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좋아하지 마라 남의 살 밝히다간 후천개벽 다음 생에 도살장으로 끌려간다 천태만태 물물이 쏟아지는 구녕 살 방아살 목이 멘다 서푼목정 검질기다 소심떠깨 아롱다롱 아롱사태 지글지글 불판 석쇠 맛깔스럽게 녹아나는데 설거운 인생살이 오란비 노드리듯 걱정가마리 쏟아지니 피다 만 담배꽁초 제풀에 사그라진다 빈대 살이면 말도 안 해 쥐좆만한 호구지책 가는 길이 첩산중이라 싱겅싱겅한 방구들에 목이 메는 마른 살림 어느 결에 봄꽃 피듯 낙화분분 셈평 피나 어쩌다 신신한 계집 오다가다 만났거든 못다 푼 속정일랑 밤도와 풀고 지고 깊드리 논바닥에 보습살 들어가듯 뒷산 딱따구리 생나무 구멍 뚫듯 흠씬흠씬 조져주고 작신작신 박아주니 젖부들기 가로질러 부어오른 불두덩이 움찔움찔 자지러지네 석류 속 같은 여자 애면글면 태우지 말고 제 사날로 벌어지도록 은근뚝심 받고 지고 살침 맞은 아낙네야 몸살 날까 무섭구나 꽃잠도 한두 번이면 배부르다 물리치고 고개 숙인 서방님 네 살살 구슬려서 백년신방 차리거라
근심 쌓인 동산바치 넉살 좋은 근력으로 알뜰살뜰 나무 다듬기 쓱쓱싹싹 톱질소리에 양지뜸 놀란 꽃뱀 혼쭐나게 도망치네 알록달록 꼬리살이 허공 중에 나풀대네 나잇살 먹고 나니 이 살 저 살 좋다 해도 곤핍한 하늘에 쏟아지는 떡살만 같을소냐 저녁 굶은 마누라 등쌀에 쌀 꾸어 오랬더니 외상술에 자춤발이 어깨춤이 절로 나네 창살 같은 귀양살이 설운 심정 날아가네 독살 속에 갇힌 고기 물 만난 듯 신명나네 꽃 중의 꽃 영춘화야 가는 봄을 설워 마라 이리 살고 저리 살아도 화살 같은 유정세월 백 년을 못 사는데 니 살 내 살 따지지 말고 어울렁더울렁 살아 보세 살맛나는 세상살이 함치르르하게 만들어 보세 살아, 살아 내 살들아 살아생전 동포동포 포동포동 살찌우고 남이고 북이고 흔전만전 오고 간다면 내 살 뜯어 전 부치고 내 살 갈아 떡을 쳐도 더는 원 없겠네 더한 욕심 없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