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목사 사랑 편지(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추석입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노래하며 모두가 즐거워하는 추석입니다. 한없이 넉넉하고 풍성한 한가위입니다. 하지만 왠지 올해 추석은 추석 같지가 않습니다.
왠지 올해 추석은 추석 같지가 않습니다. 추석이 돌아올 때마다 이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이제 조금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모두가 이런 이야기에 깊이 공감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래서 걱정이 큽니다. 예로부터 1년 중 가장 넉넉하고 행복하다고 모두가 노래하던 한가위가 더 이상 한가위가 아니면, 얼마나 큰일입니까? 우리는 얼마나 가난해진 것입니까?
왜 사람들은 한가위가 한가위 같지 않다고 생각할까요? 옛날에는 대가족이 해체되고 핵가족으로 변한 가정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습니다. 한가위가 되면, 옛날에는 집집마다 몇 십 명이나 되는 대가족이 함께 모여 음식을 장만하고 나누며 놀았습니다. 집집마다 웃음소리가 담장을 넘었습니다. 얼마나 풍성하고 넉넉했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어느 때부턴가 우리 주위에서 이런 모습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지금은 너도나도 명절 연휴에 여행 가기에 바쁩니다. 한없이 넉넉하고 풍성해야 할 명절을 휴가 보내듯 합니다. 사정이 이러하니,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는 말은 벌써 사라진지 오랩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2024년 한가위를 보내는 우리 모습을 돌아보십시오. 정치경제사회의 위기와 기후위기가 한가위 분위기를 완전히 빼앗아 가버렸습니다. 주위를 돌아보십시오. 모두가 입을 모아 폭염을 걱정합니다. 9월 중순이 지나가고 있는데, 한여름보다 더 심한 폭염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얼마나 심각한 일입니까? 한 마디로 기후위기입니다. 너무너무 큰일입니다.
기후위기만이 아닙니다. 현재 대한민국 위에 짙게 드리운 정치사회경제의 위기는 또 어떻습니까? 서로 만나면, 절대 아프면 안 되다고 합니다. 혹시라도 연휴 기간에 사고라도 나면 큰일이니 조심하고 또 조심하라고 안부를 건넵니다. 의료위기 때문입니다. 함께 만나면, 물가걱정, 나라 걱정하는 말로 날을 새웁니다. 정치위기, 경제위기 때문입니다.
추석에 함께 모여 기쁨과 감사와 사랑을 나누어야 할 사람들이 모여 온갖 걱정과 근심만 나눕니다. 추석이 되었지만, 추석이 아닙니다. 어디서도 추석 분위기를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얼마나 안타깝고 슬픈 일입니까?
세상이 어지럽습니다. 더 이상 소망이 없다고 아우성입니다. 모든 것이 위기인데 해결책은 없다며 탄식합니다. 하지만 너무 크게 낙담하지 마십시오. 온 세상이 위기 가운데로 치달려가고 모든 사람들이 변하여도, 살아계신 하나님께서 성도와 함께 해주십니다. 믿음이 흔들리고 모든 사람들이 다 내 곁을 떠나가도, 나를 위해 십자가 위에서 죽고 다시 사신 임마누엘 하나님께서 영원히 나와 함께 해주십니다. 아멘!
이 믿음과 소망으로 살아가기 때문에, 하나님의 교회와 성도를 일컬어 복되다 합니다. 영광스럽다 합니다. 결코 망할 수 없다 합니다. 영원히 산다 합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험악한 세상, 오직 이 믿음으로 살아갑시다. 오직 이 믿음으로 모두가 낙담하고 절망하는 2024년 한가위를 풍성하고 넉넉하게 보냅시다. 자신 있게 이런 인사를 서로 주고받읍시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