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글이 아닌 현재 대한민국의 관료 체계를 명쾌하게 꼬집는 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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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지 물뚝심송님의 명쾌하고 좋은 글입니다.
차분하게 끝까지 읽어보세요...
이번 사건의 원인에 대한 해석들은 차고 넘친다.
그러나 앞선 글에서 얘기했던 대통령과 관료의 관계에 대한 부분에서 돈으로 이어지는 해석을 해 보자면 좀 더 쉽게 이해할 수도 있다.
물론 그 이해의 결과는 엄청난 분노로 이어질지도 모른다.
따라서 미리 당부 드리겠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내 자신이 살아오면서 겪은 관료들의 행태와 거기에서 출발한 해석 에 불과하지,
사회적 근거를 확보하고 주장하는 학술적이거나 정치적인 주장은 아니라는 것이다.
즉, 틀릴 가능성이 다분히 높은 개인적인 해석이라는 점을 밝혀 두고 시작하겠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무능한 사고 대처, 피해자 구조 과정의 핵심적인 이유는 바로 돈 이라는 것이다.
일단 이 사건의 직접적인 관할기관인 해경 을 살펴보자. 대략 만 명 수준의 인력을 가지고 연간 1조 정도의 예산 을 집행하는 기관이다.
해양수산부 산하의 기관으로, 일반 경찰(해경들은 일반 경찰을 육경이라 부른다.) 과는 전혀 다른 조직이다.
인원이 만명이다.
인건비는 얼마나 될까?
이런 저런 수당을 합쳐 전국 공무원의 평균 연봉은 5220만원 정도 된다.
즉, 만 명의 봉급만 이미 5220억 이다. 년간 예산의 절반 이상이 인건비로 소모 된다.
육지와 달라 해경이 쓰는 장비는 상대적으로 고가이다.
즉 육경이 경찰차 사듯이 보트를 사기 힘든 것이 해경 이다.
선박의 가격대를 생각해 보면, 해경들이 왜 맨날 고무보트나 타고 다니는지 이해할 수 있다.
또한 그런 장비들의 유지보수 비용도 매우 고가 일 수 밖에 없다.
결국 만 명의 인원에게 주어진 1조의 예산은 그저 조직이나 겨우 유지할 수준이지
고가의 구난 장비들을 구매할 여력은 거의 없다 고 봐야 한다.
그런 돈으로 겨우겨우 꾸려가고 있는 것이 해경이다.
해경 출장소에 보트도 없고 기껏해야 제트스키 수준의 장비만 가지고 있다고 해도 놀라운 일이 아닌 것이다.
그 와중에 정부는 해경 관련 예산을 더 줄이고 있다.
추가적인 장비확보는커녕 있는 장비 운영도 못할 판이다.
그런 상황에서 이번 세월호 같은 대형 사고가 터진다.
이렇게 되면 기본적으로 해경 장비만으로는 구조작업 자체를 할 수가 없게 된다.
그렇다고 다른 지역의 해경장비를 마구잡이로 동원할 수도 없다.
그랬다가 다른 지역에서 또 사고가 터지면 어쩌겠는가?
원칙적으로 일상적인 업무는 계속 이어져야 한다. 결국 민간 인력과 장비를 도입할 수 밖에 없다.
그러면 추가적인 예산이 필요해진다.
민간 잠수사 구조요원들, 자원봉사의 마음으로 달려오는 사람도 있지만, 이것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이다.
그들이 일주일씩 매달려 있게 되면 인건비는 제외하고라도 엄청난 실제 경비가 발생한다.
그 경비는 해경에게 청구할 수 밖에 없다. 청구했는데 못 주면, 안 주면 민사소송으로 이어진다.
보험금으로 부담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해경이 비용을 썼다고 해서 사고 해운사에게 부담을 시킬 수도 없다.
아무리 민영화가 된다고 해도 경찰은 국가 서비스이고 무료 인 것이다.
결국 해경은 다른 부서나 상위 부처에게 예산 편성을 요구할 수 밖에 없다.
이것은 고위층의 결재가 필요한 일이다.
결재 없이 돈을 집행했다가는 어떤 처벌을 받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 경우 관료들은 움직이지 못한다.
사고 초반에 예인선을 불러 배의 전복을 막자는 아이디어,
오징어 배 아이디어, 오징어 배보다 더 현실적인 고등어잡이 어선의 수중등 아이디어,
심지어 다이빙 벨 같은 장비들, 해경이 선뜻 응하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돈이다.
자원봉사자들을 모욕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자원봉사라고 해도 실제 경비는 들어가기 마련이다 그리고 사건이 끝나면 다들 현실로 돌아와 냉정 해지기 마련이다.
사람이 사람을 속이는 것이 아니다. 돈이 속인다.
그렇다면 대형 사고 발생시 관료들의 구조 활동은 아예 기대하지 말아야 하는가?
그건 또 아니다. 최고 결정권자의 결단 이 있으면 된다.
만약 대통령이 직접, 이번 사고에 대한 구조작업에 있어서 예산이 문제가 된다면 얼마든지 해결해 줄 테니
고가의 민간 장비나 인력이라도 동원할 수 있는 만큼 다 동원하라고 언질을 주게 되면 그 때부터는 상황이 달라진다.
민간 잠수사들이 요구하던 바지선 대량 투입도 가능해진다.
이런 것들 비용은 일반인들이 상상하는 수준 보다 훨씬 더 높다. 관료들이라고 해서,
국가 예산을 집행하는 사람들이라고 해서 우습게 볼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고 의사결정권자가 예산 신경 쓰지 말고 돈을 써도 된다는 언질 을 주게 되면 상황은 완전히 달랐을 것이다.
잠시 상기해 보시라.
태안에 삼성 선박 기름 유출 사고가 났을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이 했던 말 중에 분명히 이런 언급이 있었던 것을 기억하실 것이다.
VIDEO
(하소연하는 어민에게) “정부는 동원할 수 있는 자원을 총동원 할께요. “
(비용 문제로 인한 어려움을 말하는 청장에게)
“그런 게 어디 있어요? 청장이 모든 비용을 혼자 좌우할 수 없기 때문에 조심스러운건 알겠는데,
그러면 안 됩니다. 나중에 비용을 받는 것은 받는 거고, 못 받는 것은 못 받는 것이니, 그것은 재판에 맡길 일이고,
필요 없는 것은 나갈 필요가 없겠지만, 필요한 만큼은 관계없이 다 동원하라는 겁니다. “
최고 권력권자가 동원할 수 있는 것은 모두 동원하라는 말을 명시적으로 현장 책임자에게 얘기를 해 주고 있다.
이러면 관료는 움직인다. 돈을 얼마를 쓰던지 현직 대통령이 직접 쓰라고 했는데,
못 쓸 일이 없다. 이로 인해 자신이 짤릴 이유가 없어진다.
그러면 관료들은 움직이기 시작한다.
태안에 유출된 기름이 퍼지는 것을 막고, 해안가에 떠내려온 기름을 제거하는 것에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투입되었지만,
그들에게 주어진 방제복, 장갑, 흡착포 등은 아낌없이 관청에서 나왔고, 순식간에 기름은 제거 되었다.
물론 모래 속에 파묻혀 있는 것이 아직도 나오고 있지만,
그것은 불가항력적인 문제였고.
이런 것이다. 관료는 마음대로 일을 할 수가 없다.
확실하게 권한이 주어져야 일을 하는 것이 관료다. 이 점은 비난해서는 안될 일이다.
공무원으로 복무하는 것도 힘든 지경인데, 아무리 급박한 상황이라 해도 자신의 권한을 넘어 자원과 돈을 동원하지는 못한다.
이럴 때 분명히 상급 결정권자, 최고 권력자가 명확한 지시를 해 줘야 한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 박근혜는 그러지 않았다.
그저 지키기 힘든 애매한 약속만을 남발하고서는 이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여기 있는 모든 관료들이 옷 벗을 줄 알라고 협박을 한다.
이렇게 되면 돈 쓰지 말라는 얘기이다. 아무것도 규정에 의하지 않고서는 할 수가 없게 된다.
그래서 해경은 못 움직였다.
나아가 돈하고 관계없는 자발적인 민간 구조요원들의 투입도 막게 된다.
저들이 언제 비용을 청구할지 모르는 일 아닌가.
아직 우리 정부는 이런 사고가 터졌을 때 아무런 지시나 보장 없이 자발적으로 움직여서 문제를 해결할 만한 장비와 자금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그런 완벽한 시스템은 아직 우리에게 없는 것이다.
그러나 사고는 터졌고 해결을 해야 한다면, 대통령이나 장관들이 해 줄 수 있는 것이 명확해진다.
“지금 너에게 없는 장비와 인력을 마음껏 동원해서 써라. 뒷감당은 내가 해 주겠다.”
이 한 마디면 충분하다. 이게 권력자가 해야 할 일이며, 해야 할 일의 전부이다.
그러나 박근혜는 하지 않았다. 그리고 관료는 움직이지 않았다. 움직일 방법이 없었다.
더 분통이 터지는 것은, 그래놓고 관료들에게 온갖 비난의 화살을 돌려 버리고 자신은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것이다.
현장에서 피해자 가족들 앞에서 라면을 먹는 장관, 중대본에서 밤에 몰래 치킨을 시켜 먹는 것, 복지부 직원들이 앰뷸런스를 타고 다니는 것, 이런 짓들은 오히려 애교 에 가까운 일이다.
오히려 지원되는 차량도 없어서 앰뷸런스를 타야 하는 공무원들에게 연민이 느껴질 정도다.
물론 절대 잘했다는 것은 아니다.
대통령은 일을 잘 하는데 관료들 기강이 해이해져서 안 움직인 것이 아니다.
그건 프로퍼갠더에 불과하고, 박대통령을 신으로 모시는 분들에게나 통할 얘기이다.
우리는 관료를 움직이는 방법을 모르는 대통령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이게 아니라면, 진짜로 그 수많은 어린 생명들보다 몇 십억, 몇 백억 예산이 더 중요해서 아끼려 드는 대통령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양쪽 모두 마찬가지다 .
우리는 참으로 나쁜 대통령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첫댓글 공감합니다
공감 꾹~~
이 나라에는 말과 글로 먹고사는 사람들이 땀과 기술로 먹고사는 사람들을 압도하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공감합니다. 그러나 국민들은 그 대통령을 지켜주지 못했습니다. 나쁜 대통령도 국민들이
만든것이라는 생각입니다.
공감합니다. 상식과 원칙이 바로 서는 나라가 다시오기를....
격하게 공감합니다..몇번이나 이영상을 보았습니다
역시나............
멋있습니다 노무현대통령님
이번일로 국민모두가 반성할수있을려나~~
존경합니다.그리고.그립습니다.
관료체계를 꼬집는건지 대통령을 욕하는건지...
이런글 짜증납니다.
요즘 이런류의 글들 넘쳐납니다.
이 카페에 들어와서까지 이런류의글 대하는것이 거북 합니다.
틀린말을 한것도 아닌데 거북하면 안보면 그만인데 왜그러시나요?
전부 댓통령 똥꼬 빨아대는 글만 적어야 하나요?
@뛰뛰빵빵 현장에서 가족을 잃고 어쩔 줄 몰라 절규하는 희생자 가족을 직접 보았다면
짜증이라는 말이 쉽게 나올 수 있을지요
이런글이 많다라는건 누가 옳다고 생각하는지...^^
생존자~실종자~사망자...저하고는 아무런 인연도 없는분들인데...
왜 이렇게 가슴 한켠이 먹먹하고 짜증이 날까요!!!
제발~어제...오늘...내일...잊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을 해봅니다.
공감합니다....!!!
전혀 상식이 없는 닭근혜 공주을 떠받치고 살아야 하는 대한민국 국민이 불쌍합니다.
부정선거로 정권을 찬탈한 어용대통령 더 이상 봐줄수가 없네요. 구역질이 나와요.
공감합니다
자녀를 키우는 부모로써 가슴 한켠이 미어집니다.
과연 이런일들이 어느날 갑작스럽게 생길까요? 정치권과 고위관료들의 집단 이기주의 때문아닐까요 여든야든 국민의 안전과 국가의 위기상황 앞에서는 모두가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자잘못을 따지기 전에 현실에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필요할때라 생각합니다~~~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공감.
스크랩이 잘 안돼서... 제가 개인 블러그에 복사해서 가져갔습니다.
좋은글과 영상입니다..좀 빌려가겠습니다...
공감합니다. 관료를 움직이는 방법을 모르시는듯....
관료는 인간이 되어서는 안됩니다.인간은 불의인줄 알면서도 자기이익을 위해서 불의와 타협하고 외면하죠. 사람은 자기가 손해를 보더라도 정의를 위해선 불의와 절대로 타협하지는 안습니다.그래도 아직은 사람이 많은것 같습니다. 어느글에서 본글인데 요즘시대에 절실히 와닿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