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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자 이두용] 04
1. 클럽 안 (1년 전)
팡팡, 터질 듯한 뮤직.
무대 위, 혼자 놀고 있는 두용. 무아지경이다.
한참 신 났는데 음악 틱 꺼진다. 보면.
박충 야이 넌 개념을 관광 보냈냐!
(눈치 보며) 너 한번만 더 이러면 뼈도 못 추린댔지!
2. 클럽 입구
대걸레, 빗자루, 삽자루 들고, 복도 청소중인 박충과 두용.
박충 이게 간신히 부탁해서 취직 시켜 주니깐.
정신 좀 차려 이 어리버리 새머리야.
두용 그게 아니구. 기분전환 좀 할라 그랬지. 자식아.
박충 아 뭔 전환! 니가 기분 전환 할 일이 뭐가 있는데.
두용 아이, 어제 영화 봤는데 영 마음이 좀 그래 가지구.
박충 영화? 뭔 영화.
두용 너는 내 운명. 너 봤어?
박충 봤지. 그거보고 콧구멍이 다 헐었다.
(갑자기 두용에게) 오빠~ 오빠 목소리 왜 그래, 오빠~
두용 (농약 먹은 목소리 안 나오는 흉내) 괜찮아! 오빠 괜찮아.
은하야 사랑해.
박충 오빠 나두 사랑해..
두용 ... 안 똑같잖아 자식아.
박충 마, 얼굴이야 전도연이랑 안 똑같지.
두용 야, 야 이거 내가 연구한 거 이건 어때?
(손가락 총을 이마에 대고) 날 쏘고 가라.
박충 누군데.
두용 안성기.
박충, 에라이, 두용 쥐어박고, 둘이 킥킥, 대는데,
들어오는, 두식을 위시한 조직원들.
박충과 두용, 놀라서, 90도로 꺾어지며 인사.
어쩌다 두용이 고개라도 들라치면 퍽, 쥐어박는 박충.
그런 둘을 곁눈으로 보던 두식, 멈춰 선다.
두식 두용아.
두용 (벌떡!) 네! 이사님. (박충을 보고 거봐라~ 히죽)
두식 지낼 만하니?
두용 (크게!) 네! 그럼요. 이사님 덕분에 취직도 되고.
박충, 입을 삐죽삐죽,
두식, 박충을 보고, 다시 두용을 보더니,
품에서 지갑을 꺼내 두용에게 수표를 준다.
두식 자, 밥이나 사 먹어.
두식, 가면, 감격적인 눈으로 수표와 두식을 번갈아 보는 두용.
박충 뭐야? 누구는 초식동물이야, 풀만 뜯어 먹고 사나. 왜 난 안 줘.
두용 거 사사로운 걸로 질투 좀 하지 마 자식아,
흐흠. 인재를 알아보시는 거지.
두용E 저를 부르신다구요?
3. 복도
좀 뻘쭘 하게 복도를 오는 두용.
룸 밖, 대기하고 있는 두 조직원.
엉거주춤 고개를 조아리는 두용.
두용 (의아하다) 저, 부르신 거 맞나요?
조직원 끄덕.
두용, 들어가려다가 조직원에게 쟁반을 준다.
매무새를 가다듬고 들어가려던 두용,
문이 열리고 나오는 사내와 부딪힌다.
사내, 일별도 안주고 걸어간다. (춘현)
두용, 사내의 뒷모습에 대고 입을 삐죽삐죽 하다 들어간다.
대두E 그래, 내가 장이사한테 니 얘기 많이 들었다.
4. 룸 안 (1회 S#5의 앞 상황)
테이블의 중앙에 앉아있는 대두와, 그 곁에 선 두식.
테이블을 둘러싸고 서있는 갈고리파의 중간 보스들.
잔뜩 주눅이 든 채, 앉아있는 두용, 보인다.
두용, 사뭇 당혹스러운 얼굴.
대두 (술을 따라준다) 자, 어서 한잔 해.
두용, 잔을 돌려 훌떡 마시고 얼른 제자리.
대두, 그런 두용을 보고 흣, 웃고.
두용, 두식을 보지만, 무슨 사연인지 알 길이 없는데.
대두 그래, 내가 너한테 긴히 부탁이 하나 있어서
좀 보자고 했어.
두용 ...? 저요? 저한테요?
5. 침실 (1회 S#12 동일)
죽어있는 홍도열을 보고 괴성을 지르는 두용.
6. 창고 (1회 S#36의 뒷 상황)
잔뜩 맞아. 맛이 가 뻗어있는 두용의
옆에 서있는, 여자의 구두. 윤희다.
윤희 (원망스러운 눈으로) 이사님.
두식 부탁 이라고 하지 않니.
윤희 (간신히 참는다) ...
두식 남편도 죽고, 너한테 예림이가 전부가 아니냐.
예림이 다치는 건 싫겠지.
윤희 (분노가, 눈물이 그렁그렁한 얼굴로 두식을 본다)
두식 이 일만 도와주면, 더는 너한테 신세지지 않으마.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거야, 뭐 별로 어려운 일도 아니지 않니.
어디, 실력 발휘 좀 해봐라.
윤희, 두용을 내려다본다.
7. 창고 (1회 S#37 동일)
두식의 볼을 쳐 깨운다.
두식 두용아. 두용아.
두용 (간신히 눈을 뜬다) 에.. (두식이 보이면) 살려주세요.
두식 (잘 안 들린다)
두용 (간신히) 살려주세요. 제발. 목숨만 살려 주세요.
두식, 걱정스런 눈으로 두용을 본다.
8. 도로 (2회 S#4 동일)
잔뜩 터진 얼굴로 웃으며 걷던 두용,
정신없이 달려오는 윤희와 정면충돌 한다.
바닥으로 넘어질 뻔한 윤희의 어깨를 간신히 잡는 두용.
헝클어진 몸가짐, 헝클어진 머리,
울었는지 그렁그렁한 눈으로 두용을 보며,
윤희 도와주세요.
9. 대두 방 안 (3회 S#67 동일)
죽어있는 대두.
10. 윤희 집 (3회 S#69 동일)
장전을 하는 윤희, 를 보는
공포에 질린 두용.
윤희 미안해요.
울리는 한방의 총성.
title - 도망자 이두용
11. 인서트
맑은 하늘.
12. 마당or옥상
빨래를 팡, 팡 털어 널고 있는 복순.
수심이 가득하다. 한숨을 포옹 쉰다.
집 안으로 들어가는 복순.
13. 방 안
핸드폰을, 전화를, 달력을 보는 복순.
티브이를 켠다. 효자손으로 혼자 등을 북북 긁는다.
문득 벽에 걸린 두용 사진이 눈에 들어온다.
사진을 잠시 본다. 괜히 울컥 한다.
복순 (효자손을 꽂은 채, 무릎으로 일어나며) 에이, 누가 돈 준다고.
혼자 있으면서 전기세 나오게.
불을 ? 끈다. 벽에 기대앉는 복순.
티브이를 보며 등 긁는 복순...
14. 유치원 앞
아이를 배웅하고 있는 엄마 몇,
조금 떨어진 곳에 윤희, 예림이 옷을 다독여 주고 들여보낸다.
환하게 웃으면서 손인사 한다.
예림이 들어가고 나면,
이내, 얼굴이 어두워지는 윤희.
15. 헬스클럽
운동하고 있는 철기.
무표정하다.
16. 건물 로비
기분 좋게 출근하는 두식, 의
뒤를 따르는 조직원들.
인사하는 직원들.
17. 경찰서 앞
걸어서 출근하는 철기.
의경, 경례를 하지만, 일별도 주지 않고 들어가 버린다.
오늘은 또 왜 저러나, 하는 얼굴의 의경.
18. 사장실
김대두에서 장두식으로 명패가 바뀐다.
의자에 앉은 흡족한 얼굴의 두식.
주한E 이두용이 정말 죽은 걸까요?
19. 경찰서 복도
출근하는 규영과 주한.
규영 며칠 내로 시체가 발견 되겠지.
주한 그걸 뻔히 아는데 장두식을 왜 못 잡아요?
규영 알리바이는 완벽하고 칼잽이 고용 했다는 단서조차도 없고
뭐 아무 증거가 없잖니. 그냥 백지야 백지.
심증 갖고 뭘해? 왜 주차딱지라도 끊어줄까?
주한 (열 받아 죽겠다)
20. 경찰서 안
얘기하며 들어오던 둘,
신문을 보고 있는 철기를 발견하고, 마주본다.
규영 (철기에게) 아침 먹었어?
철기 (건성) 어 왔어?
주한, 뭔가 말하고 싶은데, 규영, 눈치 준다.
출근 하는 춘현. 인사하는 사람들.
춘현 (가다가 되돌아오며) 어, 박팀장.
신문만 보고 있는 철기.
규영 예, 과장님.
춘현 이두용 사건 종결해.
규영 ...
주한 아니 왜요?
춘현 하라면 해, 1년 넘게 지금 계속 그놈 하나만 팠어.
범죄자가 그놈 하나야?
되지도 않는 일로 계속 인력 낭비에 시간낭비 하지 말고 그만 둬.
주한 (억울해서) 과장님
규영 (말린다) 야, 야.
들어가는 춘현의 뒤통수에 대고,
철기 (벌떡) 에이씨! 아 나 진짜,
놀라서 보는 모두들.
철기 (신문 보고) 또 하한가야? 이놈의 주식. 잘못 샀어. (다시 앉는다)
주한 ...
21. 퇴근길/밤
철기 박충 아직 연락 없어?
주한 네... 얘도 어디서 어떻게 된 거 아닐까요?
철기 ... 그러게나 말이다.
주한 (한숨 한번 쉬고, 전환하듯) 요즘은 차 안 갖고 다니세요?
철기 집이 코앞인데 폼 잴 때 말곤 걷는 게 낫지.
요즘은 바람도 선선 하고.
주한 (본다)
철기 왜.
주한 네?
철기 너 왜 내 눈치 봐.
주한 ... 아녜요.
철기 맥주 한잔 할래?
주한 네! 어디로 갈까요? 저 앞에
철기 우리 집 가자.
주한 형 집요?
22. 철기 집 안/밤
철기를 따라 들어오는 주한,
철기의 으리으리한, 오피스텔을 휘휘 둘러본다.
문단속을 철저히 하고 오는,
철기 (냉장고를 열며) 뭐 마실래?
주한 네. 아무거나 주세요.
철기 거기 옷장 열어서, 편한 옷 골라서 갈아입어.
주한 네.
철기, 맥주 세 캔을 꺼내 들고 옷장으로 가는 주한을 본다.
옷장을 연 주한, 으아악! 비명을 지른다.
옷장 안에서 밖의 동태를 살피고 있던 두용도,
주한의 비명에 놀라 저도 허아악~ 한다.
주한 (놀라 자빠져 철기를 보고) 얘, 얘, 이두용 아냐?
아니, 형, 얘 얘가 여기 왜 있는 거예요?
당황해 주한을 보는 두용 얼굴 에서,
Bridge title - 도망자 이두용
23. 윤희 집
총을 겨누고 있는 윤희.
두용 ... 그니까, 너를 이사님이 나한테 일부러 보낸거란 말이야? 왜?
윤희 경찰에게 들키지 않게 보호하라고,
갈고리파가 저지른 일들, 다 이두용에게 뒤집어씌우고
목적을 다 이룬 마지막 순간에 이두용을 죽이라고.
두용 ... 개자식 (어이가 없는지 헛웃음)
윤희 (애써 외면한다.)
두용 (윤희를 보다가) 그럼 너...
윤희 ...
두용 살려 달라 그러고, 숨겨 달라 그러고,
갈 데 없다 그러고, 너 그거 다 쑈야?
윤희 ...
두용 1년 동안 나한테 밥해주고 빨래해주고
또, 나한테 잘해주고 (울컥) 나랑 맨날 놀아주고 그런 거,
다... (간신히) 억지로 그런 거야?
윤희 ...
두용 (겨우) 응?
윤희 (냉정하게) 나는 갈고리파와 아무 관련이 없어요.
나는 김대두 사장의 사람이 아니라,
장두식의 사람이었다는 거.
노철기 형사가 짚어내지 못한 실수예요.
두용 (운다) 지금 내가 그 얘기 하는 게 아니잖어.
윤희 ...
두용 황윤희. 너 참 대단하다. 어떻게 그랬니, 1년 동안이나,
어떻게 1년이나 억지로, 붙어 있냐.
(괴롭다) 너 나 정말 꼴도 보기 싫었겠다.
너 정말 무섭다. 처음 봤다 너 같은 거짓말쟁이는...
윤희 (두용을 보다가 저도 울컥) 빚이 있다는 말은 사실이야.
스무살 때 도망친 나를 구해준 것도 장두식이고
심정길과 결혼을 시킨 것도 장두식,
이만큼 먹고 살게 해준 것도 장두식.
그 대신 언제 어느때든 나는,
그 사람이 시키는 대로 해야 해.
두용 (울어버린다) 나쁜 새끼
윤희 그게 내 업이야
두용 ... 바보 같은 년.
불쌍하고, 속상하고, 열 받고, 답답해서 죽겠는지, 울어버리는 두용.
(시간경과)
두용 (다 울었는지 진이 빠졌다) 있잖아. 나 너 용서해 줄게.
윤희 ...
두용 어차피 이렇게 된 거, 죽을 거면 그래, 니 손에 죽는 게 낫지.
나 이제 죽으면, 더 이상 도망도 안다니고, 편해지겠지?
윤희 ...
두용 (편한 얼굴로 멍하니)
그날 말이야, 니가 사냥꾼한테 쫓기는 사슴처럼 떨면서
나한테 확, 안겨 온 날.
윤희 ...
두용 난, 그게 운명이라고 생각했어.
너 만나기 바로 전에, 내가 누군가에게 똑같은 말을 했거든.
살려 달라고...
윤희 ...
두용 내 목숨 건지자마자, 한 여자가 자기 목숨을 부탁해 오더라.
야, 그건 정말 운명 같았어. 그냥 그렇게 생각할래.
(서글프게 보며) 니 손에 죽을 운명.
마주보는 둘... 그때
울리는, 두용의 전화벨, 동시에
울리는, 윤희의 전화벨.
두용, 윤희를 본다.
윤희, 전화를 받는다.
윤희 (전화에 대고) 알겠습니다.
장전을 하는 윤희, 를 보는
공포에 질린 두용.
윤희 미안해요.
울리는 한방의 총성.
놀라 눈을 질끈 감고 비명을 지른 두용.
눈을 뜬다. 어떻게 된 건가 보면, 엉뚱한 곳에 쐈다.
두용, 윤희를 본다.
윤희, 총을 내려놓는다.
윤희 가요.
두용 어?
윤희 얼른 가요.
두용 ...
윤희 (허탈하게 미소 지으며) 못하겠어. (보며) 당신 살았어. 가. 얼른.
두용 (일어난다) ... 가? 살려 준다고?
윤희 나는 이두용을 죽여서 멀리 바다에 던져 버린 거예요.
그러니, 다시는 장두식 눈에 띄지 말아요.
두용, 앉아있는 윤희를 두고 나가다가 돌아본다.
두용 넌, 괜찮겠어?
윤희 철들고 배운 게 사기 치는 거야. 걱정 말아요.
두용 ...
윤희 가요 얼른.
두용, 힘없이 앉은 윤희의 어깨를 보다가 돌아온다.
윤희 (본다)
두용 윤희야.
윤희 ...
두용 ... 같이 가자.
윤희 ...
두용 나랑 같이 가자. 윤희야.
윤희 ... (그렁그렁)
두용 우리 둘이 도망가기 선수잖아.
너랑 나랑 둘이 도망치면 아무도 못 잡아.
너랑 나랑 둘이, 그러자 응?
윤희 (눈물이 톡, 미소 띄고 고개 젓는다)
두용 왜. 왜. 싫어?
윤희 아뇨.
두용 그럼 왜!
윤희 내 딸이 죽어요.
두용 ...
24. 술집
엉망으로 취한 철기, 웃다가 울다가, 죽겠다.
울리는 전화.
철기 네. 누구? (벌떡 일어난다. 와당탕, 다 엎지른다)
이두용? 야! 너 어디야! 너 살아있냐?
너 살아 있었냐? 야 정말 고맙다.
(전화에 대고) 고마워. 진짜로..
사람들 다 쳐다본다.
25. 철기 집 안/현재 밤
테이블에 앉아서 맥주를 마시고 있는 셋,
두용, 이불 따위를 둘러쓰고 창을 등지고 앉아있다. 어두운 얼굴.
진지한 주한과 철기.
주한 비밀로 해도 되는 걸까요?
철기 당분간은, 장두식도 소식통이 있을 테니,
우리가 알리기 전에 먼저 아는 건 곤란해.
두용 (분노와 배신감으로 일그러져 있다)
주한 일단 사건은 종료한 걸로 속이고, 방법을 찾자는 건데.
철기 방법은 하나야.
주한 (끄덕끄덕)
두용 뭔데?
주한 (두용을 보고) 현장을 덮치는 거야.
두용 무슨 현장?
주한 널 죽이는 현장.
두용 ...
주한 니가 살아있다는 정보를 흘려서
철기 미끼로 쓰는 거지.
주한 (끄덕) 좋네요.
두용 (철기에게) 미끼고 떡밥이고, 다 좋은데, 나랑 약속 했잖아.
주한 (본다) ?
두용 내가 살아있다는 걸 장두식이 알면 윤희가 다쳐.
철기 ...
26. 경찰서/아침
계단을 걸어 올라오는 철기, 울리는 전화.
철기 (받으며) 네.
복순E 여보세요.
철기 누구니.
복순E 저기, 봉팔이 전화 아니에요?
철기 잘못 거셨습니다. (끊는다)
다시 울리는 철기의 전화.
철기 (신경질적으로) 네.
복순E 너 봉팔이 맞잖아! 왜 끊어 이놈아.
철기 (짜증) 누구세요!
복순E 나라니까! 봉팔아. 나 두용이 엄마.
철기 (화들짝) 어머니? 아 예.
27. 복순 집 안/밤
맛이 가서 누워있는 박충. 완전히 초죽음이 되어 있다.
참담히 내려다보고 있는 철기.
복순 아침에 쓰레기 버리러 나가다가... 깜짝 놀랬지 뭐야.
이놈이, 절대로 병원이나 경찰에 신고하지 말래서.
동네 의원 불러다가 대충 보구, 너한테 연락 한 거야.
이러다 우리 충이 죽으면 어떡하니 봉팔아.
박충 (간신히 눈을 뜨고) 아이고 형님. 오셨어요... 이꼴로.
철기 ...그래, 괜찮니?
박충 웬만하면 괜찮다고 하겠는데,
(시간경과)
복순, 죽이라도 끓이는지, 달그락 거리고,
간신히 벽에 기대앉은 박충과 보고 있는 철기,
철기 어떻게 된거니.
박충 누굽니까. 예? 누가 꼰질렀어요!
나 경찰 끄나풀이라는 거 누가 일러가지고, 이 꼴 난 거 아닙니까.
철기 일르긴 누가 일러, 이놈 하여간 음모 좋아해.
니가 조심을 했어야지 임마.
박충 아이 참 나 이방면엔 선순데. 어쩌다 이 꼴 난거야.
철기 어쨌든, 미안하다.
박충 됐고요. (복순을 보고 작게) 두용인요.
철기 (끄덕) 괜찮아.
박충 (베게에 머리를 척 내리고) 다행이다.
철기 ...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박충 하아.. (무섭다는 듯 혼잣말) 모르겠어.
철기 ...
박충 내가 뭐 조직의 녹을 먹는 놈으로써,
참 해선 안 될 짓을 하긴 했지만,
뭐 이렇게까지 심하게 한 걸로 봐선,
두용이 일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던 게 맞긴 맞아요.
철기 ... 미안하다.
박충 ... 형님. 뭔가 이상해. 이상한 일이 하나 있어.
철기 ...?
28. 플래쉬컷/3회 64씬
조직원들 비켜선다.
K. 앞으로 나선다.
두려운 눈으로 보는 K를 보는 박충.
박충E 분명히 어디서 봤는데 기억이 안 났거든.
29. 복순 집 안
박충 근데, 땅에 파묻히면서 퍼뜩, 생각이 났어.
철기 (본다)
박충 그놈이 분명해요.
철기 그놈이라니?
박충 (정말로) 예. (생각에 잠겨) 작년에 큰 사건이 하나 있었거든요.
강북 상권이랑 우리 갈고리파가 세력다툼을 했었는데
(히죽) 뭐, 저도 유사시엔 몽둥이 들고 가곤 하니까 뭐.
근데, 분명히 그때 본, 상대조직의 칼잡이였어.
우리 선수였던 그 왜 황윤희 남편 심정길도
그날, 그놈 손에 갔다는 소문이 있어요.
근데, 그놈이 왜, 언제, 어쩌다, 우리조직에 온 거지? 아무도 몰래.
철기 ...
박충 (진심으로) 하... 정말 무서웠어요.
30. 인서트
어이없이 보고 있는 주한 얼굴.
31. 철기 집 안/밤
이불을 덮고 누워있는 박충.
그 옆에 애인처럼 다소곳이 앉은,
두용 (박충의 입에 죽을 떠 넣어 주며) 친구야 아, 해봐.
박충 (갖은 엄살을 떨며 받아먹으며) 아아~
너, 그 얘기 알지, 곰이랑 사냥꾼.
두용 어.
박충 내가 딱 그랬다니까. 지금 죽은 척 안하면 진짜 죽겠구나...
근데 말이야, 열라 패다가 나 딱 죽으니까 낼름 내다 버리데.
햐, 역시 프로페셔널 들이야.
두용 어휴. 안 파묻은 게 다행이다.
박충 파묻었다니까, 김장독처럼. 근데, 내가 솟아 나왔어!
두용 토막 안낸 게 다행이지.
박충 그지, 아..
두용 아~ (또 떠 넣어 준다)
박충 (먹고) 너, 세상에서 제일 힘든 게 뭔지 알아?
두용 뭔데?
박충 죽어가면서 죽은척하기.
주한 진짜 못 봐주겠다.
박충 아 누가 보래요?
주한 이게!
멀찌감치, 서서
냉장고를 뒤져라, 먹을 걸 가져와라 떠들고 웃고 난리가 난 애들을,
책임감 무거운 얼굴로 보며 생각에 잠겨 있는 철기.
32. 사무실/다음날 낮
두식과, 옆에 그림자처럼 서있는 K.
비서 (들어오며 똑똑) 사장님, 손님 오셨습니다. 어머.
말 떨어지기가 무섭게 비서를 밀치고 휙, 들어오는,
철기 사장님.
두식 ... (인상을 찡그린다)
철기 사장님, 사장님.
갈고리파는 1년에 한번 씩 물갈이가 되네.
두식 자주 만나게 됩니다. 노형사님.
오늘은 또 무슨 일로.
철기 어우, 여유만만 하셔라.
아니, 뭐, 차기 사장은 또 누군가, 구경이나 좀 할려구.
철기, 두식은 그대로 두고, 두식 뒤에 선, K를 본다.
박충E 흰자위가 많은 매서운 눈에, 입가에 칼자국이 있어요.
철기와 k. 둘의 눈싸움.
철기, 계속 노려보며, 천천히 다가가서
머리를 한 대 팍! 친다.
철기 눈깔아. 자식아. 얻다 대고.
얼른, 시선을 치우는 K. 눈여겨보는 철기.
두식 지금 뭐하는 겁니까!
철기 됐고, 자살이든, 타살이든, 두용이 시체는 찾아냅시다.
불쌍한 애, 장례는 치러 줘야지.
두식 ...?
철기 그때까진 나도 못 끝내.
철기, 히죽 웃고, 나간다.
두식 (이마가 이글이글, 퍼뜩 생각이라도 난 듯)
당장 윤희 데려 와.
K 네.
33. 윤희 집 앞
주한 (신분증 내밀고) 저랑 좀 같이 가시죠.
윤희 ...
34. 철기 집/밤
잠든 예림이 옆에, 마주 누워서
예림이 얼굴을 감동적으로 보고 있는 박충.
주한 (박충을 보며 피식) 이거, 식구가 점점 느네요.
철기 대충 준비가 다 된 건가?
35. 발코니or옥상or밖이 보이는 복도/밤
나란히 밖을 내다보고 있는 윤희와 두용.
두용 (걱정스러운 윤희를 본다) 너무 걱정 하지 마. 다 잘 될 거야.
윤희 (본다)
두용 (웃어준다)
윤희 고마워요.
두용 에이, 뭐가...
윤희 나 용서해줘서.
두용 ...
F.O
36. 사무실/오전
두식, 누군가와 사무실 전화로 통화 하고 있다.
두식의 뒤에 선 k.
두식 오랜만 이십니다.
무슨 일은요. 일이 있어야 전화 합니까.
좀 뵈어야겠습니다.
전화기를 한번 보더니 끊겼는지, 피식, 웃는 두식.
전화기를 쾅. 내려놓는다.
두식 (분이 나는지) 어제 나갔는데, 아직도 안 들어 왔단 말이야.
조직원 네.
(점점) 잠깐 집을 비운건지, 나간건지, 도망친 건지, 알아봐!
조직원, 나간다.
울리는 두식의 핸드폰,
두식 (받으며) 장두식입니다.
두용E 이사님!
두식 ... 두용이니?
37. 창고 일각/정오 무렵
창고를 걷는 두용의 뒷모습.
모자를 쓰고, 슬금 슬금 걷고 있다.
두식E 만나자 두용아. 만나서 얘기하자, 너 어디 있니 지금.
두용E 그럼요, 만나야죠, 만나서 얘기하자구요.
뭐, 저도 욕심 있는 놈입니다. 이사님.
이왕 이렇게 된 마당에 좀 아쉬운 소리 좀 합시다~
38. 창고
두용을 기다리고 있는 두식의 구두.
옆으로 떨어지는 담배를 밟아 끄는 두식의 구두.
두식E 그래, 니가 원하는 걸 다 해주마.
두용E 뭐, 지금, 제가 노철기한테 잡히는 것 보다는 낫지 않겠어요.
39. 창고 일각
총을 들고, 두용의 뒤를 밟으며 걷는 철기.
두식E 원하는 게 돈이란 말이지?
두용E 그럼요, 돈 좋죠. 나 그거 갖구 황윤희랑 튈라구요.
그럼 이사님도 좋잖아. 멀리멀리 도망가서 살게요.
두식E 그래, 잘 생각했다.
40. 창고
두용, 두식을 발견하고 멈춰 선다.
두용E 약속해줘요. 꼭 혼자 온다고.
똘마니들 우르르 끌고 나오면, 나 안 나타난다?
두식E 알았다, 단 둘이 보자꾸나.
가방을 든, 두식. 돌아본다.
두식이 아니라, K다.
K (씨익 웃으며) 이두용?
모자를 벗는 두용, 두용이 아니라 주한이다.
낭패라는 듯, 마주보는 주한과 K.
천천히 총을 들어 주한을 겨누는 K.
철기 (다른 방향에서 나타나며) 총 버려.
K, 철기를 본다.
철기 버리라고.
K, 알았다는 듯, 총을 떨어뜨린다.
주한, 품에서 총을 꺼내 엄호한다.
철기 니가 대신 나왔냐? 두용이 죽이러?
너구나? 인상 더럽던 놈. 야, 끝까지 이러는 구나 장두식.
철기, 총을 넣고, 수갑을 들고 간다.
철기가 수갑을 채우려 K의 한손을 잡아 내리는 순간
k읠 반대편 옷소매에서 칼이 툭 나온다, 그걸 본,
주한 형! 조심해요!
순간적으로 고개를 들어 K를 보는 철기,
K, 철기의 팔을 잡고 돌려 순식간에 철기의 목에 칼을 겨눈다.
당황하는 주한, 그대로 총을 겨누고 있다.
k (주한에게) 총 버려.
주한 (당황한 채) 혀, 형.
철기 주한아, 당황하지 말고, 그냥 다리 같은 데 쏴버려라.
빗나가서 나 맞으면 덩달아 좀 쉬게.
k 닥치는 게 좋아. (철기의 등에서 총을 꺼내 떨구고)
철기 (칼을 내려다보며) 홍도열, 조동춘, 김대두를 살해한 연장이구만.
이두용 대신 쑤시고 다닌 게 너냐?
k (주한에게) 총 버려.
철기 (버럭) 버리지 마! 쏴!
주한. 총을 내려놓는다.
k, 주한이 총을 놓자마자, 철기를 풀고 마주선다.
k, 철기에게 한번 와보라는 듯 손짓.
철기, 붙어보지만 k가 칼을 휘두르자 당해내질 못하는데,
그 틈에 총을 주으려고 몸을 숙인 주한,
총을 들고 몸을 드는 순간, 주한에게 날아가는 k의 칼.
복부에 칼을 맞는 주한.
철기 주한아!
외치는 순간 철기를 걷어차고 도망치는 K,
반사적으로 주한에게 가며, 총을 다시 집어 K에게 총을 난사하지만,
k는 어느새 사라지고 없다. 주한에게 달려가는 철기.
철기 괜찮아? (다급히 전화를 꺼낸다)
주한 잡아요, 얼른, 형, 얼른, 가요.
철기, 일어나서 한두걸음 가다가, 벽을 콱, 치고 돌아온다.
철기 어디야.
주한 (입에서 피가 나기 시작한다) 얼른 잡아.
철기 어디 맞았어! 이 자식아.
41. 철기 집
전화를 끊는 박충.
두용 잡았대?
박충 아니.
두용 (절박하게) 어떻게 됐대!
박충 (두용을 본다)
잠든 예림, 곁에 앉은 윤희. 걱정스레 둘을 본다.
42. 엠뷸런스 안
쇼크가 오고 있는 주한.
미치겠는 철기.
주한 저 안 죽어요. (제 뱃구레를 보고) 안 죽어. 괜찮아.
철기 말 하지 마.
주한 형,
철기 제발 아무 말 하지 마라. 다 와간다.
주한 우리 아버지 말예요.
철기 뭐?
주한 강력계 형사였어... 야마라시.
철기 ...
주한 우리 가족, 아버지 때문에 상처받지 않았어요.
아버지가 사고로 돌아가셨을 때도 나 자랑스러웠어.
멋져 보였어요.
철기 ...
주한 그니까 누군가에게 상처 줄까봐, 외롭게 살지 말아요.
철기 ... 너 안 죽어 임마. 오바 하지마.
주한 (웃는다) 형
철기 어.
주한 형.
철기 그래.
형, 그래, 형, 어... 하며 F.O
43. 철기 집 안
벽에 머리를 또 박고 있는 두용. 을 잡고 있는 박충.
두용 (눈물범벅) 놔, 놔주라. 나, 가게 놔주라.
박충 이러지 마 임마. 어? 우리가 나서서 해결 날 일이 아니야.
두용 그럼 누가 나서, 내 일이잖아. 충아, 나 여태 계속 도망만 쳤어.
그래서 해결 난 게 뭐가 있어.
박충 형님들 믿어.
두용 못 믿어서 그러는 게 아니야. 나 땜에 사람들이 자꾸 다치잖아.
나 땜에 다 죽었잖아. 내가 처음에 잡혀서 도망만 안쳤어도
이렇게는 안됐잖아! 해결할 사람 나밖에 없어.
죽던 살던, 내가 가야 돼. 나, 가게 해주라. 어?
44. 응급실
실려 가는 주한을 어쩌지 못하고 보는 철기.
울리는 전화.
철기 (받으며) 네.
45. 식당 앞
점심식사 중이었는지, 급히 식당을 나서는 규영과 춘현.
규영 방금 박충한테 전화가 왔어.
춘현 어, 어디래.
규영 이두용이 지금 장두식을 죽이러 갔댄다.
춘현 (버럭) 철기 어디 있대냐고!
규영 (살짝 놀라 춘현을 보고) 너 어디니 지금.
46. 도로
철기 (다급히 나오며) 어디래! 어디로 오래! 어디?
47. 도로
규영 시간 맞춰서 현장을 덮치랬댄다.
지가 죽던, 장두식이 죽던 둘 중 하나니까.
둘 중 하나만 잡아서 쳐 넣으라고,
그러면 다 끝난대나 뭐래나.
일단 우린 바로 출발한다. 지원요청? 어 알았어.
48. 창고
두식을 노려보고 있는 두용.
여유 있게 웃고 있는 두식.
49. 차 안
초조해 죽겠는 춘현.
춘현 지원 병력들은!
규영 (운전하며) 죄다 시위 진압 나가서, 들어오는 대로 출동시킨대요.
춘현 느려 터져가지고. 주한인, 많이 다쳤대?
규영 잘 모르겠어요. 칼을 맞았다는데,
춘현 이, 망할 놈이. 다시 전화해서, 병원이나 지키라고 해!
50. 창고
두식 생각보다 용감하구나.
두용 그만 끝내자. (분노) 이 개자식아.
두식 ... (피식)
두용 (버럭) 웃지마!
51. 창고 밖
라이트를 끄고 도착한 규영의 차에서 내리는 규영과 춘현.
창고의 낌새를 살핀다.
춘현 (작게) 철기는.
규영 연락 안돼요. 아직 도착을 못한 모양 이예요.
춘현 나 참. (어디론가 가려는데)
규영 (작게) 왜요!
춘현 ... 어, 저기, 나 소피 좀.
규영 ...
52. 창고 일각
벽에 붙어 숨어있는 K.
멀리, 두용과 두식의 말소리가 들릴락 말락 한다.
K의 이마에 총을 겨누고, 장전하는,
철기 입만 벙긋 해봐, 죽여 버린다.
53. 창고 일각/장소 변경
철기, 총을 겨눈 채, 주변을 살피며 온다.
k에게 수갑을 채워 묶는다.
철기 내가 경찰인 게 한스럽다. 딱 죽이면 좋겠는데 말이야.
k, 피식 웃는다. 확 돌아버리는 철기.
k를 때리기 시작한다.
철기 (때리며) 웃어? 니가 웃어? 이 개자식아. 이 개자식아.
철기, K를 계속 때린다. 분을 참지 못하겠다.
정신을 잃은 k를 보고, 간신히 진정하는 철기.
54. 창고
두용 죽는 마당에 하나 물어보자.
어떻게 사람이, 사람한테 그러냐?
니가 뭔데 한 사람, 아니 윤희까지 두 사람,
아니 니가 죽인 수많은 사람.
어떻게 사람들의 인생을 그렇게 망쳐 놓을 수가 있냐.
니가 도대체 뭔데 이 개자식아.
두식 (히죽 웃는다) 너는 내가 너를 이용했다고 억울한 모양인데
두용아.
두용 (버럭) 내 이름 부르지마!
두식 먹이 사슬 이라는 건 세상 어디든 존재 하는 거야.
너는, 악당이 존재 한다고 믿는 거냐?
나는 니 인생을 망친 게 아니야.
내 인생을 꾸려 나간 것뿐이야.
두용 웃기지마! 남의 인생을 망치고 꾸려온 니 인생이
그래 이따위냐? 이 더러운 구더기 보다 못한 짐승 같은 놈아!
너 같은 인간이랑 같은 세상에 살고 싶지도 않다.
죽여! 그만 죽여 어서! 못 죽여? 그럼 내가 죽여준다!
품에서 총을 꺼내 겨누는 두용.
놀라서 총을 보는 두식.
55. 플래쉬컷 / 철기 집 복도
나가는 두용을 따라 나오는 윤희.
두용 (멈춰서며) 들어가. 나, 말리지 마. 도울 생각도 하지 마.
윤희 ...
두용 촌스럽게 살아서 돌아오라는 말도 하지 마.
윤희, 말없이 리본에 묶인 상자를 (3회에 두식이 준 총) 내민다.
윤희를 보는 두용. 두용의 한 손을 잡았다 놓는 윤희.
돌아서 간다. 돌아보지도 않고.
56. 창고
두용 (장전한다) 나는 말이야. 어렸을 때 장난감이 없어서
엄마가 주워다 준 목 없는 로보트한테도 너처럼 함부로 안했어.
두식 그러지 마라 두용아. 난 널 죽이려고 여기 온 게 아니야.
봐라, 난 총도 칼도 지니지 않았잖아.
이런 나를 죽이면, 너는 그간의 죄를 다 인정하는 거야.
두용 상관없어. 내가 니 죄를 아니까, 내가 널 죽일 거야.
두식 날 쏠 용기도 없잖니 너는.
두용 ...
두식 내말 잘 들어라, 총만 내려놓으면 우린 무사할거다.
우리 뒤를 봐 주는 사람이 있어.
하는데 울리는 총성.
57. 플래쉬컷
놀라는 철기
58. 플래쉬컷
놀라는 규영
59. 인서트
총을 맞고 쓰러진 두식.
60. 창고
두용, 놀라서 뒤를 돌아보면,
총을 들고 서있는 춘현 이다.
두용 ... 경찰이세요?
춘현 (천천히 총을 들어 두용을 겨누고) 총 버려
두용 에? (두식을 겨누고 있던 총을 떨구는 두용)
두식 (죽어가며 킥킥 웃는다) 거봐라 두용아. 내말이 맞지.
악당은 없다니까, 다 저 살자고 하는 짓 인거야...
춘현, 두식에게 ‘닥쳐’ 하며, 한방을 더 쏜다.
Bridge title - 도망자 이두용
61. 플래쉬컷 / 룸 안
대두의 뒤에 서 있는 두식.
대두 이자, 무서운 줄 모르고 돈 쓰셨나?
춘현 ... (화가 나서 부들부들 떨고 있다)
니놈들, 다 잡아 들이는 수가 있어!
대두 그래 보시던가, 검은 돈 끌어다가 쓰신 형사님이라.
춘현 처음부터 수작을 걸었구나. 니놈들이.
대두 경찰 봉급에 해외 유학이라니, 욕심이 과했어요.
춘현 원하는 게 뭐야?
두식 어렵지 않습니다. 제보를 넣을 테니,
현장에 있는 놈을 잡아넣으면 되는 겁니다.
그럼 홍도열과의 금전 거래를 끝내게 되는 거지요.
춘현, 말하는 두식을 노려본다.
목이 타는지 벌컥벌컥 물을 마신다.
62. 플래쉬컷 / 복도
쟁반을 조직원에게 주고 매무새를 가다듬은 두용,
방 안으로 들어가려다가 나오는 춘현과 부딪힌다.
두용, 찌불찌불 한다.
63. 플래쉬컷 / 창고
바닥에 널부러져 있는 두용.
두식 놓치신 건, 형사님이 아니십니까.
춘현 이놈이 총 뺏아서 한강으로 뛰어들 줄 알았어?
제일 어리버리한 놈이라며!
춘현 알았다고, 다시 잡아다 쳐 넣으면 될 거 아니야. 잡아갈게. 어?
두식 제게 다른 계획이 하나 생겼습니다.
춘현 뭐?
두식 이왕 이렇게 된 거, 계속 잡지 마십시오.
춘현 그건 또 무슨 말인가 어?
두식 그냥, 잡지 않기만 하면 됩니다. (들어오는 윤희를 보며)
저희도 이놈이 안 잡히도록 최대한 편의를 봐 드리지요.
미제 사건들을 모두, 이 녀석에게 씌우세요,
실적도 올리고, 승진도 하고, 자, 어떻습니까.
춘현 이러지 말게 제발. 제발 나한테 이러지 마. 어?
64. 창고
춘현 (죽은 두식을 보고) 죽어도 싼 놈이야.
(두용을 겨눈 채) 너한텐 미안하다.
두용 (어리둥절하다) 이, 이게 무슨
춘현 (다급히) 너는, 여기서 장두식을 살해하고,
현장에서 자살 한 거야.
두용 네?
춘현, 장전을 한다.
두용, 철기를 본다.
춘현, 두용의 시선을 따라 총을 겨눈 채, 황급히 돌아보면,
철기 (복잡한 얼굴로 춘현을 보고서서) 과장님...
춘현, 다 틀렸다는 듯, 망연히 철기를 보다가.
총을 들어 천천히 제 이마에 댄다.
두용, 철기, 놀란다. 어째야 좋을지 모르겠는 순간,
규영 (다른 방향에서) 그러지 마세요.
춘현, 규영을 본다.
규영 (고개 저으며) 형. 형님. 제발. 그러지 마세요... 예?
춘현 (모두에게) ... 미안하다.
모두들 지켜보는데, 체념하듯 총을 내리는 춘현.
그제야 병력이 도착하는 소리 들린다.
65. 공간 밖
지원 병력들,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묶인 채, 끌려 나오고 있는 K.
두식의 시체, 수습되고 있다.
그 얼굴을, 보고 있는 두용.
수갑을 찬 채, 넋이 나가 나오고 있는 춘현.
규영, 춘현의 수갑을 풀어준다.
규영, 춘현을 차에 태운다.
두식을 태운 엠뷸런스 사라지면,
철기, 두용을 차에 태운다.
66. 다리 위/노을, 저물 무렵 (1회 인트로의 앞 상황)
멀리, 호송차량들 정차되어 있고,
다리 위에 선 두용과 철기 보인다.
두용, 깊은 숨을 한번 몰아쉬고 눈을 감는다.
철기, 두용을 본다.
두용 (눈도 안 뜨고) 뭘 그렇게 징그럽게 봐.
철기 (피식, 하늘보고) 제법 가을이다.
두용, 눈을 뜬다, 하늘을 본다. 실눈을 뜬다. 행복한 미소.
철기 그만 가라.
두용 (본다)
철기 왜? 가 임마, 너 이제 자유다.
두용 ... 수갑 좀 줘봐.
철기 왜.
두용, 철기의 주머니에서 수갑을 빼네 덜컥, 제 손에 채운다.
한쪽을 철기 쪽에 채운다.
철기, 야 뭐, 너 뭐하는 거야 임마.
두용 ... 자유, 좋지. 근데, 나 그동안 지은 죄 값 다 치루고,
새로 시작하고 싶다.
철기 ...
두용 나 잡아가, 나 조직에 가담한 거, 현장에서 도주한 거,
경찰들 총 뺏은 거, 나 다 죄 값 받을래.
철기 (본다) ...
(1회 인트로 연결)
철기 너 슈테판 츠바이크라는 소설가 아냐?
두용 또 또 나왔다 잘난 척.
철기 (피식) 아냐고.
두용 내가 어떻게, 무슨 수로 아냐,
철기 ... 그 사람이 쓴 글 중에 말이다. 이런 말이 있어.
뭐, 정확한 건 아니다만.
두용 ...
철기 피고인은 재판관을 원수 보듯 하지만,
결국 그 피고를 도울 사람은 재판관뿐이다.
두용 콩으로 메주를 쑤지, 팥으로는 빙수를 만들고.
대충 해라 어?
철기 (픽, 웃으며) 이게 싸래기를 주워 먹었나 툭하면 반말이네.
두용 몇 년생인데.
철기 72다. 임마.
두용 이야, (새삼스럽게 보며) 생각보다 동안이다?
철기 (얼굴을 슥슥 만지며) 오이팩의 힘이지.
두용 좋~겠다. 나이 많이 잡숴서. (잠시 틈) 곧 있으면 불혹이네.
철기 ... 그렇지 뭐...
불혹이 말이다. 판단에 혼란을 일으키지 않는 나이래.
그때가 되면 좀 더 잘 하겠지?
두용 ... 뭐, 지금도 충분하다.
철기 아유, 알아주시니 영광이다. 뭐, 그만 갈까?
두용 그러지 뭐. 가지 뭐.
Ending
67. 면회실
춘현과 마주앉은 규영. 의 뒤에 서있는 철기.
춘현, 어쩌지 못하고 규영을 본다.
규영 (간신히) 괜찮으세요?
춘현 (끄덕끄덕)
규영 (속상하고 안타깝다) 그런 일이 있으면 진작에 말씀을 하시지.
왜 혼자 그렇게 당하고만 계셨어요. 왜..
춘현 (철기를 보며) 철기야.
철기 (참는다)
춘현 철기야, 대답 좀 해봐.
철기 (겨우) 예.
춘현 나 좀 봐,
철기 (본다)
춘현 (웃어준다) 미안해. 응? 할 말이 없어.
(둘 모두에게) 그래도 나 이제 좀 편하다.
살 거 같아. 소화도 잘 되고.
철기 ...
두용E 내가 아주 어렸을 때 엄마가 말씀하셨다.
68. 면회실 밖/몽타주
나란히 걷는 규영과 철기.
철기, 무릎이 꺾인 듯 비틀 하더니 벽에 기댄다.
두용E 누가 착한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산타클로스는 다 알고 있다고 말이다.
규영, 걱정스럽게 본다.
눈물을 터트리는 철기의 긴 울음소리.
두용E 그땐, 그 말을 믿었다.
다독여주는 규영.
69. 대회의실/몽타주
정복차림의 경찰들 즐비하게 앉아있다.
그 틈에 앉은 정복차림의 철기와 규영.
춘현 생각을 안할 수 없는지 얼굴에 그늘이 있는 둘.
두용E 그리고, 지금도 그 말을 믿는다.
경찰청장, 호명하면, 청장 앞에 휠체어에 탄, 정복차림의 주한.
훈장을 받고, 표창을 받고, 경례를 한다.
두용E 누군가는, 내 진실을 알고, 내 말을 믿어 줄 거라고,
믿는다.
자랑스러운 듯, 웃으며 박수를 쳐주는 규영과 철기.
70. 면회실
마주 앉아있는 두용과 윤희.
두용 여기 있으니까 니가 해주던 밥 되게 생각나.
윤희 나오면, 해줄게요.
두용 있잖아.
윤희 (보면)
두용 여기 콩밥 아니다? 잡곡밥이야.
윤희 (피식 웃는다) 콩이 몸에 좋다니까요.
두용 ... 저기 나, 하고 싶은 거 있는데.
윤희 ...?
두용 응?
윤희 ... 뭔데요?
두용, 살짝 교도관 눈치를 보더니,
구멍으로 다가와, 이리 오라는 듯 손짓,
윤희, 가까이 가면, 귀에다 대고,
두용 (작게, 노래) 푸른 언덕에
윤희 ... (생각난다, 두용을 본다)
두용 (애교) 얼른... 푸른 언덕에
윤희 ...(괜히 눈물이 날 것 같다...) 두디디 둥디디...
두용 배낭을 메고 ~
윤희 두디디 둥디디..
두용 황금빛 태양... 축제를 여는...
어이 없이 보는 교도관.
둘의 노랫소리에서 White Out
71. 경찰서 (6개월~1년 후)
쇼파 위에 배를 까고 앉아서 콧노래를 부르며 다리를 탈탈 털고 있는 박충.
익숙한지 별 신경 안 쓰는 경찰들.
그것도 심심했는지 괜히, 신참 형사 앞에 앉은 조폭에게
박충 야, 야, 야, 똑바로 대라, 한 번에 이름, 주민번호, 쫙 꿰야지.
도대체 요즘 애들은 우리 때랑 너무 달러, 우리땐 말이야.
주한 (박충을 퍽 때리고) 우리 때고 니네 때고 간에.
안 일어나? 안 나가?
박충 (주한을 보고) 아 왜때려어. 요즘 세상에 누가 머리통을 때려
안 그래도 요즘 기억력 상실되서 죽겠는데.
주한 아 좀 시끄럽고 얼른 나가.
박충 (계속 조폭에게) 너 임마, 영화나 티브에서 보니까
조폭이 열나 멋져 보이지? 마, 다 철없는 짓이야 알어?
성실하게 살아 자식아.
주한 나가, 나가, 나가!
박충 아 줘야 나가지!
주한, 에라이 하며 얼른 구두를 벗는다.
박충, 짜불대면서 구두를 구두상자에 넣고
충성! 하고 나간다.
72. 복도
마주 오는 규영을 보고 인상을 찡그리는 박충,
뒤를 돌아가려는데,
규영 어이,
박충 (냅다 돌아서며) 아이고, 과장님 나오십니까.
규영 야야, (신발을 벗고 낼름 구두통의 슬리퍼를 신고 가며)
빨리 갖다 줘.
박충 안돼. 오늘 갈 데가 있어.
규영, 때리려고 손을 들면,
박충 (버럭) 나도 스케줄 바쁜 사람이에요. 왜이래!
규영, 별놈일세, 하는 얼굴로 가면
박충, 구두를 주워 담으며,
냄새... 하며 기절하는 얼굴.
73. 경찰서 앞
들어오던 철기.
경례하는 의경의 옷을 툭툭 쳐준다.
의경 ...
철기 (낮게) 내가 누구냐.
의경 ... 영등포 경찰서 강력팀 노철기경사님 입니다.
철기 굿.
의경 ... (흐뭇 웃는다)
74. 교도소 앞.
덜컹, 문이 열리면, 나오는 두용. 주변을 이리 저리 본다.
두부니 뭐니 울고불고 하는 사람들을 촌스럽다는 듯 본다.
다가오는 철기의 스포츠카를 보고 입이 쭈욱 째지는 두용.
박충, 뒷좌석에 앉아서 양 팔을 벌리고 두용아~ 한다.
철기, 휙 내려서 두용을 본다.
마주보는 두용과 철기.
75. 윤희 집 앞
장바구니를 들고 들어가던 윤희.
우편함을 본다. 우편함에 꽂힌 봉투 하나.
열어 본다.
76. 인서트
제주도 항공티켓. 밑에 메모.
꿈★은 이루어진다.
제주도에서 만나자.
77. 윤희 집 앞
윤희, 놀라 주변을 본다. 아무도 없다.
눈물이 그렁그렁해 진 채, 웃으며 티켓을 안고 서있다.
78. 엔딩
냅다 달려와 뒷좌석에 타는 두용. 차 출발 한다.
대로를 달리는 차. 두용, 갑자기 양 팔을 벌리고 외친다.
두용 나는 이두용이다!
나는 이제 자유다!
(옆 차에 대고) 아저씨 나 이두용이야! 난 이제 자유라고요!
(벌컥 뒤를 돌아 뒷 차에 대고) 나는 자유다!
박충, 일어나려는 두용을 잡아 내리고...
철기, 너 임마 딱지 끊는다! 하고...
달리던 차, 골목으로 들어가면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고 있던 복순,
울먹거리며, 달려온다.
흡족하게 보는 철기.
뛰어 내려가 엄마를 끌어안는 두용에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