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세계선수권이 열리는 스위스 바젤의 실내경기장 '장 야콥 살레'엔 아시아 음식을 파는 코너가 따로 마련돼 있다. 배드민턴은 올림픽 종목 중 아시아 위상이 가장 높다. 역대 올림픽 메달 106개 중 아시아가 따낸 메달이 92개다. 동아시아 3강(한·중·일)과 전통 강호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이 랭킹 상위권을 점령하고 있다. 여기에 인도가 최근 아시아의 신흥 세력으로 떠올랐다.
세계선수권 현장 취재를 시작한 20일, 아침부터 대회장이 술렁였다. 전성기를 이미 지나보냈지만, 남자 단식 역대 최고 선수로 통하는 중국의 린단(36·세계 17위)이 32강전에서 탈락한 것이다. 린단을 잡은 건 인도의 프라노이 쿠마르(30위). 이날 한국 이동근(39위)도 인도 선수 사이 프라니스(19위)에게 무릎을 꿇었다.
사실 인도 배드민턴의 간판은 남자가 아니라 여자 단식 선수들, 그중에서도 세계 5위인 푸살라 벤카타 신두(24)라는 수퍼스타다. 2016 리우올림픽에서 그는 인도 스포츠 역사상 첫 여성 올림픽 은메달리스트가 됐다. 13억 인구 대국임에도 올림픽 메달이 귀하디귀한 인도는 정부 차원에서 당시 신두에게 20억원 이상의 격려금을 줬다. 인도 최고 인기 스포츠인 크리켓의 전설 사친 텐둘가르가 고급 자동차를 선물하기도 했다. 수많은 기업이 신두를 후원하겠다며 앞다퉈 줄을 섰다.
신두는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작년 발표한 여성 스포츠 선수 연간 수입 순위(2017년 6월~2018년 6월)에서 850만달러(약 103억원)로 7위에 올랐다. 테니스 스타들이 지배하는 순위 리스트에 배드민턴 선수로선 유일하게 톱 10에 이름을 올렸다. 상금은 50만달러인데 반해 광고·후원 수익이 800만달러에 달했다. 당시엔 여자 테니스 세계 1위 시모나 할레프(8위·770만달러)도 제쳤다. 신두는 올해에는 할레프(4위·1020만 달러)의 절반 수준인 550만 달러를 벌면서 13위로 내려앉았지만, 배드민턴 선수론 여
2017년과 2018년 세계선수권에서 잇달아 은메달을 따낸 신두는 이번 대회에서 파이 유포(대만)를 2대0으로 꺾어 대표팀 라이벌 사이나 네왈(29·8위)과 함께 16강에 올랐다. 런던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인 네왈 역시 인도인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다. 16강전을 앞둔 신두는 "열심히 훈련을 한 나 자신을 믿기 때문에 큰 부담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