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2월 7일(화) 느지막한 오후 13시30분에 대전의 중심가였던 대우당 약국 앞에서 만나기로 한다.
약속 시간보다 다소 늦게 합해진 일행은 정처없이 그냥 둑방옆으로 난 대전천을 향해 내려간다.
목척교 다리에서는 공사를 하느라 안전 펜스인지 가림막인지가 둘러쳐져있다.
성지기가 궁금증에 못이겨 찾아가 알아낸 사실은, 으능정과 대전역간 지하상가가 있는 목척교 지하부분에서 끊겨져 있었는데 이 부분을 연결시키는 공사중이라는 것이었다.
아마도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한 민원인지, 아니면 옛영광을 찾으려는 안간 힘인지.
본래 목척교와 으능정이는 대전역과 충청남도청사이를 잇는 대전의 제1중심대로이었다.
경부선이 완공되고 대전이 삼남의 중심지가 되자, 1932년에 충남도청이 300년 이상을 금영(錦營)으로 불렸던 공주 감영에서 대전으로 이전하게되자, 한 때 왕도였던 공주는 도청 소재지마저 잃자 쇠퇴일로를 걷게 되고 반대로 대전은 6.25 동란 이후로 한층 비약적으로 발전하게 된다. 그랬던 대전도 이제는 둔산 신시가지가 조성되고 시청이며 주요 관공서들이 모두 둔산지구로 이전하게 되자 한때 명성을 날리던 구도심은 겨우겨우 명맥을 이어가고....
변하지 않는 것이 어데 있으랴.
게다가 이웃에 강력한 대항세력인 세종특별자치시가 들어오면서 또다른 변수까지 작용하는 현실이 되었다.
앞으로 또 어떻게 변할지...
모처럼 화창한 겨울 햇볕을 즐기면서, 아직 가을이 꼬리가 남아있는 대전천.
분지형으로 된 드넓은 한밭벌, 한자로 훈역해서 큰 대, 밭 전, 대전(大田),
누구는 태전(太田)이어야 한다고 한 때 모 종교단체를 중심으로 웅성거리기도 한 대전이다.
세 갈래의 큰 냇물이 한밭벌을 꿰뚫고 지나간다.
동으로 대전천, 중앙의 유등천, 그리고 서쪽으로는 갑천이다.
이렇게 세 갈래 큰 냇물의 근원은 한결같이 계룡산이다.
계룡산 줄기가 대둔산을 지나 덕유산으로 활처럼 휘돌아가는 산태극의 산줄기 북사면을 따라서 흘러 내리니 한결같이 남에서 북을 향해 수태극 형상으로 흘러가는 금강 본류와 새여울로 불리는 신탄진 (新灘津)에서 합쳐진다.
북으로 향하던 금강 물줄기가 신탄진(대청댐 부근)에서 급히 꺾여 서로 향하고 세종시를 거쳐서는 공주 고마(곰)나루에서 남으로 틀어가다가는 결국은 강경에서부터는 서쪽으로 돌아 마침내 서해바다에 이른다.
대전은 정감록의 영향을 받는 곳이다. 속속들이 들여다 보면 더욱 그렇다..
일제 강점기며, 6.25 동란과 같은 앞날을 예측할 수 없는 격동기를 거치면서 더욱 두드러지게 된 곳이다..
인근에 십승지지의 공주와 보은이 있는 데다가,, 신도안 도읍설이 아직도 면면히 살아있으니...
오늘은 그 대전 벌판을 가로 질러 흐르는 세 냇물 중의 첫번째 냇물인 대전천을 그냥 걸어본다.
모처럼 좋은 날씨에.
아메리칸 인디언들은 겨울날, 이렇게 좋은 봄날 같은 날씨를 인디언 썸머라고 불렀다던가..
아무튼 가벼운 맘으로 물길따라 내려간다.
인생 길벗들과 이런 저런 얘기 나누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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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천이 오리들의 천국인가..-
갈대 사이로 오리들의 노니는 모습이 정겨웁기만 하다.
-맑은 대전천이다.-
생육조건이 좋으니 오리들이 몰려오고...
- 목척교의 뜻이며 서울 수표교를 연상시키는 큰물 때의 물깊이를 재는 수표가 눈에 띈다. -
-대설이 지났는데 아직도 왕성한 버드나무의 생명력에 힘을 얻는다.-
모 제약회사의 회사 로고가 버드나무였는 데.. 그 모습을 떠오르게 한다.
어려웠던 조국의 현실에서도 탈세도 없이 모범적인 회사 경영으로 유명한 일화를 가지고 있는 ...
선구자는 외롭고 의연한 것인가..
이런 회사 경영 정신이 충만한 나라가 된다면 선진국이 아니라 세계 최우수 선진국일텐데 하는 마음이 든다.
-한가하게 세월을 낚는지 낚시하는 강태공 아저씨가 있다. -
-최초 놓았던 호남선 철로를 걷어내고 다시 새로운 다리를 놓으려는 지 공사중 이다. -
목포행이던가, 대전발 0시 50분 노래 가사가 떠오르는 시절.
푸근하게만 느껴지는 갈대솜.
목화가 본격적으로 일상속에 들어오는 조선 중엽까지는 삼베에 갈대솜을 넣은 솜바지를 입고, 겨울을 나았다는데,
아마도 뜨거운 구들장이 없었다면...
이제는 한국적인 것의 하나가 되어버린 세계에 자랑스러윤 온돌 문화를 떠올린다.
'생각하는 갈대'보다도... '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인가.하는 갈대의 전설보다도.
-하류로 내려 갈 수록 다른 종류의 새떼들을 만난다.
백로 떼란다. -
-가까이 들여다 본다. -
-대동천과 대전천이 만나는 곳, 풀섶사이로 고기떼가 득시글거린다.
이러니 새들이 모여들고, 낚시꾼이 있고,,,,,
대전천의 생태계가 건강하다는 증거이리라.
-갈대와 억새가 어우러져 있는 대전천변을 걸어가는 삼총사 지기들...
모처럼 (초미세먼지가 없이) 좋은 화창한 겨울날에 정겨운 얘기들을 나누면서,
키위도 나눠 먹고, 간식도 먹으면서....입도 즐거웁고, 귀도, 눈도 즐거운 하루..
-세개의 냇물이 모이는 하류를 향해서 걸어간다.-
삼천동(三川洞)이라는 지명을 떠올리면서..
-갑천과 유등천과 대전천이 합해지는 곳, 저 멀리 원촌교가 보일듯 하고-
그곳에는 옛날 나룻터가 전설로 남아 전해져 오고,
그곳에는 회덕 중심지, 우술성이며 서낭터가 있는 곳.
갑천을 거슬러 올라가면 국립중앙과학관 서측 대전과학고 주변에는 구성산성이 있고, 더 올라가면 월평동 산성이 갑천변에 있고 흑석동 산성 등.. 물길따라 내려가면 적오산성이며 소문산성 등 옛 성들의 자취가 이어진다.
물길이든, 고갯길이든 주요 길목에는 그곳을 지키는 성들이 있게 마련이니...
-대전천 걷기를 끝마치고 한밭수목원 뒷문으로 들어선다. -
암석원이 우리를 맞이한다.
화석이 되어버린 나무들에서 지구의 역사를 읽는다. -
-산책길에 깔아놓은 양탄자-
꽃피는 봄이면 더 아름답겠지...
-우리말 풀이름에 영어식 간판-
풀이름 속에 우리말이 숨어있는데, 참뜻을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
억새. 수크렁....실새풀.... 배우고 배워야 할 것이 끝도 한도 없다.
벼과와 사초과는 어떻게 구별하나요?
-옛농촌 마을에서 보던 물레방아,
1950년대만 해도 흔하게 보던 풍경이었는데... 아스라하게 사라져 버린다.
우리의 옛문화 의식주, 언어, 풍속,,, 마음씨. 다 사라져 가고.... 무엇을 이어가려는지...
설이면 흰떡가래 얻어먹던 추억,, 물레방아용 물가둬 둔 논에서 썰매타다 솜바지 적셔가지고 모닥불에 불쪼이다. 그만 불구멍 내서 엄마에게 혼나던 어린 시절... 가난했지만 그리워진다.
-화목정에 올라 잠시 쉰다.-
-인증샷도 한 방 찍고 -
모두가 입마개를 하고 세태를 잘 보여주는 듯
Covid-19. 발생한 2019년 해도 벌써 2년이나 지나 2022년이 되려는 데...
아직도 세균과의 전쟁은 끝날 줄 모른다.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를 읽어봐야 되려나..
- 수목원 뒷문으로 들어와서 정문으로 나온다.( 한밭수목원 정문)
-정부 대전청사 담장을 돌아서 지하철역이 있는 둔산경찰서앞에서 헤어진다.-
(오늘 하루도 즐거웠노라고.....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면서 서로 손을 흔들면서 헤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