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사람들이 사는 방식에 대해서 말이야... 최근에 렌스크에 갈 일이 있었어. 그런데 거기서 한 여자가 나한테 이렇게 말하는 거야. 아직 늙지도, 젊지도 않은 사람이었는데... 이렇게 말하더라고.
"우리의 옛 삶을 돌려줘요! 20년 전에 그랬던 것 처럼!"
그 여자한테 뭐라고 말하겠어? 옛날로 모든 걸 되돌리는건 불가능해. 젊은 시절, 지나버린 시절로 돌아가는 건 불가능하다고. 더군다나, 우리가 과거로 돌아가려고 한다면 우린 모든 걸 부숴버리게 될 거야.
하지만 사람들이 예전보다 더 나쁜 상태가 되는게 아니라 오히려 더 나은 상태가 되게 하는 건 할 수 있지, 그거야 우리가 할 수 있는 거고.]
비탈리 만스키 :[솔직한 대화네요. 그렇기에 물어볼 수 밖에 없겠습니다. 소련 국가國歌를 왜 복원하셨습니까?]
블라디미르 푸틴 :[이건 자네한테 지난번에 말했던 것과 연결된 이야기야. 사람들이 국가질서에 대해 다시 신뢰성을 갖게 하는게 중요해. 렌스크의 그 여성은 우리가 그 여성의 20년 전 옛날 삶을 되돌려 줘야 한다고 했잖아?
사람들이 모든 걸 빼앗긴 것은 아니라고 느껴야 해. 하지만...]
비탈리 만스키 :[그 여성은 나이 들 것이고, 우리도 살아가는 것에 적응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블라디미르 푸틴 :[(웃음) 살아가야 하지. 맞는 말이야. 하지만 굳이 저 음악보다 이 음악으로 살아가야 할 이유가 있을까? 알렉산드로프가 작곡한 국가를 들으며 굴라그보다는 2차대전의 승리를 떠올리면서 살아갈 수는 없겠어?
왜 우리가 이 음악을 소련 시대 삶의 가장 어두웠던 순간과 결부시켜야 해?
말했지만, 옛날 걸 복원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야. 하지만 대다수의 인구가 어떠한 '향수'를 가지고 있다는 것도 느껴야 해.
사람들에게서 모든 걸 뺏어서는 안된다고. 이건 도덕적인 문제야. 내 부모님을 기억할 때 항상 하는 생각이야. 이건 그분들의 삶의 일부라고.
그냥 이 모든걸 우리가 역사의 무더기에 내다 버려야겠어? 마치 우리 윗세대가 살았던 적이 없는 것처럼?
그건 우리 부모님께는 너무나 잔인할거야. 그 이유 때문에라도..]
=====
북한 고발 영화인 '태양 아래'로 유명한 비탈리 만스키 감독이 2018년에 발표했던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만스키 감독이 러시아 국영 TV에서 일하며 옐친과 푸틴을 밀접 촬용했던 2000년의 영상을 영화로 만든 것입니다.
한국에선 개봉도 안했고 존재 자체는 희미하지만, 감독의 이름값만 믿고 찾아보았는데 진짜로 푸틴과 옐친 등이 완전히 날것으로 나오는게 신기하네요. 그리고 푸틴이라는 자가 집권 초와 지금과 생각보다 그렇게 달라진 것이 아닐 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듭니다.
자막은 영문판 중역이고, 번역도 힘들어서(...) 여러 명장면 중 굳이 저걸 골랐습니다만, 재미있는 장면 두 개를 아래에 더 넣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