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일아함경 제30권》
37. 육중품六重品2
[10 - 4]
그때 밀적密跡 금강역사金剛力士가 손에 금강저金剛杵를 들고 허공에서 말하였다.
"네가 대답하지 않는다면 여래 앞에서 네 머리를 부수어 일곱 조각을 내리라."
그때 세존께서 니건자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허공을 보라."
니건자는 공중을 우러러 밀적 금강역사를 보고 또 '만일 네가 여래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는다면 네 머리를 부수어 일곱 조각을 내리라'라는 공중의 소리를 들었다. 그는 그것을 보고 놀랍고 두려워 온몸의 털이 곤두섰다. 그는 세존께 아뢰었다.
"원컨대 구담이여, 나를 살려주시오. 그리고 이제 다시 물으시오. 내가 대답하겠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어떤가? 니건자여. 전륜성왕도 늙겠는가? 그 역시 머리가 하얗게 세고 이빨이 빠지며 피부가 늘어지고 얼굴이 쭈글쭈글해지겠는가?"
니건자가 대답하였다.
"사문 구담이 그렇게 말하더라도 나는 '색은 영원하다'고 주장하겠소."
"그대는 잘 사유해본 뒤에 대답하라. 앞뒤의 말이 서로 맞지 않는구나. 전륜성왕도 늙는지, 또 머리가 하얗게 세고 이빨이 빠지며 피부가 늘어지고 얼굴이 쭈글쭈글해지는지 그것만 논하라."
니건자가 대답하였다.
"전륜성왕도 아마 늙을 것이오."
"전륜성왕은 자기 나라에서는 언제나 자유로울 수 있는데, 왜 늙음과 병듦과 죽음은 물리치지 못하는가? 만일 '내게는 늙음과 병과 죽음이 필요없다. 나는 영원히 이러하리라'고 하며 그렇게 하고 싶어한다면 그것이 과연 이치에 옳겠는가?"
그때 니건자는 잠자코 대답하지 않았고, 근심과 걱정으로 괴로워하며 잠자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니건자는 온몸에서 땀이 흘렀고 그 땀은 옷을 적시고 또 앉은자리와
땅까지 적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