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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엣의 남자] 04
S#1. 사장실 (밤)
마주앉아 있던 승우, 일어나 채린 등뒤로 간다.
어깨를 천천히 만져주는 승우.
그 느낌이 좋아 눈을 감는 채린.
승우 : 음.. 난 말야.. 매일 장미꽃을 가져다 줄 수 없을지도 몰라.
채린 : ...?
승우 : 가끔은 나 때문에 속상할 지도 모르고,
채린 : 무슨 소리야..?
승우 : 음.. 그리고 아주 가끔은 엄마가 그리워서 울 수도 있겠지. 하지만, 그렇게 가끔 손님처럼 오는 시간을 제외하고,
니 얼굴에 그늘을 만들지 않을꺼야.
승우, 보석함에서 목걸이를 꺼낸다. 채린의 목에 목걸이를 걸어주며..
승우 : 행복하게 웃는 니 모습 보고싶다. 아주 오랫동안..
채린 : (목걸이의 서늘한 감촉에 눈을 뜬다)
목걸이를 보고, 돌아보면..
승우 : 맘에 들어?
채린 : 지금 프로포즈 하는 거야?
승우 : (웃음) 매일 프로포즐 받는다면 지겹겠지만, 항상 그런 기분이었어. 전화할때 마다, 널 만날때 마다..
채린 : (가슴이 따뜻하게 차오른다)
승우 : 잠깐만.. (바깥으로 나간다)
S#2. 복도 (밤)
걸어오던 기풍. 꽃을 발견하고
기풍 : 어? 웬 꽃? (하면서 몸을 숙이는데)
사장실 문 열리면서 나오는 승우.
돌아보면, 향기를 맡는 기풍과 시선이 마주치는 승우.
기풍, 승우 동시에 인상 변하며 적대적인 시선.
기풍 : (툭툭대며) 당신 꽃이야?
승우 : (말없이 기풍 손에서 꽃을 채가려 하면)
기풍 : (휙 꽃 든 손을 피하며 시비조로) 프로포즈라도 할 모양이지?
안에서 들리는.
(채린) : 오빠, 무슨 일 있어?
기풍 : (꽃다발을 승우에게 팽개치듯 건네고 먼저 안으로 들어간다)
S#3. 사장실 안
채린을 향해 걸어가는 기풍.
승우 : (따라 들어오며) 자리 좀 비켜 주겠어?
기풍 : (채린에게 뭐라고 하려다가, 참고, 안색 바꾸며, 남은 초밥 가리키며) 이거 다 먹은거야? 음식을 남기면
죽어서 다 먹어야 되는 거 몰라? (한 입 먹으며) 우와~ 입에 착착 붙는구만. 착착~ 역시 있는 것들은 먹는 것도 다르다니까~
채린 : (어이없다)
승우 : 장기풍씨! (나가라는 듯 문을 열어준다)
기풍 : (걱정말라는 시늉하고, 보온병 챙기고, 한 입 더 넣고 나오며, 문을 나서다, 승우에게)
가문의 비극 정돈 카바할 수 있다, 이건가? 로미오씨?
승우 : ....?
기풍 : (돌아서 채린에게) 어이~ 쥴리엣 아줌마. 잘해 보셔~ (하는데 문이 쾅 닫힌다)
S#4. 명동거리 (밤)
초밥을 우걱우걱 먹으며 걷는 기풍.
기풍 : 근데 저 자식은 뭐가 그렇게 당당해? 송채린, 저 빙신 암것도 모르는 거 아냐?
(보온병 들어 마신다. 뜨겁다, 목잡고 주저 앉으며) 어~ 뜨거~
하는데, 울리는 핸드폰.
몸을 비비 틀며, 전화 받고
기풍 : (죽어가는 목소리로) 여보..세요.
찬비F : 오빠? 목소리가 왜 그래?
기풍 : 마, 말시키지 마. 죽갔어.
찬비F : 죽을래두 우리 집 들렀다가 죽어.
기풍 : 이게 아주 대놓고 악담이네? (하다가) 할마이가 집 빌려준대?
S#5. 산사 (밤)
불경을 탁 덮으며.
장삼부 : 뭬야? 니가 그 놈을 왜 키워?
백부자F : 내 호적에 올려서리 제삿상 받을라 글지, 왜겠음?
장삼부 : 야, 부자 너 미쳤네?
백부자F : 기풍이 니 호적에서 파갈테니께니, 그리 알라이.
장삼부 : 야, 부자야~ 그 간나 인간 망종이야~
S#6. 백부자 안방 (밤)
백부자 : 누구 씨라서 망종이겠음? 다 삼부 너 닮아 그 모양이갔지.
찬비 : (노크와 함께 들어 온다)
백부자 : 더 할 말 없음 끊는다이~ (끊는다)
찬비 : 함니, 기풍 오빠 왔어요.
백부자 : 그 놈이 진짜루 배추벌레가 된다고 했어?
찬비 : (끄덕끄덕) 응~ 되게 폼 잡으면서 말했다니까~
백부자 : 지코가 석자인 눔이 누굴 도와줘? (하면서도 말귀를 알아 들은게 흐뭇하다)
찬비 : 오빠, 기다리는데..
백부자 : 니가 그 눔 대변인이냐?
찬비 : (헤헤 웃는다)
S#7. 백부자집 거실 (밤)
미닫이로 구분이 된 거실.
한 쪽에서 대기하고 있는 사람들쪽에서 보면 백부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백부자 나와 앉으면
기풍 : 할마이. 사람 불러 놓고 이게 뭐야?
백부자 : (들은 척도 않고) 다음 누구야?
집사 : (서류 보며) 성미무역 김사장입니다.
김사장 : (미닫이 건너 편에서 소리 듣고 고개를 꾸벅 숙인다)
백부자 : 저 놈은 어째, 2차까지 터져야지 찾아 와. 얼마래?
집사 : 1억 5천입니다.
백부자 : 지난 달 매출건 하고, 어음깡 액수 확인해 봐. 새앙쥐 풀방구리 드나들 듯 하는게 어째 찜찜해.
집사 : 예.. 그게.. (전자 계산기를 꺼낸다)
기풍 : (슬쩍 어깨너머로 보다가) 2억4천3백9십5만8천3백원 비었네.
백부자 : (돌아본다)
기풍 : 후진 회사 어음깡은 30% 하는 거 아닌가?
집사 : (확인하더니) 맞, 맞습니다. 2억4천3백9십5만8천3백원이 적잡니다.
백부자 : (기풍을 물끄러미 보더니) 배추는 어떻게 했냐?
기풍 : 아, 배추! 내가 말야, 채권단 회의에 가설랑, 식칼로 반을 뻐억 쪼개갖구 (하는데, 곰방대 날아오고, 피하며) 왜에?
백부자 : 누가 그 배추 말했어? 이눔아!
기풍 : 아, 송채린이~ (한숨) 아무래도 죽쒀서 개준거 같어.
백부자 : 무슨 소리야?
기풍 : 언 놈이 지금 통째로 도둑질 할려고 그런다니까.
S#8 사장실
채린 : 오빠도 내 상황 잘 알잖아. 우리 조금만 더 있다 하자. 응?
승우 : (단호하다) 안 돼! 어머님들께두 다 말씀 드렸어. 곧 만나서 날짜 잡으실 거야.
채린 : (애원하듯) 오빠~
승우 : (손잡으며) 그냥 아무것도 묻지 말고 내가 하자는 대로 하자. 응?
채린 : 대체 왜 이렇게 서두르는데? 삼년이나 잘 기다리다가 왜 이제와서.. (갑갑하다)
내가 모르는 다른 이유라도 있어? (눈치 살피더니) 이유가.. 있구나?
승우 : 채린아.. 백화점, 너 혼자선 힘들어.
채린 : 나 혼자가 아냐. 그리고 힘들어도 할 수 있어. 나 열심히 할꺼야. 아니, 열심히 하고 있어.
백화점.. 그렇게 쉽게 포기하지 않을 꺼야.
승우 : (버럭) 왜 이렇게 사람 힘들게 하니? 한 번쯤은 내 얘기 들어줘도 되잖아! 뭐든지 니 맘대로, 니 뜻대로만 하고 살아야 돼?
채린 : (놀라서) 오..빠..
S#9. 백부자 거실
백부자 : (한숨) 그 놈의 백화점은 한시도 편한 날이 없구먼.
기풍 : 할머니도 삼송 백화점 알어?
백부자 : (무시하고, 곰방대 물어 피우며) 집 빌려주면 나한테 뭐해 줄꺼냐?
기풍 : 뭘 원하는데, 할마이 해달라는 거 다해줄께. 결혼만 빼고~ (히죽)
백부자 : 미친 눔.. 내 밑에 들어와서 일 해라.
기풍 : 싫어.
백부자 : 뭬야? 집 빌리기 싫어?
기풍 : 아니, 나 할마이 밑에서 일 할 시간이 없어. 지금 백화점 관리할 시간도 빠듯하다니까?
백부자 : 니 눔이 뭘 안다고 관리를 해? 거기가 어떤 덴 줄 알기나 해, 이 눔아?
기풍 : ....?
백부자 : 생목숨 내놓고 쌈질하던 전쟁터야. 전쟁터!
기풍 : 죽은 송사장이 누구랑.. 싸웠어?
백부자 : 누군지 알면? 너 같은 허깨비 눔이 이길거 같애? 헛소리 말고, 백화점 살리고 싶으면 일이나 똑바로 배우도록 해!
S#10. 동 사장실 (밤)
승우 : 제발, 채린아.. 난 겁이 난다. 너 상처 입을까 봐. 니 아빠처럼 너까지 상처입을 까봐. 그게 겁이 나.
채린 : 아니, 상처따윈.. 나 겁 안나. (눈에 물기가 어리며) 난.. 아빠처럼은 되지 않을꺼니까.
승우 : 알아. 넌 충분히 강해. 하지만, 이번엔 아니야. 니가 감당하기엔 너무.. (벅찬 일이라니까!)
채린 : (O.L) 오빠 맘 알아. 아니 너무 잘 알고 있어. 나도 지금 당장 오빠랑 결혼하고 싶어. 근데, 이런 모습은 싫어.
(그렁그렁해지며) 이렇게 망가진 채로는 정말 싫어.
승우 : (애절하게) 채린아~
채린 : 오빠, 지금 백화점 포기하라는 건, 날 포기하라는 거랑 똑같애. 그럼 난.. 오빠한테 영원히 갈 수 없을지 몰라.
승우 : (할 말을 잃는다)
S#11. 달리는 차안 (밤)
운전을 하고 있는 굳은 표정의 승우.
채린 : ...
승우 : ...
채린 : ..미안해, 오빠..
승우 : ..괜찮아.
채린 : 하지만..
승우 : (뭘 걱정하는 지 알고) 어머님들껜 내가 말씀 드릴께. 잠깐 미루는 거뿐이잖아. 걱정 마.
채린 : (끄덕끄덕)
승우 : 집엔 왜 안가겠다는 거야?
채린 : 백화점 문제만 해도 복잡해 죽을 지경이야. 찡찡쟁이 엄마까지 감당하긴 너무 힘들어.
승우 : (알겠다..) 자구대책은 세웠니?
채린 : (한숨) 아직.. 자료 읽기도 빠듯해.
승우 : 부동산 매각부터 시작해.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서 부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꺼야.
그 다음에 회사 보유 유가증권이 얼마나 있는지 파악해서 매각하고..
채린 : ..잠깐만, 부동산 매각, 그리고 유가증권 매각.. (하면)
승우 : 순서 정리해서 내일 팩스로 넣어줄께.
채린 : ..고마워.
승우 : (웃지만 착잡하다)
S#12. 사채 골목앞
멈춰서는 승우의 차.
채린 : (서류보따리 들고, 차에서 내리며) 그만 가, 오빠.
승우 : 집앞까지 바래다 준다니까, 왜 고집이니?
채린 : 이 정돈 괜찮아. (부러 들어 올리며) 봐. 가쁜하지.
승우 : 그래, 그럼.
채린 : 먼저 가, 오빠.
승우 : 너 먼저 가. 힘들잖아.
채린 : 아냐, 오빠 가는 거 보구 갈께.
승우 : 고집은.. (미소) 그래, 먼저 간다.
차에 오르고, 승우 싸이드 보면.
채린 : 오빠!
승우 : (돌아보면)
채린 : (걸어와 목걸이 보여주며) 사실 이거 너무 맘에 들었는데, 그 말 못했어. 고마워.
승우 : (끄덕) 간다.
승우차, 출발하면.. 물끄러미 보는 채린. 돌아서 걷는다.
S#13. 차 안 / 동 사채 골목 사거리
라이트에 비춰지는 골목 풍경. 1부에서 찾아온 곳이라 낯익다.
차를 멈추고 돌아보다가, 다시 출발하는 승우.
차 빠져 나가면..
선글라스에 마스크를 쓴 복규가 스윽 나타난다. 손에 든 기풍의 인적 사항.
복규 : (선글라스 슬쩍 내리며) 장기풍이 주소를 구하긴 구했는데.. 중구 명동 268- 7이면.. (하면서 돌아서는데)
걸어오던 기풍과 부딪친다. 휘청 물러나다가 기풍을 보고..
복규 : 허어억~ (하고 물러나다가 가로등에 뒷통수 받는다)
복규, 뒷통수 문지르며 고통스럽다.
기풍 : 당신 장님이야? (복규 손 저으면) 하여튼지 요샌 개나 걸이나 다 썬글라스야~ (간다)
복규 : (선글라스 내리며) 잡았다. 장기풍~ (하면서 뒷통수 다시 문지르고)
S#14. 기풍집 안
서류를 읽고 있는 채린.
기풍, 문에 기대 서서
기풍 : (시비조로) 왜 왔어?
채린 : (무슨 소리냐는 듯 돌아보면)
기풍 : (이죽이죽) 프로포즈 받은 거 아냐? 결혼 준비 안해? 하긴 다 망해서 준비할 것두 없겠다.
채린 : 헛소리 하지 마. (일어나 다른 서류 챙기면)
기풍 : 결혼하든지 말든지 내 상관할 바 아냐. 하지만! 내 돈 갚기 전엔 여기서 한 발짝도 못 나가. 딴 생각 하지 마. 알았어?
채린 : (돌아서 노려본다)
기풍 : 아니, 아니. 너 결혼 못해! 절대 안 돼!
채린 : 당신이 뭔데 이래라 저래라야?!
기풍 : 벌써 까먹었어? 넌 나한테 저당잡힌거야~
채린 : (화를 누르며) 당신 돈 갚기 전엔 결혼 같은 거 안해. 아니, 추호도 그럴 맘 없어.
하지만, 내 사적인 부분까지 간섭하려 드는 건 용서 못해. 나가 줘! (문을 쾅 닫는다)
기풍 : 비응신~ 지 아부지가 누구땜에 죽은 지 알고도 저럴까?
화가 나, 소파에 벌렁 눕는 기풍.
자료를 읽는 채린. 흔들거리는 목걸이를 한 번 만져본다. (F. O)
S#15. 부사장실 (낮)
보고 하고 있는,
복규 : 드디어 장기풍이의 비트. 즉 비밀 아지트를 사정없이 파악해 버렸습니다. 부사장님.
미라 : 내일이 2차 채권단 회의지? 오늘 안으로 데리고 와!
복규 : 예?
미라 : 그 놈만 포섭하면 채권단 회의에서 송채린을 한 방에 날려 버릴 수 있어.
복규 : 아, 예~ 근데 그놈이 워낙 설치고 다니는 놈이라서, 지금은 소재파악이 안되는데요.
미라 : 그러니까 찾아오라는 거 아냐!
복규 : 예! (얼결에 경례 붙인다)
S#16. 백화점 옥상
옥상에서 실강이를 벌이는..
기풍 : 이거 왜 이래? 사실은 사실대로 말을 해줘야 될 거 아냐~ 송채린도 지 아버지에 대해 알 권리가 있는 사람이라구~
충선 : (조바심이 나서) 누구 또 죽는 꼴 보려고 이래? 제발, 조용히 좀 해, 누가 들어!
기풍 : 들어야지! 다 들으라 그래! 백화점 살리기 어려우니까, 송채린만 쏙 빼가자는 수작 아니냐구? 그럼 난 뭐야?
백화점 문닫고 알거지 되라는 거야?
충선 : 말 조심해 이 사람아. 우리 아가씨, 백화점 쉽게 버리고 갈 분 아냐.
기풍 : 그럼 뭔데? 돈 빌려 달랄땐 안 빌려줘서 사람 죽게 만들고, 이제 와서 송채린한테 프로포즈 하는 건
백화점을 살리겠다는 거야? 날로 먹겠다는 거야? 대체 최승우란 놈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지금?
충선 : 제발.. 아가씨껜 얘기하지 말게. 응? 사장님은 아가씨가 상처 받을까.. 그것만 걱정하시다 가셨어.
어쩜.. 그게 유언이었을지도 몰라.
기풍 : 그래서 더 얘기해야 돼. 상처따위도 못 이기면, 백화점은 영영 못 살릴테니까. 아이씨가 안하면 내가 하겠어.
충선 : 시간을 좀 줘.. (침통하다)
기풍, 겉으론 그랬지만 안타깝다.
S#17. 사장실
팩스 용지가 끊임없이 새어 나온다.
채린 펼쳐들면, 백화점 자구대책안 순서라고 적힌 빽빽한 문서들.
그 위로 들리는..
승우E : 자구대책 세 번째 단계는 계열사 매각이야. 가능한 흑자기업을 매각해야돼.
그리고 마지막으로, 백화점 경영정상화 방안을 내세우면 자구대책이 완성되는 거지.
받아보는 채린의 얼굴이 환해진다.
S#18. 회의실
이사진들이 앉아 있고,
브리핑을 하는 채린. 공장 전경이 보여지고..
채린 : 중국 칭타오에 위치한 백화점 부집니다. 무리한 해외진출은 당분간 보류합니다.
우선적으로 칭타오의 부동산과 세린느 의류회사를 매각할 방침입니다.
이사1 : 세린느는 유일한 흑자회삽니다. 그걸 팔면..
미라, 듣는 둥 마는 둥 서류에 낙서를 하고 있다.
'가짜 재무제표 -> 송채린 채권단 불신임. 장기풍 포섭 -> 송채린 아웃'등의.
채린 : 적자인 기업을 누가 인수하겠습니까? 아쉽지만, 팔 수 있는 건 다 팔 생각입니다. 다음은 백화점 경영에 대한 안건인데..
아직 손익계산서도 다 파악이 안됐습니다. 내일까진 가능하리라 봅니다.
싸늘한 미소를 짓고 있는 미라.
S#19. 복도
미라 옆에 바짝 붙어서,
복규 : 정말 대단한데요? 자구대책 순서를 너무 잘 알잖습니까?
미라 : (비위 상해) 대단하긴 뭐가 대단해! 하룻강아지 설치는 꼴이라니.. 내일 당하는 꼴이 눈에 선하군.
복규 : 카메라 준비할까요, 부사장님?
미라 : (무슨 소리냐는 듯 보면)
복규 : 신임사장 개망신 끝에 퇴진! 양미라 부사장. 대표이사 등극! 기념사진이라도 찍어야 되지 않겠습니까?
미라 : (한심하지만, 기분 좋은 아부다. 웃는다)
복규 : (따라 웃으면)
미라 : 헛소리 말고, 장기풍이나 찾아 와!
S#20. 기풍집 앞 (밤)
기풍이 사는 건물이 보이고,
선글라스를 낀 복규. 기풍의 집을 올려다 보더니, 계단을 올라간다.
S#21. 기풍집 (밤)
쌓아 둔 서류를 보고 있는 채린. 무언가를 찾는다. 안 보인다.
채린 : 99년 재무제표 못 봤어?
(기풍) : (먹는소리와 함께) 그게 뭔데?
채린 : (거실로 나오며) 어디 갔지?
보면, 라면냄비 받침대로 펼쳐진 재무제표와 회계원장.
채린, 경악하며
채린 : 지금 무슨 짓하는 거야!
기풍 : 보면 몰라? 라면 먹잖아.
채린, 급하게 재무제표를 빼내려다가 냄비 엎지른다.
재무제표에 뿌려지는 국물들.
채린 : 나 몰라~ 어떡해?
기풍 : (라면만 아까워) 으으~ 피같은 국물~
채린 : 지금 그게 문제야? 이게 얼마나 중요한 지 몰라? 내일 채권단 회의 망치고 싶어!
기풍 : 주, 중요한 거야?
채린 : 당신 목숨 보다 더!
기풍 : (목을 만져보다가) 어디 줘 봐 봐. 내가 닦아 줄께.
채린 : 됐어! (빼앗으려하면)
기풍 : 내가 저지른 거니까, 내가 닦아 준다구!
기풍, 서류 빼들고 싱크대로 간다.
채린, 조바심이나 지켜본다.
기풍, 행주로 서류를 닦다가.. 무의식중에 중얼중얼 숫자를 센다.
주판알 튕기듯 손을 까닥댄다.
채린 : 번졌지, 그치? 어떡해, 이 바보야.
기풍 : 잠깐만.. (탁자의 회계원장을 넘기며 웅얼댄다)
채린 : 뭐하는 거야, 지금?
기풍 : (기다리라는 시늉하고..손가락 까닥대더니) 이 재무제표, 회계원장이랑 틀려.
채린 : 무슨.. 소리야?
기풍 : 총자산이란게 총부채하고 총자본이 합쳐진 거잖아. 총자산은 맞는데.. 부채액이 이거랑 틀리잖아.
봐봐. 작년 4/4분기 총부채액이 6567억인데, 올해 일사분기엔 5567억으로 잡혀있어.
백화점이 망했는데, 어떻게 부채가 줄어드냐? 딴거랑 바뀐 거 아냐?
채린 : 그럴리가 없는데.. 미라 언니가 직접 보내준 건데.. (큰일 났다) 어떡하지?
S#22. 기풍집/ 사무실 앞
양복 넥타이를 당겨보는 복규. 노크를 하려고 손을 드는 찰라,
휘익 하고 열리는 문.
기풍과 채린이 뛰쳐 나와 계단을 달려 내려간다.
문이 스르르 움직이면, 코피가 터진 채, 숨을 헐떡대는 복규.
복규 : 누구..엠블란스 좀.. 불러 줘요.
S#23. 백화점 복도
불꺼진 백화점 복도를 달려가는 채린과 기풍. 경영지원실 문을 박차고 들어간다.
S#24. 경영 지원실
불이 켜지면, 썰렁한 실내.
자료 이것 저것을 마구 뒤지는 채린.
기풍도 기웃대 보지만, 뭐가 뭔지 모르겠다.
채린, 전화기를 들고 번호를 누른다. 핸드폰인 지, 전화가 꺼져 있다는 소리만 들리고..
채린, 당황하다가, 책상 위 서류를 밀치면 나타나는 비상연락망.
S#25. 미라 방
환하게 불이 켜져 있고, 수면안대를 하고 잠든 미라.
전화벨이 울리며, 더듬더듬 전화를 받는다.
미라 : (신경질적으로) 여보세요!
채린F : 미라 언니?
미라 : 채린이구나. 지금 몇 시니?
채린F : 언니, 재무제표가 바뀌었나봐.
미라 : (일어나 앉으며) 어머, 그럼 어떡하니? 그건 심과장이 알고 있을텐데.. 어제 지방 출장 보냈거든. 내일이나 올라 올텐데.
채린F : (한숨..) 내일 채권단 회의전까지 올라 올까? 아냐.. 그래도 너무 늦어.
미라 : 어떡하니? 내가 지금 갈까?
채린F : 아냐. 됐어. 그만 끊을께.
전화 끊기면,
그제서야 안대를 벗는 미라, 어딘가로 급하게 전화 건다.
미라 : 심과장? 내일 오전에 출근 하지마.
심과장F : (코맹맹이) 무슨 말입니까? 부사장님. 저 지금 짤린 겁니까? 예? (울먹이며) 제가 무슨 잘못이 있다고
이러십니까, 부사장님. 장기풍이 포섭하려다가 코뼈에 금가서 지금 응급실에 와있는데.. (비명) 살살 좀 해요!
(다시) 부사장님, 이건 정말 억울합니다.
미라 : 오전에 출근 말고 오후에 하란 말야! 알아 들어?! (쾅 끊는다. 싸늘한 미소가 번진다)
S#26. 경영 지원실
채린 : (초조하다) 어떡하지?
기풍 : 별수 없잖아. 직접 해보는 수 밖에.
채린 : ....?
S#27. 기풍집 거실
손익계산서를 펼쳐들고, 암산을 하고 있는 기풍. 뭔가에 집중한 모습이 처음이다.
빠른 속도로 숫자를 적고, 손을 놀리며 암산을 한다.
채린 : 언제 이런 걸 다 배웠어?
기풍 : (암산하는 반대손으로 낡은 나무주판을 바닥에서 들어 탁자에 놓는다)
채린 : (보면) 주..판이잖아?
기풍 : (가까이 오란 시늉을 한다)
채린 : (영문을 몰라 가까이 가면)
기풍 : (주판으로 채린의 머리를 확 민다)
채린 : (비명을 지르며 기풍을 친다) 어우~ 아퍼! 이게 뭐야~
기풍 : (히죽) 내가 이걸루 매일 머리통에 10차선 고속도로가 난 사람이다. 덕분에 초등학교때 암산왕 먹었잖아?
채린 : 어유~ 정말 못 됐어!
기풍 : (표정 변하며) 당신 이뻐서 이 짓 하는 거 아냐. 백화점. 당신 것 이전에, 내 것이기도 해. 아무한테도 안 넘겨!
채린 : ....! (괜히 고맙다)
기풍, 다시 집중한다.
그런 기풍을 물끄러미 보는 채린.
창가로 스며드는 새벽빛. 벌건 눈으로 집중하고 있는 기풍.
(경과)
시계분침이 10시 30분을 가리키고 있다.
채린 : (초조하게 기풍 보면)
기풍 : (장부 탁 덮는다)
채린 : 다 됐어?
기풍 : (고개 가로저으며) 힘들어.
채린 : (절망적인 표정으로 시계보다가) 이렇게.. 끝나는 거야?
S#28. 채권단 회의장
들어가는 채권자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하고 있는 미라. 시계를 보더니,
미라 : 장기풍이 카든 아직 안써도 괜찮겠군.
싸늘한 미소를 띠며 안으로 들어간다.
S#29. 사채골목 앞 (낮)
계단을 뛰어 내려 오는 두 사람. 사채골목을 달려 나간다.
포장마차에서 튀김과 오뎅을 먹고 있던 복규. (반창고 코에 붙이고) 고개를 돌리다가, 두사람을 발견한다.
본 게 믿어지지 않는 지 벌떡 일어난다. 택시를 잡아 타는 두 사람을 보며..
복규 : 트, 특종이다! 특종! 전화..전화!
(시선은 두 사람 좇으며, 핸드폰을 들려고 손을 더듬대다가 오뎅통에 손을 담그고, 비명 지르며 손 붙잡고 절규한다)
S#30. 달리는 택시안 (낮)
장부를 펼쳐든 채, 계산에 몰두하고 있는 기풍.
조수석에서 불안하게 돌아보는 채린.
백화점 건물이 바로 눈앞에 다가온다.
기풍, 서류의 마지막 장을 넘긴다.
기풍 : (재무제표에 숫자를 적어 넣고, 푸우~ 한숨을 쉰다)
채린 : 됐어?
기풍 : (끄덕하며 재무제표를 넘긴다)
S#31. 백화점 앞
차에서 내리는 채린과 기풍.
백화점 정문 옆으로 '과학전시전 물로켓' 플랭카드와 아이들 보인다.
기풍, 도로 옆 벤취에 털썩 앉으면..
채린 : 안 갈꺼야?
기풍 : 몰라~ 난 잠 못자면 헛소리하는 징크스가 있거든. 어음 돌리겠다고 할지도 모르니까, 혼자 올라 가.
난 찜질방이나 가서 한 숨 때려야겠어.
채린 : 고마워.
기풍 : 지겹다. 그 소리 좀 다시 안 듣게 해 봐.
채린 : 그럴 일 없을꺼야.. 앞으론.. 갈께. (바쁘게 간다)
기풍 : (쳐다보다가, 일어나면서 휘청하더니) 아~ 현기증~ (하는데)
갑자기 퍼엉퍼엉 하는 소리 들린다.
놀라서 보면, 하늘 높이 치솟는 물로켓.
헤에~ 입을 벌리고 보는 기풍.
S#32. 채권단 회의장
시계 분침이 정각을 치면, 시계를 보는 사람들.
이때, 문이 벌컥 열리며 들어오는 채린.
돌아보는 사람들.
뒷쪽에 서 있던 미라, 실눈을 뜨고 채린을 살핀다.
단상에 서는 채린. 서류가방 펼쳐 든다.
(경과)
심각하게 듣고 있는 사람들 표정위로.
채린 : 현재 저희 삼송백화점의 자산상태는 총 자산 7465억에
미라 : (재무재표 용지를 보며 뜨끔 놀란다. 숫자가 일치한다)
채린 : 총부채 6567억. 그리고 자기자본 898억에 자본금 520억입니다. 연매출액은 6천4백3억이며, 당기 순이익은 - 31억입니다.
미라 : (인상이 구겨진다)
S#33. 복도
문을 닫기 무섭게, 핸드폰을 꺼내들고 버튼 누르는.
미라 : 심과장. 대체 어떻게 된거야? 송채린이 재무상태를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잖아! 뭐? 손이 어쨌다구? 듣기 싫어!
S#34. 동 회의장
진지하게 듣고 있는 채권단들.
김과장, 사뭇 진지하다.
채린 : 첫째, 현재 중국 칭타오에 건설중인 백화점부지와 자회사인 세린느 의류회사를 매각하겠습니다.
둘째, 보유중인 한국통신주 40만주와 포철주식 15만주를 매각. 정상화 자금을 마련하겠습니다.
세째, 백화점 정상화를 위해 획기적인 선진국형 시스템인 원스톱 쇼핑을 실시하겠습니다.
S#35. 복도
미라 : 다 틀렸어! 당장 내 방으로 와! (버럭) 글쎄, 자세한 얘기는 이따가 하라니까!
이때, 안에서 들리는 박수소리.
더욱 열이 터져..
미라 : 아냐, 아냐. 머리가 깨질 것 같애. 정리 좀 해야겠어. 찜질방으로 와.
S#36. 채권단 회의장
박수소리가 계속 이어지고,
벅찬 얼굴로 열불나게 박수를 치는 김충선 과장.
한별은행팀장이 일어난다.
한별 : 한별은행 여신부장 원치승입니다. 송채린 사장의 자구대책 잘 들었습니다.
삼송의 자구대책안을 받아 들일 지에 대해선 은행권의 충분한 내부회의를 거친 후에 결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채린 : 긍정적인 검토 부탁드립니다.
한별 : (미소지으며) 알겠습니다.
채린 : (웃는다. 벅차다)
S#37. 찜질방
대자로 뻗어서 잠들어 있는 기풍.
머리에 수건을 동여맨 복규. 미라를 좇아 들어온다.
복규 : 부사장님. 그거보다 더 중요한 사실을 제가..
미라 : (버럭) 시끄러워! 서류하나 제대로 못 바꾸는게 무슨 말이 많아.
복규 : 진짜 확실하게 바꿔치기해서 줬다니깐요.
미라 : 그게 말이 돼? 밤새 그 많은 서류를 다 맞춘다는게 말이 되냐구?
복규 : 글쎄 말입니다. 혹시 지니가 도와줬으면 모를까.
미라 : 지니가 누구야?
복규 : 거 있잖습니까? 램프를 싹싹 비비면 펑 하고 나타나는 등치 이따만한 거인.
미라 : 으이그~ (하면서 모퉁이 도는 순간)
바닥에 쓰러져 잠든, 기풍의 발에 채이며 나뒹구는 미라. 기풍의 몸을 덥치는 격이 된다.
기풍, 잠결에 미라 안으며 옆으로 뒹굴면,
미라 : (비명지르며 기풍 밀치며) 뭐해! 이 인간 치우지 않고!
복규 : (당황해서) 예. 부사장님.
복규, 기풍의 머리통 붙들고 억지로 떼놓다가 기풍 얼굴 보더니,
복규 : 허어억~ (물러나며, 엉덩방아 찧는다)
미라 : 왜 그래?
복규 : 자.. 자.. 장.. 장기풍입니다. 부사장님.
미라 : 뭐어? (자세히 본다)
복규 : 아까 말씀을 못드렸는데요. 송채린이랑 장기풍이 같은 집에서 나오는 걸 제가 목격했습니다.
미라 : 송채린이 장기풍이랑 한집에서?
코를 골며 잠든 기풍을 의미있게 보는 미라.
S#38. 신우그룹 본사 전경
S#39. 승우 집무실
집무 중인 승우.
노크 소리와 함께 비서 들어오고
비서 : 손님 오셨습니다.
채린 : (가방을 들고 들어오며) 오빠..
승우 : (웃으며 일어난다) 어서 와.
비서 : (나가고)
승우 : (반갑게) 소식 들었어. 회읜 잘 마쳤대면서?
채린 : 오빠가 다 도와준건데, 뭘.
승우 : 잘 돼서 다행이야. (가방에 시선 주면)
채린 : 아, 이거~ (망설이며) 백화점 재무구조랑 정상화 계획선데.. 혹시 오빠 시간 되면.. 봐줬으면 해서.. 미안해, 오빠..
승우 : (서류가방 당겨 받으며) 글쎄. 보는 건 문제가 아닌데~ 회사 극비사항을 이렇게 함부로 보여줘도 되는 거야?
채린 : (웃음) 오빨 안 믿으면 누굴 믿어?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백그라운든데. 안 그래?
승우 : (미소) 그래~
책상위에 쌍으로 된 두 개의 시계 보며.. (파리 시간과 서울 시간 알리는)
채린 : 아직두 갖구 있네?
승우 : 섭섭한데, 어째 나만 갖고 있단 소리로 들리지?
채린 : (미소)
승우 : 이거 전해주러 온거야?
채린 : 아니, 아버님 좀 뵐려구.
승우 : ....?
S#40. 회장실
채린 옆에 앉아 있는 승우. 소파 중앙에 앉으며..
최회장 : 날 보자고 했다구?
채린 : 예. 귀국하는 대로 찾아 뵀어야 하는데.. 인사가 늦었습니다. 아버님.
최회장 : 인사하러 온 게냐?
채린 : 아닙니다. 사업상 의논드릴게 있어서 왔습니다. 아버님.
최회장 : 일 얘기라면 호칭부터 바꿔 불러라.
채린 : 예?
최회장 : 사업얘기 하는데, 사적인 호칭은 삼가란 말이다.
승우 : (불안하다)
채린 : (알아 차리고) 죄송합니다.. 회장님.
최회장 : 어디 송사장 제안 좀 들어 볼까?
채린 : (마음 다잡고) 신우 그룹에서 저희 세린느 의류회사를 인수해 주셨으면 합니다.
최회장 : 부도난 백화점 자회사를 인수할 이유가 뭐가 있을까?
승우 : 회장님.
최회장 : 송사장이랑 얘기중이다. 최실장은 나가 있어.
승우 : (채린을 본다)
채린 : (걱정 말라는 듯 고개 끄덕이고)
승우 : (일어나 나간다)
최회장 : (기대며) 조건이 뭐냐?
S#41. 신우그룹 앞 공원 (낮)
벤취에 앉는 채린. 승우, 옆에 앉으며
승우 : 미안하다. 아버지 성격이 원래 저러시잖아.
채린 : 아냐, 오빠. 예전처럼 대해주셨음 더 자신 없었을거야. 내가 불편해 할까 봐, 오히려 더 딱딱하게 나오셨겠지.
아버님, 아니 회장님. 사업가로서 존경해.
승우 : 고맙다. 그렇게 얘기해 줘서. 가자, 맛있는 점심 사줄께.
(일어나다, 핸드폰 받고) 최승웁니다.. 예. 회장님. 지금요? (채린 보면)
채린 : (괜찮다고 입끝으로 말하고)
승우 : 아닙니다. 지금 올라가겠습니다. (끊는다) 어떡하지? 회장님 호출이야.
채린 : 나 괜찮아. 어서 올라가 봐.
승우 : (미안한 마음에) 그래. 내가 연락할께. 간다. (가다가 돌아서서 손 흔든다)
채린 : (같이 손 흔들어 주다가, 돌아서 걷는다)
채린 얼굴 위로 들리는.
최회장E : 승우랑 결혼할 생각이냐?
채린E : 아직은 아닙니다.
최회장E : 니 그릇에 담아두기엔 너무 바쁜 아이다.
채린, 최회장의 의도를 되집다가 고개 흔들고, 마음 다지며 걷는다.
S#42. 회장실
최회장 : 경영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르는 애가 어떻게 그런 자구대책을 내놓을 수 있었지? 니가 도와준 거냐?
승우 : ... 아닙..니다.
최회장 : 만만하게 볼 애가 아냐. 세린느 인수하는 건 어떻게 생각하냐?
승우 : 중저가 브랜드로서 탄탄하다고 봅니다. 고가 브랜드인 저희 신우 브랜드랑 결합하면, 패션시장의 점유도를 충분히..
최회장 : 됐다. 인수해라.
승우 : 예.
최회장 : 단, 인수가격은 삼송이 제시한 가격의 삼분지 이로 결정해.
승우 : 회장님.
최회장 : 그 조건이면 충분해. (일어나며) 가자. 만날 사람이 있다.
S#43. 접견실
들어오는 최회장과 승우.
일어서 맞이하는 외국인 둘과 팀장.
악수를 하는 최회장과 외국인 둘.
최회장 : * 반갑습니다. (승우 보며) 이쪽은 저희 회사 기획조정실장. 제 아들입니다. 허허.
외국인 : * 처음 뵙겠습니다. 에드워드 노튼입니다.
승우 : * 반갑습니다. 최승웁니다.
최회장 : 노드스트롬 백화점 아시아 총책임자다.
승우 : 노드스트롬이라면 홍콩 유통업에 진출한 영국 백화점 아닙니까?
최회장 : (외국인 보고 웃으며) 우리에게 합작제의를 했다. 지들 백화점 노하우하고 우리 신우통운의 물류 운송능력을
합치자는 거지. (외국인에게) * 앉으시죠. 이 놈들도 삼송백화점을 노리는 모양이야. 서둘러야겠어.
승우 : (뜨금, 굳어 버리는)
(F.O)
S#44. 사채 골목 (아침)
상쾌한 기분으로 걷고 있는 채린의 발이 가볍다.
어기적 거리며 걷던 기풍. 페트병을 보면 냉큼 달려가 줍고, 줍고 한다.
채린 : 증말 챙피해서 같이 못다니겠네~ 넝마주이로 나섰어?
기풍 : 두고 보게, 이 사람아~ 이게 다 돈이네요, (또 하나 발견하고) 어~
하고 달려가 주으려는데, 그 앞으로 끼익 멈춰서는 차.
찬비 : (내리며) 오빠!
기풍 : 또 너냐?
채린 : (걸어오다 멈춰서 본다)
찬비 : (경계심 가득한 눈으로) 이 여자 누구야? 아는 사람이야?
기풍 : 어~ 잘 몰라.
채린 : (기막히다) ..
찬비 : 그래, 오빠랑은 넘 아니다. 나이도 확 간게 보이는데?
채린 : (어이없는 웃음)
찬비 : 울 오빠 알아요?
채린 : 글쎄요. 사채꾼이란 거 밖에 모르죠. (기풍에게) 돈 없다고 징징대더니, 원조교제도 하나부지~
찬비 : 거기 카바레 분위기 보단 이쪽 락카페 필이 훨 낫죠.
채린 : (발끈하지만) 하긴 뭐.. (기풍보며) 아직도 유아기를 못 벗어났으니 딱 그 수준이겠지. 잘 해보셔. 바람둥이씨. (휙 간다)
찬비 : 뭐, 저딴게 다 있어? 오빠, 쟤 도대체 누구야?
기풍 : 넌 웬일인데?
찬비 : (여전히 씩씩대다가) 할머니 호출이야.
S#45. 도로
가방을 무겁게 들고 가는 채린 옆으로 빠앙~
경적을 울리면서 달려가는 찬비의 차.
기풍, 어이~하며 손 흔들고 가면..
채린 : 바람둥이 자식! (상관 없지만, 괜히 기분 나쁘다)
S#46. 일반 주택 앞
주소를 확인하며 걸어오는 기풍 위로.
백부자E : 일수 떼먹고 도망친 놈이야. 이자쳐서 원금까지 다 받아와야 돼. 못 받을거면 차라리 거기에 뼈 묻어.
기풍 : (문패 확인하며) 이철웅. 맞구만.. (하는데)
안쪽에서 액자며, 냉장고를 짊어지고 나오는 사람들. 가전제품을 줄줄이 트럭에 싣는다.
기풍 : 어, 아이씨. 이사 가?
남자1 : 이사는 무슨.. 이집 주인 놈 돈 떼먹고 도망가서 집달리 닥치기 전에 챙겨가는 거야.
기풍 : 뭐어?
S#47. 주택 안
달려 들어오는 기풍. 이방 저방 정신없이 뒤져 보지만, 암것도 없다.
기풍 : 어이, 씨~ 내 돈. (울쌍이 되어 보는데)
대형 수족관에 노니는 비단잉어 한 마리.
S#48. 백부자집 정원
날아오는 빵빵한 비닐봉투에 나뒹구는 기풍. 비닐봉투 찢어지며 물세례를 받는다.
퍼득거리는 잉어를 껴안는 기풍.
백부자 : 이 간나야~ 돈 받아 오랬지, 누가 고기 잡아 오랜?
기풍 : (겨우 잉어를 잡고서) 그럼 어떡해? 다 발르고 암껏도 없는데.. 할마이, 이거 팔면 돈 좀 안되까?
백부자 : 넋 빠진 눔. 돈 못 받아올꺼면 너도 집 비우고 사라지라우! 날래 안가고 뭐해!
기풍 : 알았어.. 가면 되잖아.
기풍, 미끈거리는 잉어 껴안고 주춤거리며 돌아 나온다.
백부자 : (혀 끌끌차며) 한심한 눔.
찬비 : (말도 못하고 눈칠 보면)
백부자 : 저래 가지고설라무네 그 독한 계집을 어찌 감당하누~
S#49. 사장실
문이 열리며 들어오는 미라.
뒤따라 들어오는 복규.
미라 : 아직 연락 없었니?
채린 : (초조하게 서 있다가 고개 끄덕인다)
김충선과 이사진들 일어나 미라에게 인사한다.
미라 : (무시하고) 그 정도 자구대책이면 어느 은행인들 안 받아 들이겠니? 걱정하지 마.
(시계 흘낏 보고) 4시반이면 은행 업무 종결될 시간인데~
채린 : (더욱 걱정스러워 진다)
이때, 울리는 전화벨.
채린, 급하게 받고.. 시선들 모인다.
채린 : 예. 송채린입니다. 예.. (풀 죽은 목소리) 예. 어렵다구요?
미라 : (쫑긋 세우고, 얼굴 밝아지는데)
채린 : 예. 잘 알겠습니다. 전화 주셔서 감사합니다. (끊는다)
미라 : 뭐래?
채린 : 당분간 신규여신은 어렵대요.
미라 : 그럼 어떡하니?
채린 : 대신에.. 의류회사 매각이 이루어지면, 그때 여신제공하겠답니다.
충선 : 그럼, 자구대책안이 받아들여진 거 아닙니까?
채린 : (끄덕인다)
충선 : (벌떡 일어나며) 만세! 송채린 사장님 만세! (복규 손을 잡고 치켜 올리며) 만세!
복규 : (얼결에) 만..세..
미라 : (찌릭 노려보고) 수고했다. (나간다)
복규 : 만세! (하다가, 손 뿌리치고 뒤쫓아 나간다)
충선 : (채린 손을 덥썩 잡으며) 아가씨.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채린 : 고맙습니다. 모두 여러분 덕분이예요.
이사진들, 채린에게 박수를 쳐준다.
힘이 넘치는 채린의 표정. 벅차다.
S#50. 부 사장실
소파에 털석 앉아 머리를 짚는 미라.
복규, 병을 따서 건네며..
복규 : 우황청심환입니다. 부사장님.
미라 : (벌컥 마시고는) 어휴~ 분해. 그런 새파란 계집애가 나서는 꼴을 어떻게 보란 말야!
복규 : 별수 없잖습니까? 눈 딱 감고 참으셔야죠.
미라 : 시끄러워! 침착하자, 양미라. 이럴 수록 침착하게.. (하다가, 번뜩) 송채린이 장기풍이랑 같은 집에서 나온게 확실하지?
복규 : 예. 제가 양쪽 2.0 합이 4.0 눈으로 확실히 봤다니까요.
미라 : 둘이 붙어 있는 현장사진 확보 해!
복규 : 예? 사진은 찍어서 뭐하실려구.. (하다가) 아, 송채린이 최승우랑 약혼한 사이죠?
약혼자를 놔두고, 외간 남자랑 동거를 한다? 이거 완전히 9시뉴스 감인데요? 나 같으면 당장 파혼이다, 파혼.
안 그렇습니까, 부사장님?
미라 : (흐흥~) 곱게 놔둘 순 없지~
S#51. 사장실
벅찬 흥분에 아직도 설레는 채린. 전화기를 든다.
채린 : 여보세요. 최승우 기획실장님 좀 부탁드립니다.
소리F : 실장님, 지금 회의 들어가셨습니다. 메모 남겨드릴까요?
채린 : 아뇨. 제가 다시 걸겠습니다. (끊는다)
S#52. 신우 그룹 회의실
전화 중인.
최회장 : 당신들 정말 이렇게 나올꺼야? 삼송 법정관리 시키겠다고 철썩같이 약속해놓고, 이제 와서 발뺌을 해?!
듣기 싫어. 그깟 백화점 하나가 우리 신우그룹보다 더 중요하다 이거지? 그래, 어디 멋대로들 해봐! (철컥 끊는다)
불안한 승우와 신팀장. 팀원들
최회장 : 썩어 빠진 자식들. 지 놈들한테 쏟아부은 돈이 얼만데.. (가라앉히며)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어.
외국계 백화점까지 눈독 들이는 마당에, 자칫 하다간 삼송 물 건너 가.
승우 : (착잡하다)
최회장 : 가능한 모든 방안을 동원해서 적대적 인수 서둘러.
신팀장 : 알겠습니다.
최회장 : 그리고 최실장은, 송사장 통해서 백화점 재무상황하고 약점들 찾아 봐.
승우 : (묵묵히 앉아 있다)
최회장 : (승우맘 눈치채고) 우리가 아니라도 삼송은 딴데 넘어가게 되 있어. 자신 없으면 일찌감치 손 떼고 물러나.
승우 : (여전히 갈필을 잡을 수 없다)
최회장 : 감정에 끌려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이 아냐.
S#53 승우 집무실
망연히 앉아 있는 승우.
최회장E : 우리가 아니라도 삼송은 딴데 넘어가게 되 있어.
채린이 두고 간 서류가방이 눈에 띈다.
채린E : 오빨 안 믿으면 누굴 믿어?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백그라운든데. 안 그래?
괴롭다. 채린의 사진을 만져본다.
S#54 바가 있는 술집 (밤)
앉아서 기다리는 채린. 시계를 본다. 9시가 넘었다.
얼음이 채워진 통에 담긴 샴페인.
바텐더 : (다가와) 얼음 갈아 드릴까요?
채린 : 예.
바텐더 : 기다리시는 분이 조금 늦으시네요.
채린 : (어색한 웃음. 조바심이 나서 시계 본다)
(경과)
샴페인이 사라진 다 녹아 버린 얼음통.
채린의 자리가 비어 있다.
S#55. 기풍집 앞 (밤)
손에 종이봉투를 들고 터벅터벅 걸어오는 채린.
(기풍소리) : 어이, 송사장!
채린 : (올려다 보면)
기풍 : (옥상에서 내려다 보며) 올라와 봐. 죽이는 거 보여줄께.
채린, 올라가면. 알피니스트 복장의 복규. 쓰윽 나타난다.
복규 : (핸드폰 들고) 부사장님? 송채린이 지금 막 들어 갔습니다. (득의만만) 걱정 붙들어 매십쇼.
제가 대학교때 더블 서클. 등산부겸 사진부였잖습니까, 누드 전공 하하~ (깨깽 수화기 귀에서 뗀다)
S#56. 옥상
문을 열고 나타나는 채린.
페트병을 잔뜩 잘라서, 폐품 공장같은 분위기다.
채린 : 이게 다 뭐야?
기풍 : 돈이지. 머니!
채린 : 이걸루 뭘 하겠다는 건데?
기풍 : (샘플 보여주며) 이게 물로켓이라는 건데, 애들 여름 방학 숙제로 없어서 못 판대~ 이거 하나에 배추잎 한 장이야.
(작은 거 보여주며) 이건 오천냥~
채린 : (한심하고, 어이가 없기도 하다)
기풍 : (채린 손 보며) 거 뭐야?
채린 : 이거? 오늘 은행에서 연락왔거든. 자구대책안 받아들이겠다고.. 그래서, 축배나 할까 해서..
기풍 : (냉큼 빼앗으며) 축배~ 조오치~ (하다가) 이거 공짜지? (건네며) 돈 받을꺼면 안 먹어.
채린 : (기막히다) 됐네~ (가며) 나 씻고 올테니까 준비 좀 해줘.
기풍 : (샴페인병 만지다가) 송채린~
채린 : (보면)
기풍 : 이거.. 나랑 마실려고 사온 거야?
채린 : (씁쓸하게 보고는 돌아서 가며) 안주나 맛있게 준비해 봐.
기풍 : (그럴리가 없었겠지만... 섭섭해진다)
S#57. 기풍집 거실 안
다라이에서 노니는 잉어를 보며,
기풍 : 미안하다. 이 못난 아빨 용서해라. 흑흑. 넌 마지막 유언 같은 건 없냐? (하다가 채린이 있는 욕실쪽을 본다)
S#58. 승우 집무실 (밤)
채린이 주고 간 서류를 망연히 보고 있는 승우.
문 열리고, 신팀장 들어온다.
신팀장 : 퇴근 안해?
승우 : (여전히 서류에 시선)
신팀장 : (흘낏 보더니, 놀란다) 삼송백화점.. 재무제표 아냐?
승우 : (끄덕) 채린이가 주고 간거야. 도와 달라구.. 나말고 누굴 믿겠냐고.. 근데 난, 이 자료로 채린일 쓰러뜨려야 할지도 몰라.
신팀장 : 결정 했구나?
승우 : (고개 젓는다) 그러고 싶지 않아. 정말 하고 싶지 않아.
신팀장 : 외국자본에 빼앗기는 거 보단 낫잖아.
승우 : 알아. 이대로 앉아 있으면, 채린이도, 백화점도 모두 잃게 될꺼라는 거.. 내 선택.. 이해해 줄까?
신팀장 : 언젠간.. 알아 줄 날이 오겠지.
승우 : 그 날이.. 꼭 오겠지?
신팀장 : (어깨 두드리며) 가자, 내가 한잔 살께.
승우, 마지못해 일어난다.
핸드폰을 들더니, 전원을 넣으면,
S#59. 동 옥상 (밤)
바베큐판 위에서 지글지글 익고 있는 잉어.
소스를 뿌리는 기풍.
기풍 : 아무래도 얘기해야 겠지? 그치, 잉어야?
S#60. 달리는 차 안
운전을 하고 있는 승우 얼굴 위로..
채린E : (흥분된) 오빠, 오늘 은행에서 연락왔다. 우리 자구안 받아들이겠대.
나 지금 오빠 너무너무 보고 싶어. 연락해 줘. 꼬옥~
채린E : (지리한) 오빠, 아직도 회의중이야? 왜 안와? 증말 안 오면 나 딴 사람이랑 축배 들지도 모른다아~ 빨랑 와아~
결심한 듯, 굳은 표정으로 핸즈프리를 켜는 승우.
S#61. 동 옥상
엉성하지만, 야외 테이블에 낡은 남포등이 켜져 있고
샴페인 잔과 잉어가 맛깔스럽게 차려져 있다.
옥상 난간 너머로 삐죽이 고개를 내미는 하이바를 쓴 복규.
머리를 말리며 다가오는 채린.
채린 : 제법이네~
기풍 : (헛기침) 내가 한 요리 하지. (샴페인 요란하게 흔들며) 자, 기대하시라~
채린, 몸을 움츠리며 터지길 기대하는데,
울리는 채린의 핸드폰 벨소리.
채린 : 여보세요? (환해지며) 어, 오빠? 어디야?
기풍 : (인상 굳는다)
채린 : 알았어. 금방 내려갈께! 거기 꼼짝 말고 있어! (끊고) 미안. 잠깐 나갔다 올께. (하고 나간다)
기풍 : (망설이다) 송채린! ..할 얘기가 있어.
채린 : (듣는 둥 마는 둥) 이따가 들을께! 간다~ (나간다)
기풍 : (걱정스럽다)
거리를 빠르게 달려가는 채린을 내려다 보는 기풍. 손에 든 샴페인 마개가 펑하고 터져 나간다.
쓸쓸해지는 기풍.
S#62. 사채골목 앞
달려오는 채린의 모습이 사이드 밀러로 보이고.
차에서 내리는 승우.
채린 : (호흡이 가빠져) 오..빠!
승우 : (웃지만, 가슴 아프다)
S#63. 동 옥상
샴페인을 병째로 마시는 기풍. 캬아~ 해보지만 흥이 나질 않는다.
패트병을 발끝으로 툭 건드려 보는 기풍.
기풍 : (일어나더니, 패트병을 뻥 걷어차며) 멍청이~
S#64. 동 사채 골목 앞 (밤)
채린 : 무슨 소리야? 회살 포기하라니? (어이없어) 오빠, 나 이제 시작이야.
승우 : 그래, 넌 이제 시작이야. 하지만, 널 노리는 사람들은 벌써 오래 전부터 시작했어! 한 두군데가 아니라구!
채린 : 그래서? 너무 늦었으니까, 백기 들고 오빠한테 가라구? 이기지도 못하는 싸움 뭐하러 하냐구?
승우 : 그래. 넌 이길 수 없어! 뻔한 싸움이야!
채린 : 오빤, 꼭 이기는 싸움만 해? 그래?
승우 : 채린아!
채린 : 필요없어. 난 누구한테도 안져. 아니 진대도 상관없어. 비겁하게 먼저 백기 드는 일 따윈 하지 않을꺼야.
끝까지 싸울 꺼라구. 그게 누구든 상관없어. 난 안 질꺼니까.
승우 : 제발 그 고집 좀 버려! 니가 이런다고 회살 살릴 수 있을 것 같애!
채린 : (글썽해져서) 오빠.. 하루종일 오빠한테 듣고 싶었던 말이 뭔 줄 알아?
승우 : ....
채린 : 채린아, 수고했다.. 그말 한마디였어. 다른 말 다 필요없이 그말 한 마디만..
오빠한테 축하 받고 싶어서.. 하루종일 오빠 기다리면서.. 나 혼자 그렇게 말했어. 나한테..
칭찬 받고 싶어서.. 오빠한테 칭찬 받고 싶어서.. 이런 말 하는 게 얼마나 힘든 줄 알아?
채린, 휙 돌아선다. 눈물이 뺨을 타고 흐르고..
망연히 서 있는 승우. 채린을 향해 달려온다.
울면서 걷는 채린의 손을 나꿔채는 승우. 채린을 껴안는다.
승우 : 이러지 말자. 우린 이러면 안되잖아.
깊게 껴안는 두 사람 머리위로
펑퍼펑~ 하는 소리와 함께 야광 물빛이 밤 하늘을 가른다.
S#65. 옥상
물로켓을 발사 시키고 있는 기풍.
연속으로 물로켓을 날리며,
기풍 : 송채린~ 이 멍청아! 니 아빠가 어떻게 죽은지 알기나 해!
기풍의 고함 소리가 물로켓 소리에 묻힌다.
S#66. 건물 벽, 가스관
사진기를 매고 가스관에 자일을 묶고 있는 복규.
필름을 바꿔 끼우고, 옥상에 고개를 내미는 순간, 피융~ 하고 날아오는 물로켓 하나.
찢어질 듯 멀어지는 복규의 비명소리.
S#67. 동 옥상
지친듯 옥상난간에 기대는 기풍.
문득, 옥상 저 아래에 포옹하고 있는 두 사람을 본다.
S#68. 사채거리 (밤)
야광색으로 날리는 물로켓을 올려다 보는 채린과 승우.
약간은 미안한 감정으로 옥상 쪽을 돌아보는 채린의 얼굴에서..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