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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6.20이후 적용 자세한사항은 공지확인하시라예
출처: 여성시대, 중앙대여신
올라! 여시들 :)
재밌게 읽어줘서 너무너무 고마워.
스페인에서 고생을 너무 많이했는데, 나랑 마드리드랑 잘 안맞았던 것 같아;;;
나는 앞으로도 마드리드는 안갈거지만ㅋㅋㅋㅋㅋㅋ 안가고싶지만ㅋㅋㅋㅋ 스페인 갈 계획인 여시들은 너무 걱정하지마.
나같이 맞고 노숙하고.....는 흔하게 하는 경험은 아니니까ㅠㅠ 엉엉엉 ㅠㅠㅠ
그때야 진짜 힘들었는데, 지금 생각하니까 그냥 좋은 추억이야. 오히려 얘기거리가 더 많아졌달까? 다이나믹 하잖아..ㅋㅋ
오늘도 말많음 주의!
여자_혼자서_마드리드에서_노숙을.txt ☞ http://cafe.daum.net/subdued20club/LxCT/72410
<2012. 6. 30 여행 7일차>
29일, 밤 10시 넘어서 체크인을 하고 숙소 내 방으로 들어오니까 오메, 잘생긴 남자애가 우리 방에 있네????
눈이 마주치고 인사를 하고 싶었는데 헬로, 올라, 안녕 뭐든 하고 싶었는데..말문이 막혀서 아무 말도 못했다ㅠㅠ
혼자 온 것 같아서 진짜 말 걸어 보고 싶었는데 그 밤에 화장도 안한 상태에다가 노숙+8시간 버스탐으로 너무너무너무 쩔어있어서 차마 용기가 안났어.
근데 다음날 아침에 눈을 떴을 때, 그는 사라지고 없었다...라잌 어 페어리.....☆
그리고 그의 빈자리는 웬 수도승 같이 긴 머리 남자가 채웠어. 그 사람은 거기 있는 내내 내가 인사만 하면 웃던데 왜죠?
뭐가 그렇게 웃기죠?????
결론 : 잘생긴 남자가 있다면 그때그때 말을 걸자.
숙소 앞 풍경...
세륜 손가락.......앵글 안에서 사라져주세요... ㅠ
내가 바르셀로나에서 묵은 호스텔은 Be dream hostel이야. 이 호스텔 체인점 같더라. 같은 이름으로 다른 도시에도 있는거 봐써. 유랑에서 추천 받아서 갔는데 여기에서 한국 사람 한명도 못봤어. 시설은 괜춘하고, 아침밥 줘.
나는 8인실 믹스룸에 22유로, 24유로 주고 2박 했어. 금액이 다른건 하루가 주말이어서 그래.
내가 묵을 때 리셉션 다 잘생겼었음^^b 부엘링 예약해놓은것 때문에 프린트 쓸 때도 원래는 돈 내야하는데, 공짜로 해줌.
겉과 속이 다 예쁘구나.....
근데 위치가 쪼까 그런게, 바르셀로나 메트로 2호선 맨 끝임.
시내 나오는데 시간이 좀 많이 걸려. 굳이 추천은 하지 않음. 그래도 뭐 나는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마드리드에서 있었던 거지같았던 일들은 다 잊고, 바르셀로나에서 새롭게 여행을 시작해보려고 했어.
그러나...
아침에 일어나서 준비하는데 아 시발.......생리 터짐........ㅠㅠ
한달 여행이니까 어느정도 각오는 하고 있었어. 난 생리통이 좀 심한 편이라, 생리통 때문에 걱정이었는데
의외로 배는 아프지는 않았는데 아침에 설사를 함.
불길한 예감이 들었음.
그냥 설사를 동반한 생리통이길 바랐어. 괜찮을거라고 나를 다독이면서 나갈 준비를 함. 이때까지는 크게 몸에 뭔가 이상이
있다고 느껴지지 않았어.
그리고 이때부터 눈이 아프기 시작함.
난 원래 렌즈를 안했어ㅠ 수업 때나 안경 끼고 그게 다였는데, 유럽 오면서 사진을 찍어야하니까 렌즈를 가지고 왔지.
근데 런던에서 너무 장시간 착용을 하고 있었던 탓이었나ㅜㅜ 뮤지컬 보고 온 이후로 눈이 조금씩 시큰거렸어.
하도 눈을 똥그랗게 뜨고 봐가지고 보면서도 좀 힘들었거든;; 계속 눈물 넣고 그랬는데도....ㅜ
아침에 눈을 뜨면 눈이 시큰거리고, 눈 앞이 뿌얘서 초점이 안잡혔어. 그리고 이때 생긴 눈병은 내가 여행에서 돌아올 때까지
계속 된다.....ㅜ
바르셀로나 메트로 내부.
우리나라 지하철이 진짜 꺠끗하고 넓더라. 문도 여기는 내리는 사람/타는 사람이 직접 레버를 올리거나, 버튼을 눌러야하는데
성질 급한 아저씨들은 멈추기도 전에 문을 열고 멈추고 있는 지하철에서 뛰어내림;;;;; 무서워;
신기한건, 마드리드랑 바르셀로나는 지방이 달라서 그런지 말이 약간씩 달랐어.
스페인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너무 비장한가) 간단한 말 같은거 현지에서 익혔는데 급하니까 기억도 오래 남고ㅋㅋ 몇몇 단어는
이탈리아에서도 통했어. 출구 같은 것도 마드리드에서 써놓은 단어랑 바르셀로나에서 써놓은 단어랑 조금씩 다르고. 신기해.
아침도 느즈막히 먹고 나와서 까탈루냐 광장이랑 람블라스 거리에 가기로 했어.
까탈루냐 광장 도착.
마드리드가 한낮 기온이 40도를 넘나들고 그랬는데, 바르셀로나는 32도, 33도 정도였어. 좀 더 쾌적한 날씨였어.
내 기억에 서울 33도면 진짜 쪄죽음인데 여기는 습하지 않아서 그런지 바람도 많이 불고 시원했어. 날씨 개굿'-^b
아침을 많이 먹는다고 나름 많이 먹었는데 씨리얼이라 그런가 나오자마자 배꺼짐-.-; 콜라 하나 사서 쪽쪽 빨면서 바르셀로나
탐방 시작!
까탈루냐 광장에 존나 많아 비둘기............
난 비둘기를 진짜진짜 무서워함. 퍼드덕거리는 소리만 들어도 소름이 끼쳐. 근데 여기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나봐.
내가 조심조심 비둘기 옆을 지나가고 있을 때 아무것도 모르는 애기가 비둘기한테 달려들어서 날아가게 하는거 정말 싫었어.
소름이 쫙ㅜㅜ.....
저기서 사진 찍고 있는데, 갑자기 한 3-40마리 정도 돼보이는 비둘기들이 갑자기 한꺼번에 나를 향해 날아왔음;;;
오...오 씨발 이건 아냐;;;;;; 하고 멍때리고 있다가 놀라서 악! 하고 소리지르면서 주저 앉았어. 근데 다들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봤다는 것이 트루...... 다시 생각해도 소름이 끼쳐;;;;
세륜 비둘기...
까탈루냐 광장에서 람블라스 거리는 굉장히 가깝다고 가이드북에 써있었는데, 난 길을 잃었다...
대체 어디로 가야 람블라스 거리라는거여ㅜㅜ 내키는대로 아무곳이나 찍어서 들어가서 무작정 걸었어.
런던 시내랑은 느낌이 참 다르다는 생각을 많이 했음.
런던은 건물이 대부분 흰색, 회색에 반듯반듯한데 비해서, 바르셀로나는 여러가지 색을 가지고 있는듯 했어.
개인적으로는 바르셀로나의 느낌이 더 좋아.
한참을 헤매다가 사진은 없지만 서점을 발견했어.
스페인어 쥐뿔도 할 줄 모르지만 여기는 어떤 책을 팔고 있나 궁금해서 들어가봤음. 최대한 그림 많이 있는 책들 둘러보면서
스페인어 잘하는 척, 무슨 말인지 다 읽고 있는척.....ㅋ...
보다가 가이드북 섹션이 있길래 혹시 한국 가이드북은 없나 하고 찾아봤는데 눈깔이 빠지게 찾아봐도 없더라. ㄸㄹㄹ.........
일본도 있고 중국도 있는데 왜때문에 한국은 없나....왜때문에????
서점에서 나와서 헤매다가 드디어 람블라스 거리 같아 보이는 곳까지 가게 됨ㅠ.ㅠ으뮤ㅠㅠㅠㅠㅠㅠㅠ
거리 초입에서 공연하던 사람들.
멜로디는 기억 안나지만 흥겨워서 기분 좋아짐. 사람들도 호응 잘해주고, 사진도 찍고 그랬어.
많이 버시길....지금도 있을까? 궁금..
드디어 람블라스 거리 도착.
꽃 파는 가게가 내 기억에는 굉장히 많았던 것 같아 .너무 예뻐서 눈이 막 팽팽 돌았어.
마드리드는 수도고 그래서 그런지 굉장히 단조롭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내 기억 속에 바르셀로나는 화려하고 예뻤어.
람블라스 거리는 시작부터 그냥 일직선으로 쭉! 걸으면 돼. 람블라스 거리 끝에는 콜럼버스 동상이 있고 앞은 지중해야.
바르셀로나 최대 시장이라는 산 요셉 시장.
오 좋아좋아. 배가 심하게 고프니 여기서 밥을 먹고 가야겠다고 생각했어. 사실 길을 잃고 헤맸을 때부터 속이 좀 쓰렸지만 어...
많이 배고픈가보다 뭐라도 먹을걸 채워넣으면 괜찮아지겠지, 하고 막연하게 생각했을 뿐.
사람이 정말 많았어.
산요셉 시장 안에 과일이나 과일쥬스를 파는 곳이 여러곳 있어. 근데 산요셉 시장 초입에 있는 가게들은 보통 2유로인데 안쪽으로 더 들어가면 좀 더 싸. 1.5유로, 1.2유로 이랬던 것 같아. 몇번 돌다가 수박을 사먹었어. 외국에서 사먹는 수박은 어떤 맛일까?
했는데 음...미지근했어^^...맛은 별반 차이 없었던걸로......
수박을 먹으면서 여기저기 시장 안을 둘러봤어.
과일도 팔고, 하몽도 팔고, 생선도 팔고 그래서 신기해서 막 돌아다녔음. 사람도 많고 북적북적했어.
근데 정육점 쪽으로 가면 막 닭이랑 칠면조 깃털만 벗긴 채로 시뻘건 조명 아래 누워있고ㅜ.ㅜ 돼지 뒷다리 걸려있고 ㄷㄷ
닭 보고 가뜩이나 속도 미식거렸는데 토할뻔....내 생에 그렇게 그로테스크한 광경은 처음이었어.
마드리드에서 정신이 없어서 엽서를 못사서 바르셀로나에서 엽서를 사기로 했어. 런던에서 엄빠한테 쓴 편지는 아직도 부치지
못한채 내가 가지고 있었고, 나에게 쓰는 편지는 마드리드 터미널에서 밤 새면서 씀^_ㅠ
여기서도 엽서를 두장 사서 한장은 한국에 있는 친구한테, 한장은 나한테 쓰기로 함. 한장에 1.2유로였나 2유로였나...돈 쓴거
안적어놔서 가물가물햄...
시장 안이 은근히 넓어서 여기저기 막 돌아다니는데, 뭐 먹을만한 가게를 못찾아서 꽤 오랫동안 헤맸어ㅜ.ㅜ
속이 점점 아파오고, 가만히 있는데도 속이 미식거리면서 쓰리기도 하고 토할 것 같은 느낌????? 뭐라도 빨리 뱃속에 쑤셔넣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음.
먹을거...뭐라도 먹어야돼...하면서 돌아다니다가 발견한 한국인 가게.
처음에는 나도 안믿겨서 으잉??? 했는데 주인 아줌마도 한국사람 맞네.
이제 정신이 어질어질해서 그래 한국음식 먹으면 좀 나아지겠지? 해서 여기서 밥을 먹기로 함.
나중에 가이드북을 보니까 가이드북에도 나와있는 집이었어;
산요셉 시장에 하나 있는 한국음식집이라네.
익숙한 컵라면과 당면을 보면서 신기해하고...옛날 당면 저게 진ㅉ ㅏ반가웠어. 눈에 제일 띄었거든...ㅋㅋ
뭐 먹을까 하다가, 사장님이 추천해주시는 뭐 세트메뉴 같은거였는데 그걸 먹기로 함.
내가 한국 음식점이라고 했던가...???
그냥 한중일 음식 다하시는거 같음^^;;;;;;;;
한식을 먹고싶었다고...근데 내게 나온 것은 웬 중국식 볶음밥 같은거였다고........
솔직히 말할게. 맛도 없었어....ㅋ....ㅋ..기름기도 많아서 가뜩이나 힘들었는데 니글니글해서 정말 먹기 싫었는데 살고 싶어서
꾸역꾸역 먹음
저 소스? 같은 부분 피해서 밥만 긁어먹음. 맛이 없기도 했는데 몸도 이상해서 음식을 위에서 거부하는 느낌??? 먹다가 몇번이고
토할 뻔 했어. 먹기 싫은거 억지로 먹을 때 막 몸이 부들부들 떨리면서 소름이 끼치고 그러는데 딱 그 느낌;;;
그래도 사장님은 내게 김치도 주시고 하셨지만, 내 몸이 안받아서 남은건 밥 밑에 숨기고;;;;; 결국 남겼어ㅠㅠ
남은거 싸가지 그러냐고 물으셨지만 그냥 버려주세요^^;;;; 하고 나올 수 밖에 없었음.
기름기 있는걸 몸이 안받는 것 같았어ㅠㅠ
죽지 않기 위해 밥을 먹고 나오다가 키위주스를 사서 마시니까 요동치던 위가 잠잠해지는 느낌.
산 요셉 시장을 나와서 키위주스 쪽쪽 빨면서 람블라스 거리의 끝에 있는 콜롬버스 동상을 보러가려 했어.
바다가 보고 싶어서 이리로 쭉 가는거 맞나? 하고 지도를 보고 있는데 그런 나한테 어떤 스페인 남자가
"여기가 라 람블라(람블라스 거리)야. "
하고 말을 걸었어!!
지금 나한테 말 건거??? 싶어서 뒤를 돌아보니까 나한테 말건게 맞음. 순간적으로 경계하면서 "ㅋ나도 알거든? " 했더니 어 그래?
하고 부탁하지도 않은 가이드를 자처하는거야. 콜럼버스 동상 보러 갈거야. 했더니 자기는 그 근처 해안가 간다면서 같이 가자고 해서 아주 잠시동안 그 남자랑 동행이 됐어.
걸으면서 난 또 내 여행 얘기를 했지(여행 내내 입 아프도록 얘기 했어..)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한국 날씨는 어떠냐고 물어. more hot, more wet. 했더니 난 평생 서울에는 못가겠네;; 하더라.
내가 있을 때 바르셀로나가 32도였는데 진짜 쾌적하고 좋았어. 여기 날씨 엄청 좋은데? 했더니 자기는 이것도 더워서 못견디겠다고....대구오면 아주 기절하겠군.
그 남자랑 통성명도 하게 됐어. 걔 이름은 Ramo고 바르셀로나를 겁나 좋아하는 남자였음. 여행 얘기를 하다가 마드리드에서 맞은 이야기까지 하게 됐어.
마드리드 길거리에서 어떤 남자가 지나가다가 나를 때렸다. 했더니 OMG!!!!! 하면서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냐면서 마드리드를 욕하기 시작했음.
"마드리드 뭐하러 갔어. 마드리드 나쁜놈들임. madrid is bad city. so so bad!! "
걔가 그렇게 펄펄 뛰면서 화내주니까 서운하고 억울했던 마음이 조금이나마 풀렸어. 살짝 위로받은 느낌?
나도 맞장구 치면서 그니까 진짜 나쁜 도시야. 거기 가지말고 바르셀로나 올걸...바르셀로나 너무 좋음. 날씨도 좋고 완전 짱임.
바르셀로나 짱짱맨bbb 이랬더니 아 한국도 짱이야. 하면서 엄청 좋아함ㅋㅋㅋ
저때는 몰랐는데 나중에 알고보니까 스페인 내에서 마드리드랑 바르셀로나랑 지역감정이 있대. 우리나라 전라도와 경상도처럼,
서로 약간 라이벌? 같은 구도이기도 하고. 수도 마드리드 체제가 강화되면서 까탈루냐 지방이 가지고 있던 주도권이 그쪽으로
많이 옮겨갔대. 바르셀로나를 비롯한 까탈루냐 지방은 스페인 내에서 꽤 부유한 곳에 속하는데, 이쪽 사람들이 스페인에서
나와서 독립 된 국가를 만들고 싶어한다는 얘기를 들었어. 스페인 정부에서는 세금 많이 내는 곳이니까 절대 ㄴㄴ해. 하고 있고.
람블라스 거리를 걸으면서 내 전공 얘기도 하게 됐어. 나는 사복이랑 신방을 복수전공 하는데, 나가서는 그냥 저널리즘 전공이라
고 하고 다님. social welfare 해도 못알아먹더라ㅠㅠ 알고보니까 걔네는 social work의 개념이 더 익숙하대. 쨌든 저널리즘 전공
한다고 했더니
"바르셀로나에 대해서 좋은 얘기 써줘. 한국 사람들 많이 오게. "
"ㅋㅋㅋ알써ㅋㅋ바르셀로나 좋아. "
"그리고 마드리드는 나쁜 도시라고 써. 가지말라고. "
"당연하지-.- "
oh oh
★안티 마드리드 결성★
oh oh
람블라스 거리 거의 초입에서 라모를 만났으니까 이런저런 얘기하면서 꽤 오래 걸었어. 걔는 여기저기 가르쳐주면서 저기는 오래
된 곳이고 뭐 어쩌고 저쩌고 해줬는데 영어가 짧아서 잘 못알아들은 부분도 많고, 또 일부러 듣는둥 마는둥 했던 부분도 있어.
왜냐면 나는 계속 걔를 의심하는 중이었거든. 방향이 같으니까 같이 걷기는 한다만, 혹시나 나중에 내가 가이드 해줬으니까 돈내
놔! 할까봐서 그냥 대충 듣는척 했어. 언제 어디서든 긴장을 풀면 안돼. 한손으로는 주스를 마시고, 한 손으로는 내 가방을 사수한다. 오키?
나는 다다음날 새벽 비행기로 바르셀로나를 떠나 나폴리로 갈 계획이었어. 라모한테 나 여기 다음에 나폴리 간다, 했더니 또 막
식겁하면서 나폴리 왜 가냐고.. 거기 마피아 있는 곳 아냐? 거길 니가 왜 감???? 하는거야. 그러면서 설마 너 코리안 마피아????
하고 호들갑 떨면서 놀렸어......ㅋㅋㅋㅋㅋ
"ㅋㅋ내가 마피아 같이 생김? "
"그건 아닌데, 거기 간다니까 걱정돼서 그러는거지...거기 위험한데.."
하면서도
"오, 나 지금 엄청 위험한거 아님? 나 지금 코리안 마피아랑 같이 있는데????"
하고 계속 놀림.......ㅋ.ㅋ..ㅋ.ㅋㅋㅋ 가뜩이나 나도 나폴리 가기 무서웠는데...만나는 사람마다 겁주고 난리여ㅠㅠ..
암튼 같이 농담 따먹기 하면서도 나는 너무 옆에 딱 붙어 걷지 않으려고 하면서 경계하고 그랬지만,
진짜 오랜만에 대화하면서 웃으니까 아픈 것도 조금 가시는 기분이었어.
그리고 어느새 람블라스 거리 끝까지 왔지.
콜럼버스 동상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자 라모가 갑자기 나한테 콜럼버스 동상의 비밀을 알려주겠다고 했어.
근데 막 말하기 전에 겁나 뜸들이는거야.
"내가 저거에 관련된 비밀을 하나 알려줄건데, 너만 알고 있어야돼. "
"헐..나 비밀 짱좋아함. 뭔데? "
"절대 다른 사람한테 말하지맠ㅋㅋㅋ니 저널에도 쓰지맠ㅋㅋㅋㅋㅋ "
"어휴 알았다곸ㅋㅋㅋㅋㅋㅋ "
약속까지 했는데, 난 여시에 쓸거지롱ㅋㅋㅋㅋㅋ 사실 친구들한테도 이미 다 말해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비밀이 뭐냐면,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사람이잖아.
사진 보면 동상에서 ☞ 이쪽을 가리키고 있는데, 사실 아메리카 대륙은 ☜ 이쪽에 있대ㅋㅋㅋㅋㅋ
올ㅋ
여시들도 비밀 지켜달라능....소근소근...알았찌????ㅋㅋㅋ
콜럼버스 동상에 대한 비밀도 듣고,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
아까도 말했듯이 만난 순간부터 끝까지 난 계속 라모를 경계하고 있었어. 끝까지 와서 내가 머뭇거리고 어색해하는걸 눈치채고는
바로 "내가 방해되면 말해줘. 그럼 난 바로 갈거야. " 했어. 그 말을 듣는 순간 어, 얘가 좋은 앤데 내가 과도하게 경계한걸까? 하고
잠깐 미안했지만 잘됐다 싶어, 그래 난 여기서 다른 곳으로 갈거야. 안녕! 하고 헤어졌어.
걔는 애초부터 해변에 쉬러 간다했으니까...
솔직히 말하면 난 아직도 걔 정체를 모르겠어@_@.....
그래도 난 내가 그때 그렇게 헤어진게 잘한 일이라고 생각해. 혹시나 나쁜 사람이었다면, 그 말로 나를 안심시키고 내가 너랑 계속
같이 있고 싶어! 했을 때 나쁜짓 했을 줄 누가 알아. 물론 헤어짐이 조금은 아쉽기도 했지만 뭐 어쩔 수 없지.
좋은 사람이었다면 의심해서 미안함...
그리고 다시 혼자가 돼서, 콜럼버스 동상 아래에 앉아서 엽서를 썼어.
바닷가라서 바람도 많이 불고, 햇볕도 너무 좋고 아팠던 몸도 조금 나아지기도 해서 기분 최고였어.
마드리드에서 있었던 거지 같은 일들이 싹 잊혀지는 듯한 느낌ㅋㅋ
Port de Barcelona.
콜럼버스 동상 바로 앞이 바다여서 바다도 돌아다니고...
저기에 흑인들이 짜잘짜잘한 바르셀로나 뱃지나 짝퉁 가방 같은거 펴놓고 팔아.
살까 말까 했는데 별로 예쁜게 없어서 패스.
저 많은 요트는 다 누구의 것일까.
부럽.
바닷물도 예쁘고, 물고기도 짱 많아......
혼자 이곳저곳 열심히 돌아다니다가, 가이드북을 보니까 몬주익 언덕이랑 가까운 것 같아서 그리로 가기로 함.
케이블카를 타고 갈 수 있다고 하길래 케이블카를 타자! 하고 마음 먹었는데 케이블카 타는 곳을 못찾음.......oTL
경찰들한테도 물어보고, 여러 사람한테 물어봤는데 내가 도착한 곳은 이상한 호텔 안이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날 처음으로 perdone? (실례합니다) 라고 물었는데 다들 친절하게 알려줬어.....물론 그 뒤에 물어보는 말은 영어였지만...ㅋ
스페인어 못하더라도 안녕? 실례합니다, 죄송, 고마워요 이런 간단한 것만 스페인어로 해도 되게 예뻐하면서 잘 가르쳐주더라.
잘 가르쳐줬는데 내가...결국 못찾아감...케이블카 타는데....
어쩌다 들어간 호텔 라운지에서 찍은 사진..
이거 찍다가 거기 투숙객이랑 마주쳤는데 개민망;;;;;;;;
마드리드보다는 기온이 낮았지만 햇살이 무시할만한 수준은 아니었기에, 계속 돌아다녔더니 다시 HP가 현저하게 쭉쭉 떨어지기
시작.....
다시 속이 쓰리면서 어지러워지기 시작했어. 더 버티지 말자는 생각이 들어 다 포기하고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어ㅜㅜ
이때가 오후 세시였는데...한창 돌아다닐 시간이었는데ㅜ
람블라스 거리를 라모랑 같이 걸었고, 또 돌아갈 때는 너무 아팠기 때문에 거기에 있던 것들을 다 놓쳤어.
람블라스 거리에는 구엘 저택도 있고 막 되게 많은데ㅜ.ㅜ....
돌아오는 지하철 안에서 몸이 덜덜 떨리고 식은 땀이 나기 시작함. 속이 미친듯이 쓰리고 정신을 차릴 수 없었어ㅜㅜ
장염이 아닐까 너무 무서웠음. 사실 나는 지지난 겨울에 장염 때문에 정말 크게 고생한 적이 있었거든. 정말 이러다 죽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심하게 앓았어. 설사하고, 위아프고 이런게 그때 증상이랑 비슷해서 겁이 덜컥 났어. 여기서 병원 가면 내 몸 설명은 어떻게 하며, 병원비는 어쩌나 싶어서ㅜㅜ...
지하철에서 소매치기 봤다는 얘기가 하도 많아서 늘 지하철 안에서는 정신을 똑디 차리고 다녔는데 이날은 너무 아파서 가방을
가슴에 끌어안고 끙끙 앓으며 잠깐 졸았어.
아까 말했듯이 숙소는 2호선 끝이라 돌아오는데도 드럽게 오래걸림ㅡㅡ....
돌아오자마자 한국에서 챙겨온 지사제와 친구가 준 홍삼을 씹어먹고 이불을 뒤집어 쓴 채 잤어.
내가 여행 하면서 홍삼을 세번 먹었는데, 첫번째 두번째가 마드리드 노숙할 때랑 바르셀로나에서 아팠을 때임. 진짜 나는 홍삼
아니었음.....큰일 날뻔 했어. 바르셀로나 귀신 될 뻔;;;;;
한 세네시간 잤나? 했더니 배가 고파서, 뭐라도 먹어야겠다 싶어 한국에서 싸온 햇반과 런던 민박에서 챙겨온 라면을 끓였어.
덜덜 떨리는 손으로 라면을 끓이는데 이노무 호스텔 레인지는 죄다 인덕션이라 드럽게 늦게 끓어ㅜ ㅜ 거기다가 냄비에 물을 못맞
춰서 라면이 아주 한강물ㅜㅜ....밍밍해......
평소 라면 킬러였던 내가, 라면 한 10가닥도 못먹고 바로 싱크대로 직행.
심지어 햇반도 반도 못먹었어(나중에 프라하, 파리 가서 완전 후회함. 없어서 못먹을 지경이었어. 내가 바로 진공청소기였다..)
아까운 라면이랑 햇반 다 버리고, 그 와중에 막걸리에 사이다 타먹으면 나을 것 같은데ㅜㅜ 엉엉 하면서 다시 홍삼을 두어개 씹어먹고 또 잤어.
허리가 아파서 더는 못자겠다. 싶을 때까지 잤어.
여기서 마드리드부터 여행기 본 여시들이 가질만한 질문.
Q. 야 너 왜 여행와서 맨날 고생하고, 아프고 찡찡댐???-.-
A. 그러게 씨발.....
나중에 호스텔에서 만난 친구는 내 여행 얘기 듣더니 "너 여행 테마가 고난이야?" 하고 물었음.
설마 고난이겠냐...ㅡㅡ........
생각해보니까 그때 위염이었던 것 같아. 스페인 넘어오고서부터 제대로 세끼를 챙겨먹은 적이 없거든. 노숙하고, 빈속에 술마시
고, 8시간 버스타고 그랬으니까ㅠㅠ
그래도 지금은 다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으니 괜찮아^_ㅠ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여행 가는 여시들, 특히 혼자 가는 여시들!!!!!!!! 가서 밥 꼬박꼬박 챙겨먹어.
난 서울에서도 혼자 쇼핑 다니고 영화 보고 이랬고 밥도 잘 먹는 편이었는데 막상 가니까 괜히 부끄러워서 용기가 안나서
많이 굶고 대충 끼니 때웠더니 이렇게 대형 참사가....ㅠ.ㅠ..........
나가서 아프면 진짜 힘들고 서러워. 한달 이상 가면 생리도 하니까 특히 먹을거 잘먹어야해.
나같이 미련한 짓 하지말고......
바르셀로나 3일차, 공항 노숙하고 바르셀로나를 떠나서 나폴리로 가는 이야기는 다음 편에!!!!!
봐줘서 고마워 :)
다음에 봐!
첫댓글 다행이다 그래도! 생리통있는데 잘걸어다녔구먼 친구(?)도 사귀고ㅋㅋㅋ 아..나도걱정이네 한달이니까 아무래도 생리통...하루는 버려야겠지..허허
올ㅋ스페인남자! 아 근데 나폴리 위험해? 갈려고햇는데..위험하구나
위험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막상 가보니까 별로 안위험해ㅋㅋㅋㅋ 밤늦게 돌아다니고 막 후진 골목 이런데 안들어가면 됨. 거기서도 사람은 살아..
재미지다!!!끄앙!!! 그 남자얘는 진짜 뭐였을까? 신기방기 여시여행담 너무 재미있어 근데 왜이렇게 글이 짧은 느낌이 볼때마다 드는거지.......ㅎ흅 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담편기대할께 날씨쩐다bbbbbbbbb
ㅠ고생 많았네ㅠㅠ
언니글 보니께 나도 막 가고싶당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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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3.05.01 16:41
나 어느순간 여시 글 기다리구있었졍ㅋㅋㄱㄱ바르셀로나는 마드리드와 딴판이구나! 뭔가 갑자기 급 또 스페인가고싶넼ㅋㅋㅋㅋㅋㅋㄱ하아
잘읽었어언니야ㅋㅋ 스페인가서많이고생했네ㅠㅠ 담여행기도 기다릴게!!!ㅋㅋㅋ
언니글 진짜 재미지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맨날 기다려 넘 재밌어!!!!!!!ㅋㅋㅋㅋ 언니글보면 떠나고프다 ㅠㅠ
잘읽었어!! 한국에서 아파도 서러운데 해외에서 아프면 더 힘들었겠네ㅜㅜ
바르샤 너무 좋았음ㅠㅠ 난 작년 이때 바르샤에 있었는데 진짜... 내 인생 최고의 여행지임..♥ 날씨도 좋고 사람들한테 길물어보면 영어못해도 엄청 친절하게 가르쳐주고 진짜 최고b 내년에 또 갈거야ㅠㅠㅠ
여시여행기완전재밋어 ㅋㅋㅋㅋㅋㅋㅋㅋ여시를기다렸다능!ㅋㅋㅋㅋㅋㅋㅋ빨리왕 ㅠ
재미땅 스페인 ㅠㅠㅠㅠㅠㅠㅠ 다음글 기다릴께!ㅎㅎㅎㅎㅎ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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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말하면서 모르는거 계속 되묻고 그랬어..ㅋㅋ막상 가면 잘 들리고 잘 말하게 되더라 ㅋㅋㅋ긴장해서 그런가..가기 전에 영드미드 많아 보고가서 그런가봐 ㅋㅋㅋ 간단한거라도 준비하고 연습하고 가면 도움 많이 될껴..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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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난 한국에 있을 때도 시트콤 인생이라는 말 자주 들었는데..그 여파가 유럽까지 따라왔나바 ㅠㅠㅋㅋㅋㅋㅋ가기 전부터 몸조리 잘해! 가서도 밥 잘 챙겨먹구 ㅋㅋㅋㅋㅋ빈속에 술 마시지마...ㅋㅋ
진짜 옆에서 친구가 직접 이야기해주는 것 같애 ㅋㅋㅋㅋㅋ
우와 언니 카메라 어디꺼써??사진 이뿌다 ㅠㅠ
옹 사진은 다 갤투로 찍었어! 중간중간에 디카로도 좀 찍었는데...아마 이날은 디카로 안찍었을거야ㅋㅋㅋ 갤투로도 잘 나오더라고..보정도 살짝 했엉...ㅋㅋㅋㅋㅋ
언니 아프고 그럴때 내가 다 불안불안... 언니 막 쓰러지고 이러는거 아닐까 싶어서 ㅋㅋ 물론 아니니까 이렇게 글을 쓰고 있겠지 안심하면서 다시보고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