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공성사.

[용화사랑]

오늘은 엄청 바빴던 하루 였어요.
년말이 되니까 사무실 일도 많아 지네요... (쩝!)

어제 저녁에 우리 구역 “판공성사”가 있었어요. 우리 신자분들은 다 잘 아실테죠.
우리 한아름 구역 형제자매님들이 80명 가까이 오셨으니 성황을 이뤘습니다.
스테파노 형제님 댁이 지난 봄에 이사 오셨는 데, 많은 구역 신자분들이 신부님 수녀님과 함께 확실히 눌러 주셨으니 복 더 받으시겠죠?

더구나 대림 넷째주 화요일 평일미사도 드리고, 신부님의 축성도 있었으니...
우리 형제님 댁이 저희와 같은 통로이세요.
제가 사는 아파트 통로에만 우리 신자 가정이 다섯이나 되니, 다른 곳보다 훨~ 많답니다. (ㅎㅎㅎ)

우리 신자 형제자매님들도 즐거운 성탄을 맞이하고자 준비하시겠지만,
신자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다, 그동안에 큰 죄를 지은 건 없겠지만 지난날을 반성하고
잠시나마 뒤돌아보는 여유도 어느 때에는 필요할 겁니다.

저는 열심히 살고자 노력한다지만, 저 역시 잘난 것 없고 부족한 게 많은 사람이다 보니
가끔은 후회가 된다죠.

어제 신부님께 그동안 지은 죄를 고백하면서 앞으로라도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다짐했어요.

어제 판공성사로 고백을 하고나니 얼마나 기분이 상쾌하던지...
사람이 자기 잘못이나 죄를 다른 사람에게 말하고 용서를 빈다는 게 조금은 쑥스럽기도
하겠지만,

그래도 신앙인으로 교회법에 따라 성직자인 신부(神父)님께 고백하고 주시는 보속(補贖)을
실천하고 더욱 열심한 신앙생활과 사회인으로 사회생할을 하리라 다짐하면 좋답니다.

신부(神父)님을 “Father”라 해요.
아버지를 Father라고 하는 건 꼬맹이들도 아는 영어 단어지만요.
신부(神父)님과 아버님을 같은 단어 Father라 하면 동격(同格)이라해도 되겠죠?

저는 판공성사를 마치고도 끝까지 남았던 형제자매님들과 뜻깊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신부(神父)님들의 인간적인 모습도 보았구요.
성당에서는 너무 엄숙하고 젊잖게 계시는 분들인데 그래도 공적(公的)인 일을 떠나서는
우리들과 즐거운 생각을 나누며 친근하게 지낼 수 있다죠.

우리 본당 신부(神父) 수녀님들은 물론, 전국의 모든 성당과 수도원의 성직자,
사찰의 스님, 원불교의 정녀님들도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일생을 평범한 사람들은 대부분 다 하는 결혼도 않고, 오직 절대자에게 의지하며
거룩한 삶을 사시는 분들.
그래도 개신교의 목사님들은 결혼생활을 하시니 사는 게 재밌으실려나요?
물론, 스님 중에도 대처승이 있다지만요... (하하하)

어쨌거나 어느 종교를 갖고 있던 지, 평신도로서 목회자님들을 기도 중에도 기억해 주시고 그분들의 사목방침에 따라 열심히 신앙생활 하고 신자로서의 본분을 다하는 게 올바른 도리가 아닐런지요.

오늘은 어쩌다보니 종교(신앙)이야기로 꽉 채우네요.
주님이 오신 날 성탄절이 가까워지니 그러려니 하시죠...? (ㅎㅎㅎ)

저는 제 신앙이 중요한 만큼 다른 종교도 존중합니다.
제 처가가 독실한 불교집안 이란 건 벌써 여러 번 얘기했었어요.

기왕에 내친 김에 지금부터는 우리 집안이 천주교 신앙을 갖게 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지금은 돌아가시고 안 계시지만, 제 모친 박아가다께서 ’37년생이셨으니 생존해 계시면
우리나이로 68세 인데...

제 어머님 고향은 전북 김제시 광활면 창제리였어요.
바닷가 마을로 기억 납니다.
초가집에 갈매기 구경 했던 곳입니다.
지금은 그쪽에 간척사업이 진행중이라 환경보전과 개발 사이에서 시끄럽다죠.

제게는 외가가 되어서 외할머니가 생존해 계실 때 두 번인가 갔었지요.
멀리서 찿아갔던 외가에서 이틀 만에 제 고향으로 돌아올 때 옷소매로 눈물을 훔치셨던

외할머님의 마지막 모습을 지금도 기억합니다.
제 평생 잊을 수 없을 거여요.

그 이듬해 저 초등학교 2학년때 외할머니가 돌아가셨거든요.
외할머니가 위독하시다는 전보(그 당시는 전화가 발달하지 못해 급한 연락은 전보로 했어요.)를 받자마자 제 이모님과 어머니가 먼길을 가셨는 데,

친정 집에 도착하기 훨씬 전에 제 외할머님께서 운명하셨었데요. (훌~쩍!)
지금은 산소라도 잘 있는 지...?
벌써, 그후로 37년이란 세월이 흘렀으니... (쩝!)

제 외할아버지는 어머니 처녀시절에 일찍 돌아가셔서 저는 얼굴도 알 수 없어요.
외할머니는 인자하셨던 모습 기억에 어머님이 고이 간직 하셨던 사진이 있어 생각나지만...

옛날보다 도로사정이 좋아졌고, 교통형편도 나아졌으니 언제 한번 제 외가가 있던 마을에
한번이라도 가보고 싶어요.
지금은 저를 아는 분이 아무도 안 계시고 없으실 테지만...

이제부터의 이야기는 제가 어머님 생존시절에 여러 번 들었던 말씀입니다.

제 어머니와 처녀시절에 친했던 어떤 친구가 어느날 제 모친에게
그 당시의 김제읍내 구경을 가자고 하여 친구따라 집을 나서서 엄격하신 부모님
(제게는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의 승낙을 겨우 받고
같이 “룰루랄라~”하며 김제읍에 갔었데요.
그전에야 별로 즐거운 놀이도 없고 읍내구경이래야 별 것 아니었겠지만...

그래도 모처럼 나온 시내라 친구 분과 기분 좋게 있었는 데,
같이 간 친구 분이 제 어머님께 교회구경을 하자고 했다네요.

그래서 유교의 선비정신이 투철하신 아버님 밑에서 교회라고는 한번도 못 가보셨던
제 어머니가 처음으로 교회(나중에야 성당이라고 알았다지만...)에 가 본 거였죠.

친구와 성당에 들어서서 앞을 보니 신자들 의자에 기도대가 있는 데,
제대 앞에 어떤 사람이 십자가에 매달린 모습이 있어 불쌍한 생각이 들었다죠.
물론, 보통의 성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십자가 예수님상”이었죠.

이 “예수님상”을 처음 보신 제 어머님은 너무 불쌍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그 자리에서 그냥 마구 울었데요.
같이 갔던 친구 분(이분이야 신자였겠죠.)이 어쩌지 못하고 놀랄 정도로...

한참을 우셨던 어머님께서 친구 분과 약속하기를 이 다음에 종교를 갖게 되면
성당을 다니겠다고 하셨다죠.

그런 후에 제 아버님과 결혼하게 되어 저와 제 동생을 낳고 살다가 교리공부를
장장 1년 6개월을 한 다음에 어머님과 저와 제 동생이 영세(세례)를 받은 게
1972년 성탄때 였습니다. 고향인 동두천 성당에서였죠.
어머니는 아가다, 저는 돈보스코, 제 동생은 바오로.

저는 보통 6개월이면 교리공부 마치고 찰고(察考)를 거쳐 영세를 받는 데,
한주에 이틀 받는 교리시간에 안 빠지고 개근하면서도

1년 반 만에야 영세를 받았었어요.
제 어머니께서 아직은 천주교 신자가 될 자격이 부족하다고 사양하셨었거든요.

덕분에 다른 분들보다 더 좋은 공부를 오래했나는 몰라도요. (ㅎㅎㅎ)
제게 영세 주셨던 서울대교구의 안상인 요셉신부님의 건강과 행복도 기원합니다.

우리 회원님들도 즐거운 성탄 맞으시고 더욱 행복하세요!

메리 크리스마스!!!

[능금아가씨]

처음 영세 받을 그마음 평생으로 이어나가시길바랍니다..행복하세요.

[안개]

ㅎㅎ 저도 처녀시절 수녀님이 되는게 꿈이었던 시절도 있었어요..그냥 막연히..무종교였음에도 말이지요..요즘에 와서 우리 수녀님을 뵙고 있자면.. 그때 내가 너무 순진했었구나 느낀다구요 베로니카 같은 성녀는 아무나하나요 그쵸?

[용화사랑]

울 님들 감사합니다. 행복하시구요! 우리는 그저 평신도로서 신앙생활과 사회생활 열심히 다하면 될거여요. 성직생활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죠.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ㅎㅎㅎ)

[소국향]

아~~판공!! -.-;;;

[금강초롱]

용화사랑님 저도 오늘 밤은 마음이 후련합니다. 글 잘 보구 갑니다^^

[용화사랑]

여러 님들 더욱 감사드려요. 멋진 성탄절 잘 보내시구요. 메리 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