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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1월 25일 금요일부터 27일 일요일까지 2박3일의 시간동안,
철암에서 함께 했던 일들, 느끼고 경험했던 모습들을 글로 담아보려 합니다.
#1 첫째 날
첫 만남은 언제나 그러하듯 참 설레고 기대되는 시간입니다.
서울 청량리 역에서 광활을 지원한 친구들이 함께 만났습니다. 거의 동시에 5명이 한자리에서 만났는데, 저랑 희망이가 먼저 만나고 조금 뒤에 아영이와 현이와 나리가 모였습니다. 우리는 오후4시행 열차를 타기위해 조금 서둘러 승강장으로 이동했습니다. 기차를 타고 자리에 앉은 후 서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어떻게 광활을 지원하게 되었는지, 그동안 서로의 지원서를 읽으면서 궁금했던 점들, 학교 이야기, 철암에 대한 상상과 기대...'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우리는 점점 친밀해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오후6시, 기차는 제천역에 잠시 머물렀고 보람이와 준화가 우리 쪽으로 걸어왔습니다. 그렇게 7명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이번 광활은 총 8명의 친구들이 지원했었는데, 한명의 친구가 사정이 생겨 이후에 개별면접을 보기로 했고, 이번 광활 면접은 7명의 친구들이 함께 했습니다. 기차가 어느덧 태백에 도착하였고, 우리는 서둘러 철암가는 버스를 탔습니다. 철암에 도착했고, 김동찬 선생님께서 우리를 마중나와 계셨습니다. 선생님께서 저희를 보시고 처음 했던 말씀이 기억납니다.
"애들아, 하늘을 올려다 봐봐. " 철암 하늘에는 수많은 별이 수놓아져있었습니다. "우아, 너무 예뻐요. 선생님"
그렇게 우리는 철암과 그리고 김동찬선생님과의 첫 만남이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는 도서관으로 이동했고, 도서관 현관앞에는 '광활16기 선생님들 환영합니다'라는 문구가 쓰여있었는데, 철암어린이들의 따뜻한 마음이 우리를 맞이해주고 있었습니다.
도서관에서 우리는 두 줄로 서서 서로를 안아주고 간단히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차가웠던 실내의 공기가 우리의 이야기와 웃음과 나눔, 그리고 즐거움으로 금세 따뜻해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후에는 식사팀과 청소팀을 정했습니다. 나리와 현이와 보람이는 식사팀, 저와 아영이와 희망이는 청소팀, 그리고 준화는 글쎄.. 도우미(?) 각자 자신이 맡은 역할대로, 청소팀은 도서관을 청소하였고, 식사팀은 내일 먹을 아침재료를 사러 장보러 나갔습니다.
이제 면접의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참 떨리고 긴장되기도하고 한편으로는 참 기대되는 면접의 시간, 준화가 가장 먼저 하겠다고 손을 들었고 남은 친구들은 둘씩 짝을 지어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격려하는 글을 써주었습니다. 서로 삶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와 비슷한 부분에 공감되기도 하였고, 대학교의 생활동안 고민했던 흔적들이 느껴져서 더 지지해 주고 싶고 격려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밤이 깊어졌고, 우리는 내일의 일정을 위해서 이만 하루를 마무리 해야했습니다. 철암도서관에서 서로의 체온을 의지해서 잠을 이뤘습니다. 참 꿈과 같으면서도 즐거운 만남의 하루였지요.
#2 둘째 날
둘째 날 새벽이 밝았습니다. 어제 면접을 보았던 준화와 현이와 희망이가 먼저 일찍일어나 아침 식사를 준비했습니다. 지글지글 보글보글, 오늘의 아침식사 메뉴는 '김치볶음, 햄부침, 계란후라이, 김'입니다. 정말 푸짐하고 맛있는 아침 식사였습니다. 다같이 모여 먹으니 벌써 가족이 된 느낌이였습니다. 어제 원래 계획은 새벽에 일어나서 아침을 빨리 먹고 찜질방에 가는 것이 목표였으나, 시간이 늦어지면서 찜질방이 아닌 목욕탕에 가는 것으로 계획이 수정되었습니다. 우리는 서둘러 짐을 챙기고 선생님 차에 올라탔습니다. 김동찬 선생님과 준화는 남탕으로~ 나머지 여자친구들은 여탕으로~ 그동안 쌓여있었던 긴장과 피곤이 단숨에 사라지는듯 했습니다. 함께하는 시간이 마냥 행복했습니다.
다시 철암도서관으로 돌아왔습니다. 김동찬 선생님께서 우리에게 책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복지요결, 복지야성, 복지소학, 복지팡세' 이 책들은 참 귀합니다. 사회복지를 하는 사람으로서 어떤 가치와 철학을 담아내야하는지 그 지혜와 근본을 알려주는 책인 것 같아서 볼때마다 저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그러한 배움대로 살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책입니다. 선생님께 참 고맙습니다. 복지소학의 '교우와 언행'부분을 학습하였습니다. 함께 읽고 생각하고 돌아보고... 선생님께서는 한문장을 선택해서 하루 종일 묵상해보라고 하셨습니다. 제 마음 깊이 다가왔던 문장은 이것입니다.
'이로운 벗이 셋이요 해로운 벗이 셋입니다. 바른 사람, 진실한 사람, 견문이 넓은 사람을 벗하면 이롭습니다. 남의 비위를 맞추려 아첨하는 사람, 착하지만 줏대가 없는 사람, 말만 잘하고 실속이 없는 사람을 벗하면 해롭습니다.' 오늘하루 바르고 진실한 마음을 가지고 한사람, 한사람 만나가자고 스스로 다짐했습니다.
이후에는 철암 마을을 탐방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김동찬 선생님과 광활16기 친구들, 그리고 귀여운 현아까지 함께 했습니다. 철암에 사시는 여러 어르신들을 만나고 인사를 드렸습니다. 안씨상회 어머님, 너무 예쁘다고 말씀하시면서 손에 귤 하나씩 쥐어주셨습니다. 홀로 지내시는 할아버지 집에 찾아갔었는데, 멀리서 올라왔다고 반가워하시며 박하사탕을 한움큼씩 챙겨주셨고, 남동경로당에 갔더니 거기에 계시는 할아버지께서는 복분자음료수를 나눠주셨습니다. 그리고 돌아가서 끓여먹으라며 라면도 챙겨주셨습니다. 철암에는 참 인정과 나눔이 넘칩니다. 지나가다가 이웃집에 들려 편히 쉬었다 갈 수 있는 곳이 철암입니다. 정말 사람이 사는 마을,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마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나가다가 철암역에 들렸습니다. 이곳은 철암도서관이 생기기 전에 마을 주민들이 함께 모여 회의했던 곳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비록 텅빈 공간이지만 이곳에서 마을 주민들이 마음을 모아 얼마나 뜨겁게 이야기를 하고, 생각들을 공유했을지 상상해보았습니다. 역사가 느껴지는 공간이었습니다.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예전에 골뱅이PC방이었는데, 지금은 작품전시를 하고 있는 곳에 들렀습니다. 다양한 작품들을 감상하며 쉼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한참을 걸었더니 어느새 점심 때가 되었습니다. 김동찬 선생님께서 점심을 구하러 나갔다 들어오시며 오늘의 점심은 토실이분식에 가서 먹기로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덧붙이신 말씀이 여태껏 살면서 토실이분식 돈까스보다 더 맛있는 돈까스를 먹어본적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토실이 분식은 사실 예전부터 들어왔던 곳이라 어떤 곳일지 참 기대되고, 가보고 싶었던 곳입니다. 토실이 분식 어머님께서 정말 반갑게 우리를 맞이해 주셨고, 정성스럽게 음식을 준비해주셨습니다. 떡복이, 튀김, 돈까스, 쫄면, 김밥, 오뎅국물까지... 푸짐한 음식에 정말 맛있었습니다. 철암에서 다녀온 이후로 계속 생각나는 곳이기도 합니다.
선생님 차를 타고 산속 어느 높은 곳으로 올라갔습니다. 배추밭이었습니다. 이미 수확을 끝낸 후였지만 여전히 파릇파릇한 풀들이 우리를 반기고 있었습니다. 온통 산 아래를 둘러봐도 가을의 느낌이 가득했지만 그곳은 다시 봄이 찾아온 것 처럼 파릇파릇 풀들이 가득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남아있던 배추한포기를 뜯어 우리들 한명 한명에게 먹여주셨습니다. 선생님의 이러한 자상함과 따뜻함이 참 감사했습니다. 서둘러 면접시간에 맞춰 다시 도서관으로 돌아왔습니다.
아이들 면접관님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두근두근.. 기대와 설렘... 어린이, 청소년 면접시간.
오늘 면접은 총 두 팀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청소년 방과 비밀의 방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실무자 면접시간보다 더 떨리고 긴장되었습니다. '아이들을 만나면 어떻게 이야기를 하면 좋을까, 아이들에게 내 마음을 잘 전달 할 수 있을까...' 면접실에 들어가자 손으로 예쁘게 쓴 메뉴판을 보여주며 어떤 차가 먹고 싶은지 물었습니다. 저는 처음에는 사과주스를 선택했고, 두번째 면접 때는 국화차를 선택했습니다. '광활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 광활을 하면 어떤 활동을 하고 싶은지,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아이들이 싸우거나 화가 나면 어떻게 할 건지...' 최대한 진심을 다해 이야기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이 진심이 아이들에게 전달될 수 있기를 바라며... 마지막으로 아이들과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습니다. 우리 친구들 정말 수고했어요. 그리고 준비해준 그 마음이 너무 고마워요.
저녁시간에는 철암에 사는 중학생, 고등학생 친구들을 따라 피내골 마을을 산책했습니다. 아이들과 이야기 하고 장난치며 웃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피내골 마을길은 저녁이 되면 깜깜하고 조용해서 산의 소리를 들을 수 있어요. 돌아와서 함께 저녁을 먹었습니다. 저녁식사는 박미애 선생님께서 정성스레 준비해주셨습니다. 선생님께서 만들어 주신 김치찌게는 너무나 맛있었습니다. 그렇게 저녁을 함께 먹고 이후에는 어제 못다한 김동찬 선생님과의 면접이 진행되었습니다.
선생님과 면접을 하게 되었고, 면접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선생님과 만남의 시간이라고 표현해야 될 정도로 저에게는 참으로 편한 시간이었습니다. 고등학교 이후부터 지금 이순간까지 나의 삶의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 삶속에서 사회복지를 선택하게 된 과정, 이후의 치열한 고민과 배움의 시간들을 이야기 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나의 이야기에 귀기울이시고 공감하시고 이해해주셨습니다. 그리고 격려와 지지를 해주셨습니다. 김동찬 선생님께 참 감사했습니다. 선생님과의 면접시간을 통해서 더 힘을 얻을 수 있었고, 앞으로의 삶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밤에는 원기준소장님께서 철암도서관에 방문하셨습니다. 광활 16기에 지원한 친구들에게 아낌없는 격려와 지지를 해주셨고, 앞으로 어떠한 마음가짐을 가지고 광활에 참여해야 하는지, 또 우리에게 어떤 것들이 필요한 지를 이야기 해주셨습니다. '자기판단력, 진지한 성찰, 따뜻한 비판의식..' 우리에게 참 필요한 덕목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연락처를 함께 주고받으며 앞으로의 시간들을 더욱 기대하게 되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모든 친구들의 면접이 끝나자 새벽 2시가 넘었습니다. 내일 이대로 헤어진다고 생각하니 이 밤이 너무나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함께 라면을 끓여먹으며 추억을 하나 더 만들었습니다. 새벽까지 배가 고픈 탓에 라면에 밥까지 말아먹으며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함께 할 수록 참 행복해지는 친구들입니다. 그렇게 함께 했던 둘째 날 밤도 저물었습니다.
#3 마지막 날
다음 날 아침 일어나 보니 보람이와 현이와 나리와 아영이는 먼저 집으로 떠났고, 희망이와 준화와 저만 남아 있었습니다. 희망이와 준화도 아침에 출발해야 한다고 해서 버스 정류장까지 배웅해주고 돌아왔습니다. 친구들을 떠나보내고 나니, 시끌벅적했던 철암도서관이 텅빈 느낌이 납니다. 시간이 조금 지나자 김동찬 선생님께서 다가오시며 잘 잤냐고 물으셨습니다. 그 한마디에 적적했던 마음이 녹아내렸습니다. 선생님과 함께 도서관을 청소하였습니다. 구석구석 열심히,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놀았을 곳이라 생각하며 또 상상하며 저도 신나는 마음으로 청소를 하였습니다. 광활 친구들과 함께 했던 시간들이 머릿속으로 스쳐 지나갑니다. 참 보고싶은 친구들...
청소를 모두 마치고 선생님 차를 타고 교회로 향했습니다. 가는 길에 선생님 집에 들려 박미애선생님과 민아, 현아와 함께 했습니다. 어제는 수줍어했던 아이들이 오늘은 반갑게 맞이해줍니다. 과일을 대접해주는 아이들 마음이 너무나 따뜻하고 고마웠습니다. 원기준목사님이 계시는 태백선린교회에 도착하였습니다. 차에서 내리니 강아지들이 이리저리 뛰놀며 우리를 환영해주었습니다. 함께 예배를 드리고, 오늘은 마침 추수감사절이라 예배 후에는 함께 과일과 떡과 차를 나눠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어제 밤에 만났던 원기준소장님을 오늘 또 만나니 더 반가웠습니다.
다시 도서관에 돌아와서 점심을 먹고 민아와 현아와 책을 보고 있으니, 많은 아이들이 도서관에 놀러왔습니다. 어제 만났던 친구들을 오늘 또 만나니 더 친숙한 느낌이 듭니다. 어제 못다한 게임했던 일, 은행 구어먹었던 일, 종이접기 했던 일, 아이들과 함께 했던 시간들이 참 기억에 남습니다. 너무나 맑고 순수한 친구들이 참 보고싶습니다.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지는 친구들.
이제 서울로 돌아간다고 아이들이 버스정류장까지 함께 해주었습니다. 너무나 아쉽지만 한편으로는 즐거운 추억들을 한아름 담아갈 수 있어서 참 기쁜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2박 3일 철암에서의 추억은 제게 참 복입니다. 함께 했던 광활 16기 친구들, 그리고 김동찬 선생님과 박미애선생님, 철암 아이들...
아직도 잊을 수가 없어요. 그때 경험했던 그 행복감, 즐거움, 희망..^^ 철암은 제게 참 동화책과 같은 곳이었습니다. 이후에 돌아와서 만나는 사람마다 철암에 대해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했는지 모릅니다. 그곳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벅찬 뭔가가 있다고...^^
김동찬 선생님 고맙습니다. 우리에게 마음써 주시고, 챙겨주시고, 함께해주셔서...
광활 16기 친구들 보고싶어요. 다들 철암 생각에, 아직도 그 설레임을 간직하고 있겠지요.
철암 고마워요^^ 다시 꼭 만나고 싶습니다♥
첫댓글 언니~ 16기 진영이 면접보는데 따라왔어요
진영이가 면접하는거 지켜보면서 저번주 16기 면접 어땠을까~ 궁금했는데~~ 감사해요^^
아// 이렇게 글을 써야하는군요
너무 잘쓰신거 아네요?? 그 때의 2박 3일동안 있었던 일들이 제 마음속에 아직도 남아있어요//
언니 !!!^^* 어제 헤어진것만 같아요 잘지내시죠? 날씨가 많이 춥다는데 건강조심!!
다시 만날날을 기대합니다. 희망이도 전주에서 봐요 ~!!
첫날 이야기 했던거 기억나요! 자료에서 보았던 곳들이 진짜 눈앞에 있어서 동화 속 세상에 들어온 것 같다고 말한거요!
이렇게 읽으니깐 2박 3일동안에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라요.
마지막날 같이 뒷정리 못하고 먼저 나와서 죄송했구요... 다시 철암에서 뵙고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