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목요일 아침 09:30분 MBC라디오 여성시대 "윤병대의 맛있는 여행" 진행 (FM96.5)
. 경북 고령 출생
. 경상북도 맛집선정 심사위원
. 한국 미식가위원회 사무국장
. PADI SCUBA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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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인사)
MC> 가는 여름이 아쉽기도 하고 오는 가을이 반갑기도 한데 이맘때쯤 딱 이다 하는 그런 맛있는 것이 없을까요?
윤> 우리만 안 바쁘지 요즘 대구가 상당히 바쁩니다.
다들 잘 아시겠지만 이번 주말부터 시작되는 세계육상선수권 대구대회 때문인데요.
이번 주는 다른 곳으로 떠나지 않아도 대구에서 펼쳐지는 육상경기뿐만 아니라 다양한 전시회나 공연 등 볼거리들이 많고, 이렇게 내 고향을 찾아오는 손님을 맞아야 하는 입장이라 준비들을 좀 하셔야 할 것 같아서 대구음식에 관해서 이야기 해 볼까 합니다.
MC> 그렇네요 특별히 대구를 대표하는 맛있는 것들이 뭐가 있나요?
윤> 대부분의 사람들이 대구음식 맵고 짜기만 하지 뭐 먹을게 있나? 라고 많이들 말씀 하시는데 사실 요즘 매운맛이 트랜드가 아닌가요!
이럴 때 대구 음식을 우리가 더 많이 알려 맛있는 도시 대구로 발전시켜 가야 하는데
일단 대구시가 추천하는 대구 대표음식은 뭉티기(생고기), 매운갈비찜, 납작만두, 돼지막창입니다.
MC> 아~ 그러고 보니 대구음식이 상당히 많군요! 그럼 하나하나 살펴보죠?
윤> 이 말고도 한동안 대구10미라 해서 따로국밥, 밤고개 무침회, 매운면, 메기매운탕, 복불고기, 누른국시 를 포함시키기도 했었는데요
먼저 외지에서 찾아 온 손님에게 우리 음식을 권할려면 우리가 먼저 이 음식들에 대해 상당한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될 것 같은데요
첫 번째 대구 맛인 뭉티기(생고기)부터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뭉티기는 '구이'라는 간판이 붙어있는 집은 거의 취급하는 대구만의 먹거리인 소고기 생고기를 말하는데, 뭉티기는 기름기가 적은 근육으로 뭉쳐진 소의 엉덩이 살을 뭉텅 뭉텅 썰어서 담아 준다고 붙여진 이름입니다.
물론 우리 음식 중에는 소고기를 채 썰어 양념장에 버무려 배와 함께 먹는 육회도 있고 소고기를 얇게 져며 간장에 찍어 먹는 회 형태의 음식도 있습니다.
서양 음식에도 소고기를 갈아 생달걀과 양파를 넣어 만든"비프 타타르"(Beef Tartar)라는 프랑스 요리가 있고, 생고기를 아주 얇게 져며서 올리브 오일을 듬뿍 뿌려 먹는 "카르파쵸"(Carpaccio)라는 이태리 요리도 있습니다.
그런데 대구의 뭉티기는 경상도 기질을 닮아 사각형 뭉티기로 썰어 담아 주고, 그 양념장도 건고추와 마늘을 다져 참기름 듬뿍 부어 주는 것이 영락없는 투박한 경상도 식입니다.
대구 향촌동에서 처음 탄생한 이 뭉티기는 한 때는 판매가 중단 될 뻔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소를 도축후 판매되는 육류유통에 관한 법률이 정비되며 대도시의 당일 도축한 소고기는 기생충이나 질병감염 등을 방지하고 육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24시간 냉장보관 후 출고가 가능하도록 유통이 금지되며 당일 도축한 소고기는 팔 수 없게 된 것입니다.
이 때 일부 식당 주인분들이 대구시 도축장이 아닌 경북지역 간이 도축장에서 소고기를 공급 받으며 대구에는 품기 현상이 빚어지고 매니아 층 소비자들의 빗발치는 항의에 부딪치자
대구 도축장에서는 생고기용 부위인 엉덩이 고기는 당일 유통 할 수 있도록 법의 시행령이 개정되어 지금의 대구 음식으로 뭉티기가 다시 자리를 잡게 되었습니다.
MC> 대구사람이라면 다들 좋아하는 뭉티기가 그런 숨은 이야기가 있었군요 그리고요?
윤> 이제 전국 어디서나 쉽게 맛볼 수 있게 된 매운 찜갈비는 다 찌그러진 양은 양푼이에 담겨 나와야 제 맛이라고 합니다.
대구는 우리나라 경재개발 계획과 함께 근대에 생긴 공업도시입니다. 따라서 대구음식 대부분이 근로자나 서민의 애환을 담고 있습니다.
이 찜갈비도 노동자들이 평소 즐겨찾든 국수집에서 월급날 목돈이 생긴 김에 목에 때 벗긴다며 육소간에서 갈비 사다가 국수그릇에 고춧가루 넣고 마늘 넣고 대충 볶아서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생긴 음식입니다.
지금이야 동인동에 찜갈비 골목도 생기고 그릇도 최근에 깔끔한 3중 스탠레스 그릇으로 옷을 갈아 입었습니다.
시커멓게 탄 양은그릇에 마늘과 생강 범벅인 양념을 처음 본 외지인들은 지레 겁을 먹기도 하지만 질기지 않고 부드럽게 씹히는 고기맛과 갈비찜을 먼저 즐긴 후 마지막 남은 양념에 참기름과 김 가루를 넣고 볶음밥을 해 먹으면 맛이 일품인 찜갈비는 한번 맛보면 그 특유의 맛에 빠져들어 다시 찾게 됩니다.
더욱 맛있게 먹으려면 갈비찜을 시원하고 감칠맛이 나는 ‘백김치’에 함께 싸서 먹으면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MC> 대구분들이 즐겨먹는 찜갈비가 그렇게 탄생을 했군요 대구하면 납작만두를 빼 놓을 수 없는데 그것도 무슨 재미난 이야기가 있나요?
윤> 대구에서는 예전부터 군만두를 채 쓴 야채를 초고추장에 비벼 함께 먹는 비빔만두가 유명했다고 합니다.
비빔 만두는 아시다시피 양념으로 버무러진 야채와 만두를 함께 먹는 것인데 일반적인 만두는 야채와 먹기에는 불편하기 때문에 야채를 싸 먹기 위해 얇게 피만두를 따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것이 납작 만두의 유래라고 하기도 하고 또 하나의 유래는 6.25전쟁 후 먹을 것이 없어서 만두 속으로 당면과 정구지(부추)만을 넣어 만들어 먹었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는데,
사실 납작만두를 그냥 먹으면 심심하기 그지없습니다.
이 때문에 고춧가루와 식초, 설탕을 섞은 간장을 위에 뿌려 찍어 먹기도 하지만 매운 떡뽁이 국물에 찍어 먹는게 가장 맛이 있지요.
그런데 참 안타까운 것이 중국에서 건너온 만두는 속에 고기를 넣기 때문에 종교적인 이유로 먹지 않는 나라도 있고, 웰빙시대인 요즘 정말 다이어트에 좋은 간식거리인 납작만두는 누구나 쉽게 먹을 수 있는 유일한 대구 대표음식으로, 이번 세계육상 선수권대회를 통해 홍보만 잘하면 떡볶이와 함께 충분히 세계로 가는 길을 열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MC> 그렇네요 납작만두는 대구 음식 중에 외국인들도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인 것 같아요 대구음식 이야기도 재미있는데 마지막으로 막창 이야기나 해 주시죠?
윤> 소의 제4위 즉 마지막 위를 고기로 이를 때 쓰는 말로 '홍창' 이라하는데 소한마리에 생산량이 200~400g 정도로 극히 소량이며, 고단백 저콜레스테롤 식품으로 분해작용 뛰어나 위벽보호, 알코올 분해, 소화촉진에 도움을 주어 애주가들의 술안주로 제격입니다.
막창을 이용한 대표적인 요리인 '막창구이'는 대구에서 유래된 음식인데, 도축장에서는 많은 내장들을 쉽고 싸게 구할 수 있었고 처음에는 막창으로 찌개를 끓여 먹었습니다.
그런데 막창에는 양념이 잘 베지도 않고 미끌미끌하여 애주가들의 입맛을 사로잡지 못하였습니다.
그렇다고 막창도 나름 고기인데 버리기엔 아까워서 연탄불에 막창을 올려 구워보았던 것이 바로 막창구이의 시작입니다.
쫄깃쫄깃하고 고소한 맛이 술안주로 딱 이었고 이 때 부터 애주가들에게 사랑을 받으면서 대구의 명물이 되었습니다.
MC> 대구 음식은 그렇고 그럼 대구에서는 뭘 보아야 한다고 소개해야 할까요?
윤> 우리야 늘 대구에 살다 보니 대구는 가 볼만한 곳도 없다고 하시는데 이번에 대구 달성군 구지면 도동리에 있는 도동서원을 한 번 가보시라고 추천 드리고 싶습니다.
1568년 지방유림에서 , 1573년에 같은 이름으로 사액되었다. 1605년에 사림들이 지금의 자리에 사우를 중건하여 보로동서원(甫勞洞書院)이라고 하였다. 1607년에 도동서원으로 사액되었다. 도동서원강당사당부장원(道東書院講堂祠堂附墻垣:보물 350)이 있다. 2007년 10월 10일 사적 제488호로 지정되었다.
1605년(선조 38) 지방유림의 공의로 김굉필(金宏弼)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창건하여 위패를 모신 곳으로, 비슬산 동쪽 기슭에 세워 쌍계서원(雙溪書院)이라고 하였고 1607년 ‘道東(도동)’이라고 사액되어 사액서원으로 승격되었으며, 1678년(숙종 4) 정구(鄭逑)를 추가로 모신 곳입니다.
이 서원은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 때도 훼철되지 않고 존속한 우리나라 47개 서원 중의 하나이며, 지방교육의 일익을 담당하였습니다.
대지 1,200평의 넓은 부지에 400년 수령의 은행나무가 위용을 자랑하고, 강당인 중정당은 원내의 여러 행사 및 학문의 강론장소로 사용되었으며 유생들이 기거하던 곳 등 임진왜란으로 소실되었다가 1964년 전면 보수하였는데 둘러 볼 것이 참 많은 곳입니다.
MC> 찾아가는 길은?
윤> 마산가는 고속도로를 이용하시면 달성IC에서 내려서 현풍으로 접어 들면 되는데, 현풍에서는 구지 방면으로 향하시면 표지판이 나옵니다.
첫댓글 막창 오랜만에 댕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