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일옥 시인의 시집 『크루와상이 익는 시간』
약력 :
서일옥 시인
경남 창원(구 마산)에서 출생. 경남대학교 교육
대학원 교육행정학과 졸업
1990년《경남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 《시조문
학》 천료, 《한국아동문학연구》 동시조 당선. 시
조집 『영화스케치』 『그늘의 무늬』 『하이힐』
『크루아상이 익는 시간』 현대시조 100인선
『병산우체국』 동시조집 『숲에서 자는 바람』
경남시조문학상, 한국시조시인협회상, 성파시조
문학상, 마산시문화상, 김달진창원문학상, 경남
아동문학상, 가람시조 문학상, 경상남도 문화상,
경상남도 예술인상, 윤동주 문학상, 노산시조문
학상 수상
경남시조시인협회 회장, 마산문인협회 회장, 마
산예총 수석 부회장, 경상남도문인협회 시조분
과 회장, 한국시조시인협회 부이사장, 오늘의 시
조시인회의 부의장, 대동제 대회장, 경남문학관
관장, 경상남도 창녕교육청 교육장 역임
현재 한국문인협회·한국시조시인협회 자문위
원, 노산시조문학상 수상
경남시조시인협회 회장, 마산문인협회 회장, 마
산예총 수석 부회장, 경상남도문인협회 시조분
과 회장, 한국시조시인협회 부이사장, 오늘의 시
조시인회의 부의장, 대동제 대회장, 경남문학관
관장, 경상남도 창녕교육청 교육장 역임
현재 한국문인협회·한국시조시인협회 자문위
원, 노산시조문학상 운영위원장
E-mail: miso51@empas.com
시인의 말
"내 시조는 지금
어디쯤 와 있을까
나는 시조와 얼마나
가까워진 것일까"
마음 흔들릴 때마다
내게 물어보는 말
아! 이제 깃털처럼 가벼운
언어를 타고
어디론가 한없이
떠돌고 싶다
문학이여
내 운명의 족쇄여
2024년 봄날에
서일옥
크루아상이 익는 시간
켜켜이 말아 올린 상큼한 언어들이
몸속의 통점을 밀고 부풀어 오르면
꽃잎은 시간을 열고 미소를 짓는다
아가의 살결 같은 음악을 들으면서
마주 보고 새살새살 이야기를 주고받으면
생각의 틈새에서도 푸른 잎이 돋는다
모난 상처들 조금씩 둥글어지고
내일의 꿈을 꾸는 우리들의 어깨 위로
익어서 더욱 소담스런 햇살들 쏟아진다
칸나
내 사유는 오직 그대를 향한 기도
다못 태운 열정을 촛불처럼 끌어안고
절명의 그 순간까지
맨발로 걸어갑니다
자화상
죽음직전 덤으로 받은 서른 해가 흘렀다
사방은 캄캄하고 탈출구도 없었다
혼자서 맨발로 달리는 철인 경기였다
자꾸만 주저앉는 자신을 채찍질하며
살아야 한다는 갈망 하나로
수없이 넘어졌지만
또 이렇게 일어섰다
따뜻한 마음으로 동행하는 인연 있어
삶의 노래를 다시 부르게 되었고
마침내 여러 색깔의 꽃을 피워 보기도 했다
주인공의 시대는 이제 끝나가고
커튼콜만 남겨놓은 아쉬운 무대에서
저무는 저녁놀에게
감사 인사드리고 싶다
나무
뿌리가 휘어지고 속이 훤히 드러나고
인체 해부도 같이 뼈만 남아 앙상한
그대를 보고 서 있다 이 저녁 어스름에
머리는 성성하고 피돌기도 멈췄지만
둥지에 남아 있는 새 알들 품고 있다
행여나 떨어질까 봐 두 손 받쳐 들고 있다
부모님이 그랬듯이 온갖 풍상 겪으면서
식구들 다 떠나도 혼자 집 지키며
한 치의 흔들림 없는 의지로 서 있다
와이셔츠를 다리며
건방을 떨면서 우쭐대던 당신 어깨가
천만근 시름을 지고 힘없이 누워있다
그 슬픔 함께하려고
무릎 꿇고 바라본다
온몸으로 부르짖는 소리 없는 전언들이
흑백의 결을 타고 울음처럼 번지는 시간
무너진 생의 칼라를
다시 세워 주고 싶다
해설
긍정적 철학이 빚어낸 질문의 목록
이우걸(시조시인)
서정시는 대체로 고적한 시다. 적극적인 발언을 유보한 은유를 독자가 눈치채게 하는 기법을 쓴다. 좋은 시의 표본이 그렇다 해도 부조리한 사회, 비인간적 사회와 맞닥뜨렸을 때 직설로 독자의 생각을 대변하는 시도 있을 수 있다.
민주화를 열망하던 시의 시대 (20세기 후반기)에 보았던 참여시, 민중들이 그러했다. 그 시절에 비해 우리 사회가 많이 안정된 탓인지는 몰라도 요즘의 시들은 대체로 서정시 본연의 자세로 돌아오고 있는 듯하다.
서일옥은 질문하는 시인이다. 해결되지 않는 세상의 어둠에 의문을 가진다. 약자를 보는 마음에 생긴 죄의식으로 개선의 열망을 거침없이 노래한다. 이런 자세는 그의 시편 전체를 관류하는 것이어서 특별히 이번 시조집에만 드러나는 특징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첫 시조집 『영화스케치』 에 있는 「니나」에서는 "길 떠날 노자도 없이 유기된" 외국인 노동자의 죽음을 노래하고 있고 「정신대 그 이야기」에서는 "영원히 지울 수 없는 천형의 도장"을 노래하며 역사적 진실을 고백하고 해결하라고 외쳤다. 그 뒤에 나온 시
조집 『하이힐』에서는 하이힐, 아이라인, 립스틱, 볼연지, 반지, 핸드백, 매니큐어와 같은 여성 친화적 소재를 통해 페미니스트의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월권과 부패 혹은 부조리와 성적 차별 혹은 전망 부재의 오늘을 질타할 때도 그의 가슴 한 곳에 이런 사랑과긍정의 세계관을 간직하고 있는 시인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질문들은 단순한 질문이 아니라 너무나 가슴 아픈 절규이거나 간절한 부탁인 동시에 우리 사회의 개선을 위한 건강한 목소리다. 앞으로도 체험적인 시조, 진솔한 시조, 사회적 약자를 옹호하는 시조,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시조를 그는 계속 쓸 것이다. 그리하여 그의 '질문'은 그의 시학의 돌올한 개성이 되어 한국시조문학사에 하나의 빛으로 자리할 것이다.
첫댓글 고맙습니다
선생님 시집 출간을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