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균이 사춘기 시절에는 정체를 몰라 힘들었지만 지금은 그 정체가 무엇인지 너무 잘 알기에 준이가 사춘기를 잘 보냈으면 하는 마음 뿐입니다. 준이녀석 지금은 사춘기라는 폭풍의 시기에 들어와있고, 그 시기의 질풍노도의 뇌적 신체적 성장 부작용은 어쩔 수 없는 경기증세를 동반하게 됩니다.
경기를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무 것도 하지않고 그저 활동을 멈추는 것이지만 그건 의식도, 의지도 모두 버리고 그저 무위도식할 때나 가능하겠지요. 아주 작은 변화와 발전을 위한 노력행위에는 자의에 의한 것이든, 타의에 의한 것이든 뇌신경 자극은 어쩔 수 없으니 '뇌신경발달장애'인 우리 아이들에게 경기는 피해가기 어려운 운명입니다.
나름 준이의 폭풍성장과 변화에의 질풍노도적 부작용에 대비한다고 하지만 때로 감당불가적 조짐이 나올 때 마음이 무거워지는 것은 당연할 겁니다. 지지난 일요일 아이들과 함께 용인집으로 가는 길에 나왔던 경기조짐 중 제 팔을 결박하려는 경기행동 특성이 어제도 여러 번 나왔습니다.
아침에 몸을 크게 움찔해대는 체감각피질 자극 경기행동을 보여 우려했더니 서서히 그 파장이 측두엽 전두엽으로 확산되는 현상이 바로 태균이와 저에 대한 팔과 손의 결박행동으로 나옵니다. 몸을 움찔해대는 체감각 영역 경기에는 감정과 인성변화까지는 동반되지 않으나 결박을 하려는 행동에는 감정과 인성의 확연한 돌변이 감지됩니다.
위협을 받고있는 동물적 불안과 공포와 같은 감정으로 결박시도를 하고 집착을 하니 짧은 시간이지만 저에게는 두려움을, 태균이에게는 도망가게 만드는 짜증요소가 되버립니다. 이런 행동이 나올 때는 분명 준이도 감당하기 어려운 뇌의 작용에 시달리는 것을 말해줄 겁니다. 미리 대비한다고 정신과약물도 열심히 했지만 자연의 재해적 섭리를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인 부분이 있을 것입니다.
태균이는 이미 대발작을 여러 차례 하고나서 약물을 먹이고 보충제도 본격적으로 했지만 준이는 훨씬 일찍 대비하는데도 사춘기라는 쓰나미를 잠재우는데는 한계가 있는 모양입니다. 아니면 잠시나마 효과가 좋았던, 경기약물과 함께 진행했던 SSRI(세로토닌재흡수억제약물로 세로토닌 긴 활성화 효과)의 한계가 온 걸까요? 겪어야 할 것은 자연스럽게 겪어내는 것이 맞는 섭리일까요?
아직은 아주 가끔이고 종일행동을 지배하는 것은 아니지만 잠깐 사이 드러나는 조짐행동들은 아주 강렬하고 강력하고 충격을 주기도 하는지라 지켜보는 마음이 편할 리는 없습니다. 우리 아이들의 뇌에 대해 상당부분 알고있는 저도 이럴진대 잘 모르고 자주 당하는 부모님들의 마음은 얼마나 힘들까요?
어제 시작은 참 즐거운 산책으로 열었고 즐거워하는 모습도 역력했는데 그 중간중간 돌발적인 경기조짐 행동들은 제 머리를 어지럽게 합니다. 어제 종달리 올레길을 걷다가 엄마와 엄마동창들은 바위산까지 올라갔는데 거길 올라오지 못해 바위산 아래에서 두 녀석이 기다리는 모습이 다 잡힙니다. 신난 엄마팀들은 사방 배경을 바꿔가며 사진찍기 삼매경!
세화오일장에서 분식꺼리도 신나게 먹고 옛날과자와 강정도 사고 전통오일장 놀이도 즐기고, 세화해수욕장 해변에 앉아 바다와 바람과 모래의 매력에 젖어 입가심용 음료를 홀짝이기도 합니다. 참 편안한 시간 속에 보내게 되는 시간이지만 준이의 시한폭탄격 조짐은 옥의 티이기도 합니다.
때맞춰 방문해준 친구들 덕분에 혼자 해야했던 두 녀석 야외활동을 함께 해주었으니 그나마 다행입니다. 신천목장 올레길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카페에서 등이 가려운지 자꾸 등을 긁어대라고 하는 태균이, 등긁어주자 보이는 웃기는 반응도 친구들이 사진에 담아주었습니다.
제주민속촌 한라산아래첫동네 메밀식당에서의 멋진 식사! 다시 보아도 너무 근사한 기념샵과 식당 분위기입니다. 친구들의 3박4일 제주도여행은 이렇게 마무리되어 가고 있습니다.
첫댓글 준이가 걱정 됩니다.
그 외는 다 좋구요.
준이가 형님과 함께 사는 복을 걷어 차지 말길 바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