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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내 딸아! ( 31회 )
이제 송이는 스스럼없이 민회장 집엘 드나들 수 있는 특권이 주어진다.
민회장의 아내 심수경은 송이를 더욱 좋아하며 언제든지 찾아와 주기를 바라 고 있으며 송이와 많은
시간을 함께 하기를 좋아한다.
가끔 주말이면 민회장보다는 심수경이 전화를 한다.
“한검사!
내일 뭐해요?“
“별 스케줄은 없습니다.”
“그렇다면 별장으로 가서 시간을 보냅시다.
맑은 공기도 마시고 내가 맛있는 음식도 해 줄게요.
우리 여자들만 갑시다.“
“사모님과 둘이서 만요?”
“우리 딸 우희하고 셋이요.
우리 우희의 연주도 듣고 그렇게 좋은 시간을 보내고 옵시다.“
“네!
아침 먹고 출발을 할까요?“
“나도 우희하고 아침을 먹고 바로 출발 합니다.”
송이는 전화를 끊고 자신이 왜 이런 초대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따르고 있는 것인지 의아해 한다.
그러나 가까이 다가갈수록 참으로 편안한 마음을 가지게 되는 사모님이다.
마치 엄마처럼 모든 것을 살펴주고 마음을 써준다.
그런 것을 느끼면서도 순수한 마음으로 다가서지 못하고 있는 자신이 참으로 죄스럽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을 해도 세진그룹 민회장님을 떼어 놓고는 생모를 생각할 수 없는 정황들이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구체적인 것은 결정한 것이 없지만 가까이 지내다 보면 무엇인가 방법이
찾아질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좀 더 민회장님의 모든 것을 살펴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기회가 주어지는 대로 그들과 가까이
지내고 있는 송이다.
어느덧 한 가족과 같은 그런 마음으로 가까이 지내게 된다.
그러나 매스컴을 의식하고 있는 송이와 민회장은 되도록 서울 집이 아닌 별장에서 주로 함께 지내는
시간을 만들어 나간다.
송이는 심수경의 말을 통해서 그들이 얼마나 사랑하고 서로를 존중해주고 있는 것인가를 느낀다.
무엇하나 나무랄 곳이 없는 민회장이다.
생모의 일만 아니라면 존경하고 싶은 민회장님이라는 생각을 한다.
마음의 한 점 티끌도 없이 그들과 어울림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다.
민우성과의 관계 또한 그 누구도 의심을 하지 않을 정도로 서로 미래를 약속한 연인들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송이 마음은 단 한 발자국도 다가서지 않고 있다.
그런 송이의 마음을 알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송이는 심수경이 자신에게 베풀어주고 있는 모든 것들에 대해서 미안하고 죄송스러운 마음이지만 태연한 척 모든 것을 받아드리고 있다.
휴일이라고 매번 민회장과 함께 하는 것은 아니다.
휴일에도 스케줄이 바쁜 민회장이다.
스케줄이 비는 휴일이거나 아니면 가족들을 위해서 모든 스케줄을 비워두는 그런 휴일이라야 모든 가족들이 함께 할 수가 있다.
그런 날이면 어김없이 송이를 초대하는 민회장인 것이다.
마다할 리가 없는 송이다.
이번에도 민회장은 가족들을 위해서 시간을 비우고 온 가족을 데리고 별장으로 간다.
송이도 어김없이 초청을 받는다.
늘 그렇듯이 송이는 혼자서 별장으로 간다.
행여 있을지 모르는 매스컴의 눈을 피하기 위함이다.
현직 검사로서 대기업 가족들과 스스럼없이 지낸다는 것은 충분한 매스컴의 초점이 될 수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송이는 매사에 조심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송이 자신을 위해서나 대기업을 위해서 매스컴에 오르내리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님을 잘 알고 있다.
비가 오는 날이라 밖에서보다는 안에서의 파티가 준비가 된다.
심수경은 궂은 날씨를 생각해서 오리 영양탕을 준비한다.
각종 해산물과 전복이 들어간 영양탕이다.
송이는 매번 요리가 입맛에 맞고 맛깔스럽다는 것을 느낀다.
참으로 대단한 사모님의 요리솜씨인 것이다.
집에서나 이렇게 별장으로 나와서도 사람을 시키지 않고 모든 요리를 손수 하시는 사모님의 정성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참으로 부지런하고 온 가족을 위해서 당신의 삶을 희생하시는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는 송이다.
대기업의 안주인이 이렇게 모든 음식을 손수 해 낸다는 것이 참으로 쉽지 않은 일임을 잘 알고 있다.
“사모님!
정말 음식이 너무나 맛이 있어요.“
”한검사!
그렇게 말을 해주고 맛있게 먹어주니 정말 고맙소.“
심수경은 늘 맛있게 음식을 먹는 한검사가 정말 고맙고 사랑스럽다.
“언제나 이렇게 많은 음식을 준비하는 것이 힘이 드실 텐데 손수 모든 것을 다 해 내시는 모습이 참으로 존경스럽습니다.”
“존경은 무슨?
주부라면 가족들을 위해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인데.........“
”허허..........
그건 그렇지 않지.
당신이 마음만 먹으면 모든 것을 다른 사람들 손에 맡기고 조금 더 편안하게 지낼 수도 있는 일이지.
당신 성품이 워낙 가족들을 위해서 잠시도 몸을 쉬지 않는 사람이니 그런 것이니 우리야 좋지만 당신이 힘들지 않소?“
민회장 역시 아내의 고마움을 잘 알고 있다.
아내가 온 가족을 위해서 희생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 모습이 사랑스러우면서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
늘 사람을 시키라는 말을 하지만 천성이 부지런한 사람이다.
또한 가족들을 위한 모든 것은 자신이 직접 해야 하는 사람이다.
심수경은 그런 남편의 마음을 잘 알고 있기에 언제나 남편을 존중하고 깊은 사랑을 하고 있다.
그런 남편이 있기에 자신의 삶이 편안하고 행복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심수경은 늘 남편을
바라보는 눈동자엔 사랑과 존경이 흠씩 들어찬다.
송이는 그런 부부의 모습이 참으로 존경스럽다.
송이는 그런 가족들을 보면서 부럽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아까부터 자꾸만 민회장의 앞머리에 튀어나와 있는 흰머리가 눈에 거슬리고 있다.
다가가서 그 흰머리를 뽑아드리고 싶은 마음이 인다.
그러나 함부로 다가가기엔 버릇없는 행동이라는 생각을 하며 망설인다.
그렇게 한참을 웃으며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지만 송이의 눈엔 자꾸만 민회장님의 앞이마에 튀어나온 흰 머리카락이 눈에 뜨인다.
“회장님!
버릇이 없는 행동일지 모르겠지만 아까부터 자꾸 눈에 뜨이는 회장님의 흰 머리카락을 뽑아 드리고 싶습니다.“
송이는 민회장과 심수경을 보며 말을 한다.
“허허허...........
그래준다면야 나야 정말 좋은 일이지.“
민회장은 기쁜 얼굴로 흔쾌하게 수락한다.
심수경 역시 웃음으로 허락한다는 뜻을 나타낸다.
송이는 조심스럽게 민회장 곁으로 다가가 앞이마에 튀어나온 흰머리카락을 뽑는다.
그러나 그 한 개를 뽑고 나니 또 다른 흰 머리카락이 보인다.
송이는 말없이 서 너 개의 머리카락을 뽑는다.
“이제는 앞에 보이는 것은 없습니다.”
송이는 민회장의 머리카락을 휴지에 곱게 싼다,
“허허허...........
우리 한검사가 이렇게 세심한 면이 있다는 것이 정말 정겹소.“
민회장은 만족스러운 듯 웃으며 말을 한다.
“정말 한검사가 참으로 세심한 곳까지 관찰을 하는 것을 보니 좋으네요.
마치 딸이 아버지의 흰 머리카락을 뽑아주는 것만 같아서 보기에도 너무 좋았고 더욱 정이 가네요.“
심수경 또한 흐뭇하고 사랑스러운 눈길로 송이를 바라본다.
“과찬을 해 주시니 너무 고맙습니다.”
송이는 곱께 싼 휴지를 들고 휴지통으로 가려고 몸을 일으킨다,
거실에는 휴지통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
휴지통은 현관 한 구석에 있는 것을 알기에 송이는 현관으로 나간다.
머리카락을 싼 휴지를 쓰레기통에 넣으려다 문득 송이는 그대로 자신의 호주머니 속에 집어넣는다.
왠지 그래야 할 것만 같다.
송이는 며칠 동안 민회장의 머리카락을 자신이 가지고 있다는 것조차 생각할 수가 없을 정도로 바쁜 시간을 보낸다.
처음부터 계획적인 생각으로 민회장님의 흰 머리카락을 뽑은 것이 아니기에 별다른 생각이 없었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송이는 문득 민회장님의 머리카락을 생각해 낸다.
며칠을 핸드 백 속에 들어 있던 것을 꺼내어 책상위에 놓는다.
그러고서는 무슨 중요한 것이나 되는 것처럼 조심스럽게 휴지를 펼쳐본다.
너덧 가락의 흰 머리카락과 검은 머리카락이 나온다.
잠시 그것을 들여다본다.
아닐 것이라고 생각을 하면서도 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무슨 감정인지를 모른다.
민회장님과 생모와 연관을 시킬 아무런 것이 없다.
생모의 일기장에 나열이 되어 있는 모든 이니셜과 맞아떨어진다는 것 이외에 아무것도 연결될 수 있는 것들이 없다.
결혼을 하기 전에 아무런 과거도 없다는 민회장님 부부의 말이다.
두 분이 서로 믿고 사랑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그 말이 틀림없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송이는 자꾸만 생모와 연관을 짓는 자신이 참으로 어이없다고 생각 하면서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자신을 이해할 수가 없다.
그러나 민우성과의 관계를 생각해서라도 조금도 의혹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며 유전자 검사를 할 마음을 갖는다.
결혼상대로서 민우성은 더 이상 나무랄 곳이 없는 상대다.
그 가족들 모두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
무엇을 더 바랄 것인가?
송이는 유전자 검사를 통해서 민우성과의 결혼을 결정할 생각이다.
이젠 자신도 민우성을 사랑하고 있음을 부인 할 수가 없다.
민회장님이나 그 사모님 역시 시부모님으로 모시기에도 더 없이 좋으신 분들이고 존경할 수 있는 분들이다.
그럴 리는 없겠지만 민우성과 같은 핏줄이라면 결혼자체가 불가능한 일이고 그것을 알면서도 아닐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결혼까지 갈 수는 없다.
송이는 그러면서도 공연한 일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마음이 편안하고자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불안한 마음을 버릴 수가 없다.
생모의 일은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생각을 하지만 어떤 방법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감이 잡히는 것도 없다.
그러나 민회장님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것이 밝혀지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되어 간다.
민우성을 사랑하는 마음도 있지만 민회장님과 좋은 관계를 유지시키고 싶다는 마음이 앞서고 있다.
참으로 배울 점도 많고 존경하고픈 어른이라는 생각이다.
송이는 자신의 생각이 기우라는 것을 확인하고 싶다.
유전자 검사를 맡기고 나서도 송이는 많은 신경을 쓰지 않는다.
보나마나 뻔한 일이라고 생각을 한다.
생모와 아무런 연관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다시 생모의 생사에 대해서 알 수 있는 길이 없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생모의 일기를 처음부터 다시 보고 또 본다.
그러나 새로운 사실을 발견을 할 수가 없다.
이대로 영원히 알아낼 수 없을 것이라는 두려움이 들지만 자신의 힘으로는 더 이상 앞으로 나갈 수 있는 길이 없다는 것을 생각한다.
송이는 할머니께 드릴 말씀이 없다.
할머닌 이제 일어나 계시는 시간들보다 누워계시는 시간들이 많으면서 더욱 송이에게 집착을 하시는 것만 같다.
“할머니!
오늘은 식사를 얼마나 하셨어요?“
송이는 퇴근을 하면 늘 할머니의 방으로 간다.
“송이야!
할미는 아직 아무렇지도 않다.
할미는 우리 송이가 시집을 가서 남편 사랑을 받고 아기를 낳고 잘 살아가는 것을 보기 전에는 절대로 눈을 감지 않는다.“
“할머니!
제가 결혼을 하는 것이 그렇게 좋으실 것 같으세요?“
”암!
좋다 뿐이냐?
우리 송이를 데려갈 신랑은 누구인지 할미 마음에도 들어야 할 것이다.“
“네!
반드시 할머니 마음에 드는 사람이 나타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할머니가 많이 잡수시고 기운을 차리셔야지요.“
“그래!
할미도 그렇게 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다.
네 어미 대신에 우리 송이가 행복하고 사랑받으며 살아가는 것을 봐야 한다.“
“네!
아주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드릴게요.“
“송이야!”
김윤희는 송이를 부르며 송이의 손을 잡는다.
“이제는 네 어미를 포기하거라!”
“네?”
송이는 놀라면서 할머니를 바라본다.
“네가 그동안 네 어미를 찾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지 할미는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송이야!
이미 네 어미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닐 것이다.
공연히 헛고생을 하지 말고 그만 포기를 하거라!“
“할머니는 늘 엄마를 만나는 것을 기대하면서 살아오신 삶이 아닌가요?”
“그래, 그랬다.
지금도 할미는 네 어미가 죽었다는 것을 믿고 싶지 않다.
그러나 송이야!
그것을 할미가 인정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다.
살아 있다면 이렇게 오랜 세월동안 소식 하나도 알 수가 없겠느냐?
우리 집이 이사를 다닌 것도 아니고 아직 그대로 네 어미가 태어난 이 집에서움직이지도 않고
살아가고 있다.
살아 있는 사람이라면 그동안 오지 못할 이유가 있겠니?“
“그래도 할머니 마음엔 영원히 엄마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조그만 단서라도 있으면 최선을 다해서 알아보고 싶습니다.“
“송이야!
이젠 그렇게 시간을 허비하지 마라!
할미도 이제는 포기한 마음이란다.
오직 할미는 우리 송이가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만 기다리고 있다.“
김윤희는 이제 기영이를 포기하려는 마음이 생긴다.
송이를 위해서라도 포기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당신이 포기를 하지 않으면 송이가 절대로 포기하지 않고 어떤 단서라도 잡으려고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임을 안다.
이제 송이에게 그렇게 헛된 시간과 노력을 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송이는 할머니의 말씀을 듣고는 이번 일만 하고 나면 생모에 대해서는 할머니의 말씀을 따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할머니의 말씀대로 이미 오래전에 이 세상을 떠났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일체의 소식도 그 어떤 흔적도 찾을 수가 없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이라고
생각을 한다.
“할머니!
제가 지금 마지막으로 알아보고 있는 것만 끝나고 나면 할머니 말씀대로 좋은 신랑을 만나서 결혼을
하겠습니다.“
“그래!
우리 송이가 결혼을 하겠다는 마음만 먹는다면 얼마든지 좋은 신랑을 만날 수가 있을 것이다.
할머니는 우리 송이가 그렇게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꼭 보고 싶다.“
“네!
저도 그렇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그러니까 할머니, 기운을 잃으시면 안 됩니다.“
김윤희는 그런 말을 하는 송이의 두 손을 꼭 잡는다.
이제 송이를 위해서라도 기영이는 가슴에 깊이 묻어두겠다고 생각한다.
깊이 묻어두고 당신 혼자서 살며시 꺼내어 그리움을 달래보고자 생각한다.
김윤희는 이제는 송이만을 생각하며 살아가리라는 마음을 가진다.
첫댓글 즐~~~감!
잘 보고 갑니다
즐감하고 감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