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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내 딸아! ( 28회 )
결혼을 아직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송이는 며칠을 그렇게 민우성과의 약속을 생각해 본다.
그의 집에 초대를 받아서 간다는 것이 부담스럽다.
초대를 받아드린다는 것은 민우성의 청혼을 받아드린다는 뜻이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주춤거려진다.
아직은 결혼이라는 것을 생각해 보지도 않았지만 민우성과의 결혼이란 당치도 않다는 생각이 든다.
거절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보지만 떠오르는 생각이 없다.
송이는 며칠을 그렇게 고심을 하다 그대로 받아드리기로 한다.
초대를 받아서 간다고 해도 모두가 결혼으로 가는 것이 아니리라는 생각이다.
송이는 가벼운 마음으로 초대에 응할 것이라 생각을 한다.
그러나 빈손으로 간다는 것이 예의가 아님을 알기에 잠시 백화점엘 들린다.
물론 집에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그냥 약속이 있어 나간다는 말을 하고는 집을 나선 것이다.
백화점에서 이것저것을 생각하며 고르지만 재벌 집에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지 못하는 송이
다.
그들이 아쉽고 필요한 것이 무엇이 있을 것인가?
송이는 고급스러운 양주를 구입한다.
이것저것 구입을 하지 않고 양주만 구입을 해서 민우성이 일러준 대로 주소를 네비에 입력을 시켜 혼
자서 찾아간다.
민우성이 데리러 오겠다는 것을 번거로움을 이유로 막아 버린다.
혼자 찾아가는 것이 자연스러울 것 같은 마음이다.
가볍게 방문을 하려는 송이의 마음인 것이다.
어렵지 않게 찾아갈 수가 있다.
생각보다 어마어마한 저택을 네비가 가르치고 있다.
송이는 대단한 대문을 보고 잠시 압도당하는 기분이다.
자신의 차림새를 본다.
과하지 않게 그러나 초라해 보이지 않게 차리고 나온 것이지만 막상 대단한 대문을 바라보고 있자니
조금은 주눅이 드는 기분이다.
심호흡을 하고 나서 대문의 초인종을 누른다.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육중한 대문이 소리도 없이 열린다.
조심스럽게 대문을 밀고 안으로 한 발 들여놓는다.
저 멀리 민우성이 나오는 것이 보인다.
민우성은 송이를 보며 반갑다는 듯 손을 들어 반가움을 표시한다.
“혼자 오느라고 고생하지 않았어요?”
“아니, 네비가 정확하게 일러주어서 고생하지 않고 올 수 있었지.
내가 시간에 맞춘 것인가?“
“그럼요!
시간이라면 그 누구보다 정확한 사람 아닌가요?“
“시간은 천금하고도 바꾸지 못하는 것이니까.
집이 생각보다 대단하군!“
송이는 걸어 들어가면서 잘 가꾸어진 정원을 살펴본다.
전문가의 손으로 잘 가꾸어진 정원이다.
이런 정원을 직접 눈으로 보기는 처음인 송이는 잠시 정원수들을 둘러본다.
갖가지 이름 모르는 나무들이 저마다의 자태를 뽐내며 잘 어우려진다.
정원석의 돌계단이 참으로 멋지다는 생각을 하며 민우성의 뒤를 따라 간다.
“들어오세요.”
민우성은 현관문을 열고 한 발 먼저 들어가 송이가 들어오기를 기다린다.
송이는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간다.
민회장이 현관까지 몸소 나와 맞이해준다.
“한검사!
어서 오시오.
예까지 오시느라 수고가 많으시었소.“
“초대를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송이는 그들의 환대에 감사한 마음이 된다.
심수경 또한 송이를 진심으로 환영한다.
휴일이라 민우성의 단 하나뿐인 여동생인 우희도 집에 있다가 송이와 인사를 나누며 온 가족이 마음
을 다해서 송이의 방문을 환영해준다.
송이는 큰절을 하지 않는다.
이 댁의 며느리 감으로 온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한검사가 이렇게 내 집을 방문해주니 참으로 영광이오.”
“별 말씀을 다 하십니다.
민회장님께서 초대를 해 주시어 저야말로 대단한 광영입니다.“
“그리 생각해주니 참으로 고맙소.
우리 우성이가 한검사를 좋아하는 것 같은데 한검사도 같은 마음이오?“
“회장님!
인간적으로 참으로 아끼고 사랑하고 있는 후배입니다.
또한 동생 같은 마음으로 늘 아껴주고 싶은 마음이기도 하고요.“
송이는 솔직한 마음으로 대화를 이어나간다.
심수경이 차와 과일을 가지고 나온다.
“우선 차부터 한 잔하지요.”
각자 앞에 찻잔을 놓는다.
“고맙습니다.
생각보다 사모님께서 아주 미인이십니다.“
“그렇게 보아주니 마음이 좋군요.
나이를 먹어도 여자는 여자인 모양이네요.“
심수경은 비로소 한송이를 자세하게 본다.
“한검사 인물이 우리 회장님을 많이 닮은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우리 우희하고 자매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어쩜 이렇게 우리 가족들하고 닮았을까?"
“제가요?”
송이는 심수경의 말을 듣고 우성이의 여동생인 우희를 바라본다.
눈매하고 코와 얼굴형이 그러고 보니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는 생각을 한다.
"우희가 아빠를 판박이처럼 빼다 박았을 정도로 닮았다고 하는데
한검사 역시참으로 많이 닮아 보입니다.
한 핏줄도 아닌 사람들이 이렇게 닮았다는 것은 인연의 줄이
닿는 것이라고 하는 어른들의 말씀이 생각이 나네요.“
“허허.......그런 말이 있소?
”민회장은 그저 너털웃음으로 아내의 말을 받아 넘긴다.
송이 역시 좋은 말이라고 생각을 하기로 하며 그대로 아무런
마음도 없이 받아 드리며 세상에 닮은사람들이 많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재벌집의 상차림이라고 다른 줄 알았던 송이는 소박한 상차림에 놀란다.
일반 가정집과 조금도 다르지 않는 상차림이다.
“그대로 우리 평소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평소의 우리 먹는 것에다 갈비와 국을 신경을
썼는데 입에 맞을지 모르겠네요.“
“참으로 깔끔하고 산뜻한 상차림입니다.
사모님의 깔끔하신 성품을 그대로 보는 듯합니다.
“분위기는 참으로 좋다.
안주인인 심수경의 성품이 무난하고 따뜻한 성품이기에 안주인의
성품대로 손님을 대접하는 예의도상당히 따뜻하고 친숙하다고 느껴질 정도다.
“한검사!우리 가족이 되어 주시오.
“민회장은 거침없이 자신의 속이야기를 꺼낸다.
“회장님의 말씀하시는 뜻을 잘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내 느낌을 그대로 솔직하게 말하겠소.
내 가족, 즉 내 자식이 되어달라는 말이오.
그리고 우리 그룹을 위해서 한 가족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오.“
“보잘 것 없는 저를 그렇게까지 크게 봐주시니 정말 감사드립니다.
허지만 회장님!솔직히 저도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아직은 결혼을 생각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닙니다.
이제 막 첫 발을 내 디뎠을 뿐이고 아직은 갈 길이 멉니다.“
“알고 있소.그 모든 것을 내가 뒤에서 뒤 바침을 해 주리다.
우리 가족으로 내 자식 즉, 내 며느리로 맞이하고 싶소.“
“고맙습니다.허지만 지금은 답변을 드릴 수가 없음을 용서해 주십시오.“
“허허............그래도 우리 우성이로 인해서 내 집에까지 오셨으니
희망은 있다고 생각하면 내가 너무 앞서 가는 것이 아니지 싶은데 어떻소?
“송이는 확고한 대답보다는 그저 웃음으로 넘긴다.
“한검사!개인 적으로도 난 한검사하고 친숙해지고 싶소.
왠지 그래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드오.“
“네, 회장님!저 역시 회장님께 더욱 가까이 다가가고 싶습니다.“
“허허, 이것이 바로 이심전심이라고 하나?
앞으로 한검사가 무슨 부탁을 해도 무엇이든지 내 다 들어드리리다.
어렵고 힘든 일이 있으면 언제라도 연락을 하시오.
“송이는 그런 민회장의 말이 감사하고 고맙다.
민회장은 한검사를 볼수록 마음이 끌리는 자신을 발견한다.
늘 곁에다 두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다.
며느리로 한 가족이 된다면 집안은 물론이고 그룹전체를
위해서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고 반드시
필요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회장님과
한검사를 보니 꼭 부녀지간 같습니다.
참으로 핏줄이 섞이지 않은 남인데도 이렇게
닮을 수가 있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되네요.
“심수경은 두 사람을 보며 연신 감탄을 한다.
“사모님!정말 핏줄이 아닌데도 그렇게 닮은
사람들이 있는 모양이죠?“
“아마 쉽지는 않을 것이지만 역시 단일민족이라서 가능한 일이지 싶군요.
우리 우성이는 나를 닮아서 회장님과 딴판이고 우희가 회장님을 꼭 닮아서
그런지 우희하고 한검사가 마치 자매처럼 많이 닮은 것 같아요.
“송이는 우희를 자세히 본다.
어딘가 자신의 모습과 흡사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것이 다 우리 가족이 되려는 징조인 것이오.
가족은 서로 닮는다는 말이 있듯이 한검사와
아무래도 좋은 인연으로 맺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드오.“
“그랬으면 저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상하시고 따뜻하신 사모님도 너무 좋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 뒤로도 한참을 민회장을 상대로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해 나간다.
모든 분야에 걸쳐서 대화를 이어나가도 막힘이 없는 송이의
대답에 민영진 회장도 감탄하고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그러나 겉으로는 그런 내색을 하지 않는다.
송이는 참으로 민영진 회장님 댁을 좋은 인상을 받으며 그 댁을 나선다.
우성은 마음이 흡족해진다.
아버지와 대화를 잘 이끌어 나가는 한송이에 대해서
더욱 깊은 신뢰를 가지게하며 송이의 깊은 지식에도 탄복을 한다.
아버지와 처음 만나서 그렇게 오랜 시간을 함께 대화를
이끌어 나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지식이 없으면 되지 않을 일이다.
아버지 또한 대화 상대가 되지 않는다면 결코 그렇게
긴 시간을 함께 하지 않으시는 성품이시다.
아버지의 흡족해하시는 모습만으로도 아버지가
얼마나 한검사를 신뢰하고 좋아하시는 것인지 짐작을 한다.
송이는 우성이가 데려다 준다는 것을 마다한다.
자신의 승용차를 가지고 왔으니 그럴 이유가 없다.
점심초대로 와서 저녁까지 먹고 돌아가는 송이다.
민회장의 뜻이기도 하고 가족들의 뜻이기도 한 것이었다.
그들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저녁식사까지 하고 일어선 것이다.
“아, 정말 기분 좋다.
”송이가 돌아가고 나서 민회장은 참으로 기분이 좋다는 느낌을 받는다.
무엇인지 모르게 기분이 좋다는 민회장을 심수경은 웃으며 바라본다.
“그렇게 좋으셨어요?”
“당신은 그러지 않았소?
한검사가 우리 며느리가 될 것이라는 생각만으로도
아주 유쾌하고 기분이 날아갈 듯 좋은 것이오.“
“참으로 좋은 사람이고 아주 유능하고 똑똑한 사람이더라고요.”
“그렇지.아주 다방면으로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고 앞길이 창창한 검사요.
만일 다른 그룹으로 빼앗긴다고 하면 정말 큰 손실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대단한 사람이오."
“자주 기회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요?
오늘 보니 한검사 역시 당신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 싫지만은
아닌 것 같은데 회장님이 그런 시간을만들어야겠습니다.“
아무래도 그래야겠소.
그래서 조금씩 우리 그룹에 대한 것을 맡아 갈 수 있도록 해야 하겠소.
“민영진 회장은 나름대로 한검사와 시간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
송이는 집에 도착을 해서도 민영진회장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한다.
닮았다는 사모님의 말에 많은 신경을 쓰게 된다.
또한 민회장의 딸인 우희하고
자신이 보아도 정말 자매처럼 닮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어느 곳 하나도 생부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모든 이니셜이 일치가 된다고 해도 민회장이 생부라고
할 만한 것들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다.
사모님은 애초에 송이가 생각하던 것하고는 다른 사람이었다.
재벌 사모님 같지 않은 훈훈한 인상이었고
참으로 따뜻한 성품을 지니고 있는사람으로
거부감 없이다가 갈 수 있는 정겨움이 있다.
그들 부부는 그들이 말하는 첫사랑으로 맺어진
사람이라고 하는 말대로 서로를 깊이 사랑하고
존중하고 있는 것이 느껴지고 보인다.
송이는 민회장을 시간이 나면 다시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찾아갈 용건이 없다.
언제라도 환영을 한다는 민회장의 말이 있지만 아무런 용건도 없이
불쑥 찾아 간다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자연스럽지 못한 일이다.
송이는 자신과 민회장과 그리고 민회장의 딸인
우희가 닮았다는 것에 자꾸만 마음이 쓰인다.
과연 피가 섞이지 않은 사람들끼리도 그렇게 닮을 수가 있는 것인지
궁금하고 그것을 알아보기 위해서 수소문을 해 본다.
다행히 후배로서 병원에서 유전자에 대해서 연구를 하는 후배가 있다.
물론 같은 유전자가 아니라 해도 겉모양이 닮은 사람이
의외로 많다는 것이라고 말을 하는 후배의 이야기를 듣고는 실망을 한다.
정확한 것은 유전자 검사를 통해서 알 수 있지만 겉모양이
닮았다고 해서 같은 유전자로 나올 확률이높지 않다는 것이다.
유전자 검사를 하려면 혈액이나 머리카락 등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혈액과 머리카락을 어떻게 구할 수가 있을 것인가?
물론 우성이의 것으로도 같은 유전자인지를 가려낼 수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되지만 공연한 일이라고생각을 한다.
이제 자신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 자신 스스로가 겁난다.
참으로 모범적이고 화목한 가정이다.
자신의 일로 인해서 공연한 가정을 큰 불행 속으로 빠져
들게 할 수는 없다는 생각을 하며 더 이상 잊으려고 애를 쓴다.
그러나 이제 어떤 방법으로 생모를 찾아야 할 것인지 난감해진다.
어떻게 해 볼 수 있는 방법이 없다.
할머니는 하루가 다르게 자꾸만 쇠약해지는 것만 같다.
그렇게 정정하시던 지난날의 할머니의 모습이 아니다.
그저 힘없고 나약한 노인의 모습이다.
평생을 딸을 생각하면서 마음의 고통이 심했던 할머닌
이젠 아무런 기력도 없이 그저 누워있는 시간들이 더 많다.
할머니를 보기만 하면 송이는 더욱 가슴이 조여들고 애가 탄다.
고시에 합격만 해서 법관이 되면 생모를 찾는 일이 쉬운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얼마나 무모한 일이었는지 깨닫는다.
송이는 아무리 생모의 일기장을 보고 또 보아도 더 이상 알아낼 것도 없다.
“송이야!매일 그렇게 바빠서 어떻게 하니?
“늦게 들어오는 송이를 보며 문정숙이 걱정스럽다는 듯 말을 한다.
“엄마!걱정하지 마세요.““왜 걱정이 되지 않겠니?
그리고 오빠 결혼식이 다음 주라는 것을 알지?“
“네, 알고 있어요.오빠에게 선물을 준비하려고 하는데 뭐가 좋을까요?“
“그냥 네 마음이면 된다.
필요한 것이 없으니 진심으로 축하해주면 되는 것이야!“
“새언니가 사람이 좋아보여서 정말 다행스럽습니다.
인물도 곱고 착하게 보여서 아주 좋아요.
“문정숙은 아들인 승규가 결혼을 하면 따로 살림을 내 보낸다.
층층시하 시집살이를 시키고 싶지 않다.
또한 승규의 방은 신혼 방으로서 너무 작다.
며느리에게 시집살이를 시켜 스트레스를 주고 싶지 않은 것이 문정숙다.
아무리 편안하다고 해도 시집은 어렵고 힘든 것이다.
게다가 같이 직장생활을 하는 며느리가 마음이라도 편안하게
해 주고 싶다는 생각에 따로 살림을 내주는 것이다.
글: 일향 이봉우
첫댓글 잘 보고 갑니다
즐~~~감!
즐감하고 잘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