번 쳐다보고
그 모든 것을 내려놓은 듯
두려움도 무서움도 느끼지 않고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노루야 안녕" 하며 보내는 내 목례에
눈망울만 요리조리 돌린다
그러나 소리내어 대답하지 않는다
울음소리로 그 대답을 대신하는
소리를 듣고 싶었지만 울지도않았다
보헤미안 새끼 노루
한참 동안 떠날 생각 없이 나와 시선을 마주하며 눈망울을 굴리며 마음을 주고 받던
애기 노루
그는 무슨 사연으로 이곳에 온 것일까
불청객 등산객이 다가서자
큰 울음 소리 한번 내며 산으로 달아났다
노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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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고 떠난 새끼노루
홍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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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0
14.08.18 23:20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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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눈이 큰 노루는 무슨 사연으로 이곳까기 온 것일까요? 노루에 큰 눈이 홍순호님에 예쁜 마음과 쓸쓸함을 느끼게 합니다 비오는 날에 마음을 보여준 글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해요
비오는날 따뜻한 글이 마음 훈훈합니다
늘푸른산
감사합니다 자주 찾아 인사드리겠습니다
사랑이
반갑습니다
고맙습니다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