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스러운 부산 여행, 부산 영도 해안절경을 따라 걷는 산책길
영도는 선사시대 조개무덤부터 봉래산 산신할매까지 부산 내에서도 독자적인 섬 문화와 역사가 남아있는 곳이다. 신선이 노닐던 신선동, 청학동 등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해녀할머니들이 물질해서 잡아온 싱싱한 해산물도 즉석에서 맛볼 수 있다. 작은 제주라고 불릴 만큼 제주민들이 많이 살기도 한다. 지금은 영도대교, 부산대교, 남항대교, 부산항대교까지 총 4개의 다리로 연결되어 있어 섬이라곤 하지만 교통이 매우 편리하다. 그 중에서도 남항을 끼고 있는 흰여울길은 따뜻한 남쪽나라의 느낌을 한껏 느낄 수 있는 매력적인 장소이다. 정겨운 골목길이 끝난 뒤 이어지는 절영해안산책로는 중리해변까지 해안을 따라 오르락내리락 할 수 있는 예쁜 조약돌길이다.
영도행 버스(6, 7, 9, 9-1, 70, 71, 82, 85, 508)를 타고 부산보건고등학교 버스정류장에 내리면 절영해안산책로가 시작되는 이정표를 만나게 된다. 아래쪽 반도보라아파트쪽 흰여울문화마을안내센터, 갈맷길 안내소에서 경로를 확인하고 여행을 시작하자.
맏머리계단을 올라 이송도곡각지 부근에서 흰여울문화마을로 들어선다. 흰여울길이 남향이라 일찍부터 싹을 틔운 쑥과 꽃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주민들이 키우는 집 앞 화분에 새파랗게 돋아난 겨울초, 봄동, 상추들이 예쁘다. 이런 게 바로 도시농업이 아닐까?
왼쪽 길가엔 누렁이 한 마리가 누워있다. 발자국 소리가 낮잠을 방해했는지 귀찮다는 듯 슬그머니 돌아본다. 오른쪽 바다 위에 떠있는 배들은 손에 잡힐 것 같이 길을 따라 이어지고, 담장에 그려진 그림들과 펄럭거리는 빨래들이 어울려 한 폭의 그림을 완성한다. 변호인 촬영지에는 “이런게 어딨어요? 이라면 안되는 거잖아요! 할께요! 변호인 하겠습니다.!”라는 송강호의 대사가 적혀있다. 지나는 사람들이 꼭 사진을 찍는 포인트이다.
이곳은 최근 하나, 둘씩 게스트하우스도 들어서기 시작하고, 자연스럽게 그리스의 산토리니를 닮았다며 여행객들에게도 조금씩 입소문이 나고 있다. 하지만 방문객들이 늘어나다보니 주민들의 사생활 침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골목길은 거주하는 주민들의 앞마당이고, 정원이고, 사랑방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들의 사생활을 침해하지 않도록 사진을 찍거나 큰소리 내는 것을 최대한 조심하도록 하자.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이곳은 소박한 우리들의 삶이 그대로 녹아있는 곳이기도 하니까.
반도보라아파트 옆 흰여울문화마을안내센터, 갈맷길안내소부터 해안을 따라 조성되어있는 산책로를 말한다. 영도의 옛 지명이 절영도였는데 이곳에 절영이라는 옛 이름이 아직 남아있다. 아파트에서부터 흰여울길이 끝나는 피아노계단 아래쪽까지는 평지로 되어있어 주민들의 운동코스로 사랑받고 있다. 본격적인 해안산책로는 그 이후부터인데 피아노계단 위에 있는 이송도 전망대부터 중리해변까지 연결된다. 2001년 공공근로사업으로 조성된 3km 정도의 절영해안산책로는 드넓은 바다의 풍광과 더불어 예쁜 조약돌이 놓여 있는 것이 특징이다.
2시간 정도 걷기 좋은 이 코스에서는 바다의 다양한 매력을 마음껏 느낄 수 있다. 깎아지른 절벽에 고고히 서있는 나무 한 그루와 아침 일찍 물질을 다녀온 해녀할머니가 잡아온 소라들을 보며 외딴 어촌마을의 정취를 물씬 느끼다가, 이내 바닷가 돌들로 쌓아올린 돌탑과 바닥의 예쁜 조약돌 무늬를 보면 어린 시절 탑 쌓고 소원 빌며 조약돌을 모으던 소녀감성이 다시 살아나기도 한다. 조약돌 무늬도 다양한데, 야자수, 꽃, 강아지, 병아리, 하트, 나비, 날개, 기타, 나무, 해초, 물고기, 돌고래까지 각양각색의 아기자기한 모양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무지개다리를 지나 숲 속으로 접어들면 오솔길을 따라 대마도 전망대가 나온다. 멀리 대마도가 보이는지 한 번 확인해보자. 벌써 해안길의 절반을 지나 출렁다리를 만나면 작고 아담한 자갈해변이 나온다. 영화 ‘문라이즈킹덤’에 나오는 듯한 작은 해변에서 발을 한 번 담그는 것도 좋을 것이다. 잠시 쉬었다 다시 계단을 오르면 지금까지 왔던 산책로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절영 전망대가 나온다. 멋진 풍광을 뒤로 하고 장미터널을 지나면 일찍 꽃을 피운 동백과 데이지를 만날 수 있다. 횟집들이 거리를 형성하고 있는 중리 해변까지 도착하면 오늘의 절영해안 산책은 끝난다. 가까이에 부산체육고등학교가 있는데, 근처에서 유명한 비빔라면을 특대로 먹어주고 나면 오늘의 일정을 알차게 마무리 할 수 있다.
해양수산부와 한국해양재단이 선정한 걷기 좋은 해안누리길 중에서도 꼭 한번 가볼 만한 5개 대표 노선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할 만큼 전국에서 손꼽는 해안절경을 자랑하는 곳이니 꼭 한 번 걸어보길 바란다. 도로를 따라 위로 이어지는 절영해랑길도 있으니 참고하시길.
출처 :
지역문화지 안녕 광안리
|
첫댓글 맞아유
지두 영도에 간적이 잇는디
참 좋았시유 ㅎㅎ
눈에 선합니다.
아름다운 곳 이지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