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집에 만두 사러 갔더니만
회회아비 내 손목을 쥐더이다.
이 소문이 가게 밖에 나며 들며 하면
다로러거디러 조그마한 새끼 광대 네 말이라 하리라
더러둥셩 다리러디러 다리러디러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그 잠자리에 나도 자러 가리라
위 위 다로러 거디러 다로러
그 잔 데 같이 답답한 곳 없다
삼장사에 불을 켜러 갔더니만
그 절 지주 내 손목을 쥐더이다.
이 소문이 이 절 밖에 나며 들며 하면
다로러거디러 조그마한 새끼 상좌 네 말이라 하리라
더러둥셩 다리러디러 다리러디러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그 잠자리에 나도 자러 가리라
위 위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그 잔 데 같이 답답한 곳 없다
두레 우물에 물을 길러 갔더니만
우물 용이 내 손목을 쥐더이다.
이 소문이 우물 밖에 나며 들며 하면
다로러거디러 조그마한 두레박아 네 말이라 하리라
더러둥셩 다리러디러 다리러디러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그 잠자리에 나도 자러 가리라
위 위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그 잔 데 같이 답답한 곳 없다
술 파는 집에 술을 사러 갔더니만
그 집 아비 내 손목을 쥐더이다.
이 소문이 이 집 밖에 나며 들며 하면
다로러거디러 조그마한 시궁 박아지야 네 말이라 하리라
더러둥셩 다리러디러 다리러디러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그 잠자리에 나도 자러 가리라
위 위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그 잔 데 같이 답답한 곳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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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어는 번역하기가 민망했는지 그대로군요.
어찌 되었든, 회회아비(번역한 사람은 몽골인이라고 했지만 몽골인이면 대국인 혹은 본국인이라고 하지 왜 굳이 이슬람교를 상징하는 회(回)자를 씁니까? 이슬람교도입니다) 는,
'만두집'으로 은유된 기생집, 요즘 말로 하면 물 좋은 업소를 경영할 정도로 경기가 좋았고,
'만두집에 만두 사러 갔다'는 것은, 즉 고려 본국 여인이, 쌀도 없이 밀가루로 만든 빵(중국에서 '만두'는 빵을 말합니다. 우리가 먹는 만두는 교자라고 함)을 얻기 위해 이슬람교도가 경영하는 업소에 몸 팔러 갔다는 소리입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기방을 경영하려면 어깨들이 있어야 하는 법. 즉 이 색목인 회회아비는 어깨들을 거느릴 실력을 가질 정도의 힘이 생겼다는 소리입니다.
이 노래를, 고려 충렬왕도 좋아해서 악공들에게 연주케 했다고 하니, 그 분도 참으로 정신나간 임금이 아니라고 할 수 없습니다.
충렬왕은 1274년 즉위했는데, 몽골의 세력이 고려에 완전히 뿌리내리게 된 것은 1270년 임유무가 살해된 후이니,
불과 5년 안에 회회아비들이 고려 본토에 기방까지 차리고 영업할 정도로 세력이 강해졌다는 소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