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화요일, 날씨가 좋아서 함께 나선 길은 만산홍엽으로 물든 단풍철, 행락객이 되어본다.
식당 영업시간이 어중간해서 막간을 이용해 대청호 인근을 돌아본다.
호점산성이 바라보이는 곳에서 잠시 쉰다.
<붉게 물들어가는 단풍나무의 모습:
최후의 모습이 저리 아름다울 수만 있다면, 붉게 물든 석양이 아름답듯... >
<청남대에서 소금고개(염치)를 넘어 호점산성 으로 이어지는 곳,
삼거리에도 (옥천 방아실) '수생식물학습원' 안내 표지가 청남대 표지판 아래에 덧대어 있다.>
<구룡산 월리사 입구에 표지석이 떠오른다. 이두식 표기가 있는 표석인데.....>
<앞에 보이는 호점산성의 남대문 동네가 있는 방향으로>
옛날 생각이 나서인지 산지기가 앵글을 잡아본다.
산성을 다니다 보면 대궐터(백화산성, 매화산성 등)도 만나고, 호점산성처럼 '남대문'이라는 지명도 만난다.
산세가 급경사여서 외부에서 침입하기가 쉽지 않은 곳에 호점산성이 최영 장군의 전설을 간직한 채 우뚝하게 솟아있다.).
< (방아실)식당 문 열시간에 맞춰서 도착하니 이미 손님들로 북적거린다.
주문할 수고랄 것도 없이 단일 메뉴란다.
창밖으로는 고리산(환산성) 산성의 산줄기가 보인다. 옥천 이백리로 해서 진달래꽃 피던 철에 종주했던 고리산,
내 사는 유성 지족산에서도 날 좋은 날이면 아련하게 보이는 북쪽 산끝자락을 여기 와서 옆 모습을 바라본다.
고리산성, 한자로는 환산성, 아마도 옥천이란 고을 이름이 이 산에서 나온 것이리라. 관산성도,,, 그러하고,
한자식 표기속에 담겨있는 우리의 옛이름들.. 생각사록 되새기면서 점심을 즐긴다.
방아실이란 땅이름도 물레방앗간이 있었던 동네여서이겠지 지금이야 없어졌지만,
금강이 산골짜기를 이리저리 굽이쳐 돌아가다보니. 학구가 불편해서 행정구역과 학구가 잘 안맞는 곳이 여럿 있는데 그중에 한 곳이 이곳 방아실이다. 행정적으로는 충북 옥천군인데, 학구는 (충남) 대덕군/대전시 관내 학교로 다녔던 곳.
충남 금산의 방우리도 전북 무주 학군으로,, 충남 당진의 난지도/ 풍도는 뱃길따라 인천학구로 등이 그러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으니, 수생식물학습원을 찾아나선다.
식당에서 그리 멀지 않으나 길은 좁고 경사진데다 구불구불해서 조심스럽기만 하다.
우측으로 펼쳐지는 풍광에 눈을 돌린다. 계절의 시계는 어김없이 가을로 들어가고,,
그림같이 아름답기만 한 호반의 경치, 누가 금수강산 아니랄까봐.... 비단에 수를 놓은 듯>
<고갯마루에서 우측으로 '수생식물학습원' 안내표지판이 우리를 맞는다.>
<널찍한 주차장에는 어데서 이곳 외진 곳까지 찾아 왔는지 제법 많은 차들이 와있다.
한적한 곳에 주차하고 매표소를 찾아 간다.>
<경로 우대권이라 1천원 할인해서 5천원을 주고 받은 입장권>
천상의 정원 둘레길 안내도가 그려져 있다.
<어데서 많이 본듯한 문이다> 담양 소쇄원에서였던가, 세종자치시 수목원에도 있었던,
조심하지 않으면 이마를 부딪칠것만 같은 높이의 문, 그것도 허리를 구부리고 들어가라는 듯. 쪽문만 열어놓았다. 공손하라!
"좁은문" 앙드레 지드의 좁은문 ?, 아니면 성경에 나오는 천국으로 가는 좁은문? 아무래도 기독교 계통의 의미로 붙여진 것 같다. 그러구 보니 '천상의 정원'이란 이름도 그렇고, 이 곳의 주체가 기독교와 관계가 있나보다.
<말로만 들어왔던 '파피루스' ---- 실물을 직접 본다.>
영어의 종이를 뜻하는 Paper의 어원이 이 풀 이름에서 나왔다는데, 나일강가에 무던히도 많은,
그래도 한지, 그중에도 조선한지가 세계최고이지,, 문화의 척도를 말해주는 종이 제지술과 인쇄술, 한글 창제까지,,,
역시 우리는 문화대국임에 잠시 (국뽕)긍지를 가져본다.
<가을 햇볕을 즐기면서 그리 크지 않은 정원을 거닌다.
옆의 큰 바위는 역암인듯, 바위에 웬 돌들을 일부러 박아놓은 듯 ....>
<대청호반에 반사되는 산그림자, 쪽빛 가을하늘,, 고리산의 산능선이 아름답기만하다.
=조국산하- 신라와 백제가 힘겨루던 옛이야기가 서려있는 곳이다.
ㅡ암송( )이라고 한자로 적혀있는 바위 위의 소나무: 소나무의 생명력에 경외감이 생긴다.
어떻게 저런 악조건 속에서도 뿌리를 내리고 저만큼 자랄 수 있단 말인가?
아무런 어려움 없이 자라온 듯 의연하기만 하다
이 세상의 생명체치고 그 어디 호락호락하게 살 수 있던가...
나름대로 힘든 역경을 견뎌내야 하는 깨달음을 가르쳐준다. -
<이 세상에서 가장 작은 교회예배당이라는 교회. 영어로 Hiding Place. 무어라 해석할까?
숨는 곳, 숨겨주는 곳, 핍박받고,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한 피난처, 아니면 안식처란 뜻인가?
마침 안에서는 무슨 영화 촬영을 하는 지 .....겨우 4명이 들어갈 수 있는 아주 작은 교회라는 데...
<천상의 정원 제일(?) 높은 곳에 있는 교회>
<예배당이 생겨난 연유를 적어 놓은 안내판>
이적인지 기적인지 불가사의한 일들이 가끔은 생겨나는 가 보다.
인간의 지혜로는 설명할 길이 없는.. 정몽주가 피살당한 개성 선죽교에서는 대나무가 피어나고, , .........
< 보내온 기념사진으로 내 모습을 본다.>
Covid-19라는 전대미문의 세태 속에 어설프게 입마개를 하고는...
<분재원도 보고, 노랗게 익은 모과나무 열매도 보고... 짧기만한 가을 해에 좇기듯 매묘소 뒷쪽으로 나온다.
'천상의 정원'에서 속세로 들어선 셈이다.
좋은 하루가 이렇게 지나간다.
무엇을 배우고 가는 걸까. 수생식물학습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