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소리에 잠을 깼다.
아니 잠이 깰 때가 되어서 종소리가 들렸는지도 모르겠다.
발밑에 둔 폰을 집어 시계를 보니 04:01이었다.
종소리는 몇번 더 '뎅 데엥 디에엥' 하더니 곧 중단 되었다.
예전에 시골 살 때는 마을에 벽시계가 있는 집은 거의 없었다.
거실 할매집에는 길다란 추가 늘어진 벽시계가 몸채 벽에 하나 걸려 있었지만
어머니가 동생을 낳았을 때 시계를 좀 보고 오라고 했을 때만 달려 가서 보았다.
대개는 배꼽시계로 시간을 가늠하던 때였다.
새벽에는 닭울음 소리에 날이 새는 줄을 알았고, 해가 뜰 무렵 아침을 먹고
또 해가 중천에 오면 점심 때가 된 줄을 알았으며 해가 지면 저녁 때라는 것을 알았다.
전기가 없었을 때였으니까(당시 도회지만 낮에도 전기가 들어오는 특선과 해가 져야
전기가 들어오는 일반선 두 가지 종류가 있었다) 라디오나 TV도 없던 때였다.
법으로 종소릴 규제하기전까지는 교회에서는 종을 시끄럽게 쳐서
교회이웃에 있는 집들은 가격이 일반 주택지보다 훨씬 쌀 정도였다.
종은 교회에서만 치는 것이 아니다. 절에서도 치고 학교에서도 치고 심지어 배에서도 친다.
종은 시작도 알리고 끝남도 알린다. 그래서 '종 쳤다' 하면 대개 상황이 끝났다 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종이라면 우리나라 종으로서는 에밀레종이 유명하다.
종을 만드는 장인이 아무리 애를 써도 원하는 종소리가 나지 않자
사랑하는 딸을 바쳤더니 제대로 된 소리가 났다는 전설이 있어
종소리가 에미를 원망하는 소리인 '에밀레, 에밀레'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영국 의사당에 붙어 있는 빅벤의 종소리도 꽤나 유명하다.
엊그제 신문에는 빅벤이 수리를 위해 몇년간 종소릴 내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자 일부 의원들은 독일의 비행기 폭격시에도 멈추지 않았던 종소릴 멈춘다고 야단이라고 한다.
중학교 때쯤인가 아니면 고1때쯤인가 헤밍웨이 원작 소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영화를 본 적이 있었다.
스페인 내전을 배경으로 한 줄거리였는데 '무기여 잘 있거라'라는 영화와 함께 기억에 오래 남는 영화였다.
영화 말미에 상황끝을 알리는 종소리가 저 멀리서 은은하게 들린다.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면서부터 종말을 향해 달린다.
종말이 그렇게 멀지 않은 우리는 누구를 위해 남은 에너지를 산화시킬 것인가?
남은 에너지를 제대로 써 보지도 못하고, 그래서 종도 한번 울리지 못하고 막을 내릴 것인가?
당시 영화의 내용이 가물가물해서 아침에 줄거리를 네이버에서 찾아 봤다.
다음은 세계문학사 작은 사전에서 퍼 온 것이다.
스페인 내란에 뛰어든 대학교수 로버트 조던은 산중에 걸려 있는 철교를 폭파하기 위해 화약을 지니고 가까운 동굴에 몸을 숨기고 있었다. 거기서 그는 한 스페인 아가씨를 알게 되었다. 19세의 아름다운 아가씨 마리아였다. 그녀는 내란으로 부모를 잃고 이 동굴에 숨어 있는 것이었다. 그녀의 아버지는 시장이었는데 파시스트들에게 살해당했고 그녀 역시 강간당했다. 그리고 동굴 안에는 또 다른 한 여성이 있었다. 적에게 쫓기면서도 스스로 싸우려는 용감한 여장부 피라르였다. 그녀는 조던의 철교 폭파 작업을 돕겠다고 약속했다.
철교 폭파 결행 전날 밤, 마리아는 조던에게 말했다. "난 당신과 결혼하고 싶지만 내 과거를 이야기하면 아마 내가 싫어질 거예요." "나는 너와 결혼할 생각이다." "안돼요 난 당신의 아기를 낳을 수 없는 걸요."
그녀는 파시스트에게 몸을 더럽혔던 것이다. "난 당신의 아기를 낳고 싶어요." 그녀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마리아, 난 너를 사랑 하고 있어. 우리는 이미 결혼한 것이나 마찬가지야. 너는 내 아내란 말이야. 마리아. 안심하고 편안히 자요." 조던은 안심하고 잠자고 있는 마리아의 얼굴을 보면서 아늑한 행복감과 더불어 파시스트에 대한 증오감을 강하게 불태우는 것이었다.
밤새 내리던 눈은 그치고 맑게 개인 다음날 아침, 적의 전차가 철교에 왔을 때 우렁찬 폭음이 들렸다. 철교는 두 도막으로 갈라지고, 전차는 골짜기에 처박혔다. 그러나, 적의 반격을 받아 아군도 거의 전멸하다시피 되었다. 살아 남은 것은 피라르와 게릴라인 파블로, 조던과 마리아뿐이었다. 그들은 바위 그늘에 엎드려 적과 대항하며 탈출을 꾀하고 있었다. 우선 파블로와 피라르가 탈출에 성공했다. 조던은 곁을 떠나려 하지 않는 마리아를 겨우 설득하여 탈출시켰다. 남은 것은 조던뿐. 그가 탈출하려고 몸을 움직이는 순간, 기관총의 집중 공격을 받게 되었다. 온몸은 상처투성이가 되었다. 미친 듯이 울부짖는 마리아. 그러나 파블로는 억지로 그녀를 말에 태우고 후퇴 길에 올랐다. 조던은 멀어져 가는 마리아를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온 몸의 마지막 힘을 다하여 총을 쥐더니, 미친 듯이 적진을 향해 사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첫댓글 가을이 왔는데도 더운 바람이 업습하고 이제 금년도 4달정도 남았다 며칠간 몇건 초상집에 다니고 산사람도 주는사람도 힘들다
요즘이야 시체를 냉동실에 넣어니 .이제 연락 뜸하고 잊고 있던 사람들의 안부 전화도 해봐야 겠다.인생길 종말 종이 가까워지는데,남마담은 여기 글보고 항시 살아있다는걸 알겠는데 .눈요기 하고 가는 사람들 누군지 알길 없고
한국이 자살율이 상당이 높아 요즘은 고독사가 많다,전에는 자살약이라도 판매 하였는데 요즘은 사기어려워 굶어주는것인지 아님 만취되 죽는것인지 .앞으로 언젠가 부부 같이 죽지 않어니 .혼자 될날이 가까워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