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학사님, 이 그림은 뭐예요?"
"모세가 하느님을 처음 만나는 장면이에요. 모세는 이스라엘 민족을 이집트에서 해방해 준 성인이에요."
까르르 웃으며 신학교 교정을 줄지어 뛰어다니던 아이들이 유리화 설명회를 보러 대성당에 들어왔다. 신학생들이 조근조근 설명해주는 유리화 속 이야기보따리에 아이들은 금세 진지해졌다.
서울대교구 성소국(국장 고찬근 신부)이 '내 안에 머물러라'(요한 15,4)를 주제로 마련한 서울 혜화동 가톨릭대 성신교정(신학대학)의 성소주일 행사는 평소 교정에 쉽게 드나들 수 없는 아이들을 위해 제의ㆍ제구 전시를 비롯해 수단 입어보기 코너, 묵주 만들기 교실, 사진전과 함께 성소주일 OㆍX퀴즈, 신학교 보물찾기 등 아이들이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꾸며졌다.
인기를 독차지한 것은 수단 입어보기 코너. 남녀 학생 할 것 없이 긴 줄을 늘어선 아이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수단을 착용하고는 성모상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진리관 대강의실에서는 대신학교 문화부에서 제작한 영화 '나 혼자 산다!?'가 상영됐다. 두 명의 신학생이 보여주는 구체적 학교생활을 통해 사제의 길은 혼자가 아닌 함께 가는 것이라는 주제를 담아냈다.
야외 전시장에서 열린 성화전에는 서울ㆍ의정부교구 부제ㆍ사제 서품식과 지난 성소주일 행사 사진을 비롯해 성인 모습이 담긴 다양한 주제의 성화가 전시됐다. 구경하던 아이와 부모들은 자기 세례명을 가진 성인을 찾느라 바빴고 얼굴을 확인하고는 신기해했다.
최석수(요셉, 1학년) 신학생은 "평소 280여 명이 전부인 교정만 보다가 이렇게 많은 아이들이 와서 놀랐다"며 "아이들이 밝게 뛰어 노는 모습을 보니 활기차서 좋다"고 말했다.
윤기원(바오로, 12, 월곡동본당)군은 "수단을 입어보니 참 편했다"라며 "커서 꼭 신부가 돼 신학교에서 다시 수단을 입고 싶다"고 말했다.
박연우(세라피나, 11, 삼성동본당)양은 "나중에 수녀님이 돼 사람들한테 좋은 일을 많이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행사에 앞서 봉헌된 기념미사에서 조규만(청소년담당 교구장대리) 주교는 김대건ㆍ최양업 신부를 자기 양을 구하기 위해 목숨까지 바친 착한 목자 예수에 비유하며 "사제들이 김대건ㆍ최양업 신부님처럼 예수님을 닮은 착한 목자가 될 수 있도록 많이 기도해 달라"고 부탁했다.
조 주교는 이어 6ㆍ25전쟁 때 공산당 협박에도 굴하지 않고 신자들을 지켜냈던 수많은 근현대 순교 사제들을 언급하며 "박해시대는 아니지만 지금도 여전히 착한 목자가 필요한 시대"라며 그들의 모범을 본받으라고 요청했다.
강성화 기자
michaela25@pbc.co.kr
대전·청주교구
○…대전ㆍ청주교구는 21일 세종시 전의면 가톨릭대학로 30 대전가톨릭대 교정에서 '가거라, 네가 믿은 대로 될 것이다'(마태 8,13)를 주제로 성소주일 행사를 갖고, 부르심의 의미를 되새기고 이에 응답하는 은총의 시간을 가졌다.
이날 성소주일 행사는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 주례로 봉헌된 개막미사를 시작으로 신학교 생활과 수도생활을 소개하는 프로그램들로 진행됐다. 대전ㆍ청주교구는 물론 인천, 수원교구 등에서 청소년 담당 사제단과 예비신학생들, 주일학교 어린이, 대전가톨릭대 구수신부 등 성직자와 수도자, 예비신학생, 어린이 등 7000여 명이 함께해 성황을 이뤘다.
행사 중에는 신학생들 숙소를 일반인에게 개방하는 '학사님들은 이렇게 살아요', 20여 곳 수도원의 일상생활을 엿볼 수 있는 '하느님을 닮은 사람들' 등의 코너가 신학교 교정 내 진리관에 설치돼 신학교와 수도원의 삶을 체험하고 수단과 수도복을 직접 입어보는 자리도 마련됐다. 또 신학교 대강당에선 신학생들과 여러 수도회가 준비한 공연 등이 펼쳐졌다.
이날 행사는 '신앙'이라는 주제 안에서 모든 이를 부르시는 하느님과 이에 대한 신앙인들의 응답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 사제성소와 수도성소에 계속 응답하며 살아가는 성소자들의 다양한 삶의 모습을 전해주는 소중한 기회가 됐다.
유 주교는 개막미사 인사말을 통해 "좋으신 하느님께서는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기막힌 사랑의 계획을 세워놓고 계신다"면서 "그 계획이 그대로 실행돼 여러분도 행복하고 이웃도 행복하게 만듦으로써 하느님 보시기에 훌륭한 사람이 되도록 다 같이 기도하자"고 당부했다.
대전교구 성소국장 정우석 신부도 미사 강론을 통해 "우리가 하느님께 받은 선물인 믿음을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일상 생활 안에서 함께하는 친구들과 부모님, 선생님, 동생들을 사랑해야 한다"면서 "하느님 은총 속에 서로 사랑을 나눠야 비로소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사람이 되고,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심을 체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사ㆍ사진제공=대전교구 홍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