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찾아온 포르투갈 알렌테주(Portugal Alentejo)의 풍경
알렌테주에서는 전 세계 코르크의 절반 이상을 생산한다. 곳곳에서 코르크나무를 쉽게 볼 수 있다.
포르투갈 국토의 남부와 중앙을 아우르는 ‘포르투갈의 허리’ 알렌테주는 사람들이 선호하는 여행지는 아니다. 가이드북이나 인터넷에도 관련정보가 많지 않다. 황량한 대지에서 강렬한 햇살을 받고 자란 포도로 만든 와인과 별 이 쏟아지는 밤하늘 소개정도가 다다. 알렌테주로의 여행은 현란한 도시의 삶에 지친이에게 고요한 안식을 건넨다.
나무의 겉껍질과 속껍질 사이 두꺼운 껍질층이 바로 코르크를 만드는 원료다.
1 로마제국의 흔적이 남아 있는 도시 에보라의 디아나 신전.
2 12세기에 지어 방어 요새로도 사용된 에보라 대성당.
3 상 프란시스쿠 성당 안에 자리한 뼈 예배당은 5,000여 개가 넘는 해골과 뼈로 지어졌다.
노천카페와 상점, 관광 안내소가 모여있는 지랄두 광장
소도시 여행의 발견
좁은 골목사이를 오가는 노란트램과 푸른빛의 아줄레주 벽화로 기억되는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 도루 강가에 카페와 레스토랑이 줄지어 늘어선 포르투. 국내 여행객이 포르투갈 여행을 고민하고 있다면 가장 자주 찾는 도시가 바로 두 곳이다. 모험심 가득한 사람이라면 다채로운 포르투갈의 색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근교 도시 신트라 투어를 떠날지도 모르겠다.
휴양지로 각광받는 남부의 알가르브 지방과 수도 리스본 사이에 끼어있는 알렌테주는 국토의 29.6%를 차지하지만, 인구는 5%만 거주하고 있다. 구불구불한 평야와 화강암으로 이뤄진 산악지역까지 조금 험한 지형 탓에 발전 이 더디다. 부드러운 굴곡의 낮은 산과 평원에 우거진 나무 대부분은 코르크나무와 올리브나무, 포도덩굴이다. 특히 알렌테주의 코르크나무는 세계적으로도 유명하다. 이 지역에서는 수백 년 전부터 상업적으로 재배되었고, 코르크의 원료인 껍질은 여전히 사람이 손도끼를 이용해 수확한다. 나무 한 그루에서는 약 4,000병의 와인 병마 개가 나온다. 이 산업에만 6만 명이 종사하고 있으니 이들에게 코르크나무는 생업의 터전이다.
말쑥함과는 거리가 먼 고요한 알렌테주를 찾는 관광객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포브스>에서 선정한 ‘2023년 주목할 만한 여행지’로 꼽힐 만큼 알렌테주는 포르투갈 최대 와인 생산지 중 하나로 와이너리 투어는 물론 전원생활의 정취를 정겹게 풀어낸 고급스러운 숙소와 로컬 레스토랑으로도 주목받는다.
별을 보기에 완벽한 곳, 세계 최초의 별빛 관광지 알케바 별빛 보호구역.
별빛 속으로
알렌테주의 하늘은 유럽에서 오염이 가장 적은 곳으로 꼽힌다. 밤하늘의 별을 보기에 최상의 환경인 것. 에보라에서 멀지 않은 알케바(Alqueva)에는 2011년 스타라 이트재단에서 세계 최초의 별빛 관광지로 인증한 ‘알케 바 별빛 보호구역’이 있다. 빛 공해가 적고, 연평균 286 일 동안 구름없이 말끔하고 캄캄한 하늘 등 별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조건을 갖춘 덕분이다. 오롯이 별을 두 눈에 담기 위해 전 세계 각지에서 변변한 가로등 하나없는 시골을 찾는다.
황금빛 일몰을 시작으로 칠흑같은 까만 밤하늘에 작은 별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낸다. 카메라, 망원경없이도 선명한 북두칠성, 은하수는 물론 별똥별도 어렵지않게 목격할 수 있다. 말 그대로 별이 쏟아지는 듯한 비현실적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별빛 투어객은 알케바 별빛 보호구역부터 ‘별들의 산’이라 불리는 세하 다 이스 트렐라(Serra da Estrela)까지 둘러본다. 해발 1,993m, 포르투갈에서 고도가 가장높아 장애물없이 밤하늘과 별에 집중하기 좋다.
알렌테주의 숙소는 별을 좇아 이곳을 찾은 관광객에게 다양한 편의를 제공한다. 별빛 사냥을 마치고 오는 손님 을 위해 늦은 시간까지 체크인이 가능하고, 긴 야외 활동을 위해 도시락을 제공하기도 한다. 물론 숙소에서도 별을 볼 수 있어 달빛 와인 시음회, 야간 카누타기 등 다양한 액티비티가 ‘별빛 파티’라는 낭만적인 이름아래 진행된다. 어린 시절 배운 기억을 더듬어 하늘에서 선명하게 빛나는 별자리와 행성을 찾는 특별한 경험은 알렌테주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1 알렌테주에서는 포르투갈 와인의 42%가 생산된다. 다양한 품종의 포도가 뜨거운 태양빛을 머금고 자란다.
2 어느 레스토랑에서든 담백한 요리와 환상적인 와인을 맛볼 수 있다.
3 전통적인 방식으로 와인을 숙성하는 거대한 항아리 엠포라.
태양이 빚은 선물
뜨거운 태양과 비옥한 알렌테주의 땅에서 포르투갈 와인의 42%가 생산된다. 알렌테주에서는 1~2세기 로마 시대부터 와인을 생산한 것으로 알려졌으 며, 17세기 무렵에는 지역 대표특산품으로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언덕과 평 지가 반복되는 구릉형 지형이 많아 다양한 품종이 자란다. 과실향이 풍부하고 마시기 편안한 레드와인이 특징적이다. 최고의 와인산지에 왔다면 와이너리 투어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스페인과 국경을 맞댄 마을 몬사라스(Monsaraz)에는 유명한 와이너리가 몇 곳 모여 있는데, 그중 조제 드 소자 호자두 페르난드스(José de Sousa Rosado Fernandes)라는 와이너리는 전통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와이너리에 가면 볼 수 있는 정갈하게 늘어선 오크통 대신 거대한 도자기가 즐비한 창고가 인상적이다. 사람보다 큰 로마식 토기 암포라(Amphora)에 포도를 숙성해 탈랴(Talha) 와인을 만든다. 100개가 넘는 항아리는 생산지역과 제작 시기에 따라 점토의 질이 각각 달라 포도주를 발효시키는 정도도 다르 다. 알렌테주에는 프레익소, 에르다드 다스 무라스, 페트리아 등 세계적으로 이름난 와이너리가 여럿이니 직접방문해 포도밭을 거닐어보고, 여러 종류의 와인을 테스트하는 것도 좋겠다. 와인과 잘 어울리는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은 다름 아닌 현지인으로 북적이는 로컬 레스토랑이다. 알렌테주에서는 돼지고기와 조개에 화이트 와인을 넣어 조리한다. 육고기와 해산물의 소 낯선 만남은 좋은 와인 덕분인지 재료가 저마다 본연의 맛을 간직한 채 은은한 향이 돋보인다.
미리 알고 확인하듯 체험하기 바쁜 여행과 무슨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황무지를 헤쳐가며 느리게 흘러가는 여행의 체감은 분명 다르다. 마냥 자극적인 음식보다 담백한 음식이 두고두고 생각나는 것처럼 단조롭게 흘러간 여행지 에서 만난 별과 와인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이다. 가공되지 않은, 가장 날것의 전통과 문화를 경험하는 이만 누리는 특권이다.
✺ 포르투갈[Portugal]은 정식 명칭은 포르투갈공화국(The Portuguese Republic)이며, 해안선의 길이는 1,793㎞이다. 이름은 제2의 도시 포르투의 라틴어 이름 "포르투스 칼레"(라틴어: Portus Cale)에서 유래하였다. 포르투갈은 온난한 항구라는 뜻이다. 한국한자음으로는 포도아(葡萄牙)로도 불린다. 면적은 9만 2090㎢(본토 8만 9,000㎢, 부속도서 아조레스섬 2,335㎢, 마데이라섬 796㎢), 인구는 1082만 5309명(2015년 현재), 수도는 리스본(Lisbon)이다.
종족구성은 이베리아족, 켈트족, 로마족, 게르만족, 무어족 등이다. 언어는 포르투갈어가 사용되며, 종교는 인구의 94% 이상이 가톨릭교를 믿는다. 산업은 유럽 국가 중 비교적 낙후된 상태로서 농업이 주이고, 공업화가 진행 중인 상태이다. 주요 농산물은 옥수수·밀·포도·올리브 등이다. 2015년 현재 국민총생산은 2,295억 달러, 1인당 국민소득은 2만 2080 달러이다.
포르투칼 엘렌테주(Portugal Alentejo)
포르투칼 카우르 성당, 포르투칼 리스본 (Portugal Lisbon) 항구
몬테카스카스 그랑 레제르바, 알렌테주 레드(Montecasscas Gran Reserva, Alentejano Red Wine)/ 몬테카스카스 리제르바, 알렌테주 레드와인(Montecasscas Reserva, Alentejano Red Wine)
✵ 알렌테주(Alentejo)는 포르투갈 중남부에 있는 역사상의 지방이다. 테주(타호) 강 남동쪽에 자리잡고 있다. 동쪽으로는 스페인과 국경을 이루고 있으며, 남서쪽으로는 대서양에 면해 있다. 별다른 특징이 없는 고원으로 이루어졌으며 남쪽과 남서쪽에서는 높이가 200m 이하이나 남단쪽과 북동쪽에서는 좀더 높아진다. 포르투갈에서 가장 건조한 지역이나 체계적으로 관개시설을 마련한 덕택으로 밀·호밀·귀리·보리·사탕무 등을 재배하고 있다.
이 지방은 전세계 코르크 생산량의 2/3를 담당한다. 코르크참나무 열매는 지역 돼지 사료로 사용되며 가축사육과 모직, 페르시아 양식의 양탄자, 올리브유 제조업이 이루어진다. 채석장이 여러 개 있어 화강암·석회암·현무암·대리석·설화석고 등이 채석되며, 동과 유황이 채굴된다. 1974년의 혁명 이전에는 부재 지주들의 소유였던 토지가 400㏊ 이상이었으나 그후 일부 산림과 경작지를 주로 협동조합의 형태로 주민들에게 분배했다. 지금은 베자 주와 에부라 주의 전역과 세투발 주와 푸르탈레그레 주의 대부분 지역에 해당한다.
레만 호수와 알프스의 풍경
[참고문한 및 출처: 글과 사진: 《KB 국민은행 GOLD &WISE, 2023년 03월호(에디터 이지윤)》, 《Daum, Naver 지식백과》|이영일∙고앵자, 생명과학 사진작가∙채널A 정책사회부 스마트리포터 yil2078@hanmail.net]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