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너무 바빠 영화 볼 시간이 없었습니다.
모처럼 맞은 휴일- 비가 내리니 외출할 수도 없고...
오랜 고민 끝에 선택한 영화 '내가 죽던 날'
제목이 중의적입니다.
죽은 것 같지만 실제로는 죽지 않았거든요.
유서 한 장만 남긴 채 절벽 끝으로 사라진 소녀와 삶의 벼랑 끝에서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 그리고 그들에게 손을 내민 무언의 목격자까지 살아남기 위한 그들 각자의 선택을 그린 이야기.
사고로 인해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순천댁(이정은)은 타인에 의해 버림받고 이용당하고 혼자가 된 고등학생 소녀 세진(노정의)에게 목을 긁는 쇳소리를 내며 이렇게 말합니다.
"아무도 안 구해줘. 네가 너를 구해야지. 인생이 네 생각보다 길어."
이 세 문장의 대사는 절벽 끝에 선 세진을 구하고, 절벽으로 몰려가는 현수(김혜수)를 구하고,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관객을 구합니다.
유서 한 장과 운동화 한 켤레를 남기고 태풍이 오던 날,
절벽 끝으로 사라진 세진을 추적하는 형사 현수(김혜수)
그녀는 남편에게 배신 당하고, 직장에서 배제당하고 어려움을 당하고 있는 형편이죠.
직장 복귀를 위해 선택한 사건이 바로 절벽 끝에서 사라진 소녀 사건이었고,
이 사건을 마무리 짓기 위해 찾아간 섬에서 그녀는 사라진 소녀(자살했다고 여겨지는)의 처지가 바로 지금 자신의 처지와 똑같다는 것을 느끼고 열심히 사건을 추적합니다.
"나는 아무 잘못이 없는데 죽고 싶은 상황에 처했다."
영화에 푹 빠져드는 이유는 역시 김혜수와 이정은 배우의 연기 때문이 아니겠어요.
각본도 무척 좋네요.강추합니다!
첫댓글 저는 이거 결말이 좀 아쉽던데요.
아쉽긴 해도...괜찮은 영화더라구요^^ 여성감독이 쓴 시나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