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 였는지, 비가 내리고..
글쎄... 답사를 제대로 진행할 수 있을까.
첫날 재래시장에 볼거리들이 많은것 같았는데,
빗줄기 굵어져 못나가게 되면 가까운 시장구경이나 해볼까..?
보화씨, 입고있던 특이한 바지 참 예쁘던데...
얼마달래더라...두장에 3달러였나..
한시간 정도 지체되긴 했지만, 우리의 가이드 권선생님과의
특별한 2 틀째 답사는 빗속을 뚫고 출발하는 버스로 시작이 되었다.
세차게 내리는 아침비. 비 내리는 날씨 너무 좋았다.
뜨거운 태양빛 때문이 아니라 비 때문에 긴팔 남방을 걸쳐입고.
보라색 셔츠에 보라색 책크무늬 캄보디아수건을
허리에 두르고 나타난 그. 코디감각 좋고, 팬서비스 확실하고~
캄보디아 우기에 내리는 비는..
내리는것이 아니라 무슨 소방호스나 양동이로 퍼붓는 수준이었다.
그소리 말로만 들어봤지.. 세차게 엄청시리 내리 퍼재끼는
억수같은 빗물속을 지나가게 될줄이야..
차창밖으론, 아래에선 붉은색 황톳물이 겁나게 튀어오르고, 위에선
세찬 빗물바가지... 배수시설이 갗춰지질않아 거리는 온통 물바다이다.
그리고 얼마후..
참 재미있는 일 한가지는 3일동안 사용하려고 끊어놓은
사원 입장권 쓰는법.
검표를 할때마다 낭창 낭창~~
코팅된 입장권을 '자, 흔들어주세요~ ' 에 맞춰서
다같이 흔들어야 한다는것..^^
놀라움..
아가씨들의 사원이라고도 불린다는 반띠야이쓰레이는..
지금까지 보아왔던 빛바랜 회색 샌드스톤과는 달리
색감자체만으로도 화려한, 연붉은 황토빛을 띄고있었다.
거기에 빗물이 젖어들어 분단장한 여인의 살갗처럼
얼마나 선명하고 아름다웠는지..
저절로 손이가며 만지게 되었다.
숲은 비에 젖은 초록빛 보석처럼 아름다운 빛을 품어내고,
그 안에 야트막히, 화사하고 아담한 자태를 드러내던..
반 띠 야 이 쓰 레 이. - 아가씨들의 사원
눈에 띄는 바탕색때문에, 촘촘히 갖은 내용들로 채워진 부조물들은
그 어느곳에서보다 화려하게 빛났다.
얼마나 아름다웠으면 통째로 들어가고 싶은 충동마저 들게했을까.
안타깝게도 도굴당했던 시련의 흔적은 여기 저기 남아있었다.
앙코르 모든 사원의 특징들을 작게 축소시켜
하나로 작게 구워낸 미니어쳐 같은 느낌을 주던,
달랑 들어 주머니에 넣고 꺼내어 보고싶을 만큼 예쁜 사원을
비오는날 돌아볼수 있어 운치있었으나,
그래도 중간 중간 이어지는 가이드의 설명을
여기저기 부대끼는 우산숲과, 소란함 때문에 자세히 들을수
없었던것이 조금 아쉬었다.
워낙 규모가 작았기 때문에 두번인가 내부를 돌았고,
사진 찍을일도 없는 나는, 한적이 돌아나와
야트막한 담장길 바깥쪽 사면으로 둘리워져 있는 물길을 따라
걸어보았다.
빗방울은 멎는듯, 마는듯 .. 가랑 가랑..
제철을 맞은듯 곧은 꽃대를 세우고, 피어있는 연꽃송이.
사진에 담아두면 참 좋겠다.
붉게 열려있는 저족, 꽃송이 클로즈업해서.. 참 예쁘네..
앙코르 사원 여러곳에 해자와 연못이 있었는데,
반띠야이쓰레이에 피어있던 연꽃그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캄보디아의 집들은 지열을 피하기 위해 높다랗게
기둥을 세우고 그위에 살림집들을 짓는단다. 대체로 외형은 원시적이다.
돼지도 그냥 풀어 놓아서 우리가 따로 있는것 같지 않고,
키우는게 아니고 가축이랑 함께 산다는 표현이 맞을듯싶었다,
도망가지도 않는 모양이다. 집집마다 빼놓지 않고 그물침대가
매여져 흔들거리고, 물해결을 위한 넓지막한 웅덩이도
빠뜨리지 않고 하나씩.
슈가팜이란 나무로 천연설탕을 만든다는 작은 마을을 지나갔다.
캄보디아 국경지대에서 보던 집들과는 다르게 그나마
깔끔하고 여유가 있어 보여, 보기에 좋았다.
돌아오는 길에 그곳이 아니면 사기 힘든 물건일것 같아서
나뭇잎에 예쁘게 포장 되어있는 천연설탕을 몇꾸러미 챙겨넣었다.
먹어보니 흙사탕 맛처럼 구수하고 적당히 달다.
차가 머물때마다 우르르 몰려들어 소방울이며 목각인형,
머플러 등을 들고와서는 원달라~아 를 외쳐대는..
캄보이아의 어린장사꾼들.. 짙은 갈색 피부, 깊고 검은 눈동자..
동경...
이날 참 인상깊에 봤던 부조물은 뭐니 뭐니 해도,
또 다른 사원의 탑 내부에 조각 되어져 있던
커다란 비슈누상과,미의 여신 락슈미의 부조였다.
붉은색 바탕때문인지.. 묘한 신비감 마져 도는
탑 안쪽 벽면에 숨은 그녀는 눈이부시게 아름다웠다.
도드라진 뺨이며 유연한 몸매에 흐르는 곡선에서는 금방이라도
분냄새가 베어나오는듯 했다..
그녀는 아마 이렇게 축원해주지 않을까..
여자... 그 아름다운 이름에 축복있으라..
어찌 이 기막힌 만남을 놓치고 지나갈소냐...
감히 비교 되지만, 락슈미옆에서서 달새님께 의지해 기념사진 한장 찰칵..
그냥 옆으로 다가서라고 하면 될껄.
왼쪽여자가 더 이쁘니까 그쪽으로 붙어서라네...ㅠ.ㅠ
그래도 좋았다. 이쁘니까. 락슈미옆이니까.
아쉬움..
낯선 나라에서의 여러날...
특히 비오는날 소주도 고프고, 캄보디아 삼겹살 기가 막히다는데
군침이 안돌수가 없었다. 일정을 마치고 호텔에 잠시 들렀다가
게스트 하우스에가서 저녁을 먹는것으로 하루를 마치게 되어있었는데,
짐 내리러 호텔방에 들어가보니 묵었던 방이 난리가 아니다.
침대는 시트가 벗겨진 채로 아무렇게나 둘로 포개져 있고,
짐은 온데간데 없다...황당!!
급하게 프론트 로내려가 다시 열쇠 받아서 짐 확인하고,
말이 안통하니, 사정 따져 물어보지도 못하고,
저녁은 먹어야겠기에 황급히 버스 있는곳으로 뛰어갔는데....
야속히두.. 버스..가버리구 없다..ㅠ.ㅠ
우리도 수영하러 내린줄 알았나 보다.
김보화씨 연락해서 사정이야기 전해들으니까.
유래없게 내린 폭우로 방에 비가 샜더라는것..
그래서 방바꾸어 주고 일찍 들어온 팀들에겐 사정을 알렸다는데..
그 중간에 갑자기 우리가 들어왔었나보다.
벨라님과 달랑 둘이, 터덜터덜 급하게 옮겨진 214 호실로 돌아와
털석 주저않으니, 아랫층 수영장에선 기가막히게 재미난
일들이 벌어지는 모양인지.. 우리방의 모습과 참 비교되었다.
결국은 삼겹살에 대한 질긴 미련을 아쉽게 접고,
센터마켓에서 쌀국수로 요기를 대신했다.
토토님과 나는 아무래두 캄보디아에 남아도 될것 같았다.
그냥 저냥 특별한 향내며 맛에 적응이 되니까.
그리고 나서는 기분좋게 파인애플 쉐이크 한잔.
파인애플을 마인 애플로 적어놨갈래 불러서 고쳐줘도
못 알아듣는다. 이날은 그냥 흥정하는것도 지쳐서
툭툭이 요금 2 천리엘인줄 다 아는데, 그냥 1달러 에 타고
호텔로 돌아와.... 쿨쿨
계속되는 빡빡한 일정..
4~5시에 잠깨서 밤 10 나 되어야 잠을 자는데도,
집 떠난 긴장감 때문인지 피곤해서 떨어져도 잠은 일찍깨고..
아침이면 오늘은 또 무슨일로 웃게 될까..그렇게 기대되던..
몇번을 다시 돌이켜 보아도 참 즐겁던 시간들...
첫댓글 그날들이 생생하게 떠오르오 댁의 글땜시, 이시간 까지 잠도 안자고 ...그런 나도 사진 정리하다가 들어 왔지만...
데이지님,수영하러 내려 오시지 그랬어요?....비에 젖은 반띠야이 쓰레이...정말 아름다웠지요...데이지님 글을 보니 갑자기 보고 싶어지네..모두들..정들었나봐요..
데이지님 기억력 좋아요. 정말 비오는 날이라 우리는 참 좋았지요. 글도 너무 잘 쓰시고 처음엔 인상이 차가워 보였는데 데이지님, 다음에 만나면 우리 이야기 많이 해요.
역시 데이지님의 감성은 풍부해요...^^
데이지님의 글감이 너무 보석처럼 빛이나네요. 너무나 길만 그냥 휙 지나고 마는데 한자도 빼 놓을 수 없을 만큼 너무나 이쁘네요.
그녀는 참으로 마음이 아름다운 여인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