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라디오
고등학교 시절 참 라디오를 즐겨 들었다.
공부한답시고, 책상에 앉으면 라디오를 항상 켜 두었다.
공부 집중하는데, 방해가 되어도
라디오가 없으면 책상에 오래 앉아 있기 힘들었다.
효율이 떨어지지만, 책상에 오래 앉아 있기를 선택했다.
라디오 프로그램을 꿰둟고도 있었는데..
그때 엽서에 사연도 보내기도 했는데,
한번도 소개가 된 적은 없다.
그렇게 즐겨 듣던 라디오.
대학을 들어가서는 완전 남남이 되었다.
군대에서 좀 듣고,
나중에 복학해서 좀 듣고,
예전에 내 마음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는데, 완전 남이 되었다.
그런데, 결혼하고 나서 또 라디오를 즐겨 듣기 시작했다.
TV보다는 라디오를 즐겨 들었다.
그러다가 초대손님 없이 내 취향에 맞는 노래를 많이 들어주는 채널을 하나 발견했다.
이후 채널 고정이었다.
가끔 인터넷으로 사연과 신청곡을 보내고, 소개가 되기도 하였다.
신기하다.
아참.. 왜 이 책을 읽고 독서일기를 쓰는데,
왠 라디오 이야기냐 하면...
제가 즐겨 듣던 그 채널...
토요일 아침에 출근하면서 들었는데,
책을 소개해 주었다.
그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책만 소개해 준 것이 아니라,
책신청을 하면 추첨을 해서 보내준다고도 하였다.
그래서 사연을 썼다.
그리고 당첨이 되었다.
오, 마이, 갓....
그런 사연이 있는 책이 바로 이 책 <내 심장을 쏴라>이다.
이 책은 세계문학상 수상작으로
정유정이라는 작가가 쓴 소설이다.
라디오에서 책소개하면서 줄거리를 이야기해주어
대충 내용을 알고 책을 들었다.
첫 부분에 약간의 지루함이 있었지만,
약간의 블랙코미디가 가미된 유쾌한 소설이라 총평할 수 있다.
1. 이수명.
이 소설의 주인공은 크게 두명으로 볼 수 있다.
그 중에 한명이 이수명이라는 25살짜리 총각이다.
이수명의 아버지는 신림책방이라는 헌책방을 운영한다.
이수명의 엄마는 정신질환에 심한 우울증으로 정신병원을 입원과 퇴원을 반복한다.
뿐만 아니라 자살기도를 수차례하여,
엄마를 무척 사랑하는 아버지는 어쩔 수 없이 엄마를 방에 두고 문을 밖에서 잠궜다.
그런데, 이수명이 고등학교 시절이 일이 벌어졌다.
아버지는 외출중이었고,
수명은 책방에서 책을 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리고 엄마의 점심을 챙겨주고, 깜빡하고 문을 잠그지 않았다.
얼마 뒤, 엄마는 욕실에서 가위로 목을 찔러 자살하였다.
이 사건이 있은 뒤 수명은 심한 정신적 충격에 빠지고,
가위에 대한 극도의 공포심을 갖게 되었다.
그런 정신적 충격은 환청이 들리고, 환청의 주인공하고만 대화를 나누었다.
자아 분열 증세라고 할까.
수명은 그 녀석이 처음에는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었지만,
나중에 그 녀석이 공격적인 발언을 하게 되고,
수명은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고등학교를 그만두게 된다.
아버지는 수명에게 고시준비를 시키지만, 이 마저도 실패하고,
결국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그의 나이 19세이다.
그는 오랜 기간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환청이 들리지 않게 되고, 정상이 된 것 같아 퇴원을 하였다.
하지만, 아직 공황장애를 가지고 있고,
특히 가위에 대한 공포로 머리를 6년째 자르지 않고 있다.
그런 수명이 오랜만에 외출했다가 어떤 여자에 길을 물었을 뿐인데,
성추행범으로 몰려 파출소에 붙들려 가고,
아버지가 간신히 파출소에서 그를 빼내어
다시 정신병원으로 보냈다.
강원도 두메산골에 위치한 수리 희망 병원이다.
2. 류승민.
또 하나의 주인공은 류승민이다.
잘 나가는 재벌가의 셋째 아들이다.
하지만, 적자가 아닌 사생아이다.
그래서 그는 집안에서 왕따 신세였다.
그는 14살때 방화를 저질러 정신병원에 잠시 머무르다
쫓겨나듯 미국에 갔다.
그는 그런데, 그곳에서 대장이라고 부르는 패러글라이딩 선수를 만나게 된다.
승민은 이후 패러글라이딩과 트레킹에 미치게 된다.
각종 대회에 나가 우승도 하고,
세계 유명한 산을 등반하기도 한다.
그런 승민이 다시 한국에 왔을 때,
가족들에 의해 다시 강제로 정신병원에 감금되었다.
정신병원 환자에는 두가지 유형이 있다.
미쳐서 갇힌 자와 갇혀서 미쳐가는 자이다.
승민은 두번째 부류이다.
승민은 계속된 탈출을 시도한다.
하지만 계속 실패한다.
그러면서 폭행도 당하고 격리실에 갇히기도 한다.
하지만, 그의 탈출시도는 계속된다.
그의 나이는 수명과 같은 25살이다.
3. 수리 희망 병원
그런 수명과 승민을 같은 방을 쓰게 되었다.
그들이 쓰는 병실에는 그 둘 말고,
30대의 김용과 만식씨라고 부르는 노인이 있었다.
그 밖에 정신병원의 많은 환자들이 등장하는데,
그 환자들은 제각기 특징들이 있는데,
지은이는 정신병원 환자들의 묘사를 잘 했다.
지은이 정유정은 간호사 출신으로,
이 소설을 위해 실제로 정신병원에 가서 환자를 취재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래서 정신병원을 더욱 실감나게 그린 것 같다.
물론 정신병원에는 환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병원 관계자도 있다.
이 소설에는 대표적으로 두 명의 인물이 나온다.
한 명은 점박이로 부르는 인물로 병원자의 외조카이다.
그는 모든 환자들의 공공의 적이다.
특히 탈출을 시도하던 류승민와 격투를 벌이다 다치고,
이수명의 머리를 자르려다 발작하는 수명에 맞아 다친 이후로,
승민과 수명과는 앙숙과 같은 관계이다.
그리고 또 한명은 39살의 노총각 간호사 최기훈이다.
그는 병원 원칙을 최대한 지키고,
환자들의 마음을 헤아려 주는 캐릭터로 나온다.
하지만, 탈출하는 승민을 그냥 두지 않는다.
그는 자신의 맡은 바 임무를 다하는 사람이다.
4. 승민이 간절히 원하는 것.
어느날 승민이 심한 발작을 일으킨 적이 있다.
그리고 외래병원에 갔다가 오게 되었다.
이 사건으로 수명은 승민의 오랜 병을 갈게 된다.
RP.
망막색소변성증이라는 생소한 병이다.
승민은 녹내장 합병증까지 얻게 되어 시력을 점점 잃어갔다.
보이는 시각이 점점 좁아지는데 나중에 완전히 시력을 잃는다는 것이다.
이 사실을 아는 승민은
시력을 완전히 잃기 전에,
그가 그토록 사랑했던 글라이딩을 해보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그는 그렇게 탈출을 시도한 것이다.
그리고 승민은 다른 환자들과 다르지 않은가.
하지만, 승민의 희망을 오래가지 않았다.
류승민의 시력 약화는 속도를 내었다.
결국 류승민은 시력을 거의 잃어 수명이 부축하지 않으면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웠다.
수명을 사람들은 승민의 부록이라 불렀다.
어느날 병원 밖 청소하는 데 수명과 승민도 지원나갔다.
그들과 앙숙인 점박이가 관리인으로 나왔다.
그곳에서 승민은 예상치 못한 행동을 하였다.
점박이가 수명과 승민을 폭행했는데, 승민이 정확히 되받아친 것이다.
그리고 승민은 도망을 치고, 수명을 승민을 따랐다.
그동안 승민을 탈출할 틈을 찾기 위해 장님인 척 했던 것이다.
그리고 계획을 했던 것이다.
수리 희망 병원 근처에 있던 호수인 수리호 유원지에 모터보트가 있다는 것도 알아두었다.
승민은 모터보트를 타고 얼떨결에 수명도 같이 타고,
수리호를 질주하였다.
하지만, 그들의 탈출은 결국 실패하고 다시 정신병원으로 끌려왔다.
5. 탈출
그러던 어느날, 수명은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는다.
그리고 고모가 법정후견인이 되고,
아버지는 돌아가시면서, 수명을 평생 수리희망병원에서 편안히 지낼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다.
수명은 슬펐지만, 아버지의 뜻에 따라 장례식에도 가지 못했다.
수명은 이제 편안히 이곳에서 평생을 살면 되었다.
기분이 이상했다.
이수명은 이제 계획을 하나 세운다.
그것은 바로 류승민이 그토록 원하는 것.
글라이딩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수명은 다른 환자들에게도 도움을 요청하고,
류승민이 정상인이라는 것을 안 간호사 최기훈도 이 계획에 동참하게 된다.
수명이 계획한 것은 병원 환자들이 만든 종이봉투를 수거하기 위해 오는 봉고차에 숨어 탈출하는 것이다.
물론 이 작전이 쉽지는 않다.
처음 계획한 것과 달랐지만,
수명과 승민은 탈출에 성공하였다.
그리고 그들은 병원 근처 글라이딩을 할 수 있는 수리봉에 도착했다.
승민은 사전에 지인에게 이야기하여 글라이딩 장비를 수리봉에 갖다 놓으라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승민은 희망의 날개를 활짝 펴고,
멀리멀리 날아갔다.
수명은 수리봉 정상에서 승민을 사라질 때까지 바라보았다.
이튿날 수명은 다시 잡혀 병원으로 돌아왔고,
승민의 행방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경찰에서도 자살로 잠정지었다.
...
또 몇년이 흘렀다.
수명은 치료를 통해 가위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고,
머리로 자르게 되었다.
그리고 수명도 병원을 떠나 자신만의 새로운 비행을 나서기로 한다.
그리고 예전에 승민이 질문했던 답을 찾게 된다.
승민이 했던 질문은 이렇다.
"가끔 궁금했어, 진짜 네가 누군지. 숨는 놈 말고, 견디는 놈 말고,
네 인생을 상대하는 놈. 있기는 한냐?"
그런데, 정작 이 질문은 지은이 정유정이 독자들에게 던지는 질문이 아닌가 싶다.
이 질문을 받고 나는 한동안 답을 찾을 수 없었다.
...
이 소설은 유쾌하게 읽을 수 있지만,
그 유쾌함 속에 인생에 대한 진지함이 들어 있다.
그리고 젊음과 희망이 담겨 있다.
그래서 책 머리에서 지은이는
분투하는 청춘들에게 마친다고 하였다.
책을 덮으면서 문학상 수상할 만하다 싶었다.
6. Let's Twist Again
이 소설에서 승민이 신나게 부르는 노래이다.
이 노래를 부르면 병동의 모든 환자들이 신나게 흔들어댄다.
이 소설을 읽고,
나도 이 노래를 들었다.
비록 회사안이라서 몸을 흔들어 댈 수 없었지만,
기분은 좋았졌다.
바쁘고 짜증나는 회사일이 신나기도 하였다.
음악의 힘은 역시 강하다.
간혹 우울하거나 기분이 안좋거나 짜증이 날때 이 노래를 들어야겠다.
Let's Twist Again - Chubby Checker
Rap:
Come on everybody,
clap your hands
Ar ya lookin' good
I'm gonna sing my song
And it won't take long
We're gonna do the twist,
and it goes like this
Come on, let's twist again,
like we did last summer
Yeah, let's twist again,
like we did last year
Do you remember when,
things were really hummin'
Yeah, let's twist again,
twistin' time is here
Ee a round and a round and a
up and down we go again
Oh, baby make me know you
love me so and then
Twist again,
like we did last summer
Come on, let's twist again
Like we did last year, twist
Rap:
Who's that flyin' up there
Is it a bird, no Is it a plane,no
Is it the twister, yeah
Yeah, twist again,
like we did last summer
Come on, let'd twist again,
like we twist last year
Do you remember when,
things were really hummin'
Come on, let's twist again,
twistin' time is here
Ee a round and a round and a
up and down we go again
Oh, baby make me know you
love me so and then
Come on, twist again,
like we did last summer
Girl, let's twist again
Like we did last year
Come on, twist again
Twistin' time is here, Bop Bop
책제목 : 내 심장을 쏴라
지은이 : 정유정
펴낸곳 : 은행나무
페이지: 347 page
펴낸날 : 2009년 5월 20일
정가 : 11,000원
독서기간: 2009.07.25 - 2009.07.29
글쓴날 : 2009.07.31~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