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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신은정입니다.
10월 8일 예쁜이 퇴원 후, 상처부위에 조금씩 새털도 자라고 잘 지내니
이제 제 한몸 몸살만 좀 추스리면 되겠다 싶었는데, 그게 제 바램대로 되질 않았습니다.
지난 주 일욜 오전 예쁜이네 잘있나 확인하고 창고옥상 내려오는데
왠일로 동네냥이 삼순이가 저희집 마당에 있었어요.
어라, 얘가 왠일이지?
울집 대문 앞 급식소엔 하루종일 죽치고 살아도 울집 마당엔 거의 안들어오는데..싶었습니다.
삼쑨~~ 너 왠일이야? 마당엘 다 들어오고? 하며 좀 보려는데,
목에 왠 털뭉침과 함께 털뿌리까지 다 빠진듯 맨살이 보여서 살살 만져보니
털뭉침이 의외로 딱딱해서 껌이 묻은 건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가위로 끝부분을 조금 잘라주는데 순간, 냄새가 확...
안되겠다 싶어서 동네동생에게 연락해 같이 붙들고 털을 5밀리 정도 잘라내니
오백원 한배 반만한 단면이 완전 고름으로 꽉...
소독제를 솜에 흠뻑 묻혀 닦아봤지만 꽤 됐는지 꾸덕꾸덕해 줄줄 뿌렸더니
몸과 목에 따로 두른 담요가 다풀리고 두사람이 주저앉을 만큼 몸부림칩니다.
동네 동생이 헬스트레이너인데도 감당안될 정도였고,
고름이 완전 드러날 만큼 털자른 상태에서 방치할 수도 없어서 급히 병원으로 갔습니다.
(당시 둘다 너무 경황없어서 고름사진 찔을 생각도 못하고 바로 병원 갔어요.)
대충 상황설명 후 처치하는 동안 로비서 기다리는데 처치실로 보호자 호출해서 가니,
의사쌤이 보라며 두꺼운 고름층 한쪽을 살짝 들추는데,
흘낏 시뻘건 속이... 이럴거라곤 상상도 못했습니다.ㅠ
다시 나가라 해서 대기하는 동안 온갖 생각들이 머리에서 뒤섞이는데 미치겠었습니다.
예쁜이 퇴원한지 딱 10일 밖에 안됐는데, 왜 또 이런일이 생기지?....
다시 호출해서 가보니 고름층 다 걷어낸 속 상처가 벌겋게 보입니다.
상처를 제대로 본 순간 말이 안나왔습니다.
곪아서 살가죽이 고름으로 다 녹았고 구멍이 커서 단순히 항생제 약처방갖곤 안되고
여기 좀 보라며 사진상 중앙 손가락 쪽으로 구멍난 살가죽 땡기는데 구석에 이빨구멍 보였습니다.
수술안하곤 힘들거라며 수술해도 짧으면 2,3주 길면 한달넘게 입원할 수도 있다고..
제가 바로 앞전에 한 아이 입원수술치료해서 여력이 안된다고 마당에서 얼케 제가 치료 안되겠냐고,
약먹이고 이런건 아이가 절 친하게 여겨서 얼마든지 가능하다 했지만,
의사쌤은 회의적으로 절 보며 가능하면 데려가라고..
제가 수술, 입원시킬 형편안된다 하니 좀 짜증난 표정과 말투라, 더이상 부탁도 못했습니다.
근데 제가 치료비 계산하는 사이 다른 냥이 보호자들이 어머,어머, 큰일났다 하는 말에 뒤돌아 보니,
넥카라하고 이동장 들어간지 3분만에 목에 감은 거즈 다 풀리고 상처의 피가 이동장에 묻을만큼 몸부림치는데..
그냥 더이상 아무런 생각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바로 간호사님 불러서 말바꿔서 죄송한데 보시다시피 도저히 안되겠다고, 입원해달라 했습니다...
이 날 예쁜이 치료해주셨던 선생님 휴무셔서 다른 선생님한테 진찰받았는데,
여러가지로 힘든 점들이 있어 예쁜이 치료해주셨던 의사쌤 언제 나오시냐 했더니 이틀 뒤 화욜이라 해서,
일단 입원해 기본처치만 하며 이틀지나 기다렸던 의사쌤께 진찰받았습니다.
상처 구멍이 커서 주사 몇대와 약만 먹는 입원치료는 넘 시일 걸려 도저히 안되고
수술로 상처봉합하면 치료기간 생각보다 짧게 퇴원가능하다며 그날 바로 수술하셨습니다.
삼순이가 아픈지 자꾸 목을 움직이는데 오히려 더 넥카라에 쓸려서 살짝 들어주니
상처부위 움직이며 이빨구멍이 아래쪽에 보여요..
수술할거라서 붕대를 풀어놨는데 상처가 닿아서 아픈지 자꾸 저렇게 바닥에 대고 문질고 몸을 비틉니다..
담날 오전 면회때 모습..
아프고 힘들었을 텐데도 저를 보자마자 반갑다고 얼굴 여기저기 돌려가며 쓰담이해달라 합니다.
먹성도 좋고 제 손에서 먹는걸 젤 좋아해서 더 안쓰러웠습니다.
왼쪽귀 잘린 걸 보며 삼순이가 원래 길아이고 TNR된건가 하실텐데요..
삼순이는 사실... 버려진 아이입니다.
그것도 바로 저희집 맞은편 2층집 사람들한테서요.
5년전인 2015년 제 큰딸냥이 포동이 구조한지 3달 지난 4월 무렵
맞은편 집 2층에 세들어 사는 아저씨가 제가 안고있는 포동이를 보더니 자기도 키운다며
부산 구포시장에서 5만원이나 주고 샀다고 자랑하듯 보여줬던 당시 겨우 3개월된 아가냥였습니다.
이 동네가 길냥이한테 참 냉담한데 드문 아저씨란 생각에 말을 트게 됐고,
자기가 원래 동물 좋아하고 개보다 냥이 좋아한다며 아이 끌어안고 얼굴을 마구 부벼서
참 다행이다 생각했던건 반년도 못갔습니다.
삼순이가 6,7개월 넘어갈 무렵 자꾸 2층 담벼락에 나와있는 걸 봐서 괜찮은가 물었을때
내놔도 전혀 도망안간다 하는데 걱정되서 유심히 보던중 발정이 왔고,
아침부터 밤까지 울어도 분식집 하느라 부부내외가 모두 밤 11시 넘어야 귀가해서
조심조심 중성화수술 권했을때도 선선히 수술비 주며 저보고 좀 대신해 병원부탁했었습니다.
이런 모습에 당연 집냥이니 귀도 자르지말아달라 했었는데,
수술 후 갑자기 살쪄서 넘 커지니 점점 집밖에 내놓고 밤새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결국 그해 겨울무렵부턴 아예 집밖에서 살게 됐지만, 아침과 밤 출퇴근 시간에만 잠깐
집앞서 기다리는 삼순이 안고 이뻐해주다가 내려놓고 가버리는 생활을 5년째 해왔습니다.
4년 전 쯤 제가 저희집 대문여는데 바로 대문 앞에 앉아 저희집 급식소 밥그릇 들고
삼순이에게 들이대며 먹으라 훈련시키는 모습에 넘 황당하고 화나서 지금 뭐하시는 거냐하니
자기집 사료는 맛없는지 안먹어서 어쩌구 하며 앞뒤도 안맞는 변명에 말도 제대로 못하는데,
기가 찬건 이 아저씨, 저한테 자기는 고급사료 먹이다며 로얄캐닌 봉다리 내보이며 자랑했었고
그걸 보면서 내심 부러워도 하며 이런 사람이니 절대 아이 내버릴 리 없다 믿었었어요...
그 이후 제가 싸우면 아버지도 나서게 되고 결국 길고양이땜에 동네난리라고
저만 욕먹고 대문앞과 창고옥상 급식소가 위험해질게 뻔해서 계속 참아왔어요.
그러다 올해 여름, 아이 좀 제대로 돌봐줘야 되는거 아니냐고,
짐 몇년째 주인있는 냥이가 밥 굶는 길냥이 먹으라고 둔 제 급식소 사료 먹고 사는지 아느냐고,
넘 하시는 것 아니냐고 첨으로 한마디 했더니 돌아온 답이 참 가관입니다.
지맘대로 나가서 온동네 천지 처돌아다니는걸, 그게 왜 내 고양이냐며, 자긴 고양이없다며
도망치듯 오토바이타고 가버리는데 하루종일 진짜 분을 삭히느라 너무 힘들었습니다.
구청에 신고하자니 아이만 보호소 끌려가 안락사될꺼 뻔하고,
경찰에 반려동물 유기죄로 신고하려고 동네사람들에게 증언 좀 부탁했지만
온동네 여기저기 삼순이 안고 돌아다니고 수퍼까지 안고가서 물건 사는거 다 봤으면서도
증언거부 하더라구요. 몸에 누구네 고양이라 새겨놓은것도 아니고..
혹여나 저땜에 동네서 안좋은 말 들었다고 삼순이를 어디 먼데 갔다버릴 수도 있는 인간이라,
결국 그냥 길고냥이다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그저 대문앞 급식소에 사료와 물 항상 채워놓는 거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일을 겪을 줄은..
것도 하필 힘들게 겨우 예쁜이 치료시켜 퇴원한지 딱 10일만에 또 이러니..ㅠㅠ
이런데도 삼순이는 아직도 집앞에 세워진 전주인 오토바이 옆에서 밤을 새고
집앞에서 기다리다 1층 집주인 할머니가 대문열면 바로 들어가며 5년째 이곳에 있습니다.
어릴때 받은 사람 정을 못 잊어 집앞 골목길 오가는 사람들 손길에 바로 벌러덩 드러눕고
먹을거 주면 넙죽넙죽 잘 받아먹으니 동네 핵인싸이기도 한 인기냥이지만,
저희집 대문 급식소서 밥먹는 모습때문에 오가는 사람들 태반이 저희집 고양이로 외출냥인 줄 압니다.;;;
수술 후 3일지난 오늘 여전히 저만 보면 반갑다고 울고 쓰담이해달라며 머리들이대는데,
저희집 막내 아끙이가 항체가 거의 안생긴 경우라서 쓰담이를 원하는 만큼 팍팍 못해줘서 미안합니다.
덩치가 암냥이치고 커서 밥먹으면 밥그릇은 치우고 물그릇만 둔다네요.
동네 핵인싸 냥이로 오가는 사람들한테 조공받은 결과입니다.
이번 수술때 꼭 귀 좀 잘라달라 부탁했습니다.
몇년동안 사람 손타다 불쌍하다고 덥썩 붙들려가서 중성화수술 또 당하면 어쩌나,
특히 TNR은 부작용도 종종 있다는 말을 들었기에 항상 불안해서 하루라도 안보이면
사람없는 한밤중에 골목을 몇번이나 돌며 찾기도 참 많이 했었어요...
삼순이도 저도 너무 힘들지 않게 상처가 잘 아물어서
빨리 퇴원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첫댓글 삼순이 이야기 읽었던 것이 생각나네요...
그래도 잘?살고 있었군요...
삼순아 빨리 낫아서 퇴원하자...
기억해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버려졌는데도 거진 5년동안 어디론가 가버리지 않고
이곳에 있어준게 참 신기한 아이입니다.
한해에 몇번이나 태어나는 아이들도 6개월령 되자마자
안보이는 경우가 넘 많거든요.
ㅠㅠ 산넘어 산이네요ㅠㅠ
그래도 은정님이 계셔서 삼순이가 버틸수 있었다 생각해요~
너무 감사합니다~~
삼순아~치료 잘 받고 얼른 회복하자~~
3 아가냥 돌보는 동안 예쁜이 눈이 나빠지고 있었고,
예쁜이 치료받는 동안 또 삼순이 목 상처가 곪아가고 있었고...ㅠ
제발 삼순이가 끝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0.10.23 08:34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0.10.23 22:27
아유 나쁜 인간 에쁘다고 할땐 언제구 ㅜㅜ 은정님 힘드셔서ㅜㅜ
그저 어느 캣맘님처럼 폭행은 안당했고 삼순이도 해를 입진 않은걸로 다행이라 여깁니다.
나중에 알았지만, 이 전 주인, 아기고양이 데려다 키워서 다 크면 내다버린게 여러번이거든요.
그 아이들 다 집나가고 또 죽었다고 자기 입으로 말하는데..참...
이런 인간한테도 정을 못잊어 몇년째 집앞에 붙박이가 된 삼순이만 안쓰럽습니다.
저도 참 못된게, 이 인간이 나쁜건데도 그 미움이 넘쳐,
삼순이가 쓰담이해달라하고 저 보면 반갑다 그리 뛰어오는데도
몇년간 일정거리 뒀었습니다.
이번 입원해서 첨으로 제대로 삼순이 머리 쓰담이해주는데,
넘 미안하고 제자신이 조야스러워 눈물났어요..ㅠ
삼순이 순둥이군요...얼른 치료받고 낫자...ㅠㅠ
동네 핵인싸냥이라면 알만 하시죠?
은근 조공도 자주 받아서 이번에 피검사며 엑스레이 등 검사결과가
길냥이치고 많이 좋아서 범백검사 안해도 될 정도라 들었습니다.
짐 먹성도 참 좋아서 너무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하이고 산넘어 산이군요 참 벌받을 나쁜 인간들이네요 그나저나 삼순이도 문제지만 은정씨 건강도 챙기세요
참으로 끝도없이 아픈냥이가 나타나서 참 먹먹하네요
언젠간 저 인간들 삼순이와 다른 냥이들 내다버린 벌, 꼭 받을 거라 믿습니다.
어린아이들과 말못하는 동물들 괴롭히는 건 정말 인간이 할 짓 아니니까요.
삼순이는 먹성 좋아선지 수술부위도 깨끗합니다.
두메마눌님도 환절기 건강조심하셔요~!
밥주느라 애쓰는데 애들이 아프기까지 하니..
은정님 힘내시고~ 삼순이 속히 낫기를~
응원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지금 넘 막막해서 매일 삼순이 면회갈때마다 맘이 무겁지만,
이곳 반동방 여러분의 힘내라는 응원말씀과 사랑에 힘이 납니다..
편안한 밤 되셔요...
아휴;;;;은정씨 고생많으세요
제가형편이라도 좋음 무슨도움이라도 드리고싶은데.....
가까이살면 정말 임보라도 해드리고싶은 마음입니다
힘내세요~~~
울집에도 삼순이란이름을가진 아이가있어요
그주인아저씨 정말 무책임하고 인정머리없네요.......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0.10.23 23:01
버려젔는데 눈은 또 왜 저렇게 순하고 천진난만한지...녀석 치료해 주느라 고생하셨어요, 자신 건강도 잘 챙기시고요
사람친화성과 넉살에, 오가는 동네사람들이 자주 쓰다듬어주고 이쁘다 하니,
냥이보다 사람을 좋아합니다.
퇴원하게 되면 다른 냥이들과 제발 싸우거나 다치지 않고
잘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loulou님도 환절기 찬바람에 건강조심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