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구장
레이 킨셀라는 미국 아이오와 주에서 아내와 함께 옥수수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평범한 농부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그에게 어떤 음성이 계시(啓示)처럼 들려온다. “그것을 만들면 그가 돌아올 것이다.” ‘그것’은 무엇이고 ‘그’는 누구인가? 고민을 거듭하던 레이는 자신의 어릴 적 꿈을 떠올렸다. ‘그’가 누구인지는 잘 몰랐지만 ‘그것’은 확실한 듯 했다. 그리하여 레이가 아내를 설득하여 만든 것은 옥수수 농장 속의 야구장이었다.
그리고 ‘그’가 오기를 기다렸다. 그러던 어느 날, 뜻밖의 인물이 나타났다. 1910년대 맨발로 그라운드를 누비며 메이저리그를 평정했지만, 승부조작이라는 누명을 쓰고 억울하게 야구계에서 영구추방 당했던 ‘맨발의 조(shoeless Joe)’가 레이를 찾아온 것이다. 신기한 것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그가 젊은 시절의 모습 그대로였던 것이다. 레이는 물었다. “그런데 도대체 당신이 왜 나를 찾아오셨습니까?” 그러나 이내 레이는 누군가를 떠올렸다. ‘맨발의 조’를 우상으로 여기던 자신의 아버지였다.
아버지는 레이에게 어릴 적 처음으로 야구를 가르쳐 주었다. 하지만 청소년기의 레이는 이렇다할 직업도 없이 무기력하기만 한 아버지가 싫어 17살 때 집을 나왔다. “아버지는 왜 패배자처럼 사는 거예요. 저는 아버지처럼 살지는 않겠어요.” 그후 레이는 한번도 아버지를 찾지 않았고 몇 해전 아버지는 돌아가셨다. 레이의 생각이 여기에 이르렀을 때, 조가 대답했다. “나와 함께 그라운드를 누비던 네 아버지와 함께 왔단다.” 레이는 놀랐다. 돌아가신 아버지는 ‘맨발의 조’와 함께 추방당했던 야구 선수였던 것이다. 그제야 아들은 자신이 그토록 싫어했던 아버지의 무기력을 이해하게 되었다. 그리고 계시처럼 들리던 음성의 의미도 알게 되었다. 돌아올 것이라던 ‘그’는 바로 자신의 아버지였던 것이다.
- 미국 소설 ‘꿈의 구장(Field of Dreams)’의 줄거리
야구를 매개로 이루어진 아버지와 아들의 화해를 담은 이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아버지를 떠올려 봅니다. 우리는 아버지를 얼마나 알고 있습니까? 아버지의 일부만을 알면서 전부를 알고 있다고 착각하지는 않습니까? ‘아버지처럼 살지 않겠다’는 철없는 말을 하기에 앞서, 그분을 진심으로 이해하기 위한 노력을 하도록 합시다.
첫댓글 나는 절대로 이것만은 아버지를 닮지 않겠다고 하고 아직까지 지켜오는 것이있다 청결하고 깔끔 결벽 같은 성격이시라 할머니가 만들어 주신 음식이 아니면 달가와 하지 않으신 아버지는 술집에서도 소주에 소금을 안주로 ....나는 군시절에도 꽁통이나 라면이라도 끓여 국물이 있어야 술을 마셨다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다
살다보니까 아부지를 흉보던 안좋은모습을 제가 따라하는 것을 은연중에 느낍니다. 징그럽게도 닮았더군요^^ 늙은 아부지.... 왠지모르게 슬픔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