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람들의 라오스 비자 기간은 15일이다. 여행으로 왔을 때는 충분한 기간이지만 일 때문에 오래 체류 할 때는 외국엘 나갔다가 와야 한다. 비엔티안에서 태국 국경까지는 25km로 비엔티안에 거주하는 한국 사람들의 경우 비자 연장을 위해서는 태국과 가장 먼저 연결된 우정의 다리를 건너 태국의 농카에 갔다가 그길로 되돌아온다. 다리 건너 갔다 오는 시간은 1시간 정도 소요 된다.
비엔티안에 있으면서 지난번에 한번 다녀 왔는데 이번에 또다시 기간이 만료 되어 비자크리어를 하러 또 가야 된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하니 태국까지 갔다가 그길로 되돌아 와야할 만큼 급한 사정도 없는데 그렇게 서두를 필요가 없다. 일부러 여행도 가는데 이런 좋은 기회를 헛되히 보낼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자 태국의 국경도시 농카이에 대하여 인터넷 검색을 하고 게스트 하우스까지 예약을 했다. 이럴 때 노트북은 커다란 위력을 발휘한다. 가만히 앉아서 외국의 호텔은 물론 저가의 게스트 하우스까지 손바닥 안을 보듯 전부 검색이 되는 세상, 정말이지 참으로 좋은세상이 되었다.
내가 예약한 곳은 농카이 메콩강변에 있는 정원식 게스트 하우스로 가격은 1박 200밧트(8000원 정도)부터 있어 나는 250밧트 짜리로 예약을 했다.
▼ 검색창에 뜬 Mut Mee Gesthouse
▼ 버스터미널에서 9시 반에 떠나는 농카이 국제버스를 타려고 8시 반에 한인쉼터를 나온뒤 길가에 서서 차를 기다리고 있는데 지나가던 뚝뚝이가 서더니 어디가냐고 묻는다. 터미날 위치인 "딸라사우 버스터미널?" 하니 고개를 끄떡, 손가락 5개를 펴니 역시 끄떡, 혼자타면 2만 낍인데 합승으면 5천낍이다.
센트럴 버스터미널에 도착하니 혼잡해서 어디서 타야 하는지 모르겠다. 이사람 저사람에게 물어보니 저쪽에 가서 표를 먼저 끊으라고 해서 가보니 국제버스터미널 매표소 치고는 참으로 검소한 모습이다. 롱카이 까지는 1만 5천낍(2천원 남짓), 생각보다 요금이 싸다.
▼ 오른쪽 버스가 농카이 가는 버스다. 9시 반 출발시간까지 여유가 있어 이곳 저곳 서성거렸다. 그래도 미리 와서 기다리는 것이 났지 게으름 피우다가 차 놓치고 나서 가슴치면 나만 손해다.
▼ 일본 사람들 잔머리 굴리는 것을 보라. 라오스 수도에 버스 몇대 기증하고 버스에 일장기 달고 온 시내를 누빈다. 아니 그렇게 욕하면 안된다. 도와주지도 못하면서 쪽박 깨는사람 보다는 이나라 사람들에게는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 옛날 우리나라 서울에서도 이렇게 하고 다녔지.국민학교 4학년때 창경원 앞에서 한강 철교 까지 트럭 뒤에 이사람들 처럼 타고 오던 기억이 새롭다.
▼ 국제버스 승차권이다.
▼ 버스에 타면 라오스 출입국 카드와 태국 출입국 카드를 나누어 주고 기록하라고 한다.
▼ 출입국시 내는 요금, 이 요금을내고 받은 카드를 넣어야 출입문이 열린다.
▼ 다리 중간의 양국 경계선 표시, 태국이 바로 코 앞이다.
양국 입국 수속은 버스에 탄 사람이 전부 내려 일반인 처럼 수속을 끝날때 까지 버스가 기다려 주어 편하다. 개인적으로 오면 다리를 넘어 오는 버스표를 따로 끊어서 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 태국 입국 수속을 끝내고 시내에 들어섰다. 라오스보다 훨씬 정돈되고 깨끗한 느낌이 든다.
▼ 버스 스테이션에 도착, 이곳 뚝뚝이 기사는 버스 터미널 하면 잘 모른다. 믿미 게스트 하우스까지의 거리를 "맵스미" 지도에서 확인하니 1.5km의 거리다. 가격 흥정을 해서 50밧 (1600원 정도)로 정하고 신나게 고 고
▼ mut mee guest House는 메콩강가에 있는 정원식 게스트 하우스 라고 선전이 대단하다. 주인은 유럽 사람 같은데 머리를 시원하게 밀었다. 예약 확인하고 방 안내 받고 사용시 주의 사항 전달받고 모두 영어로 하는데 나는 신기하게도 무슨 소리를 하는지 거의 알아듣겠다. 내가 영어를 이렇게 잘했나? ㅎㅎㅎ
▼ 사진상에는 아주 멋있다. 하루 8천원 짜리 방을 빌리면서 조금 황송한 생각이 들었다.
▼ 그런데 막상 키를 가지고 방에 도착하니 "아이구 야!" 마치 창고문을 열고 들어가는거 같다.
방안엔 침대와 선풍기 하나가 전부 인데 화장실과 목욕탕은 공동이다. 방이 좁아 나의 장기인 2단 앞차기나 돌려차기는 꿈도 못 꿀 상황이다. 옛날 어른들이 말씀 하셨지 "싼게 비지떡" 이라고 ㅠㅠ
▼ 방은 그렇다 쳐도 바로 앞 메콩강의 경치는 끝내 준다, 라오스에서 건너다 보았는데 이제는 태국에서 건너다 본다.
"사람 팔자 시간 문제" 라는 얘기는 이런 상황과 상관이 없나?
▼ 유장하게 흐르는 강물이 휴전선의 철책과 비교되어 만감이 교차한다. 북한을 탈출하기 위해 국경을 넘다 죽어간 많은 탈북민들, 같은 국경인데 이렇게 다를 수가 있는가?
▼ 숙소 주인장의 소개로 근처 시장 가게에서 환전을 한 후 걸어서 Wat Po Chai 사원을 가 보았다. 40도는 될 듯한 엄청 더운 날씨에 팟죽처럼 땀을 흘리며 걸어갔는데 나중에 가다보니 아까 뚝뚝이를 타고온 버스 터미널 근처다.
왓포차이 절은 이곳 롱카이에서 가장 크고 유명한 절이다. 라오스에서 약탈해온 순금 불상이 안치되어 있는데 착한 불자들은 부처님 보기가 조금 부끄러울 것 같기도 하다. 불가마 같은 거리를 2km 가까이 걸어오고 나니 순간의 선택이 인생을 망친다는 생각이 문득 들기도 한다. 1300원이면 편하게 오는 것을 왜 이다지도 고생을 해야 하나? 내가 생각해도 이해가 안간다. 마누라 하고 왔으면 엄청 들볶였을거라는 생각이 들어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
▼ 막상 들어와 보니 그 위용이 대단하다. 아무리 더워도 볼건 봐야 한다. 하긴 라오스에 오고 난 뒤 심심하면 35도 이상 올라가니 그러려니 해야 한다. 그런데 이쪽 지방 사람들은 이렇게 더워도 땀도 안 흘리는 거 같다.
▼ 일반 절 보다는 아무리 봐도 멋지다.
▼ 보아하니 저 건물 안에 황금 불상이 있는 것 같은데 들어가는 사람들을 보니 전부 계단밑에 신발을 벗어 놓고 들어 간다.
그렇다면 나도 신발을 벗어야 한다는 얘기인데 가만히 보니 내 운동화가 제일 좋은 거 같다. "벗어?, 말어?" 갈등이 생긴다.
신을 잊어버리는 것 보다 맨발로 갈 일이 더 걱정이 된다.
한참을 고민하다가 여기까지 와서 그냥가면 평생의 후회가 되리라 생각하고 운동화와 황금 부처님과의 면담을 바꾸기로 결심을 했다.
▼ 그래도 미련이 남아 주위를 둘러보니 신심이 가득한 불자들의 행렬이 나를 감동시킨다. 이 더운 날씨에 부처님을 공양하는 행렬이 곳곳에 줄을 잇는다.
▼ 불심이 저절로 생기는 거 같다.
▼ 이것은 손가락 뱀?
▼ 벗어 놓은 신발을 몇 번씩 뒤돌아 보며 입장한 안의 모습은 예상 보다 넓어 유럽의 커다란 성당 안을 연상 시킨다. 부처님 상은 생각 보다 규모가 작았지만 모든 장식물의 중심에 안치되어 그 무게감을 과시하고 있다.
▼ 벽화들 역시 바티칸 궁전 안에 온 듯한 느낌이 드는데 예술성의 비교는 우리가 할 처지는 못되고 대단 하다는 찬사가 절로 나오는데 그림의 가치 보다는 저 그림들을 어떻게 그렸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 나의 무식을 혼자서 한탄을 한다.
▼ 전시장 홀 내부엔 기념품 파는 가게들이 들어차 마치 저자거리 같다는 생각이 들어 조금 실망을 준다. 엄숙하고 경건해야 할 장소에 돈 벌 궁리나 하고 있으니 종교의 이념이 아무리 좋아도 그것을 실행하는 당사자들이 망가지면 아무 소용이 없다.
사원 관람후 뚝뚝이를 타고 단숨에 숙소로 돌아 왔다, 너무 더우니 더 이상의 관광은 사양하고 싶어 졌다. 에어컨도 없는 숙소에 돌아와 더위를 식히는 방법은 아무도 없는 공동 샤워실에 들어가 물바가지를 뒤집어 쓰는 일이 최선의 방법이다.
이곳에서 해가 지는 메콩강의 풍경을 보는 것은 놓질수 없는 순서다. 그래서 메콩강에 대해 검색을 해 보았다.
메콩 강의 이름은 다이족이 지은 것으로서 그들이 지은 원래의 이름은 메남콩 강인데 이를 줄여 메콩 강이라고 부른다. 토착 언어로 콩 강이란 모든 강의 어머니 즉 젖줄과 같은 강을 뜻한다. 이를 중국어로는 메이꿍허(湄公河)라고 하여서 그대로 쓴다. 티베트에서는 메콩 강 상류를 흐르는 대다수의 수원을 란창장(蘭滄江)이라고 한다. 미얀마에서는 메쾅이라고 부른다.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에서도 별다른 차이는 없으나 베트남어로는 끄우롱 강(베트남어: Cửu Long Giang/ 九龍江 구룡강)이라고 부르며 간혹 메꽁 강(
Mê Kông)이라고도 한다..
▼ 메콩강은 인도차이나 반도를 흐르는 동남아시아 최대의 강이다. 우리는 나보다 크고 힘이 세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 나도 모르게 기가 죽는다. 메콩강이 우리나라 최고의 강인 압록강 (길이 : 790km)보다 5배도 더 되게 크다고 하니 할 말은 없지만 그래도 한강변의 자전거 길은 우리나라가 훨씬 아름답다.
이국 멀리 태국의 메콩강에 와서 해가 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은 나름 대로 커다란 행운 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행운을 가슴에 남겨 두기 위하여 한 시간 넘게 해가 지는 강변에서 보냈다. 그저 아무 생각 없이 멍 때리며 보내는 것도 힐링의 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 저 강물은 흘러 흘러 우리나라 동해에도 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