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구경만 하다가 오늘부터 글쓰기 다시 시작해서 여기에도 올립니다. 프라하님도 그렇게 하라구 그러시구 ^^;)
요즘 한국 뉴스를 보면서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즈, 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이 한국의 경제상황을 과장하여 실제보다 문제가 훨씬 심각한 것처럼 보도를 한다는 기사를
몇 번 봤었는데, 중국 언론에서도 지난 주말부터 본격적으로 이런 류의 기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지하철 타고 가다가 핸드폰으로 신화사1 홈페이지에 접속하여 무슨
뉴스가 있나 보는데, “경보! 한국, 아시아의 아이슬란드가 될 가능성 농후(警报!韩国恐成“亚洲冰岛)”라는 기사가 올라와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주말에
이런 제목의 기사가 많이 올라왔습니다. 중국 언론들 역시 뉴스거리가 있는 기사를 인용해서 자사의 홈페이지에
그대로 실기도 하고, 또 같은 내용의 기사를 쓰기도 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이 기사의 원 출처는 현대쾌보(现代快报)인데, 국가를 대표하는 통신사인 신화사가 이렇게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를, 내용면에서의
검증도 없이 그대로 홈페이지에 올린 부분은 조금 이해하기가 힘드네요.
지난 이틀간 국제금융시장의 하락으로 인해, “아시아의 아이슬란드”가 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는
한국의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KOSPI지수는 연속 이틀동안 각각 9.4%와 2.7% 하락하여 3년내
가장 낮은 폭으로 장을 마감했으며 원화는 달러대비 9.7% 하락했다.
이 같은 금융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대통령 이명박은 어제 긴급히 재무부장관 및 한국은행을 포함한 회의를 열어 대응책을 논의했다. 전해지는 바로는 한국정부는 이번 일요일안에 중대한 시장구제정책을 내놓을 예정이며 은행 대출에 보증을 서주는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어제 나온 기사인데, 이 부분은 그대로 정부에서 오늘 발표를 했습니다.)
주식시장 2주동안 17% 하락하여 3년 최저치 갱신
지난 2주간 한국증시의
손실은 참담하여 한 주간 12.6%가 하락한 이후, 이번
주는 4.9%가 하락하여 2주간의 하락폭이 17%가 넘으며 주가지수는 3년 최저치를 갱신했다.
중략…
주식시장의 폭락과 더불어 외환시장 역시 하락폭이 크며 16일 원화는 달러대비 9.7% 하락하여 11년이래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해서 1372.8원으로 마감했으며 이
것은 1997년12월30일이래
가장 큰 하락폭이다.
어제 원화는 1325원으로
개장하여 1370원까지 상승하다가 1334원으로 시장을 마감. 시장인사는 환율이 1370원까지 올라간 후 정부개입이 있었다고 함. 올해 들어 지금까지 원화는 32% 절하되었으며 이는 한국은행과 정부의
외채상환부담을 가중시킴.(이 건 맞는 얘기네요)
한국은행들의 예금대출비율은
136%로 아시아 지역 평균 82%를 초과하며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때 큰 피해를 본 인도네시아의 현재 이 비율도 100%를 차지하지 않는다. 한국은행들의 예금대출비율은 아시아에서 제일 높으며 또한 한국의 경상수지 적자도 아시아 최고수준이다.
(예금대출비율, 아마 예금에 비한 대출비율. 즉, 136%면 예금은 100원인데, 대출은 136%이라는 것 같은데,
이렇게 높은 게 맞는지 모르겠네요??? 3분기까지 경상수지 적자가 85억불인데, 이게 아시아 최고수준까지 되는지, 만약 그렇다고 해도 총 대외무역규모에 비교할 때 차지하는 부분이 크지는 않는데, 이런 부분은 전혀 언급을 안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올해 수출예상액은
약 4,470억불입니다)
통계에 의하면 2006년
초 한국의 외채규모는 800억불이었지만, 올해 1800억불까지 증가하였다.
(2년만에 이렇게
많이 외채가 늘어난 게 많는 지도 모르겠지만, 외채규모만 언급하고 외환보유고가 9월말 현재 2,396억불이나 된다는 사실은 전혀 언급을 안하고 있습니다.)
소규모 신문사의 기자가 외국의 경제수치를 일일이 확인하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영국의 파이낸설 타임즈나 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 같은 해외언론이 언급한 수치를 그대로 옮겼을 확률이 큰데, 현대쾌보에서는 수치의 인용에 대해서는 아무 언급이 없네요.
신문기자 이메일 주소가 이름 옆에 나오면 잘못된 부분 조목조목
지적해서 수정해달라고 메일보내보겠는데, 이메일 주소가 안나오네요.
요즘은 전세계적으로 서로 기사를 인용하기 때문에 외국 언론에서
오보가 나오면 즉각 수정요구를 해야할 것 같습니다. 이 기사도 파이낸셜 타임즈와 월스트리트 저널 기사를
그대로 참고해서 쓴 것 같습니다.
외국언론이 한국경제에 대해,
우리가 보지 못한 문제들을 객관적으로 지적하는 것은 깊이 새겨들어야겠지만, 잘못된 시각이나
수치를 가지고 하는 보도는 즉각 정정보도를 요구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야 내일 회사 출근해서 중국동료가
놀란 눈으로 “한국이 정말 빙다오처럼 금융위기를 겪는거냐”라는
질문은 안받겠죠?
PS 중국언론도 우리 나라 신문사의 기사를 간혹 참고하는 거 아시나요?
저번 미국의 7000억불 구조금융책 나오고 나서 조선일보가 미국이 중국으로 하여금 2000억불의
국채를 사도록 요청할 것이라는 약간은 추측성으로 보이는 기사를 낸 적이 있는데, 다음날 중국의 수많은
언론사들이 중국의 2000억불 미국국채매입가능성을 보도하면서 조선일보가 그렇게 보도했다고 말하더군요.
첫댓글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추측성 기사 또한 여론마케팅의 일종입니다. 슬쩍 흘려서 어떤 반응이 오나 보는거죠. 워낙 추측성 기사와 불확실한 언어가 난무하는 우리나라이긴 합니다만...쩝... 지속적인 글 부탁드립니다.
주제가 너무 썰렁했나봅니다. 다음에는 좀 더 활기찬 내용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