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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의 신] 01
1. 대형 로펌 외경 (낮)
대표(e) : 사직서?
2. 로펌 대표실 (낮)
강석호, 로펌 대표 앞에 서 있다. 책상 위엔 사직서 있다.
대표 : 이 사람 기어코. 우리가 KJ그룹이랑 손잡게 되서 그래?
강 : 예.
대표 : 이거 봐. KJ그룹 하나면 우리 1년 장사 끝나. 아니, 앞으로도 쭉 탄탄대로야. 우리 같은 신생 로펌에 흔한 일인 줄 알아?
강석호 : 그래서, 상감마마한테 뽑힌 무수리 자세로 감지덕지, 우리들 의견은 묻지도 않으시고 속치마 활짝 열어 보이셨습니까?
대표 : 왜 안 물어! 자네 빼고 다 찬성했는데!
강 : (ol) 그래서 제가 나가겠다는 겁니다.
대표 : 강변! 너 왜 이렇게 빡빡하게 굴어. 쌍팔년도 운동권 학생도 아니고!
강석호 : 저는 용납 못 합니다. KJ, 우리나라에서 짱먹는 재벌 그룹이면 뭐 합니까. 국민들 속여 땅 투기 하고, 주가 조작하고,
편법 증여하고! 온갖 비리로 너덜너덜한 회사 아닙니까. 이런 회사 밑이나 닦아주면서 헤헤거리고 살라구요? 못 합니다.
대표 : ... 진심이야?
강 : 예.
대표 : 요즘 날고 기는 애들 우리 회사 못 들어와서 안달이야. 후회 안 해?
강 : 안 합니다.
대표 : (빤히 보다가/사표 집으며) 좋아. 수리하지.
강 :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선배님. (목례하고 나가는데)
대표 : 강석호.
강 : (돌아본다)
대표 : 자네 혹시... 양심선언이다 뭐다 그런 거 해서 우리 밥에 재 뿌릴 거 아니지?
강 : 두려우십니까.
대표 : (굳는)
강 : (미소/나간다)
대표 : (불안한)
3. 로펌 내부 (낮)
대표실 나와서 당당하게 걸어 나가는 강. 직원들 수군대며 쳐다본다.
4. 지하 주차장 (낮)
매끈한 고급 승용차들 사이에 강의 낡은 오토바이 있다.
강 : (오토바이에 올라) 후... (새출발 결심/헬멧 닫고/부릉부릉 시동 걸고 출발 하는)
5. 거리 + 변호사 사무실 (시간 흐름)
*경쾌한 음악과 함께.
*질주하는 강의 낡은 오토바이 화면에 변호사 사무실 화면 인서트 되며. (혹은 분할화면)
<강석호 변호사 사무실> 현판 걸고, 작은 사무실 개업하는 강. 사무장과 여직원 한 명의 규모.
셔츠 바람으로 의욕적으로 일하는 강
*신나게 질주하는 강의 오토바이.
의뢰인 하나 오지 않고. 신문 보는 강. 귀 후비고 있는 사무장. 하품하는 여직원.
*신나게 질주하다가 속도 차츰 느려지며 정체 구역에 접어드는 오토바이.
*음악 템포 차츰 느려지며. 사무장 책상 없고. 의자에 기대어 자는 강. 파리채로 파리 잡는 여직원.
*자동차들 사이를 요리조리 빠져나가지만 역시 정체되는 오토바이.
계절 변화. 여직원 책상도 없고. 혼자서 컵라면 먹는 강. 무료한 모습.
*신호등 빨간불 들어오고, 급정거하는 강의 오토바이에서.
6. 로펌 대표실 (얼마 후)
통화하고 있던 대표, 껄껄껄 웃는다.
대표 : 사무실을 또 옮겨? 강석호, 꼴이 말이 아니구만. ...아니. 계속 마크해. 그런 시건방진 놈은 아주 알뜰히 밟아놔야 하니까.
세상 만만치 않다는 거 뼛속 깊이 느끼게 해줘야지. 후후.
7. 변호사 사무실 (얼마 후)
예전과는 확 다른 좁고 허름한 사무실. 테이블 하나와 낡은 중고소파 뿐.
강석호, 탁자에 다리 길게 올리고 졸고 있는데 전화 온다.
강 : (반갑게) 변호사 사무실입... (찡그리고) 예. 예. ...압니다.
친구 : (들어온다)
강 : (보고 손 까딱) 이번 달 안으로 한달치라도 넣어드리겠습니다. 예. (끊고) 왔냐.
친구 : 임대료 독촉이냐 또?
강 : (피식 웃고/일어나며) 커피?
친구 : (앉으며) 됐고. (파일 꺼내놓으며) 이것 좀 봐.
강 : (소파로 와 앉아서 보고)
친구 : 임대료나 벌어보라구.
강 : (굳는) 병문고등학교?
친구 : 병문건설이라고 들어봤지? 작년에 거성그룹에 합병된 회사.
강 : ...
파일 첫 장의 학교 전경 사진 속으로 화면 쑥 들어가며.
8. 병문고 전경
교문에 <병문고등학교> 현판 보이며 겉으론 그럴 듯한 학교 외경.
친구(e) : 거기서 세운 학교야... 뭐, 전통도 나름 있구.
9. 병문고 교내 모습 몽타주
등교하는 아이들 모습. 날라리가 절반, 의욕상실로 하품하며 어기적 걷는 애들이 태반.
친구(e) : 그럼 뭐 하냐.
수업시간. 박귀남, 기계적으로 수학 수업하고 애들 대부분 졸거나 딴 짓하는 분위기.
친구(e) : 개교할 때부터 애들이 워낙~ 공부를 못해서, 줄창 아주 상~ 똥통 학교로 알아줬거든. 사고치는 놈들 투성이고.
쉬는 시간 종이 치자 일제히 활기 찾는 아이들. 춤추거나 장난치거나 쌈박질하는 찌질이들.
친구(e) : 입학생도 해마다 줄고, 배정이 돼도 절반은 전학 가버리고...
10. 신문기사 몽타주들
<병문건설, 거성 건설에 합병> 기사와 사진.
친구(e) : 이젠 재단도 어려워지고 해서...
<전 병문건설 장필규 회장 투병중> 헤드라인 아래
<... 자수성가하여 병문건설을 창립하고 학교법인 병문학원을 세워 뜻있는 교육사업을 벌여온 장필규 회장이...
병문고 새 이사장에는 외동딸 장마리씨가 부임하게 돼...> 등의 기사들 보이며.
강(e) : 학교 운영권 넘길 데를 찾고 있겠군.
11. 변호사 사무실 (낮)
친구 : 응. 위에서 관여하기 전에 자기들이 처리하고 싶은 거지.
강 : (파일 넘겨본다) 운영권 이전 업무..
친구 : 생각 있냐?
강 : (픽 웃고) 고맙다. 한달치 임대료 정돈 빠지겠다.
친구 : 그럼 다행이고. 아, 경우에 따라선 법인 해산도 각오하는 모양이야. 그렇게 되면 그 일도 맡아서 해.
강 : ...법인 해산? (!!) 학교가 없어질 수도 있다?
친구 : 그렇지.
강 : (복잡한 표정인데... / 사실은 모교라서...)
문 벌컥 열리며 사복 차림의 백현, 철가방 들고 들어온다.
백현 : 자장면 왔습니다. (철가방 열어 셋팅하는)
친구 : 점심 아직 안 먹었어?
강 : 너도 먹자. (백현에게) 여기...
친구 : (ol) 아니 난... (말하려는데)
백현 : (테이블 위에 자장면과 단무지 틱틱 놓으며) 추가 안 됩니다.
강 : 왜 안 되지.
백현 : (찡그리고) 자장면 하나 들고 여기까지 또 오라구요?
강 : 청년은 배달을 목적으로 고용된 사람 아닌가. 한 그릇이든 두 그릇이든 군말 없이 배달해야할 의무가 있을 텐데.
친구 : 됐어. 나 먹었어.
백현 : (참으며) 육천원입니다.
강 : 무슨 일을 하든, 본분에 충실해야 한다. 현재, 청년의 본분은 한 그릇이든 두 그릇이든 열심히 자장면을 배달하는 것이다.
친절하게. (육천원 주고)
백현 : 후... 예. 그러죠. (악물고) 맛있게 드십쇼 손님. (문 탕 닫고 간다)
친구 : 애한테 왜 그래.
강 : (자장면에 젓가락 꽂자 통째로 들린다) 역시. 기본이 안 돼 있군.
12. 허름한 건물 앞 (낮)
<영화루> 깃발 단 배달 오토바이와 강석호의 낡은 오토바이 나란히 세워져 있다.
철가방 든 백현, 투덜거리며 내려온다.
백현 : (오토바이에 오르려다가 보면)
옆에 강석호의 낡은 오토바이 보인다. 오토바이 앞 뒤에 <변호사 강석호/신속 해결!> 스티커 붙어 있다.
백현 : 훗. 꼰대. (주머니에서 네임펜 꺼내 뭔가 적고 간다)
‘변호사’에 X표 쳐져 있고 그 위에 ‘븅신’ 과 똥그림.
13. 변호사 사무실 (밤)
테이블에 병문고 관련 자료들 있고, 강석호 검토 중이다.
강 : (멈추고) 병문... 드디어 망하는 거냐.
-플래시컷 (흑백톤)
고교생 강 : 이 따위 학교, 망해 버리라 그래!!
강 : (무표정/생각에 잠기는)
14. 변호사 건물 앞 (다음날 낮)
건물을 나온 강, 화창한 하늘을 한번 본다.
수납함에 가방을 싣고 헬멧 쓰고 오토바이 출발시키는 강.
15. 거리 (낮)
강의 오토바이 달려간다. 일각에서 <영화루> 깃발 단 백현의 오토바이 나타난다. 두 오토바이, 신호 받고 선다.
백현, 강의 오토바이 뒤에 낙서 보고 강임을 알아차린다.
백현 : (씨익 웃고)
신호 떨어지자 백현의 오토바이, 강에게 계속 태클 건다. 신경전 벌이는 두 오토바이.
강, 백현을 알아본다. 손가락으로 약올리는 표시하고 가는 백현.
강, 사이드 미러로 경찰차 발견한다. 강, 속력 올려 백현의 진로 방해하며 약올리고 간다.
백현, 쫓아가려는데 경찰차 멘트 들려온다.
경찰(e) : 영화루! 오토바이 세우세요! 영화루!
백현 : (찡그리는데)
강 : (손 들어 보이며 좌회전 꺾어지는)
백현 : (일각에 오토바이 대는)
16. 다른 거리 (낮)
강, 씨익 웃고 헬멧 덮개 멋지게 내리고 가는데. 어디선가 날아온 반쪽짜리 시험지, 강의 헬멧 덮개에 철썩 붙는다.
시야가 가려진 강, 지그재그로 운전하다가 간신히 오토바이 세운다.
강 : (시험지 뜯어내서 보면)
25점짜리 수학시험지다.
강 : 길풀잎? (시험지 하단 보고/!!)
병문고 글자 탕탕탕 보이면서.
강 : 병문고.
어디선가 찢어진 시험지 팔랑 또 날려오고. 강, 그쪽으로 시선 돌리면.
17. 육교 위 (낮)
길풀잎, 시험지 찢어서 날리고 있다. 30점 짜리 영어시험지 보고 한숨 푹, 쉬고는 또 부욱! 찢어 날리는 풀잎.
팔랑팔랑 날아가는 시험지 조각.
18. 병문고 앞 길 (낮)
강의 오토바이 달려온다.
강 : (일각에 오토바이 세우고 걸어와 언덕길을 바라본다/감회어린 표정/가려다 문득 올려다보면)
<병문고의 조속한 이전을 촉구한다! -풍진2동 주민 일동-> 플래카드 붙어 있고.
그 아래에는 <서울시는 풍진동 재개발 사업을 즉각 추진하라!> 플래카드.
강 : (무표정하게 플래카드 바라보는)
19. 병문고 앞 구멍가게 (낮)
강 : (음료수 사서 계산하며) 저 위에 병문고, 옮긴답니까.
주인 : 그렇게 되면 얼마나 좋아. 꿈~쩍두 안 해요. 저놈에 똥통학교 땜에 집값 안 올라 죽겠구만.
아줌마 : (일각 평상에서 마늘 까고 있다가) 혹시... 땅 보러 오셨수?
주인 : 으응? (그런가? 보고) 여기가요, 저기 저 병문학교만 싹 이사가면 아주~ 명당이예요.
아줌마 : 그럼! 재개발 호재도 있고. 담 선거 땐 확실히 들고 나올 걸?
날라리풍의 병문고생들 욕하고, 길거리 기물을 발로 뻥 까고, 장난치면서 지나간다.
주인 : 웬수들. 귀신은 뭐 해. 저것들 좀 싹 쓸어가 버리지.
강 : (음료수 마시며 보는)
20. 병문고 교문 + 교정 (낮)
하나같이 찌질해 보이는 병문고 학생들, 하교 중이다.
강 : (걸어와 학교 전경 지그시 본다 / 만감이 교차하는)
학교 전경 스윽 보이고. 학교 건물 3층의 한 교실로 화면 슈슈슉 들어가면.
21. 3-4 교실 (낮)
한수정, 열심히 영어보충하고 있다. 칠판엔 색색가지 판서가 가득.
수정 : (초딩에게 수업하듯 또박또박한 어조로) 이게 바로 어브(of) 쁘라쓰 목적어 쁘라스 to 부정사 구문~ 뭐였죠?
그치! 바로바로 (칠판 of you to stay에 줄 그으며) 부정사의 의미상 주어다... 알겠죠. (하고 애들 보면)
화면 쭉 빠지면 열 명 남짓 아이들, 가운데 오봉구 빼고 다 엎어져 자고 있다.
수정 : (한숨 푹/교탁 땅땅 치고) 얘들아, 바로 앉자. 보충한다고 남아놓고 다 자면 어떡해.
(앞자리 남학생 깨우며) 찬두야. 하루 종일 자고 아직도 졸려? (옆 분단 여학생 어깨 주물려 주며) 현정아, 피곤하니?
아랑곳 않고 자는 아이들.
수정 : (한숨쉬다가 한가운데 봉구 본다)
봉구 : (밑줄 그어가며 열공 중)
수정 : 그래도 봉구 밖에 없구나.
봉구 : (선하게 웃으며) 힘내세요 샘.
수정 : 고마워. (다가와) 질문할 거 없어?
봉구 : 예. (머리 긁적)
수정 : (색색가지 형광펜 칠한 문제집 보고) 필기도 잘 했네? (!!) (5단원인 거 보고 허걱) 5단원 하고 있었어? 지금 4단원 하는데?
봉구 : 그래요? 어쩐지... 쫌 다르드라... (긁적이며 히죽)
수정 : ...
(e) 끝나는 종소리.
22. 교무실 (낮)
교사들, 모두 모여 있다.
교사들 : (다같이) 법인 해산이요?!!!
박귀남 : (교감에게) 그럼... 우리 학교가 문을 닫는다는 겁니까?
사도철 : (추리닝 차림/옆에서 끄덕하며/걱정스레 보고)
배영숙 : 우린 어떻게 되는 거예요?
수정 : (들어오는)
교감 : 아... 흥분 자제하시구요. (일각 향해) 학교 폐쇄까진... 아닌 거죠? 이사장님.
일각의 이사장 장마리, 네일아트된 손톱 살피며 도도하게 앉아있다.
마리 : 글쎄요? 뭐... 그럴 가능성도... 있겠죠?
수정 : (자리로 가다가 흠칫 선다)
교사들 : (동시에) 이사장님!!!
수정 : (교사들 헤집고 나오며) 이사장님!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학교 폐쇄요? 왜요? 언제요?
마리 : (찡그리고) calm down! 아우, 우리나라 사람들, 이렇게 막무가내로 버닝 하는 거 너~무 싫어.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거 없거든요? 이제 곧 변호사가 올 건데요, 그 사람이 조사해 보고 결정할 거예요.
수정 : 그런 걸 이렇게 일방적으로 통보하시는 법이 어딨어요? 벌써 변호사가 오다뇨.
일단은 우리 선생님들하고 충분한 토의를 거친 후에...
마리 : (ol) 한수정 선생님? 충분한 토의는요, 변호사님 오면 하세요. 나 빼구?
문 드륵, 열리고 강석호 들어온다. 일제히 쏠리는 시선.
강 : 실례하겠습니다. 장마리 이사장님 여기 계십니까.
마리 : 내가 이사장인데... 강석호 변호사님?
강 : 예.
교감 : 오오, 변호사 양반!
박귀남 : 우리 학교, 어떻게 되는 겁니까?
사도철 : 우리 인제 싹 다 짤리는 거예요?
교사들 : (이럴 수가 있어요? 등등 아우성)
강 : (마리를 보면)
마리 : (으쓱해 보이는)
강 :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습니다. 운영권 이전이나 법인 해산 문제에 대해서는 내일 이사회에서 협의한 후 통보하겠습니다.
교사들/수정 : (완전 흥분상태/웅성웅성)
강 : (마리에게) 이사회와 관련해서 따로 의논드릴 게 있습니다.
마리 : 그래요? (귀찮은/일어나) 이사장실로 가시죠. (가는데)
수정 : (교사들과 웅성이다가/이사장 나가는 거 보고) 이사장님!
마리 : 한수정 샘. 내일. 내일 얘기하자 응? (가고)
강 : (나가고)
수정 : (기막힌)
23. 복도 (낮)
강과 장마리, 나란히 가며.
마리 : (도도하게 걸어가며) 그냥 알아서 하시지... 복잡한 거 해결하라고 돈 써서 부른 거예요.
앞으론 나한테 자꾸 뭐 얘기하고 그러지 마세요.
강 : (어이없어 보는데)
수정 : (쫓아오며) 잠깐만요!
마리 : (서며) 왜 또.
수정 : (강에게) 만일 법인해산이 되면... 진짜로 학교 문을 닫는 건가요?
강 : 그럴 수도 있고, 다른 운영권자가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수정 : 그럼... 우리 애들은요?
강 : ...
수정 : 최악의 경우엔... 다른 학교로 흩어질 수도 있겠네요?
강 : (그렇다는 표정)
수정 : 그렇게 되는 동안, 학교를 떠나는 선생님들도 계시고, 학교 분위기는 엉망이 될 거구요?
강 : 경우에 따라서는요.
수정 : 참 쉽게 말씀하시네요?
강 : 학생들 문제는 제 소관이 아닙니다.
수정 : (기막혀) 이사장님, 우리 학교의 운명이 달린 문제를 이렇게 쌩판 모르는 사람한테 맡겨도 되는 거예요?
마리 : 아는 변호사 있음 데려오든가. 수임료 싼 사람으루.
강 : (마리를 홱 보는)
마리 : (움찔) 오세요. (간다)
강 : (가는데)
수정 : (강을 막아서며) 변호사님은 어느 고등학교 나오셨죠?
강 : (흠칫)
수정 : 변호사님이 다녔던 고등학교가 지금 문닫을 상황에 처해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변호사님의 후배들이 갑자기 친구와 헤어져야 하고, 낯선 학교로 전학을 해야 하고,
똥통학교 출신이라고 손가락질 받으면서 주눅들어 생활하게 된다고 생각해 보세요.
강 : (차분히) 글세요. 저는 원래 인맥이니 학맥이니 하는 것들을 혐오하는 사람이라...
얼굴도 모르는 후배들에 대해선 생각해 본 적 없습니다. (간다)
수정 : (뒤에서) 놔버리면 안 되는 애들이라구요!
강 : (약간 멈칫)
수정 : 이대로 낯선 곳으로 흩어져 버리면, 우리 애들... 더 안 좋아질 거예요.
강 : (빤히 보다가) 그런 문제는 전문 상담 교사와 상의해 보십시오. (간다)
수정 : (절망적으로 보는)
24. 이사장실 (낮)
마리 : (커피 만들며) 복잡한 거 질색이니까 용건만 말해요.
강 : (오래된 듯한 이사장실 둘러본다) 장필규 이사장님은 병세가 좀 어떠십니까.
마리 : 뭐 맨날 그렇... (!!) 우리 아빠 알아요?
강 : 신문 기사 봤습니다.
마리 : (커피 들고 와 앉으며/한숨) 아빠 생각하면... 쯪, 쫌 그렇긴 해요.
강 : (협탁의 오래된 사진에 시선 간다)
30여 년 전쯤의 개교기념일 사진이다. 가운데에 젊은 장필규 이사장과 김복순 선생 모습이 보인다.
따뜻하게 웃는 김복순 선생님 얼굴 보이며.
마리(e) : 아빠 의식 잃으시기 전까지도, 학교 잘 부탁한다고 그랬거든요. (한숨) 그래도 어떡해요. 으으. 얼떨결에 이거 맡고,
내가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안 되는 학교 붙들고 있어 봤자 뭐 하겠어요.
강 : (사진을 지그시 보는)
25. 이사장실 앞 + 복도 (낮)
이사장실을 나온 강, 걸어가며 본다.
야자를 한답시고 남은 아이들, 복도며 교실을 돌아다니며 떠들고 싸우고 개판인 모습.
강 : (그들을 물끄러미 본다)
각각의 교실에서 일렉기타 치고 헤드뱅잉하는 놈들, 게임하는 놈들...
교실 안에서 치고받고 싸우다 창문 뚫고 복도로 날아와 계속 싸우는 놈들...
개판인 아이들 사이 일각에... 예전의 고딩 강석호가 있다. (현재의 아이들 속에서 강석호와 주위 애들만 흑백톤이다)
한 놈을 죽도록 두들겨 패는 고딩 강석호, 식식대는 무서운 눈빛.
강 : (그 모습을 무표정하게 보는데)
(e) 핸드폰 벨.
강 : (깨듯/액정 확인하고 받는) 어 그래.
26. 대형 로펌 사무실 (낮)
친구 : (통화하며) 내가 방금 특A급 정보를 입수했다.
강 : (피식) 또 뭔데.
친구 : 니가 맡은 병문고 말야. 슷... 그 학교 있는 동네를 KJ그룹에서 접수할 모양이야.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조성할 거래.
거기 병문고는 자립형사립고로 전환하고.
27. 복도 (낮)
강 : (굳는)
친구 : 이야... 똥통 병문이 자사고 되고, KJ가 재단으로 들어온다 그러면 완전 달라질 거야 거기?
강 : ... (일각에서 개싸움하는 아이들, 한심하게 노는 아이들 지그시 본다)
친구 : 후후. 너 KJ 땜에 로펌 그만 두고, 여태 죽 쒔는데. 까딱하단 여기서 또 만나게 생겼다?
강 : 확실해?
친구 : 거의. 쯪. 그러니까, 맡은 일 빨리 처리하고 빠지라구. 괜히 개발설 돌고, 자사고 된단 소문 돌고 그러면, 일만 복잡해져.
강 : (!!)
28. 병문고 앞 거리 (낮)
강 : (걸어오다가 올려다본다)
<병문고의 조속한 이전을 촉구한다! -풍진2동 주민 일동-> 플래카드 휘날린다.
강 : (주위 둘러보면)
날라리 복장으로 몰려가는 병문고 학생들, 찌질하게 장난치며 달려가는 학생들.
찌푸리며 학생들을 바라보는 행인들, 주민들, 가게 주인들의 모습이 점점 빠른 화면으로 휙휙휙 교차되며
급박한 음악 고조되면서 그 위로.
수정 : (e) 놔버리면 안 되는 애들이라구요!
김복순 : (e/겹쳐서) 석호를 놔 버리면 안 돼요!
강 : (!!/점점 비장한 눈빛으로 바뀌다가/병문고 쪽을 휙 본다)
저만치 안개 속에 아련히 드러나 있는 병문고 전경.
깊이 생각에 잠겨 갈등하는 강의 모습이 위기감 있게 한동안 보여지다가...
강 : (휙 학교 노려보며) 먹히게 둘 순 없지. (노려보는 눈빛에서)
29. 거리 (밤)
(e) 바라바라바라밤.
클랙슨 울리며 가는 ‘영화루’ 깃발 달린 배달 오토바이. 운전석에 백현.
30. 영화루 (밤)
주인 : (월급봉투 주며) 수고했다.
백현 : 고맙슴다! (기분 좋고)
31. 골목 + 다세대 앞 (밤)
통닭 한 마리 사들고 기분 좋게 오던 백현, 저만치 할머니를 본다.
백현 : (부르려다 멈칫)
백현 할머니, 집 주인에게 뭐라 사정하고. 집주인, 고개 저으며 난처한 표정이다.
백현 : (다가가며) 할머니!
할머니 : (당황) 백현아!
백현 : (집주인에게) 무슨 일로...
할머니 : (밝게) 어어 그냥. 근처 오셨다가. (집주인에게 눈짓하며) 그럼 살펴 가요. 들어가자 백현아. (백현 데리고 들어가려는)
백현 : 잠깐만 할머니. (집주인에게) 무슨 일... 있죠. (불안하게 보고)
집주인 : ...
시간경과.
백현 : (굳어) 에?
할머니 : 괜찮어. 핼미가 다른 데 알아보고 있어.
백현 : (주인에게)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요? 집이 경매로 넘어가게 됐다고, 우리 더러 그냥 나가라뇨!
집주인 : 난들 이러고 싶어 이래? 집도 날리고 지금, 나도 미치겠어!
백현 : (집주인 멱살 잡으며) 우린 어떡라구! 할머니랑 나는! 당신 땜에 전세금 다 날리고 길바닥에 나앉으라구?
할머니 : (말리며) 백현아...
집주인 : 그래서 처음에 세 들어올 때 얘기 했잖아! 근저당 잡혀 있는 집이니 알아서 하라구!
싼 맛에 덥썩 들어올 땐 언제구 이제 와 딴소리야?
백현 : (할머니에게) 무슨 말이야 할머니?
할머니 : (난처한)
집주인 : (백현 홱 뿌리치며) 어린 노무 자식이, 잘 알지도 못 하면서!
백현 : 이씨... (통닭봉투 던져두고/달려들려)
할머니 : (백현을 뒤에서 안으며) 아이구 백현아! 이러지 말어!
32. 백현 거실 (밤)
허름한 다세대 주택의 실내. 통닭 봉지 한 옆에 있고. 할머니와 백현, 마주앉았다.
백현 : 난 그런 줄도 몰랐잖아. 쫌 싸더라도 안전한 집으로 세를 들지 왜.
할머니 : 너 학교 땜에. 학원도 가까워야 하고.
백현 : (!!)
할머니 : 걱정 말어. 핼미가 여기저기 알아보고 있어. 대한민국 천지에 설마 너랑 나 들어가 살 집이 없겠어?
(일각 닭봉지 보고/ 끌어오며) 엥? 웬 닭이여?
백현 : 할머니 좋아하시잖아.
할머니 : 이잉? 니가 무슨 돈이 있어갖구!
백현 : 할머니가 용돈 준 거 모았지.
할머니 : 용돈 애꼈다 참고서 사 쓰라니까.
백현 : 사고 남은 거야.
할머니 : (흘기다 웃으며) 에이그, 우리 손주 자상하기도 하지. (궁둥이 두드려주며) 착한 건 즈이 에미에비를 쏙 뺐어 그냥.
(궁둥이 세게 두드려 주고)
백현 : 아퍼 할머니. (닭봉지 뜯으며) 드셔. 식었다.
할머니 : 백현아.
백현 : 응.
할머니 : 공부 열심히 해요. 좋~은 대학에 가야, 핼미가 저 세상에 가서도 느이 에미 에비를 딱~ 이렇게 떳떳이 보지.
백현 : 치. 맨날.
할머니 : 에으 그냥, 서울대핵교에 짝, 붙으면 좋은데.
백현 : 할머닌. 그런 델 내가 어떻게 가.
할머니 : 으응? 너 요만할 때 공부를 을마나 잘 했는데. 동네에서 그냥 신동 났다구 들...
백현 : (ol) 어우 또 시작. 닭 드세요 에? (닭다리 뜯어서 먹여드리고)
할머니 : 그래. 아우~ 꿀맛이네 그냥. 꿀닭이여!
33. 봉구네 고기집 주방 (밤)
주방옷 차림의 봉구, 설거지하다 말고 문제집 풀고 있다.
봉구부 : (배식구 통해 들여다보며) 봉구야, 뭐 하냐? 오~~ 짜식, 공부해?
봉구 : (부끄) 숙제하는 거예요.
봉구부 : 야, 손님 좀 빠졌다. 야참 먹자.
봉구 : 저녁 먹은 거 아직 안 꺼졌는데.
봉구부 : 나와 임마! 등심 기깔난 거 꼬불쳐 뒀어.
봉구모(e) : 봉구야! 고기 먹자!
봉구부 : (거 보란 듯 웃고)
봉구 : (웃고) 예 엄마!
34. 고기집 홀 (밤)
손님 두 팀 정도 있고. 봉구모, 일각에서 고기 굽는다.
봉구 : (주방에서 나온다)
봉구모 : 얼른 와.
봉구부 : 봉구 이 놈이 주방에서 공부를 하고 있네?
봉구모 : 으응?
봉구 : 아니예요. 숙제라니깐.
봉구모 : 숙제라잖어. 이 양반은 책이라면 그저, 잡지책을 보고 있어도 공부한대.
봉구부 : 흐흐. 우리 집안이 워낙 책이랑 담쌓은 가문이라 그렇지.
봉구모 : 우리 봉구가 뭐, 주워 온 자식이야? 당신하고 나 닮었으면 공부 머리 없어.
봉구부 : 그래. 쓸데없이 공부 많이 해 봤자, 취직도 안 된다. 우리 식당 이렇게 실한데, 이거나 잘 건사하면 돼.
봉구모 : (커다란 고기 봉구 입에 넣어주며) 먹어. 아유, 먹는 모습은 그냥 언제 봐도 왕자님이지 우리 아들.
봉구 : (잔뜩 먹으며 천진난만하게) 흐흐흐. 아빠 아. (아버지 입에도 넣어주고)
35. 찬두 방 (밤)
찬두, 음악 크게 틀어놓고 춤추는 중이다. 거울 보며 멋지게 폼 잡는데. 찬두모 (문 벌컥 열고 뛰어 들어오며) 찬두야, 아부지! (오디오 끄며) 아부지 오셨 어! 찬두 (머리 며 옷매무새 급하게 다듬으며) 아부지 내일 오시잖아. 찬두모 몰라. 회사에 급한 일 터졌다고 오셨... 힉!!! (남편 보고 기겁) 찬두부 (들어오며/노려보는) 찬두모 아니 저기... 찬두가 지금까지 쭉 공부하다가 잠깐... 찬두부 (오디오 본체에 손을 대보고 휙 보는) 찬두 (움찔) 찬두모 (슥 만져보고) 아우 이게... 켜놓지도 않았는데 뜨겁네... 찬두부 (근엄하게) 지금 학원에 있을 시간 아니니. 찬두 (가방 챙겨들며) 갈려구요 지금. 다녀오겠슴다. (서둘러 나가고) 찬두모 어 그래. 열심히 해~ (찬두부 눈치 보면) 찬두부 (벼르는 듯한 눈빛) ... 36. 찬두집 앞 (밤) 2층 저택이다. 찬두 (나와서) 아 씨... 갑자기 들이닥치냐. (가려는데) (e) 핸드폰 벨. 액정에 ‘나현정’. 찬두 (받고) 왜! 37. 쇼핑타운 청바지 집 (밤) 나현정, 남자 빈티지 진 고르며 통화중이다. 현정 같이 가자아~ 나 혼자 가면, 백현이가 안 만나준단 말야. 찬두 그러게 왜 스토커질을 하고 다녀! 아 몰라. 현정 너어? 나한테 맡긴 기타, 니네 아빠한테 확 꼰질른다? 찬두 (!!) 아 씨... 현정 히히히... (진 하나 고르고) 우아, 이쁘다! 이거 얼마에여?
38. 거리 (밤)
풀잎, 학원버스에서 내려 걸어간다. 피곤한 모습. 39. 카페 뮤즈 앞 (밤) 작은 규모의 술집이다. 걸어온 풀잎, 안을 살피고 찡그린다. 40. 카페 뮤즈 (밤) 풀잎모와 남자, 다정하게 서로에게 먹여주며 까르륵 웃는다. 풀잎, 들어서다 그 모습 보고 찡그리며 안쪽으로 가는데. 남자 풀잎이 이제 오니? 풀잎모 쟤 봐. 너 아저씨한테 인사 안 해? 풀잎 (꾸벅) 풀잎모 풀잎아, 이거 봐라? (종이봉지에서 야한 티셔츠 꺼내 보이며) 아저씨가 너 줄려구 사 오셨어. 이쁘지. 풀잎 이런 걸 어떻게 입어. (들어간다) 풀잎모 어머머? 오빠 미안. 저 기지배 아직도 사춘긴가봐. 남자 공부 땜에 힘들어 그러지. 고3이잖아. 풀잎모 (풀잎이 간 쪽 흘기며) 유세는. 지가 뭐 서울대라도 가? 남자 이리 와. (안으며) 뽀뽀. 움~~~ 41. 풀잎방 (밤) 풀잎 (수학 문제 풀고 있다. 도무지 모르겠어서 찡그리는데) (e) 홀에서 노래방 기기 반주에 맞춰 신나는 트롯 노래 들린다. 풀잎모와 남자의 노래. 풀잎 (찡그리고 이어폰 낀다. 수학 풀려고 애 쓰다가 짜증나 홱 밀쳐놓고 엎드리 는) 42. 백현 거실 (밤) 할머니, 찬두와 현정을 맞이했다. 현정, 쇼핑가방 들었다. 할머니 백현이 나갔는데. 좀 뛰고 온다구. 찬두 예에. 현정 (실망해서 찌푸리면) 할머니 (현정에게 흘기며) 백현이 싫다는데 왜 자꾸 찝적대. 현정 제가 뭘요 할머니... 할머니 (쇼핑봉지 보고) 오늘은 또 뭐로 꼬실려구! 봐봐! 현정 힉! (쇼핑봉지 뒤로 확 숨기며) 안 돼요! 43. 고수부지 (밤) 땀이 흠뻑 나게 달린 백현, 일각에 털썩 앉는다. -인서트. -집주인 그래서 처음에 세 들어올 때 얘기 했잖아! 근저당 잡혀 있는 집이니 알아 서 하라구! 싼 맛에 덥썩 들어올 땐 언제구 이제 와 딴소리야? -집주인 (백현 홱 뿌리치며) 어린 노무 자식이, 잘 알지도 못 하면서! 백현 (어린 자신이 답답하다/속상해서 하늘을 보는) 44. 변호사 사무실 외경 (밤) 그 하늘 아래에서 화면 내려오면. 허름한 건물, 3층 사무실 하나에만 불 밝혀있다. 45. 변호사 사무실 (밤->새벽) 노트북 모니터에 <병문고 재건 계획안> 타이핑 된다. 강 (빠른 속도로 타이핑해 나가는/비장한 눈빛) 강석호, 수북한 자료들 사이에 노트북 열어 놓고 앉아 열심히 일한다. 자료도 뒤적여 보고. 벽시계, 새벽 한 시, 세 시를 지나 다섯 시 넘어서고 창 밖으로 날이 밝아온다. 노트북 모니터에 알 수 없는 도표 마무리 되면서. 강 (노트북 엔터키 땅, 치며 미소) 점프. 강 (낡은 법전을 열어/끼워 두었던 오래된 사진을 본다) 고1 수련회 때의 사진. 화사하게 웃고 있는 담임은 김복순 샘이다. 강 (무표정하게 보면서) 46. 병문고 근처 거리 (아침) 등교하는 병문고생들 사이로 풀잎, 하품하며 걸어간다. 현정 (어제의 쇼핑봉지 들고 달려오며) 풀잎아! 풀잎 현정아! (쇼핑 봉지 보고) 뭐야? 현정 우리 서방 줄 꺼. (바지 꺼내 보여주며) 레어 득템이다? 풀잎 이쁘다. 백현이 좋겠다. 찬두 (풀잎 옆에 스윽 와서 풀잎이 뺨에 검지 뾰족하게 대고) 으엉! 저게 모지? 풀잎 (돌아보다 찬두 검지에 뺨을 콕 찔리고) 아야! 너어? 찬두 헤헹~ 약오르~징~ (도망치고) 풀잎 홍찬두! 현정 풀잎아, (서점 가리키며) 저기 좀. 풀잎 (보는) 47. 병문고 근처 문구점 겸 서점 (아침) 현정 (수북이 쌓인 문제집들에서 문제집 집는데) 풀잎 맞다. 수학이 오늘도 이거 안 사오면 죽음이랬는데? 현정 (영어 문제집도 집으며) 아가야? 영어도 있단다? 풀잎 (찡그리고) 현정아, 너 돈 좀 있니? 현정 나 이거 사면 땡인데? (일각 핸드폰줄 코너 보고) 으아 이쁘다! (가는) 풀잎 (빈 지갑 열어보고 난처한데) 강(e) 알바 할 생각 있니. 풀잎 (보면) 강 (일각에서 보던 책 내려놓으며 풀잎을 본다) 풀잎 누구세요? 강 알바 소요 시간은 약 10분이다. 풀잎 ... 에? 강 알바료는 지금 바로 지급한다. (오 만원 지폐 꺼내 보인다) 풀잎 10분에... 오만원이요? 강 (끄덕) 풀잎 (문제집 내려다보며... /동하는) 48. 이사장실 (아침) 마리 말도 안 돼! 강 (빤히 본다) 마리 나더러, 이 골치 덩어리 학교를 1년이나 더 끼고 있으란 거예요? 싫어요! 절~대 못 해요! 강 골치 안 썩을 겁니다. 이사장님은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됩니다. 마리 글쎄 싫다구요! 이사장이라고 여기저기 오란 데도 많고, 물어보는 것도 많 고, 툭하면 조사 들어오고 아아 싫어싫어!! 강 (빤히 본다) 마리 ... 왜요? 강 지금 학교를 넘기면. 금세 자유가 찾아올 것 같습니까? 천만에요! 이 문제 많은 학교를 맡겠다는 곳, 쉽게 나타나지 않을 겁니다. 새 인수자가 안 나타 날 경우, 이사장님은 학교 법인해산 인가 신청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게, 신청만 한다고 자동적으로 처리 되는 게 아닙니다. 마리 (찌푸린다) 강 이사장님은 학교 법인의 해산 사유, 재산목록, 대차대조표, 잔여재산 처분 계획서 등을 아주 꼼꼼히 작성하여 시도교육감에 제출해야 합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일단, 해산 심사가 시작되면 사학정비심사위원회가 꾸려집 니다. 마리 (점점 더 찡그린다) 강 교육감 소속 공무원이 다섯 명, 변호사, 회계사, 세무사, 감정평가사 자격 이 있는 자가 다섯 명 이내, 관할 구역 초중고등학교에서 추천한 5인 이내의 인사들이 모여서 이사장님의 학교 운영 실태에 대해 철저히! 낱낱이! 조사 하게 될 겁니다. 그게 얼마나 복잡하고 신경 쓰이는 과정인지 아십니까. (픽 웃고) 그렇게 되면 차라리, 예전에 가끔, 여기저기 불려 다니던 때가 그리워 질 겁니다. 마리 (울상) 강 아. 그리고 조사해 보니, 이사장님 작년에 주식 투자에도 손을 대셨더군요? 크게 말아 드셨구요. 마리 (ol) 그거 다 메꿔 놨어요! 강 (미소) 그럼 된 걸까요. 엉덩이는 커~다랗게 내놓은 채 이불 속에 얼굴을 파묻고 나 숨었소~ 외치는 격 아닐까요? 마리 (울상으로 푹 주저앉는) 강 (서류뭉치 보이며) 그 외에도, 약간 흔들어 주기만 해도 구린내 솔솔 풍길 일들이 몇 가지 더 있는 거... 아시죠. 마리 그럼 어떡하라구요!!! 강 (빤히 본다) 마리 (울상으로 본다) 강 1년만 기회를 주십시오. 병문고등학교, 제가 다시 살리겠습니다. 마리 다시 살리는 거 원하지 않는다구요 난! 강 일단 학교가 회생하게 되면 능력 있는 인수자도 나타날 겁니다. 그 때쯤엔, 이사장님은 그야말로 도장 하나만 쾅 찍고 손 털 수 있습니다. 마리 ... 정말이예요? 강 (끄덕) 마리 (갈등하는데) 강 무엇보다... 병상에 계신 아버님을 생각하십시오. 마리 (!!/일각 보면) 이사장 장필규의 커다란 사진액자가 걸려있다. 마리 (찔려서 찡그리는) 강 병문고, 그분께서 필생의 숙원사업으로 이룩한 학굡니다. 이대로 놓치는 건, 자식된 도리가 아닙니다. 아무리 철부지 자식일지라도 말이죠. 마리 (찔려서../찡그리는) 강 (빤히 보는) 49. 교무실 (아침) 교사들, 웅성이며 어수선한 분위기다. 수정 (복사 끝내고/프린트물 한 아름 안고 자리로 온다) 배영숙 (작게 전화 통화중) 그럼, 서류 통과된 거예요? 어머나... (얼굴 가리며 활 짝 웃는) 수정 (보는) 배영숙 네네. 그 시간에 뵙겠습니다. (끊고 좋은) 수정 (!!) 샘... 딴 학교 가세요? 배영숙 쉿. (작게) 자기두 갈 데 얼른 알아 봐. 까딱하단 백수 된다? 수정 (기막힌데) 박귀남 (맞은편에 와 앉으며) 한수정선생, 뭘 또 그렇게 카피했어요? 수정 애들 보충자료요. 배영숙 열심이다. 그런다고 애들이 알아줄 거 같애? 박귀남 (손톱 깎으며) 대충해요. 좀 있음 파장인데. 수정 그렇게 생각하심 안 되죠. 만에 하나 최악의 상황이 오더라도 우리 선생님들 이 단합해서 학교하고 애들을 지켜야죠. (!!) 아, 제가 생각해 봤는데요... 박귀남 (ol/핸드폰 온 척 받고 나가며) 아 예, 안녕하세요! 수정 (배영숙에게) 우리 선생님들의 마음을 적어서요 신문에 광고를 내는 거 예요. 우리 아이들을 지켜 주세요~ 라구요... 배영숙 (ol) 어머, 상담부 회의 있는 걸 깜빡 했네. (간다) 수정 저기... (대각선 사도철에게 얘기하려면) 사도철 (의자에 기대어 곤히 자는 척) 수정 (울상) 50. 이사장실 (아침) 마리 학교를 1년 더 운영한다고 쳐요. 1년 만에 우리 학교를 재건할 방안이란 게 뭐죠? 강 (빤히 보다가) 서울대 합격생을 내는 겁니다. 마리 네에??!! 강 병문고가 서울대 합격률이 높은 학교로 유명해지면, 병문는 단박에 명문고 로 탈바꿈할 겁니다. 마리 (기막혀) 그게... 말이 돼요? 강변호사님? 우리 학교에 대해서 조사를 덜 하신 거 같은데요, 우리 병문고요, 개교 이래 단 한 명도 서울대에 보내본 적이 없는 학교예요. 신문에도 났었어요. 서울 시내 유일, 서울대 합격생 백 퍼센트 무배출 학교, B고! 강 (빤히 보다가) 서울대... 보낼 수 있습니다. 마리 글쎄 어떻게요오... 강 자세한 건 이사회에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어쨌든 이사장님께서는 병 문고를 1년 더 경영하시는 데에 찬성하시는 걸로 알겠습니다. 마리 ... (갈등) 강 (묻듯이 보고) 마리 (찡그리고) 강 (서류철 다시 집으며) 아니면 길고 지루한 여정을 가시든지요. 마리 ... (마지못해) 알았어요. (울상) 강 (표정) 51. 3-4 교실 (아침) 떠들고 장난치고, 싸우고, 춤추고, 엎어져 자고, 엉망인 아이들. 풀잎 (서점에서 산 수학, 영어 새 문제집을 보고 있고) 봉구 (수학 풀다가 찡그리며 머리 벅벅 긁고는 앞자리 풀잎에게) 풀잎아. 풀잎 응? 봉구 이거 알어? 풀잎 (보고/도리도리) 답지 봐. 봉구 풀이 봐도 모르겠어. (샤프로 머리 북북 긁는데) 곽종민 (봉구의 샤프 뺏어서 보고) 오~~ 신삥! (앞주머니에 꽂으며) 고맙다. 봉구 어제 산 건데? 곽종민 알엄마. 쌩유라고 하잖아. 풀잎 야, 곽종민! 너 왜 맨날 봉구 꺼 가져가? 곽종민 뭐? 하... 길풀잎. 너 봉구 깔됐냐? 풀잎 뭐? 찬두 (뒷자리에 엎어져 자다가 게슴츠레 고개들고 보고) 현정 (걱정스레 쳐다보고) 봉구 됐어 풀잎아, 나 괜찮아. 종민아, 샤프 너 가져. 가져 응? 흐흐. 곽종민 기지배 앙칼지긴. 아 재섭서. 안써 안써. (샤프 바닥에 던져 꾹 밟아버린다) 풀잎 야!! 찬두 저게 씨... (확 일어나는데) 현정 (찬두 붙들며/작게) 야 홍찬두... 또 터질라 그래? 찬두 씨... (차마 못 나서고) 봉구 (쩔쩔매며) 풀잎아 참어... 미안해 종민아. (작게) 니가 참어 응? 참어. 헤 헤. 현정 으이씨.. (백현 빈자리 보며) 서방이 빨리 와야 되는데. (e) 시작종 소리와 함께 한수정 들어온다. 수정 앉자. (수업 준비하며) 교재 꺼내고. 봉구 (곽종민 어깨 주물러주며 자리에 앉히고 자기도 앉는데) 풀잎 (작게) 넌 자존심도 없니? 봉구 미안... 수정 봉구 왜. 봉구 아니에요 샘. 헤헤. 수정 다 왔지? (둘러보다 빈자리 보고) 백현이 어디 갔니? 찬두 아직 안 왔는데요? 현정 핸폰도 안 받아요. (시무룩) 수정 그래? 풀잎 (백현의 빈 자리 걱정스레 본다) 52. 몽타주 (낮) 백현, 집 알아보러 다닌다. 주인과 얘기해 보지만. 주인, 고개 젓고 백현은 낙담한다. 53. 산동네 (낮) 백현, 벤치에 앉아 산동네 아래를 굽어보고 있다. 답답한 표정인데. 핸드폰 울려서 보면 ‘껌딱지’. 백현, 핸드폰 옆으로 던져놓고 벤치에 벌러덩 드러누워 파란 하늘을 본다. 54. 3-4 교실 (낮) 현정 (책상 아래로 핸드폰 내린 채 백현에게 계속 전화중. 액정에는 ‘서방님’/ 백현이 안 받자 한숨 푹) 수정 (칠판 가득 필기하며 열강 하지만) 봉구와 풀잎을 제외한 아이들 모두 다 졸거나 딴청이다. (e) 노크소리. 수정 (필기하다가) 네... 강 (문 열고 들어온다) 실례합니다. 수정 무슨 일이세요? 풀잎 (!!) 강 길풀잎 학생을 데리러 왔습니다. (종이쪽지 교탁에 놓으며) 이사장님이 서 명하신 수업 이탈 동의섭니다. 수정 풀잎일... 왜요? 강 학교를 위한 아르바이트를 해야 합니다. (풀잎에게) 길풀잎. 풀잎 (난처한) 수정 수업 중에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강 학교 일과 관련한 중요한 일입니다. 비용도 지불했구요. 풀잎 (나와서) 선생님. 잠깐 나갔다 올게요. 수정 안 돼. 수업하다 말고 무슨 알바야? 강 (풀잎에게) 와라. (간다) 풀잎 죄송합니다. (꾸벅하고 가고) 수정 어머, 얘! 풀잎아! 찬두/현정 (걱정스레 보는데) 곽종민 (아나운서 멘트) 아~ 이제 자습할 시점인 거~져! 애들, 박자 맞춰 책상 두드리며 외친다. 애들 자,습,해! 자,습,해! 자,습,해! 수정 (난처한) 55. 회의실 앞 복도 (낮) 회의실 문에 <병문고 임시 이사회의> 안내판 붙어있다. 교사들, 발소리 죽여 다가와 귀 기울인다. 56. 회의실 안 (낮) 장마리를 비롯한 열명 정도의 이사진 앉아있고 앞에는 강석호 서 있다. 이사진 (다함께) 서울대요?!! / 서울대?!!! 마리 (반응 이럴 줄 알았다... 눈 질끈 감는) 강 그렇습니다. 이사1 서울대가 옆집 애 이름도 아니고... 이사2 미친 거 아뇨? 강 병문고 경영악화의 가장 큰 원인은 해마다 거듭되어 온 입학생 감소에 있습 니다. 입학생이 감소한 이유가 뭡니까. 저조한 대학 진학률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학부모들, 아무리 첩첩산중, 다 쓰러져 가는 학교라고 해 도 일류대 척척 잘 보내는 곳이라면, 기를 쓰고 보냅니다. 대학 진학률의 좋고 나쁨의 척도는! 서울대 합격률이구요. 이사1 거야 알지. 근데, 이 학교에서 어떻게 서울대를 보내냐구요. 이사2 까놓고 말해서요, 여기 애들, 머리 상당히 나뻐요. 머리 나쁜 애들 밤낮 앉 혀 놓고 공부시켜봤자 다~ 헛짓이라니까? 가르치는 사람만 환장해요! 강 (표정 차갑게 식어 노려본다) 이사들 (흠칫해서 보는) 일순간 흐르는 침묵. 강 (노려보다가) 여기 애들이 머리가 나쁘다고 하셨습니까. 이사2 (움찔) 강 그럼, 저쪽 부자동네 아이들은 머리가 좋습니까. 고학력 부모를 둔 데다, 좋 은 학원을 마음껏 다녀서요? (고개 젓고) 그렇지 않습니다. 애들은 다 같습 니다. 다만, 그 아이들에게 얼마큼의 기회가 주어졌느냐에 따라 겉으로 드 러나는 결과가 다를 뿐입니다. 이사2 (끙...) 강 입시에 영향을 끼치는 건 지능이 아닙니다. 입시 준비에 필요한 건, 끈기와 테크닉입니다. 아이들 성적이 바닥을 기었던 건, 어떻게 공부하는지를 몰랐 기 때문입니다. 빈틈없는 전략으로 훈련한다면 여기 아이들, 서울대 충분히 합격할 수 있습니다. 이사진 (웅성대고) 강 특히나 올해부터는 고교선택제가 본격 시행됩니다. 서울대 합격으로 병문고 가 입시계의 돌풍을 일으킨다면, 입학생 수는 곧바로 급반등할 겁니다. 이사3 너무 비약하는 거 아닙니까? 까짓 거 어쩌다 한 명, 서울대 갈 수도 있는 거 지. 그거 갖고 학부모들이 우와~~! 달려들어? 에이, 아니지. (설레설레) 강 맞습니다. 서울대 합격이 전무했던 학교일지라도 한 두 명의 서울대 합격으 로는 이슈가 되지 않겠죠. 우연으로 볼 겁니다. 그래서 우리는 서울대에... (뜸들이다) 다섯 명을 보내려고 합니다. 이사진 (끄어억!!!) 57. 회의실 앞 복도 (낮) 엿듣던 교사들, 에엥?!! 다섯 명? 놀란다. 한수정도 와서 귀 기울인다. 58. 회의실 안 (낮) 강 올 해 다섯 명, 내년에 열 명, 이렇게 합격자 수를 늘려가서 5년 후엔 100 명의 서울대 합격생을 배출할 겁니다! 이사진 (기막혀 웅성웅성/설레설레 고개 젓는) 강 여기, 병문고가 다른 데로 넘어가거나 문을 닫게 되는 것을 원하는 분 계십 니까? 이사1 그렇진 않지. 이사진 (끄덕이며/웅성이는) 강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우리는, 강력한 승부수를 띄워 볼 필요가 있습니다! 바로, 서울대 합격생 배출입니다! 이사2 여기서 누가 서울대엘 갑니까? 보충수업 해 주겠대도 다 달아나 버리고, 그 나마 남아서 하는 애들도 영 시원찮다든데! 강 (뒤쪽 일각에 대고) 앞으로 나와라. 이사진 (엥? 뒤쪽으로 시선 쏠린다) 풀잎 (일어나 머뭇) 강 (나오라는 눈짓) 풀잎 (앞으로 쭈밋쭈밋 나온다) 59. 회의실 앞 복도 (낮) 수정 (들여다보고) 풀잎이?!! 교사들 (휘둥그레) 사도철 쟤가 왜 여기... 60. 회의실 안 (낮) 강 (풀잎을 앞에 세우고) 이 학생이 서울대에 합격할 다섯 명의 학생 중 하나입 니다. 풀잎 (기막혀서 강을 보고) 이사진 에에이... (어림없다... 고개 젓고) 이사2 너 몇 등급이냐? 풀잎 (고개 푹 숙이는) 강 현재, 이 학생의 내신 등급은 좋지 못합니다. 모의고사 성적도 안 좋습니다. 하지만 이 학생, 내년에 반드시 서울대에 갑니다.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확 실한 전략으로 트레이닝 시킬 것이기 때문입니다. 풀잎 (작게) 아저씨... 강 지켜봐 주십쇼. 이번 입시에서 반드시, 다섯 명의 서울대 합격생을 낼 것입 니다! 수정 (문 벌컥 열고 들어오며) 듣자듣자하니까, 너무 하시는 거 아니예요? (마리 에게) 이사장님, 이 사람 진짜 변호사 맞아요? 사기꾼 아니예요? 마리 (발끈) 한수정 선생님! 강 (날카롭게 수정을 보는) 수정 아까부터 계속 무슨 비법이나 있는 것처럼 애들을 서울대에 보내겠다고 하 는데, 서울대면 다예요? 우리 학교를 지금, 무슨 입시학원을 만들려는 거예 요? 풀잎아, 교실로 가. 이런 사람 말 들을 필요 없어. (풀잎 데려가려는데) 강 (막아서며) 서울대가 답니다. 수정 (흠칫) 강 서울대를 보내지 못했기 때문에, 이 학교가 이 지경이 된 겁니다. 어제 분 명, 학교 문을 이대로 닫을 순 없다고 하셨죠? 학교가 망하는 게 낫습니까, 입시학원 소릴 들을지언정 명문고로 부활하는 게 낫습니까. 태도를 분명히 하세요. 수정 (헉!) 강 확실한 대안도 없으면서, 아이들은 제일 위하는 척 끌어안고만 있는 선생님 같은 분들 때문에 이 학교가 이 모양 이 꼴이 된 걸, 아직도 모르겠습니까! 수정 하아아... 강 (이사진에게) 여기 길풀잎 학생을 비롯한 다섯 명 이상을 반드시 서울대에 보낼 겁니다. 약속드리겠습니다. 병문고등학교는 이제... 명문고로 다시 태 어날 겁니다!!! 61. 복도 (낮) 강과, 풀잎 걸어온다. 풀잎 이제 끝났죠? 강 수고했다. 풀잎 (꾸벅하고 가는데) 강 길풀잎. 풀잎 (돌아보면) 강 서울대 갈 생각, 없니? 풀잎 알바 끝났잖아요. 강 진심이다. 열심히 공부해서 서울대에 가라. 풀잎 (기막혀 빤히 보다가 픽 웃고) 아저씨두. 제가 어떻게 서울대에 가요. 말도 안 돼. 강 왜 말이 안 되지? 풀잎 ... 난... 공부도 못 하고... 암튼 말이 안 되니까요... 강 이대로 가면 넌, 정말로 말도 안 되는 인생을 살게 될 거다. 별 볼일 없는 시시한 인생. 풀잎 말씀 너무 막 하시는 거 아니예요? 자라나는 새싹한테 별 볼일 없는 인생이 뭐예요? 강 넌, 지금의 니 상황이 만족스럽니? 학교생활, 성적, 집안 환경... 겉으로 말 은 안 하지만, 참 형편없다고 생각지 않니? 언젠간 나아질 거다, 이렇게 살 진 않을 거다... 되지 못한 위로를 니 자신에게 하며 하루하루 살아가겠지. 그런데, 언제. 언제 나아지는데. (고개 젓는다) 니가 바뀌지 않는 한, 니 마음에 독기를 품지 않는 한, 너의 상황은 지금 이 상태에서 조금도 나아지지 않을 거다. 더 나빠지지 않길 바라야겠지. 풀잎 (발끈) 아저씨! 강 서울대에 가라. 가기 싫어서 안 가는 건 아니겠지. 실력이 안 되니까 감히 꿈을 못 꾸는 거겠지. 내가 그 꿈을 꾸게 해 주겠다. 꿈이 실현되게 해 주겠다. 풀잎 ... (빤히 보다가 돌아서서 간다) 강 이제 서울대 특별반이 꾸려질 거다. 특별반으로 옮겨라. 니 인생이 바 뀔 거다. 풀잎 (입술 깨물며 간다) 강 (바라보는) 62. 복도 일각 (낮) 풀잎, 복도 꺾어져서 오자, 지켜보고 있던 찬두와 현정이 다가온다. 현정 풀잎아, 어떻게 된 거야? 찬두 너 진짜 서울대 가? 풀잎 아니. 그냥 앞에 서 있으래서 있었던 거야. 찬두 그게 알바야? 풀잎 그런 가봐. 현정 (일각 보고 환해져) 어! 서방! 풀잎 (일각 보고 반갑고) 찬두 오우 백현! 지친 모습의 백현, 저만치서 온다. 현정 (달려가며) 서방~~~~ 왜 이렇게 연락이 안 돼~~~ 백현 (현정을 피하며/풀잎 한 번 슥 보고) 풀잎 (반갑지만 감추는... 표정) 현정 (넘어질 뻔) 씨... 찬두 너 무슨 일 있냐? 백현 왜. 풀잎 얼굴이 안 좋아. 백현 ... (피식) 너무 자서 그래. 현정 뭐야. 잠자느라고 늦은 거야? 백현 (웃으며 끄덕) 현정 (때리며) 너무해 진짜아! 얼마나 걱정 했는데! 현정, 잔소리 하며 백현 어깨동무하려 애쓰고, 백현은 피하면서 가고. 풀잎과 찬두는 그 뒤에서 웃으며 가는. 63. 이사장실 (낮) 마리 (탁자에 각서를 땅, 놓으며) 강석호 변호사님 제안을 받아들이는 조건이예 요. 이걸 못 지킬 경우, 그 즉시 강변호사님은 우리 학교에서 나가주셔야 해 요. 강 (집어서 보는) 마리 첫째, 오늘부터 사흘 안에 서울대를 목표로 공부할 애들을 모아야 해요. 다 섯 명 이상 합격시키겠다고 큰소리 빵빵 쳤으니까, 애들도 물론 다섯 명 이상 모아야겠죠? 강 (끄덕) 마리 둘째, 첫 번째 조건이 지켜졌을 경우... 강 (ol) 6월 모의고사까지 서울대 지원 가능점수의 70% 이상 달성? 마리 네. 6월 평가원 모의고사에서 그 정도엔 도달해 있어야 합격 가능성이 있다 고 봐요. 강 반드시 그렇진 않습니다. 마리 아무튼요. 공부 못 하는 애들 서울대에 보내겠다고 자신 만만하게 주장하면 서 이 약속은 못 지키겠단 건 앞뒤가 안 맞는 얘기라고 생각해요. 강 (빤히 보다가) 그렇게 하죠. 마리 싸인하세요. 강 두 번째 약속은 당분간은 이사장님과 저만 아는 것으로 해 주십쇼. 마리 왜죠? 강 이제 막 험준한 산에 오르려는 아이들에게, 미리부터 겁을 주는 건 좋지 않 습니다. 비밀로 한다고 해서, 약속의 효력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구요. 마리 ... 좋아요. 뭐, 두 번째 조건까지 가지도 않을 테니까. 강 (싸인하려는데) 마리 아, 그리구. 데드라인은 모레 오전 10시까지예요. 애들이 모이지 않을 경 우, 오전 중에 이사회를 다시 열기로 했거든요. 강 오늘부터 따지자면, 정확히 사흘은 아니군요. 마리 뭐... (어깨 으쓱) 이런 걸 이사장 재량이라고 하죠? 강 (표정) 마리 (방긋) 64. 교무실 (낮) 강석호, PC 보고 있다. 교감과 교사들, 수군대며 강석호 쪽으로 슬금슬금 다가와 뭐하나~ 본다. PC 모니터에 고3 학생 기록 파일 떠 있다. 길풀잎, 나현정, 오봉구.... 홍찬두 등 학생들의 사진과 신상 기록들이 슉슉 지나가다가... 황백현에서 멈추는 강. 강 (백현의 사진 보고) 철가방? (!! 하는데) 교사들 (수군대며 ‘백현이?’, 고개 저으며 ‘뭘 모르는구만’ 비웃는데) 강 (모니터 보는 채로) 다들 모이셨습니까. 교사들 (기겁해 자리로 확 흩어지는) 수정 (들어오다가 강을 보고 팍 찡그리는) 강 (일어나 교사들 향해) 다 모이셨으면 한 가지 안내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교감 (못마땅) 서울대반 생긴다는 거요? 알고 있습니다. 강 아뇨. 선생님들께 드리는 공지입니다. 수정 (??) 강 서울대 특별반이 구성되는 대로, 전체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교사 재고용 시 험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교사들 (경악) 예에?!!! 박귀남 재고용시험? 그게... 무슨 말입니까? 강 병문고 재건 프로젝트의 일환입니다. 병문고는 이제 새로운 교육 시스템으 로 정비될 겁니다. 따라서, 새로운 학교에 맞는 선생님들을 시험을 통해 선 발할 예정입니다. 박귀남 하! 아주 우리 학교를 다 말아 드실 생각이구만? 배영숙 맘대로 해요. 우린 딴 데로 가 버리면 그만이니까. 사도철 (작게) 갈 데 있어요? 어디? 배영숙 크흠. 강 다른 학교로 가시든, 재고용 시험을 보시든, 그건 여러분들의 자유입니다. (빤히 바라보는 한수정에게) 하실 말씀 있으십니까. 수정 (빙긋 웃고/차분히) 그러니까, 그 재고용시험이란 게 서울대반이 구성됐을 경우에 치러지는 거죠? 강 그렇습니다. 교감 서울대반 인원이 안 차면요? 사도철 거야... (팔로 엑스표 그으며) 삑~~~. 수정 (방긋) 박귀남 아아. 난 또. 교사들 (안도하며 웅성웅성) 교감 (끄덕이며 웃고/자리로 가는데) 강 그리고, 서울대 특별반 담임을 맡아주실 선생님이 필요합니다. 자원하실 분 계십니까. 교사들 (딴청하는) 강 안 계십니까. ... 그럼, 제가 담임을 맡아도 되겠습니까. 배영숙 그럼 되겠네... (교사들에게) 그쵸. 교감 특별반을 생각해 낸 분이 강변호사님이시니, 강변호사님 마음대로 하시는게 바람직하겠네요. 강 그럼 제가 담임을 하겠습니다. 박귀남 (일하며 건성으로) 박수~~ 교사들 (나이롱 박수 대충 치며 자기 일 하는) 강 (담담히 교사들을 보다가 한수정과 시선 마주치면) 수정 (비쭉하고 자기 일 하는) (e) 딩동뎅동~ 방송반 벨. 마리(e) 아, 아. 고3 학생 여러분들께 알려드립니다. 65. 이사장실 (낮) 마리 (스크립트 보면서/마이크에 대고 예쁘게 말하려 애쓰며) 10분 후 강당에서 고3 학생들의 임시 총회가 있을 예정입니다. 66. 3-4 교실 (낮) 떠들고 장난치고 라면 먹고 아수라장인 아이들 위로. 마리(e) 대학 입시와 관련한 상~당히 중요한 총회이오니... 곽종민 (자다 일어나) 아 모야~ 시끄러~ 현정 (백현 앞에 앉아 빈티지 진을 이리저리 대 보는데) 백현 (창 밖 보며 멍하니 앉아있는) 풀잎/봉구 (공부하던 거 멈추고 듣는) 마리(e) 고3 여러분들께서는 한 분도 빠짐없이... 찬두 (교실 뒤에서 춤추다가 듣는) 마리(e) 강당으로 모여주시기 바랍니다. 67. 교무실 (낮) 교사들, 아 귀찮어~ 구시렁대며 나간다. 수정 (책상 정돈하고/일어나 나가는데) 강 한수정 선생님. 수정 (싸늘하게 보는) 강 제가 사기꾼으로 보입니까? 수정 네? 강 이사회에서 그렇게 말씀하셨잖습니까. 수정 (큼) 저는요, 이제 변호사님하곤 말을 섞지 않겠어요. 어차피 사흘 후엔 우 리 학교에서 철수하실 테니까요. 수고하세요. (가는) 강 (표정) 68. 복도 + 강당 앞 (낮) 가양각색의 고3 학생들, 투덜대며 강당을 향해 간다. 69. 강당 (낮) 고3 아이들, 개판으로 서 있다. 춤추는 놈, 누워있는 놈, 게임기 하는 놈, 싸우는 놈 등등... 곽종민 아 씨 모냐고! 바쁜 사람 불러다 놓고! 아이들 점점 더 엉망으로 떠드는데 장마리와 교사들 앞 문으로 들어온다. 사도철 (날라리들에게로 가며) 이노무 자식들, 조용히 안 해?!! 날라리들 (완전 무시) 사도철 흠흠! (머쓱해서 자리로) 마리 (손거울 보고 매무새 가다듬고 무대로 올라가 마이크 앞에 선다) 학생 여러 분, 안녕? 조용히 하고 바로 서 주세요. 여러분~? 아이들, 아랑곳 않고 더 떠든다. 풀잎 (짜증스레 애들 보고) 봉구 (소심하게) 야... 조용히 하자... (애들이 “뭐?”하자 찔끔해 바로 서는) 마리 (식식대며 보다가 폭발) 야!!! 니네 조용히 안 해? 곽종민 올~~~ 이사장 누나 열 받았네? 박건태 열받으니까 욜라 섹시해! 마리 후... 긴 말 안 할게. 서울대 특별반이라고, 오늘부터 3학년에 새로운 반이 생겼거든? 찬두 서울대 특별반? 현정 그게 모야? 마리 특별반을 맡아 줄 선생님을 소개하려고 모이라고 했어. 자세한 얘긴 그 선 생님께 들어. 강석호 변호사님이야. (무대 일각 향해) 여기요! 수정 (고개 설레설레) 강 (무대 중앙으로 걸어 나온다) 마리 (중얼) 싸가지들. (삐져서 무대 아래로 내려간다) 아이들, 그러건 말건, 떠든다. 단상으로 나온 강, 아이들을 지그시 노려본다. 떠들던 아이들, 무대가 조용하자 하나 둘 씩 무대를 쳐다본다. 날라리들 뭐야? 저거. 백현/풀잎 (강을 알아보고/!!) 곽종민 빨리빨리 하고 끝냅시다 에? 박건태 쫄았냐? (지들끼리 킬킬킬/와하하하) 강 (노려보다가) 멍청한 놈들. 평~생 남들한테 발리고나 살 놈들. 백현 (굳어서 보고) 곽종민 뭐? 너 지금 뭐라 그랬어! 박건태 일루 내려와! 안 내려와?!! 곽종민 떠 임마! 한 판 떠! 아이들 (일제히 강에게 한마디씩들 퍼붓는데) 강 (버럭) 입 닥치고 잘 좀 들어봐 자식들아!!! 일순, 조용해지며 강을 주목하는 아이들, 교사들. 강 인생을 살면서... 발린다는 거, 패배한다는 게 뭔지 아냐. ... 속는다는 거 다. 너희들은 말이다, 이대로 살다간 평~생, 죽을 때까지 속기만 하다가 끝 날 거다. 곽종민 저게 근데 씨... 강 (ol) 이 사회엔 룰이란 게 있다. 너희는 이 룰 위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이 룰을 누가 만들겠냐. 아이들 (주목하고 있는) 강 똑똑한 놈들이다. 법률, 교육제도, 부동산 제도, 세금, 금융, 급여 시스 템... 똑똑한 놈들이, 자기들 입맛대로, 자기들 살기 편한 대로 룰을 만든다. 하지만 자기들한테 불리한 점들은 어렵게 배배 꼬아 놔서, 똑 똑 하지 못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도무지 알아채지 못하게 만들어 놓는다. 아이들 ... 강 똑똑한 놈들은 이 룰을 이용해 평생 잘 먹고 잘 산다. 반면, 너희같이 멍 청한 놈들! 머리 쓰는 게 귀찮기만 한 놈들은, 평~생 똑똑한 놈들에게 속기 나 하면서 끊임없이 손해만 보고, 결국은... 패배한다. 남학생1 그래서 어쩌라고! 강 너희 같은 놈들이, 머리 좋은 놈들에게 당하지 않으려면! 속지 않고, 패배하 지 않으려면! 방법은 딱 한가지뿐이다. 아이들과 교사들, 침묵하고 주시한다. 강 (지그시 노려보다가) 공부. ... 공부 뿐이다. 아이들 (엥? 쳇... 또 공부? 비웃는데) 강 공부를 해라. 이 악물고 죽도록 공부해서, 서울대에 가라!!! 너희들에겐 이 것밖엔 길이 없다. 아이들 (쪼갠다. 서울대?... 돈 거 아님?) 강 오늘부터 본관 5층에 서울대 특별반을 개설한다. 성적이 개판이든, 구제불 능 꼴통이든 상관없다. 누구든 들어올 수 있다. 서울대 특별반은 올해, 최 소 다섯 명 이상의 서울대 합격을 목표로 한다. 다른 대학은 필요 없다. 서 울대! 오로지 서울대다!!! 이 때, 강석호를 향해 농구공이 빠른 속도로 날아온다. 강, 가볍게 공을 슥 피한다. 무대 정면에 맞고 다시 객석으로 떨어져 통통통 굴러가는 공. 강 (날카롭게 노려보면) 공을 피해 양옆으로 쫙 갈라지는 아이들 저 끝에 황백현이 노려보고 서 있다. 강 철가방...? 백현 (어슬렁 걸어 나오며) 훗. 서울대? 까고 있네. 그러는 당신은, 서울대 나왔 어? 서울대가 밥 먹여줘? 서울대가 그렇게 좋아?!! 날라리들 올~~~~ 강 (노려보다가) 나 서울대 안 나왔다. 아이들 (에... 자기도 안 나왔으면서... 야유) 강 서울대... 안 좋아한다. 백현 (픽 웃는) 강 (천천히 무대에서 내려와 백현에게 다가가며) 서울대 나왔다고 잘난 척 하 는 것들, 서울대 나온 사람 앞에서 설설 기면서 딸랑거리는 인간들, 완전 구 리다. 역겹다. 허나! 너희들의 경우는 다르다. 이미 개꼴통, 찌질이의 낙 인이 찍힌 너희들이 이 사회에 보기 좋게 엿 먹이는 길은 서울대에 가는 거 다. 백현 뭐? 개꼴통? 이씨... (덤비려는데) 찬두/봉구 (말리며) 백현아 참어... 아이들 (개꼴통이 뭐야!/찌질이?/등등 떠들어대며 덤벼들 기세) 마리 (ol/사도철을 밀며) 애들즘요! 사도철 야! (애들 사이로 달려와 몸으로 막고) 남교사들 (함께 달려와 애들을 온몸으로 막는) 강 (손가락으로 일각 가리키며) 저~기 학교 앞에 걸려 있는 현수막, 다들 보면 서 다닐 거다. -플래시컷. -<병문고의 조속한 이전을 촉구한다! -풍진2동 주민 일동-> 현수막. 강 그걸 보면서 뭘 생각했냐. 너희 같은 놈들 싹 쓸어가 버리라고 적힌 그 현수 막이 바로 너희가 찌질이라는 증거다. 그까짓 공부 하나 못 한다는 죄로 쓰 레기 취급을 받으면서도 한 마디도 못하고 웅크려 있는 너희들이야말로 진 정한 멍청이가 아니고 뭐냐! 아이들 (웅성웅성하면서도/뭔가를 생각하는 듯한) 강 왜 고쳐보려고도 하지 않고 일찌감치 짓밟히려 드냐. 왜 아무 것도 해 보지 않은 채, 머리를 텅텅 비워 가느냐 말이다! 봉구 (머리 북북 긁는) 강 날 때부터 서울대 가는 놈은 정해져 있냐? 돈 좀 있다는 집, 빵빵한 직업을 가진 부모 밑에 태어난 놈들만 서울대 가란 법 있냐? 너희들이 서울 대엘 가기 싫어서 안 가는 거냐! 어떻게 공부해야 할 질 몰라서, 어떻게 꿈 을 꿔야 할 지를 몰라서, 도무지 그런 기회조차 가져본 적이 없어서 못 가는 거 아니냐! 풀/봉/찬/현 (꿀꺽 침 삼키며 보는) 강 (백현을 홱 보며) 서울대, 일류대 노래를 부르는 이 세상이 더럽다고? 돈 있고 빽 있는 놈들이 판치는 세상이 역겹다고? 백현 (노려보는) 강 그렇다면 너희가 룰을 만드는 사람이 되면 될 거 아니냐! 뒤에서 불평만 늘 어놓는 찌질이로 살 게 아니라, 이 사회의 룰을 뜯어고치는 사람이 되란 말 이다! 수정 ... 강 (농구공을 집으며) 속고, 짓밟히고만 사는 멍청이가 아니라는 걸, 죽을힘을 다 해 공부하면 누구든 서울대에 갈 수 있다는 걸 보여 주란 말이다! 아이들 (!!) 강 너희들 인생의 전환점이 눈앞에 있다. 뛰어 들어라. 공부를 해라. 서울 대에 가라!!! (농구공을 정면 꼴대를 향해 던진다) 빠르게 날아가 깨끗하게 골인하는 농구공! 아이들과 교사들 탄성을 지르고. 백현과 풀잎, 찬두, 봉구, 현정이 강을 주시하는 데. 강의 눈빛 빛나면서. 1부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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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사합니다
잘볼께요♥
감사히 잘 보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잘볼게요~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