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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내 딸아! ( 33회 )
송이는 유전자 검사결과를 보고 경악을 한다.
민영진회장!
그가 누구인가?
바로 자신의 생부라고 말을 해 주고 있는 것이다.
믿을 수 없는 일이다.
어떻게 민회장이 생모와 연관이 있을 수가 있다는 것인지 믿고 싶지 않다.
송이는 며칠을 심한 고통에 빠져든다.
자신이 이 일을 문제 삼고 나선다면 한 가정이 어떻게 될 것인가?
그러나 생모의 생사가 걸린 일이다.
그대로 덮어두기엔 몇 사람이 고통을 받으며 오랜 세월을 시달리며 고통 속에서 몸부림을 치고 있는 것인가를 생각하면 그대로 덮어둘 수도 없는 일이다.
할머니의 한을 어찌 할 것인가?
또한 이대로 모른 척 하면 민우성과 자신의 관계를 어찌 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하면 머리가 어지럽고 가슴이 아파온다.
민영진 회장은 과연 자신의 생모를 어찌 했을 것인가?
설마 이 세상에서 사라지게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믿고 싶다.
자신의 야망을 위해서 희생시키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굳게 믿고 싶은 송이의 마음은 그러나 불안하기만 하다.
어떤 방법으로 접근을 해야 할지를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오랜 세월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고 사람을 사라지게 한 것으로 보아 행여 자신이 모든 것을 알았다는 걸 알면 자신조차도 그냥 두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니 머리가 어지럽고 가슴이 두근거린다.
지금이라고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송이는 그렇게 며칠을 아무것도 먹지도 못하고 잠을 잘 수도 없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 판단을 할 수가 없다.
그는 결코 일개 검사가 상대할 인물이 아니다.
또한 자신의 생부이기도 하고 거대한 그룹을 이끌어 나가는 막강한 힘과 조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사람의 목숨 하나쯤 감쪽같이 사라지게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잘 안다.
때로는 자신의 핏줄이라고 해도 발목이 잡힌다는 결론에 도달을 하면 자신의 앞날을 위해서라도 제거를 할 것이다.
송이는 여러 가지를 생각하면서 이마에 식은땀이 흐른다.
그러나 모른 척 묵과하고 넘어갈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면서 단단한 마음의 각오를 다진다.
자신의 목숨이 위태롭다고 해서 피해서 갈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송이는 깊은 생각을 한 뒤에 아빠를 만나고자 한다.
아빠하고는 상의를 해야 할 일이다.
마침 집안은 아름이의 아나운서 합격으로 인해서 축제 같은 분위기다.
아름이는 두 번의 쓴 고비를 마시고 나서 세 번째의 도전에 성공을 한 것이다.
그런 아름이를 위해서 송이는 지금 진심으로 축하를 해 줄 수 없는 자신의 마음이 힘들지만 나중에 모든 가족들이 이해를 해 줄 것이라고 믿는다.
한기범은 뜻밖에 송이의 연락을 받고 의아해 한다.
집에서가 아닌 밖에서의 조용한 곳에서 만나고자 하는 송이다.
송이가 이미 예약을 해두었다는 조용하고 분위기 있는 상당히 고급스러운 한정식집이다.
한기범은 그곳을 찾아가면서 의아하다는 생각을 한다.
결코 이런 곳에서 함부로 지출을 하는 송이가 아님을 알고 있는 한기범이다.
송이의 이름으로 예약이 되어 있어 안내를 해 주는 방으로 따라간다.
참으로 분위기가 좋은 곳이라는 것을 생각하며 따라가는 한기범이다.
송이가 이미 도착이 되어 있어 룸으로 들어가니 송이는 자리에서 일어나 들어오시는 아빠를 맞이한다.
룸은 의자가 아닌 한실로 두툼한 방석위에 편안하게 앉을 수 있도록 되어 있는 곳이다.
“먼저 와 있었구나!”
“조금 전에 도착을 했습니다.
이쪽으로 앉으십시오.“
송이는 아빠에게 자리를 권해 드린다.
“무슨 일이기에 비싼 거금을 주고 이런 곳에서 만나야 하는 것이냐?”
아직도 한기범은 궁금하다는 듯 묻는다.
“아빠!
이곳은 비싼 곳이기도 하지만 음식이 맛이 있기로도 유명한 곳입니다.
또한 그 어떤 이야기를 해도 비밀이 절대로 새어 나가는 법도 없는 곳이고요.“
”그래?
우리가 지금 그런 중대한 비밀이야기를 나누어야 한다는 것이니?“
”일단 이곳의 요리들을 드시고 나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이곳은 주문을 받는 곳이 아니고 그 날 그날 메뉴가 정해진 곳입니다.“
말을 마치기가 무섭게 요리들을 들어온다.
“오냐!
네 말대로 무슨 말이든 듣기 전에 식사를 하자.
어차피 돈을 지불해야 하는 곳이니 음식을 먹는 것이 좋겠지?“
한기범은 편안한 마음을 가지려 마음을 먹는다.
음식을 잘 먹고 있는 한기범에 비해 송이는 제대로 먹을 수가 없다.
한기범은 송이를 바라본다.
“왜 그렇게 먹지를 못하고 있니?
그러지 않아도 요즘 네 엄마가 네가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어디 심하게 아픈 사람처럼 보인다고 많은 걱정을 하더라.“
”죄송합니다.
아무리 먹으려고 애를 써보지만............“
“가슴에 큰 근심이라도 있는 모양이구나?
먹는 것을 뒤로 하고 우선 네 이야기부터 들어야하겠다.“
“아빠!
마저 드세요.
음식이 식으면 맛이 없습니다.“
송이는 아빠를 생각해서 다시 수저를 들고 음식을 먹는 척을 한다.
한기범은 그런 송이를 지켜보다 다시 음식을 먹는다.
그러나 반도 먹지 못하고 부녀는 수저를 놓는다.
한기범은 말없이 송이를 바라본다.
무엇인가 커다란 근심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며 바라보는 송이의 모습이 다른 때와는 달리 매우 초조해 보이고 불안해 보인다.
“송이야!
아빠에게 그 어떤 말이든 다 말을 해 봐라.
아빠는 그 어떤 상황일지라도 우리 딸 송이 편이다.“
”아빠!
그런 사소한 일이라면 정말 좋겠습니다.
그러나 실은 저도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난감한 일이고 제 목숨까지도 위태로워질 수 있는 일이기에............“
“뭐라고 했어?
네 목숨까지?”
한기범은 송이의 말에 경악을 하며 놀란다.
참으로 침착하고 함부로 말을 하는 딸의 성품을 알고 있기에 더욱 놀란다.
송이는 말없이 핸드백을 열고 봉투를 꺼내어 아빠 앞에 놓는다.
한기범은 송이를 보며 다시 그 봉투를 잠시 내려다본다.
송이는 아빠가 봉투를 열어보시기를 기다리며 잠자코 바라본다.
한기범은 봉투를 들고 안의 내용물을 꺼내어 펼쳐본다.
“응? 유전자 감식결과?”
한기범은 잠시 내용을 자세히 본다.
그러다 점점 더 안색이 창백해진다.
“네 생부가 진정 세진의 민회장이라는 말이냐?”
음성까지도 떨려나오는 한기범이다.
“저도 그러지 않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바라고 또 바라던 일이었습니다.
평소에 민회장님의 부부를 존경하고 있었기에............“
”그럼 그동안 그 집안과 가까이 내왕을 하고 있었다는 말이냐?“
”네!
실은 민회장님의 아들과 사귀고 있었던 것입니다.
두 분의 허락을 얻고 사귀고 있었는데 자꾸만 생모의 일기에서 나타나는 이니셜의 모든 것이..........“
송이는 그동안의 모든 것들을 소상하게 말을 한다.
한기범의 안색은 점점 더 새파랗게 질려간다.
상대가 누구인가?
숨을 제대로 쉴 수조차 없는 한기범이다.
“송이야!
아빠는 네 생모의 생사를 포기하더라도 네가 다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지금까지처럼 그렇게 포기를 하더라도 우리 딸이 조금이라도 다치는 것을 그냥 두고 볼 수만은 없다.“
”아빠!
그러나 이 문제는 그대로 덮어둔다고 해서 되는 일이 아닙니다.
생모의 생사가 그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지만 아빠 말씀대로 제 생명을 담보로 해서 민회장님과 부딪칠 일을 생각하면 저 역시 앞이 캄캄합니다.
허지만 우리가 그 모든 것을 포기한다고 하더라도 우성이와 저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야 하겠습니까?“
”어쩌다 그런 일이...............“
한기범은 어떤 말도 할 수가 없다.
“아빠!
이렇게 된 마당에 피해갈 수 없습니다.
정면 도전을 해 볼 생각입니다.“
”정면 도전이라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냐?“
”아빠!
전 그래도 이 나라의 검사입니다.
그것도 세상을 떠들썩하게 수석으로 합격을 한 검사입니다.
아무리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무소불위의 민회장이라도 저를 감히 어쩌지는 못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사람들이 못할 것이 어디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한 두 사람의 목숨쯤이야 파리 목숨 다루듯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아니냐?
아빠는 그런 무모한 행동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아빠!
저도 먹지도 못하고 잠을 잘 수도 없을 정도로 심각하게 고민을 하고 또 해 보았습니다만 다른 길은 없습니다.
민회장님과 단독 승부를 하겠습니다.“
”송이야!
그것만은 안 된다.
이번에 네가 없어지면 할머니는 충격으로 그대로 세상을 떠나실 것이고 그것을 막지 못한 이 애비는 어찌할 것이냐?“
”아빠!
만일 제가 그곳으로 가서 소식이 없으면 아빠가 모든 것을 매스컴에 제보를 해 주셔야 합니다.
그럴 때를 대비해서 모든 것을 완벽하게 증빙서류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그것은 제 방의 책상 맨 아래서랍에 두었다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한기범은 송이의 굳은 결심을 본다.
더 이상 말릴 수도 없는 것이다.
한기범 역시 동생의 생사가 궁금하고 안타까울 뿐이다.
그러나 상대가 누구인가?
감히 그림자조차 밟는 것도 두려운 대그룹의 총수인 것이다.
그들의 조직은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거대한 것이다.
때로는 핏줄조차 외면하고 냉정하게 쳐내는 사람들이다.
한기범은 등골이 오싹해진다.
송이를 말려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만 방법이 없다.
그저 두려움에 흐르는 땀을 쏟아내고만 있다.
송이가 그렇게까지 모든 것을 조사를 하고 있을 줄을 모르고 있던 한기범은 상대가 대그룹의 총수라는 점에 경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아빠!
그 당시의 민회장은 그런 거대기업이 아니었습니다.
자신의 야욕을 채우기 위한 정략결혼을 하고 처가에서 물려받은 기업을 가지고 지금의 그런 거대한 그룹을 창출해 낸 것입니다.
그 이면에는 수많은 비리와 세금 포탈들이 있지만 겉으로는 참으로 존경받는 그런 기업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함부로 뛰어들다가는 목숨을 보장받을 수가 없다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송이야!
아빠는 그 모든 것을 포기하고라도 너를 위험한 곳으로 보내고 싶지 않다.
우리가 감당하기엔 너무 거대한 상대인 것이야!“
“아무리 그렇다고 해서 그냥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우성이와의 일도 제가 만일 배신을 한다고 하면 그들 또한 가만히 앉아서 받아드리지 않을 것입니다.“
“.........................”
“자존심으로 똘똘 뭉친 사람들이 배신을 당했다고 생각하면 그대로 있지 않겠지요?”
“........................”
한기범은 그저 깊은 한숨을 내 쉴 뿐이다.
아버지로서 딸에게 아무런 도움을 줄 수 없다는 것이 답답할 뿐이다.
딸의 일이 아니고 가족의 일이다.
어머니의 일이고 핏줄을 나눈 단 하나뿐인 여동생의 생사에 관한 일이다.
그러나 자신은 아무것도 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
“언제 만날 것이냐?”
겨우 묻는다는 것이 그것이다.
“조만간 만날 예정입니다.
아무래도 조용한 곳으로 해야 하니 아마 회장님의 집무실로 찾아가는 것이 가장 안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곳이라면 네게 더 불리할 것이 아니냐?“
”아마.......그렇지 않다고 생각을 합니다.
미리 예약을 해서 찾아가는 것이니 방문객의 명단에 올라 있을 것이고 저를 보는 비서진들도 있을 것이니 제가 그곳을 방문했다는 증거는 충분하겠지요.“
”그 정도의 증거쯤이야 얼마든지 없앨 수가 있을 것이 아니겠어?
못하는 것이 없는 사람들이잖니?“
”그래도 아마 생각처럼 쉽지 않은 일이 될 것입니다.
한 두 사람만 보는 눈을 없애는 것이 아니고 회사 내의 모든 카메라에 제 모습이 담겨져 있을 것이니까요.“
”휴!“
한기범은 다시 긴 한숨을 내 쉰다.
그리고 오랜 시간을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계획을 한다.
한기범은 송이가 생각보다 속이 깊고 많은 것을 계획하고 있다는 것을 알지만 마음이 불안한 것은 숨길 수가 없다.
“아빠!
절대로 다른 가족들이 눈치를 채게 해서는 안 됩니다.
이 일이 모두 마무리가 되기 전에는 아무도 모르게 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 그렇기는 하다만 아빠는 불안한 마음을 숨길 수가 없구나.
행여 네가 잘못되는 일이 있어서는 아빠는 결코 편안한 마음으로 살아갈 수가 없을 것만 같다.
어떤 일이 있어도 네 신상에 위험한 일은 없어야 한다.“
”네!
조심에 또 조심을 할게요.“
송이는 아빠의 불안한 마음을 안다.
자신 또한 불안하고 무서운 마음이 들지만 아빠를 안심시켜야 하기에 자신의 불안한 마음을 숨긴다.
부녀는 늦은 시간에 집으로 돌아간다.
송이는 사나흘이 지나고 나서 완전히 마음을 굳히고 민영진회장에게 전화를 한다.
“어? 우리 한검사가 웬일이오?”
민영진회장은 반색을 하며 송이의 전화를 반긴다.
“회장님!
뵙고 싶은데 언제가 좋을지요?“
”허허허...........
한검사가 전화를 해서 나를 보고 싶다고 하니 기분이 좋구먼!
헌데 오늘은 시간이 없고 내일은 어떨까?
마침 주말이고 하니 온 가족을 위해서 시간을 만들어보자고.“
”회장님!
회장님과 단 둘이서만 만나고 싶습니다.
그것도 아주 조용하고 은밀한 곳에서 뵈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뭐라고?
조용하고 은밀한 곳?“
”네!
이야기하는 것이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는 그런 곳이면 좋겠습니다.“
”허허허...............“
민회장은 웃음을 흘리면서 송이의 뜻이 어디에 있는 것인지를 생각한다.
그러나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한검사의 말을 이해할 수가 없다.
“회장님!
내일 오후시간에 회장님의 집무실이 어떨까요?
그곳이면 외부인의 출입을 막을 수도 있고 남의 이목도 차단할 수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허허허........그럽시다.“
민회장은 허락을 하면서도 뭔가 찜찜한 마음이다.
첫댓글 잘 보고 갑니다
즐~~~감!
잘 읽고 감사히 갑니다~다음편이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