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중부 지역을 강타한 100년만의 물폭탄에 불교계 피해도 상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축대가 무너지고, 산사태로 토사에 절이 뒤덮였다. 인명 피해까지 일어났다. 보물급 성보문화재가 한때 멸실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피해사찰 구호와 복구 작업 지원이 절실하다.
경기도 소요산 자재암(주지 혜만 스님)은 27일 밤 9시부터 11시 사이 경내 보타전 앞 축대가 무너졌다. 보타전에는 보물 제1211호 반야심경 언해본이 보존관리 되던 전각으로 자칫 귀중한 성보가 폭우로 상실 될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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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재암 보타전 앞 축대가 청량폭포의 위세에 모두 무너져 내렸다. 왼쪽 건물이 보물 제1211호 반야심경 언해본이 소장되어 있던 보타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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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보타전 앞은 불과 1미터 정도의 축대만 남겨져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경내에는 산사태로 인한 토사가 유입됐지만 폭우가 계속돼 복구 작업이 더딘 상황이다. 또 후원에도 토사와 자갈이 유입돼 공양을 지을 수 없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현재 자재암은 계곡을 가로지르는 교량이 끊어져 외부와도 단절된 상황이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자재암이 있는 동두천 지역은 620mm라는 기록적인 폭우로 도로가 유실되고, 시내를 흐르는 신천이 범람 위기에 처해 주민들이 긴급 대피할 정도로 피해가 크다.
혜만 스님은 “원효 스님께서 창건하신 천년나한도량이자 전통사찰인 자재암이 물폭탄을 피해갈 수 없었다.”며 “보물 제1211호로 지정된 반야심경 언해본을 보존 관리하고 있는 보타전 앞 축대가 불과 1M만 남겨놓고 무너져 대중의 마음을 아찔하게 했다.”고 전했다.
스님은 “현재 20명 남짓한 대중이 2차 붕괴를 막기 위해 잠 한숨 못자며, 토사에 휩쓸려 내려온 돌 무더기를 치우고 물꼬를 터서 간신히 위험한 순간은 모면할 수 있었다.”며 “소요산 자재암은 천년역사와 문화가 깃든 전통사찰이며 향토 유적지인 자재암은 연간 50만 명의 등산객이 거쳐 가는 마음의 안식처이자 쉼터로 다시 원래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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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타전 방향에서 바라본 무너진 축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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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재암 인근의 도솔암은 사찰에서 생활하던 비구니 스님을 포함 모두 4명이 사망하는 인명 피해를 내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경기도재난대책본부에 따르면 28일 오전 10시15분께 도솔암이 위치한 동두천시 상봉암동 야산의 산사태로 비구니 스님과 여동생 등 4명이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경기도재난대책본부는 “해당 지역 소방본부가 암자에 사는 가족과 연락이 두절됐다는 친지의 신고를 받고, 소방병력 16명과 구조차량 등을 현장으로 보내 수색 5시간 만인 오후 3시30분께 스님 등 일가족 4명이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가장 큰 피해를 보이고 있는 서울 강남 우면산 일대 사찰의 피해가 가장 많이 확인되고 있다.
우면산 보덕사에서는 기도중인 한 남성불자가 밀려든 토사에 매몰돼 사망했다. 보덕사 측은 기도를 위해 요사채에 머물던 박 모 씨가 토사에 휩쓸려 사망했다고 전했다.
보덕사 역시 큰 피해를 입었다. 불사중인 대웅전과 요사채가 밀려든 토사에 큰 피해를 입었다. 경내는 토사와 자갈, 뿌리째 뽑혀 떠내려 온 나무들로 뒤덮였다. 요사채는 사실상 전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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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재암 피해단면도. 붉은색 부분이 붕괴지역이다. 폭포에 깎여 보타전 1m앞까지 이르렀다. |
우면산 자락의 천태종 관문사(주지 영제 스님) 역시 피해가 크다. 산속에 위치하지 않았고 최신 현대식 건물이지만 이번 폭우 최대 피해지역인 우면산 동남쪽 자락에 위치해, 산사태에 밀려든 토사를 막지는 못했다.
관문사는 이날 오전 8시경 인근 우면산에서 폭우에 휩쓸려 내려온 돌과 나무, 토사가 지상 1층부터 지하 4층까지 쏟아져 들어갔다. 사찰의 대형버스와 미니버스도 빗물에 50여 미터나 쓸려 내려가며 파손됐다.
우면산 대성사(주지 법안 스님)는 경내에 토사가 유입됐고, 진입로가 소실됐다. 현재 경내는 토사와 뿌리채 뽑힌 나무들로 엉망이다. 스님들의 거처로 사용하던 콘테이너 요사도 토사에 쓸려가 못쓰게 됐다.
또 불교TV 무상사는 빌딩 지하에 토사가 유입됐고 침수 피해를 입었다. 한때 전기공급이 중단돼 방송제작이 중단됐고, 비상송출 방송을 내보내기도 했다. 특히 불교TV 양희상 기술국장은 우면산 산사태로 차가 매몰되면서 중상을 입어 수술을 받았으나 현재 중태이다.
이밖에도 집중호우 피해사찰은 갈수록 늘고 있다. 서울 정릉 봉국사는 축대일부가 붕괴됐고, 광명 금강정사에도 경내 일부에 토사가 유입됐다. 도봉산 천축사는 종무소가 일시 침수됐다가 현재 복구를 마친 상태다.
집중호우 피해는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28일 오후 중부지역의 호우경보를 해제했지만, 3일 동안 쏟아진 폭우로 지반이 약해져 산사태나 지반침하 등에 따른 피해가 우려된다.
조계종은 종단의 사찰이 경사면에 위치하고 있고 오래된 건물이 많아 수해나 산사태에 취약한 특성을 고려해, 28일 전국 교구본사 및 사찰에 △사찰 주변 경사면 점검과 산사태 예상지역에서의 대중들의 대피 요청 △축대 및 배수시설 긴급 점검 △비상연랑망 구축을 통한 조기 대응 △교구본사 차원의 피해 발생 예상 사찰에 대한 수시 점검 등을 긴급 지시했다. 다. 또 조계종은 호우피해가 발생할 경우 그 현황을 총무원 사회부에 접수토록 지시했다.
조계종 사회부는 “수해와 산사태 피해의 아픔을 함께 나눌 것이며 복구 활동에도 적극 동참할 것”이라며 “서울·경기·영서 등 중부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한 국지성 집중호우와 산사태에 따른 인명 피해에 대하여 고인과 유가족에게 애도를 표하며 극락왕생을 기원한다”고 위로했다. 아울러 “침수와 붕괴로 발생한 물적 피해로 많은 고통을 받고 있는 이재민들에게도 위로를 말씀을 전하며 조속한 피해 복구가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피해상황 접수 조계종 총무원 사회부 전화 02)2011-1820~5/팩스 02)735-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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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
지난 번에 다녀온 자재암이 저렇게 되다니... 인명피해가 없기가 다행입니다. 튼튼하게 복구되기를 기원해 봅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