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학동으로 가는 길은 곧 지리산으로 가는 길이다. 옛 전설속의 이상향으로 불리워지던 청학동이 지리산 자락에 위치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최고라는 찬사가 부담스럽지 않은 명산중의 명산 지리산. 그리고 그 산중에 터를 잡고 살아가게 된 사람들은 현실과 이상을 넘나들며 이곳을 지켜가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청학동은 잘 뚫린 도로 덕분에 많은 여행자들의 발 길이 닿는 곳이기도 하다.
청학동 입구까지 늘어선 민박집들만 봐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고 있는지 알 수 있을 정도이다. 정겨운 나무 간판에 쓰여진 ‘청학동 가는길’의 안내에 따라 좁은 길을 걸어올라가면 천자문을 읽는 소리가 문밖까지 들리는 도인촌 입구에 이르게 된다. 이 곳에는 현재, 과거의 전통적인 모습을 하고 있는 서당에서부터 도시 학생들의 예절교육을 위한 서당의 모습에 이르기까지 많은 수 서당들이 있기도 하다.
조금더 길을 재촉하면 儒佛仙三道合一更正儒道會(유불선삼도합일경정유도회)는 글이 적힌 커다란 문을 발견하게 되는데 이곳부터가 이른바 ‘도인촌’. 유교를 근간으로 하되 '유교, 불교, 선도와 동학, 서학을 하나로 합하여 큰 도를 크게 밝혀 경사도 많고 크게 길한 유도를 다시 일심으로 교화하는 도를 신봉하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이다.
이곳은 분명 현대의 문명이 들어왔음에도 아직까지 예전의 생활방식을 고수하고 있어 마치 과거의 시간이 그대로 멈춘 것 같은 느낌을 받게 한다.
청학동으로부터 이어지는 1.5km의 산길은 우리시조인 단군을 모신 배달성전 삼성궁으로 가는 길이다. 이 고장에서 난 한풀선사 강민주가 1983년 고조선의 소도를 복원, 민족의 성조인 환인, 환웅, 단군을 모신 배달성전을 만들었다. 입구엔 ‘징을 세 번 치고 기다리는 곳‘이라고 적힌 나무 푯말이 있는데, 이곳에서 세 번 징을 울려 수자를 불러내면 입구에 있는 사람들을 불러 모아 함께 입장을 한다. 예전에는 흰수염에 도복을 한 수자가 나와 길을 안내했고 한복을 입지 않은 사람들은 별도로 준비된 도복을 입었는데, 최근에는 도복차림의 수자가 나와 길을 안내하고 별도의 도복을 입지 않아도 된다. 입장을 하였다고 해서 삼성궁을 마음대로 둘러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먼저 본당에 해당하는 건국전에서 예를 갖추고 나서야 궁 내부를 조용히 둘러볼 수 있으며, 사진촬영도 할 수 있다. 궁 내부를 잠시 살펴보면, 민족의 영산 지리산에 이런 평원지대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넓은 규모를 자랑하는데 뭐니뭐니해도 궁 내부에 세워진 솟대가 사람들의 눈을 끌게 한다, 헤아릴 수 없는 숫자의 솟대는 한풀선사가 어렸을때부터 축조한 것이라고 하는데 자그마치 1000여개에 달한다니 입이 벌어지지 않을 수 없다. 또한 곳곳에 수행의 흔적을 찾아 볼 수 있는 길들이 눈에 띄고 그 길을 따라 궁을 한바퀴 돌고 나면 잠시나마 현재를 잊고 태초의 시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입장시간 : 8:30-19:00
입장료 : 별도의 입장료는 없고, 성전 건립기금을 자발적으로 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