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우리 둘째 딸이 진짜 오랜만에 한 청년과 연애를 시작해서 5개월 째 잘 사귀고 있다.
상대는 張씨 성을 가진 청년.
인동 장씨? 노 노~~ 쓰촨 장씨^^
쓰촨(사천)성에서 미국으로 유학 온 장씨 성을 가진 중국 청년이란 소리다. ^^
나이는 우리 딸보다 3살 아래이고 학년은 2년 아래인 같은 전공의 박사 과정 학생이다.
유학생들은 대부분 자국 출신들과 연애를 하거나 맺어진다.
우리 애 주변 친구들을 봐도 한국인들은 한국인들과, 튀르키예 아이도 자국인과, 인도 학생도 인도 사람과 사귀거나 결혼했다.
그런데 우리 딸은 각종 한인 유학생 커뮤니티를 멀리하며 혼자 꿋꿋이(라고 쓰고는 외롭게, 라고 읽는다..) 4년을 버티다가 갑자기 중국 유학생과 교제를 시작한 것이다.
張군은 이런 청년이다.
일단 외모는 내 기준 합격이다.
키는 180센티는 채 안 되나 178센티이니 큰 편이고, 적당히 말랐는데 골격이 좋고 옷태도 난다.
얼굴은 평범하지만 이목구비 반듯하고 호감 가게 생겼다.
눈에 띄는 미남이 아니라서 좋다. 남자가 너무 잘 생겨봤자 얼굴 값 하니 별로다.
지성은, 같은 전공 유학생이니까 우리 딸이랑 비슷한 수준일 테니 됐고,
까다롭고 까칠한 내 딸내미에게 합격 판정을 받은 성품이니 인성도 됐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아주 괜찮은 청년인데.. ㅎㅎ
나는 우리 딸이 연인이 생겼다는 소식을 처음 듣고 상당히.. 별로였다..
일단은 3살 연하인 것이 마음에 안 들었고, 중국인인 것이 그닥.. 그랬다.
내가 국적에 따라서 사람에 대해 편견을 가져서는 아니고,
우리 애가 향후 미국에 정착하려 하는데 중국은 미국이 견제하는 국가이니 중국인과 맺어졌다가 행여 나중에 내 딸도 불이익을 당하면 어쩌나 하는, 근거가 확실치 않은 우려 때문에..
그리고 평소에 생각하기를, 이왕에 공부 때문에 결혼이 늦어진다면, 학위 받고 직장 잡아 정착한 후 미국 시민권자를 만나 결혼하기를 바랬기 때문이다.
뭐 그런 내 바램은 내 혼자 생각이고.. ㅎㅎ
또 현재 둘이 사귄다고 해서 결혼까지 가리라는 보장도 없다.
아무튼 둘은 작년 늦가을부터 불같은 연애를 시작하더니,
몇 차례의 싸움과 며칠 간의 이별을 거치며 서로를 알아가고 서로의 필요성을 절감한 후,
지금은 아주 안정적으로 잘 사귀고 있다.
張군이 말하기를, 너는 너 자신의 가치를 너 혼자 과소 평가한다고,
너처럼 똑똑하고 아름답고 매혹적인 사람을 사랑하게 되어서 자긴 행운아라고 한단다.
그리고 요리 솜씨가 뛰어나서 각종 중국 음식을 척척 만들어 준다.
그래서 내 딸은 요즘 쓰촨(사천)요리의 진수를 맛보며 잘 먹고 잘 살고 있다.
얼마 전 우리 딸이 학회 참석을 위해 시카고에 갈 때도 張군이 자기 차로 태워다 주고 태워 오고,
그가 위스콘신의 학회에 갈 때도 우리 애와 같이 갔다 왔는데,
운전도 우리 아빠랑 다르게 아주 부드럽게 잘한다나? ㅎㅎ
그 말 들으니 웃기더라.
지 꺼 띄우느라 내 꺼를 깎아내리다니, 너 그러지 마라.. ^^
우리 애는 지금 박사 과정 마지막 학기인데,
졸업 후의 진로 탐색에서 이번 학기에는 실패했다.
교수 자리도 포스트 닥터 자리도 수십 곳을 지원해서 한 곳이 될까 말까라는데,
이번에는 자리 자체가 적게 나온데다가 우리 애의 구직 시작 타이밍도 늦었고,
지원한 몇 곳에서도 연락이 안 왔다.
같은 전공의 다른 애들도 마찬가지, 동기 중 아무도 취업을 못했다.
동기들 중 두 명은 이번에는 아예 시도도 안하고 다음 기회를 기다린다고 한다.
그렇다면? 졸업을 미루고 박사 과정과 조교 생활을 1년 연장하면 된다.
그래서 비자 1년 연장 신청, 다음 학기 조교 채용 신청 등을 마쳤다.
미국 대학에서 교수되기가 그렇게 힘들다고 한다.
박사과정 기본 5년만에 성공은 택도 없고 평균 6,7년을 본다고 한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 해도, 매사 안달복달이 심한 딸의 성격상 금년의 좌절에 크게 낙심했을 것이 자명한데,
지금은 그렇지 않고 좀 속상해하다가 금방 안정됐다.
옆에서 아껴주고 격려해주는 張군의 힘이다.
앞으로 1년 간 논문 발표, 학회 참석 등의 스펙을 착실히 쌓아서 다음 기회를 바라볼 수 있게, 우리 애가 마음을 다잡도록 크게 도와줬다.
학비야 지금까지와 같이 앞으로도 전액 면제이니 됐고
조교 월급 받아서 현재처럼 생활비 쓰면 된다.
張군! 고맙다, 내 새끼 먹여주고 기 살려줘서.
모쪼록 지금처럼 서로에게 힘 실어주며 좋은 영향 주고 받으며 잘 사귀길 바란다.
너희들을 위해 열심히 기도한다.
이렇게 많은 별들 중에 저 별 하나가 내려보고,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 그 사람 하나를 만나는 일..
피차 만리 타국에서 그렇게 한 사람을 만나 피차 모국어 놔두고 영어로 연애하는 내 새끼와 張군.
너희 두 사람을 축복한다.
장구한 너희 둘의 미래는 말 그대로 미지의 세계,
현실 속의 너희의 사귐이 서로에게 힘이 되고 자양분이 되고 있음에 감사하며,
둘이 의지함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각자가 독립적으로도 더 강해지길 기도한다.
고마운 張쉐프, 오늘도 맛난 쓰촨 요리를 부탁해.^^
張쉐프의 요리 1, 그가 해주는 요리를 우리 딸이 찍어서 가족 단톡방에 올리며 자랑을 함^^
張쉐프의 요리 2
스테이크도 잘 구움^^
존경하는 삼족오님 안녕하세요?
오늘은 문득 삼족오님 닉네임을 생각하게 되네요.
전설 속의 그 三足烏 맞겠지요?
張군도 그 집안의 귀한 아들이고 우리 딸도 그러하니, 내 딸 귀하듯 그 아들도 귀하기에 그가 잘 되기를 바라고 기도합니다.
이젠 제 안위보다 자식의 안위가 더 중요하게 된지 오래이니,
제 기도 제 눈물이 심겨져 한 알의 밀알 되어 썩어 그들의 삶에 열매가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새벽 예배 마치고 나오면 동이 터옵니다.
오늘도 예배당 갈 수 있는 건강과 함께 기도하는 배우자 주심에 감사하며 귀가했습니다.
삼족오님 늘 감사드립니다. ^^
따님에 대한 이야기, 절대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네요..
일단 중국 사위는 일반적으로 이 또한 절대 찬성입니다.
다만, 중국 며느리는 절대 반대하고요..
그런데 요즘 비자로 일단 빨리 다음 직장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경우가 많더군요...
결혼식은 양국에서 두번하는 경우가 많지요..
행복한 소식을 기다리는 엄마의 마음에 축복이 있으시길..
ㅎㅎ 중국 며느리는 왜 안 되는지 모르겠는데,
저는 아들이 없어서 중국 며느리 볼 일이 없군요.
서글이님 유쾌하고 명쾌하신 댓글에 미소 짓습니다.
비자는 아직 취업 전이니 유학생 비자로 1년 연장 신청했고요,
비자 갱신을 위해서는 귀국해서 새 비자 받은 후 다시 미국으로 가야 하는데,
지금 시절이 하도 유동적이니 나왔다 들어갔다 하기엔 위험 부담이 있어서 올 여름엔 집에 안 오기로 했습니다.
비자가 만료되어도 미국 안에 머무는 것은 아무 문제 없대요.
내년에 취업이 되면 대학 측에서 비자를 해결해줄 거구요.
서글이님 축복의 말씀 감사드립니다. ^^
@달항아리 대만 며느리를 결정할 때
솔직히 은근 반대를 했어요.
중국여자는 살림을 하지 않는다고..
아들왈, 대만 여자는 다르다 했는데..
물론 결국 아들 사랑에 반대하지 않았지만..
가만히 보면, 아들이 대부분 요리하는
것 같더군요.. 물론 아들이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는 것이지만..
@서글이 한국 사람 우리 딸도 요리는 안 좋아해요. ㅎㅎ
그런데 정리 정돈과 청소와 인테리어는 아주 잘합니다.
서글이님 아드님은 최고의 남편이네요.
공부 열심히 해서 박사되고 교수 되고,....
시작은 어려웠고 과정은 힘들었지만 이제 달콤한 열매만 맺으면 되겠습니다.
새옹지마 고사에 국경을 넘어간 숫 말이 딴나라 암 말을 데려오는 바람에 전화위복이 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따님께서도 국경을 넘나들며 대국의 청년을 데려올 판이니 이야말로 경사입니다.
대부분 여성들이 주방에서 생애의 절반을 보내는 현실입니다만
따님께선 최소한 주방이여 안녕! 하는 삶을 살 수 있겠습니다.
벌써부터 예비 사위 사랑이 장모님 마음 속에 넘쳐나는듯 합니다.
원앙 같은 한 쌍이 어서 빨리 탄생하길 진심으로 축원합니다.
애가 절 닮아서 요리 똥손이예요. ㅎㅎ
자기가 밥 안하면 누가 해줄 사람 없으니 혼자 4년 대충 해먹고 지냈지요.
작년에 제가 갑자기 뇌수술 받았을 때는, 우리 엄마 살려주십사고 기숙사에서 이틀 간 아무 것도 못 먹고 울며 기도하느라 2킬로가 빠졌었대요.
빠질 살도 없는 애인데요.
그 이야기를 나중에 듣고, 혼자이니 억지로라도 먹이려고 음식을 해줄 사람이 없어 내 새끼가 이틀을 굶었다는 생각에 제가 마음이 아파서 울었어요.
이젠 잘 챙겨 먹여주는 사람이 있어 다행입니다.
두 아이가 서로에게 성장의 동력을 공급하는 관계를 지향한다니, 부디 그리 되길 바라고 있어요.
곡즉전 선배님 축복의 말씀 감사합니다. ^^
따님 먼 타국에서 힘든 과정 다 마치고
마지막 결과만 남았군요.
가을 잡 마켓에서 원하는 곳 채용될거라 생각되어요.
우리 아이들은 결혼하고 미국으로 떠났지만
따님은 혼자이니 달님 걱정 많이 하셨을텐데
이제 옆에서 든든하게 챙겨주는 남자친구가 있다하니
예쁜 사랑 하기만을 기도하면 되겠어요.
아들은 먼저 시작했으니 학위 받고
쉽지 않은 채용시장의 어려운 관문을 통과하고
정년트랙으로 임용되었지만
며느리는 올해 학위 과정 끝나고
달님의 따님처럼
마지막 결과를 기다리고 있답니다.
달님~
앞으로 따님의 좋은 소식과
달님의 건강을 기원해요.
린하님 넘 오랫만이예요. ^^
여전히 고우시지요?
2018년 가을엔가, 효주님 손자 돌잔치 때 만난 것이 마지막 같네요.
그 무렵에 린하님 아드님이 결혼해서 미국 갔다는 소식 들은 기억이 납니다.
아드님은 테뉴어까지 보장 받고 임용 됐으니 정말 축하드립니다.
우리 애도 여름 내 잘 준비해서 가을부터 열심히 도전하여 내년에 좋은 결과 얻기를 기대하며 기도로 돕고 있어요.
며느님도 좋은 결과 있으시기 바래요.
린하님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