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에서 유난히 문화유적이 많은 곳이 종로구이다.
특히 보물 제 1호인 동대문을 중심으로 경복궁ㆍ창덕궁ㆍ창경궁 등 서울의 궁궐이 자리하며, 종묘, 사직단, 보신각 등 주요 문화재와 민속박물관, 세종문화회관 등 서울의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문화시설들이 집중되어 있다.
이렇듯 서울 시내 한 복판에 그것도 동대문이 떡하니 자리잡은 빌딩 숲 사이에 무슨 전통사찰이 있을까도 싶지만, 동대문에서 대학로로 들어가는 율곡로 대로변에 자그마한 사찰이 있다.
그 이름도 특이하게 목마른 중생에게 구제의 감로를 준다는'감로암'이다.
도심 속 삭막한 빌딩 숲 사이에 아직 개발되지 않은 주택가
그 곳에 정말 도심에서 보기 힘든 자그마한 암자가 있다.
규모로 보나 사세로 보나 정말 암자의 수준이지만, 그 역사는 벌써 100여년이 흘렀다.
가람은 대로변에서 주택가로 나 있는 골목길을 따라 들어서면 보이는 곳에, 여느 주택과 별반 차이없이 건물을 지어 불상을 봉안하고 예배하고 있다.
하지만 여법하게 산문을 만들고 단청을 하며, 기와를 엮어 고풍스런 가람의 멋을 느끼게 한다.
옛부터 관음영험도량으로 알려진 감로암은 동네 어르신들, 특히 할머니들의 다담방, 기도처로 알려져 있다.
감로암 - 사찰의 이름처럼 누군가 구제 받을 수 있고,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감로가 있는 곳이다.
특히 관음이 허리에 차고 있는 정병의 물맛이란 더더욱 달지 않을까...
지금은 마시지 못하지만 보타전 아래에는 여전히 그 옛날 감로의 맛을 느끼게 했던 감로가 흐르고 있다.
역사
감로암(甘露庵)은 종로구 충신동 15번지에 자리한 대한불교조계종 제 3교구 신흥사의 말사이다.
가람의 창건은 1912년에 강남 봉은사 주지로 있던 나청호 선사가 을축년 대홍수 이후에 숭인동 포교당으로 창건하였다고 한다.
당시 청호스님은 가람의 신축은 물론 산신탱과 독성탱의 화주로 참여하며, 강남에는 봉은사를 강북에는 감로암을 관리하였다고 하며, 당시 봉은사 불사에 참여한 근세의 명필 성당 김돈희와 청남 오재봉 역시 청호스님의 인연으로 감로암 창건에 참여하여 현재 보타전 편액과 글씨를 남겼다고 한다.
하지만 사찰에 전해지는『한양성내 동부 보타산 감로회 법당 상량문(漢陽城內 東部 駱陀山 甘露會 法堂上樑汶)』의 감로암은 일찍부터 관음영험도량으로 알려져, 1927년, 정묘(丁卯)년에 창건되었다고 전해져 확실한 창건연대는 추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보타전에는 청호스님의 창건을 뒷받침해주는 탱화가 전해지고 있어, 1912년에 청호스님에 의해 창건된 숭인포교당을, 1927년에 다시 중창한 것으로 보여진다.
이후 감로암의 연혁은 구전으로 전해지는데, 중광 , 양모, 혜련비구니 등 여러 대덕스님을 거쳐, 금강산 건봉사의 말사로 등재되었으며, 이후 조계사의 말사로 편입되었다가 다시 현재 신흥사의 말사가 되었다고 한다.
특히 감로암은 여러 대덕스님이 주석하였는데, 그 중 춘성스님과 중광스님이 유명하다.
금강사 건봉사의 춘성스님은 설법으로 알려진 유명한 스님으로 감로암에 기거하며 중생들을 위해 알기쉬운 설법을 하였으며, 세상의 더러움을 걸래로 훔친다는 걸래 중광스님은 감로암에 기거하며 창작활동을 펼쳤다고 한다.
그는 동양의 피카소 ㆍ전위 예술가로 이름을 날려 한때 그가 기거하던 감로암 역시 전위예술의 산실로 이름을 날리기도 하였다.
이외 특이한 것은 법당 지하에 우물이 있다는 사실인데, 전에는 이 우물이 아주 맑고 좋아서 실제로 절이름에 보이는 감로와 같은 맑은 물이 샘솟았지만, 현재 주위 주택가가 형성되고 암반이 약해짐에 물이 현재 나오기는 하지만 음용수로는 쓰지 못하고 있다.
현재 감로암은 1995년에 부임한 운정(雲鼎)스님이 기거하며, 인법당인 보타전을 비롯해 요사와 산문을 중수하고, 옛 포교당의 명성에 걸맞게 한국방송통신대 학생들을 중심으로 불교학생회를 지도하며, 도심포교당으로서 춘성스님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
교통편
서울에서 감로암을 찾아 가는 길은 다양한 방법이 있다.
그 중 가장 찾기 쉬운 방법은 대중교통인 지하철을 이용하는 길이다.
지하철을 이용할 경우 1호선 동대문역이나 4호선 혜화역을 이용하는데, 1호선을 이용할 경우 동대문역에서 이화여대동대문병원이나 동인교회쪽으로 나와 율곡로를 따라 대학로 방향으로 500m정도 걸으면 된다.
5분정도 걸으면 좌측 대로변에 충신시장이 보이며, 건너편에 충신어린이집 / 감로암 이정표가 있다. 이정표를 따라 주택가를 60m정도 오르면, 길이 끝나는 지점에 자그마한 절이 보이는데, 이 곳이 신흥사 말사 감로암이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동대문에서 대학로 방향으로 들어서거나 / 광화문에서 현대빌딩을 지나 동대문 방향으로 직진하면 된다.
동대문에서 올 경우 이화여대동대문병원 주차장쪽으로 들어와, 율곡로를 따라 난 41번 시내도로를 따라 대학로 방향으로 가면된다. 이 길을 따라 500m정도 들어서면 우측에 감로암 이정표가 보인다.
이 도로는 견인지역으로 자가용은 이화여대동대문병원이나 대학로 방향으로 조금 내려와 민영주차장에 차를 주차해야 한다. 주차요금은 30분에 1000원정도로, 사찰을 참배하고 내려와도 2,000원이면 충분하다.
버스를 이용할 경우 간선버스 2013번, 1018번, 1019번과 지선버스 102번, 107번, 301번, 7025번, 광역버스 9410번을 이용하여 충신동에 하차하면 쉽게 대로변에 위치한 감로암 이정표를 찾을 수 있다.
마을 주민들은 이 곳을 감로암이라고도 하지만, 노인들은 숭인포교당이라 부르기도 한다.
※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동대문이나 종로 6가에 하차하여, 이화여대동대문병원에서 대학로 방향으로 500m 정도 도보로 가면 감로암 이정표와 만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