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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시인의 방 [蒜艾齋 산애재] 원문보기 글쓴이: 松葉
※ 목차 | ||
제1부 투명함에 대한 오해 | ||
∙봄날의 월담_김효경 ∙한물간 사람_박이도 ∙보름_조길성 ∙오후의 스케치_김금아 ∙가을에는_이선희 ∙인연의 누수_김미선 ∙달 이야기_정재영 ∙상어 고기_석정호 ∙어제의 농담_김자흔 ∙속 찬 배추_구재기 ∙고요를 엿듣다_한승엽 ∙긴 숨이 필요한 날에는_김정식 ∙하늘을 만드는 여자_이성의 ∙꽃시계_김명희 ∙인생론 집필 중_권천학 ∙버스정류소 앉아 기다리고 있는,_정이랑 ∙멧돼지가 다녀가셨다_김종윤 |
∙코뿔소_문창갑 ∙소주 한 병이 공짜_임희구 ∙빈 의자_조성심 ∙따스한 속도_김종제 ∙우산을 새라고 불러보는 정류 장의 오후_홍순영 ∙낙안성에 내리는 비_송준용 ∙소금 창고_류제희 ∙뒤뜰_최정아 ∙로드킬과 만나다_유병석 ∙도시의 오후_박채호 ∙물의 혀_나석중 ∙파_하청호 ∙차차차, 혹은 룸바_지순 ∙낙타와 모래꽃 1_윤고방 ∙동백꽃_김점숙 ∙오래된 연애_서양숙 ∙끈_이우림 ∙기러기들 시 쓰다_곽상희 |
∙동성로 1990_김기만 ∙아파트 벽 틈 사이 귀뚜라미 울음소리_신혜경 ∙차우차우_김진기 ∙신문 읽기_강송숙 ∙바닥論_김영숙 ∙인천 40_정경해 ∙복숭아꽃 아내_배재형 ∙벚꽃이 진 자리에서_권영부 ∙내 윗집에 산적山賊이 산다 _문복주 ∙투명함에 대한 오해_이태규 ∙미안하다는 말_전길자 ∙기다림 근처_양현근 ∙눈물_박후식 ∙묵화墨畵_정충화 ∙배꼽이다_김형출 ∙참 다행인 새_문순영 |
제2부 새를 날려 보내는 방법 | ||
∙하루_윤명수 ∙밥과 망치_표성배 ∙참다운 시력_황원교 ∙해질 무렵_박복영 ∙154,000볼트의 사랑_양승준 ∙처세술_오성일 ∙햄버거를 먹는 방법_추은진 ∙손편지_김주완 ∙걸어 다니는 새_최일화 ∙포로수용소 2_정경미 ∙잠 못 이루고_진하 ∙수묵화 전시회_김시동 ∙현대적 교량_조용환 ∙이종격투기_심우기 ∙아마, 토마토_조연수 ∙등이 가렵다_김명기 |
∙붉은 꽃에 대한 명상 1_권순자 ∙날아라, 담쟁이_이태진 ∙도마_곽정숙 ∙나무는 죽거나 말거나_송일순 ∙엉덩이에 대한 명상_이동훈 ∙입들의 시간_김월수 ∙고욤순잎차_온형근 ∙딸기꽃_박소진 ∙다락방을 읽다_임경자 ∙사람은 배아야 하는 기라_이영권 ∙불량아들의 일기_이완근 ∙얼음새꽃 피다_정다혜 ∙독배토굴새우젓_정홍순 ∙호두, 그 기억의 방_최옥향 ∙사과_한인숙 ∙달팽이가 간다_김윤도 |
∙직하直下, 블랙홀 속으로_홍성우 ∙탁구대 위에 공이 머물 때_정일효 ∙비손_김인숙 ∙사골을 끓이며_안정훈 ∙사랑 21_노승환 ∙새를 날려 보내는 방법_전남용 ∙꽃잎 편지_서효륜 ∙외출_황순옥 ∙이것도 시다_정서정 ∙매화에서 매실로_하병연 ∙물목거리 인력시장 고려인_김정조 ∙모탕_정하선 ∙유혹의 정석_김민자 ∙진동振動_김필규 ∙모래, 모래, 모래_김솔 ∙사람 혹은 사랑_전태련 |
☞ 해설 이 땅의 시인들을 위한 가장 따뜻한 배려 / 이승하(시인·중앙대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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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選集 고영, 이현호 엮음 [※추억은 당신을 사랑한다※]
[ 발문 ] -
이 땅의 시인들을 위한 가장 따뜻한 배려
이승하(시인, 중앙대 교수)
하늘에 계신 김충규 시인께
형이 가신 지도 어언 3년 2개월이 되었네요. 공덕역 근처 풍림VIP빌딩 202호에 가면 늘 반갑게 맞아주던 형이 오늘다라 몹시도 그립습니다. 제 카톡에서 형 이름을 검색하면 여전히 “문학의 전당|계간시인시각 글자벌레들과 함께♬”가 형의 안경 낀 모습과 함께 떠오르지요. 형을 추도하는 시「연락하며 살기 바랍니다」를『시인동네』2013년 여름호에 발표할 당시 남달리 형에 대한 그리움이 컸습니다. 모든 사람과 연락을 하며 살 수 있는 환경이 된다 할지라도 형과는 그럴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며칠 전 고영 시인한테서 문학의전당 시인선 200호를 내게 되었다면서 발문을 써달라고 연락을 받았습니다. 시인선 100번 기념 시선집『시가 날아올랐다』가 나온 것이 2010년 10월 15일이었죠. 채 4년이 되지 않았는데 100권을 더 출간, 200권 째를 내게 되었으니 정말 대단한 일입니다. 시리즈 첫 시집인 정일근 시인의 시선집『가족』이 2004년 4월에 나왔고, 그 후 11년 2개월 만에 200권을 발간한〈학의전당 시인선의 가치는 척박한 우리네 출판 환경을 생각하면 여간 크고 소중한 것이 아닙니다. 이 기쁜 소식을 형에게 제일 먼저 알려드리고 싶네요.
제가 출판사에 놀러 가보면 향은 늘 직원 없이 혼자서 원고 청탁을 하고, 교정을 보고, 발송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낯설지 않은 1인 출판사였습니다. 계간지를 내는 것도 여간 벅찬 일이 아니었을 텐데, 한 달에 한두 권씩 시집 원고까지 받아서 제작, 편집, 교정 일을 하고 있었으니……. 형의 손때가 묻어 있는 문학의 전당 시인선이 130권 정도 나왔을 때 그간의 피로가 누적되었는지 큰 병치레도 없이 형은 그만 스르로 눈을 감고 말았습니다. 장례식장에서 저는 형의 나이, 성실함, 바름, 시에 대한 애정, 시인선에 대한 열정 들이 생각나 형을 잃어버린 것이 정말 안타까웠고, 마구마구 화가 나기까지 했습니다. 분통이 터지는 일이었지요.
하지만 여러 후배 시인들이 형의 유지를 받들어 시인선의 맥을 이어가고 있답니다. 계간지도 편집주간 고영, 편집위원 조동범, 장은식, 신동옥, 이현호(책임편집), 편집장 이해존 시인이 의기투합하여 최정상의 계간지로 만들어 가고 있고, 새롭게 출발한 시인동네 시인선도 정성스레 만들어 문학사에 남을 시집들을 착실히 발간해가고 있습니다.
형이 일일이 교정을 보며 만들었던 문학의 전당 시인선 131권과 형 사후에 더 계속 발간된 69권의 시집은 작은 방 하나, 풍림VIP빌딩 202호(지금은 413호)에서 만들어낸 우리 시문학사의 작은 씨앗이자 알찬 열매들입니다. 이 시집에 담겨 있는 시인들의 아픔과 슬픔, 그리움과 서러움을 보듬었던 사람이 바로 형이었습니다. 파당을 만들지 않고, 상업주의를 배제한 채, 사무사思無邪의 시 정신을 받들며 한 권 한 권 열심히 만들었지요. 시인이 시인의 마음을 안다고, 정성을 다해 만든 시집이 쌓이고 쌓여 이제 200권 기념호 『추억은 당신을 사랑한다』가 고고의 울음을 터뜨리게 되었습니다. 많이 기쁘지요?
저도 형의 신세를 한두 번 진 게 아니었습니다. 2009년, 등단 25주년을 맞아 시선집을 내고자 원고 뭉치를 들고 찾아갔을 때, 형은『공초와 전율의 나날』이라는 시집 재목에는 까만색이 좋겠다고 추천해주어 까만색 표지의 시집을 문학의전당 시인선 73권으로 냈었지요. 형과 함께 식사는 자주 했었지만 술은 거의 같이 마셔본 적이 없었습니다. 저도 향도 술꾼이 아니어서, 이 점, 이제 와 생각하니 많이 아쉽습니다.
지금 우리 시단은 양극화가 심합니다. 극도의 난해함과 구태의연한 서정시, 늘어나는 시인과 사라지는 독자, 가십은 분분한데 담론은 부재하지요. 미래파 논란 이후 시단에 별 이야깃거리도 없지요. 문학 단체는 커지고 있지만 젊은 시인들이 가입하지 않아 고령화되는 것도 문제라고 할 수 있겠네요. 형과 제가 만나면 나누었던 대화 내용이 바로 이런 것들이었습니다. 문예지와 시집 전문 출판가를 대표하는 한 명의 시인과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시를 가르치는 제가 같이 밥을 먹으면서 이런 대화를 나누곤 했었습니다. 현과 어디 함께 여행이라도 한두 번 갔더라면 좋았을 것을, 그게 지금도 마음에 걸립니다.
다행히도 계간『문학동네』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당당히 걸어가고 있고, 문학의전당 시인선 및 시인동네 시인선이 상호보족의 관계를 유지하며 쑥쑥 자라고 있습니다. 형은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고 계십시오. 이 땅의 시인들을 위한 형의 따뜻한 배려는 ‘문학의전당’이라는 이름과 함께 계속 이어져 나갈 테니까요. 오늘, 시선집 200호 시선집 발간을 축하하면서 삼가 형의 명복을 빕니다.
2015년 6월 1일
이승하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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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은이∥
고영
∙ 1966년 안양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성장했다. 2003년『현대시』를 통해 등단했으며, 시집『산복도로에 쪽배가 떴다』『너라는 벼락을 맞았다』『딸꾹질의 사이학』이 있다. 현재 계간『시인동네』편집주간 및 발행인을 맡고 있다.
이현호
∙ 1983년 충남 전의에서 태어났다. 2007년『현대시』를 통해 등단했으며, 시집『라이터 좀 빌립시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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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사의 글 ◆
문학의전당 시인선 200호 기념 시선집『추억은 당신을 사랑한다』가 나왔다. 시리즈 첫 시집인 정일근 시인의 시선집 『가족』이 2004년 4월에 나왔고, 그 후 11년 2개월 만에 200호를 발간한〈문학의전당 시인선〉의 가치는 척박한 우리네 출판 환경을 생각하면 여간 크고 소중한 것이 아니다.
지금 우리 시단은 양극화가 심하다. 극도의 난해함과 구태의연한 서정시, 늘어나는 시인과 사라지는 독자, 가십은 분분한데 담론은 부재하다. 미래파 논란 이후 시단에 별 이야깃거리도 없다. 문학단체는 커지고 있지만 젊은 시인들이 가입하지 않아 고령화되는 것도 문제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런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다행히 계간『시인동네』가 당당히 걸어가고 있고, 문학의전당 시인선과 상호보족의 관계를 유지하며 이 땅의 시인들을 위한 따뜻한 배려를 하고 있으니 마음 든든하다. 문학의전당 시인선 200호 기념 시선집『추억은 당신을 사랑한다』발간을 축하드린다.
— 이승하(시인·중앙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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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이 땅의 시인과 독자를 위한 가장 따뜻한 배려
『추억은 당신을 사랑한다』는〈문학의전당 시인선〉200호 기념 시선집이다. 101번부터 199번까지의 시집에서 각 1편씩 빼어난 작품을 가려 모았다. 정일근 시인의『가족』을 시작으로 지난 11년간 199권의 시집을 세상에 선보이며 당당히 정통 시집 시리즈의 하나로 자리매김한〈문학의전당 시인선〉의 정수를 느낄 수 있다. 원로 중진부터 중견과 신인까지, 전통어법부터 전위로 치닫는 첨단의 언어까지, 개성적인 여러 시인들의 뛰어난 시세계를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이 시집은 그 다채로운 면면과 감각으로 다양한 층위의 감동을 선사한다. 우리 시단에 고유한 무늬를 새겨온 〈문학의전당 시인선〉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한국시의 한 줄기를 한눈에 펼쳐 보인다.
지금 우리 시단은 양극화가 심하다. 극도의 난해함과 구태의연한 서정시, 늘어나는 시인과 사라지는 독자, 가십은 분분한데 담론은 부재한다. 미래파 논란 이후 시단에 별 이야깃거리도 없다. 문학 단체는 커지고 있지만 젊은 시인들이 가입하지 않아 고령화되는 것도 문제다. 이런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한 해 평균 18권의 시집을 세상에 내놓은〈문학의전당 시인선〉의 가치는 척박한 우리네 출판 환경을 생각하면 여간 크고 소중한 게 아니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이 시리즈로 출간된 시집들의 절반 이상이 시인의 첫 시집이라는 사실이다. 이것은 기존의 오래된 시집 시리즈가 높은 벽에 가로막혀 있어 신인으로서는 좀체 출간의 기회를 잡기가 어려웠다는 방증이며, 그만큼 새로운 시집 시리즈의 출현에 대한 열망이 팽배했다는 뜻이다. 신인을 비롯해 기존 문단의 권위적인 환경에 가로막혀 시집 발간에 어려움을 겪었던 많은 실력 있는 시인들의 손을 잡고 지금껏 걸어온〈문학의전당 시인선〉은 이제 우리 시문학사의 작은 씨앗이자 알찬 열매다.
〈문학의전당 시인선〉은 파당을 만들지 않고, 상업주의를 배제한 채, 사무사思無邪의 시 정신을 받들며 한 권 한 권의 시집을 한 땀 한 땀 정성 들여 만들어왔다. 시집에 담겨 있는 시인의 마음을 헤아려 그들의 희로애락을 보듬고자 했으며, 이를 독자에게 오롯이 전달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예술을 위한 예술의 시보다는 일반 대중들과 함께 웃고 울고자 했던〈문학의전당 시인선〉은 소통 불가의 난해함과 자폐적인 시에 함몰되어가는 현대시를 반성하며 독자와 함께 호흡하고자 했다. 이렇게 시인과 독자를 두루 살피며 열과 성을 다해 만든 시집들이 쌓이고 쌓여 이제 200호 기념 시선집인 『추억은 당신을 사랑한다』라는 고고한 울음을 터뜨리게 된 것이다.
〈문학의전당 시인선 200호 기념 시선집『추억은 당신을 사랑한다』는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에 불과하다. 오로지 작품성만을 기준으로 전통적인 서정시부터 실험적이고 모더니티한 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준〈문학의전당 시인선〉은 그 결과로서 이제 당당히 정통 시집 시리즈의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이 땅의 시인들과 시를 사랑하는 독자들을 위한 따뜻한 배려로서〈문학의전당 시인선〉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져나갈 것이다. 300, 400, 500…… 지금은 아득해 보이는 1000번째 시집을 낼 때까지〈문학의전당 시인선〉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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