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넘나들며 식품-유통-관광-석유화학 등 대기업 일궈...'창업 1세대' 막 내려
신격호 명예회장이 19일 오후 4시29분에 별세했다.
향년 99세
지난달 18일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한 신 명예회장은 입원 한달 만인 지난 18일 상태가 급격히 악화돼
중환자실로 옮겨져 집중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영면에 들었다.
신종빈 롯데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현 SDJ코퍼레이션 회장)로 출장에서 급거 귀국해
신 명예회장 곁을 지킨 것으로 전해졌다.
고 이병철 삼성 회장, 정주영 현대 회장 등과 더불어 '창업 1세대 경영인'으로 꼽히는
신 명예회장은 한국과 일본 양국에 걸쳐 식품,유통.관광.석유화학 분야 대기업을 일궈낸 자수성가형 기업가다.
1921년 경남 울산에서 5남5녀의 첫째로 태어난 신 명예회장은 1941년 혈혈단신 일본으로 건너가
신문과 우유 배달 등으로 고학 생활을 했다.
194년 선반(절삭공구)용 기름 제조 공장으로 사업을 시작했으나 2차 대전에 공장이 전소하는 등 시련을 겪었다.
미누와 화장품을 만들어 제기에 성공한 그는 껌 사업에 뛰어들었고 1948년 (주) 롯데를 설립했다.
이후 롯데는 초콜릿, 캔디, 비스킷, 아이스크림, 청량음료 부문에서도 성공을 거뒀다.
일본에서 사업을 일으킨 신 명예회장은 한.일 수교 이후 수출 길이 열리자 1967년 롯데제과를 설립했다.
이후 국내 최대 식품기업의 면모를 갖춘 롯데는 관고아과 유통, 화학과 건설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특히 롯데호텔과 롯데월드, 롯데면세점 등 관광산업에 대규모 투자를 했다.
고인은 관광산업을 국가전력산업으로 끌어올린 공로를 인정받아 1965년 관광산업 분야 최초로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이처럼 롯데그룹을 재계 서열 5위 굴지의 기업으로 키워낸 신 명예회장은 두 아들의 경영권 갈등으로 순탄치 않은 말년을 보냈다.
지난 2015년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차남인 롯데그룹 회장 간의 경영권 분쟁이 터지면서
롯데그룹은 큰 위기를 맞았다.
이 과정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과 한 편에 선 신 명예회장은 한일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물러나고
롯데 계열사 이사직에서도 퇴임해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게 됐다.
한편 유족으로는 부인 시게미쓰 하츠코 여사와 장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 차남 신동빈 회장,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씨, 신선호 일본 식품회사 산사스 회장, 신정숙씨, 신준호 푸르밀 회장, 신정희 동화면세점 부회장 이 동생이다.
롯데그룹은 19일 오후 부고를 통해 신 명예회장의 장례를 그룹장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명예장례위원장은 이홍구 전 국무총리와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이 맡고, 장례위원장은 호아각구 롯데지주 대표이사와
송용덕 롯데지주 대표이사가 맡을 예정이다. 김소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