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지는 곳으로 / 최진영 / 민음사
2017년 6월에 초판이 나왔으니 신간이라 할 수 없다. 나에게는 세 번째로 접하는 최진영 작가의 작품이다.
내용은 바이러스가 창궐하고 바이러스에 대항할 백신의 개발이 뒷받침하지 못하여 지구촌은 무정부 상황에 처하고 만다.
어쩌다 한국을 떠나 러시아에 머물게된 일련의 한국인들이 생존을 찾아 끊임없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몇 권을 통해 접한 작가의 시선은 청소년에 많이 머물러 있다. 그렇다고 성장 소설의 성격은 아니다. 그냥 등장인물이 청소년일 뿐이다.
그래서 그럴까 그의 작품은 조금 깨끗하고 조금 더 맑고 쪼금 순수한 듯하다. 사랑이 그렇고 우정이 그렇듯이 혈연 관계도 때가 덜 묻은 듯 느껴진다. 살인, 강도 및 강간이 다수 등장하고 심지어는 어린 여주인공에 이르기까지 강간이 심심치 않게 일어나지만 느끼지 못할 정도로 최소한의 사실만 소개한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죽음을 향하고, 우리가 거하는 지구도 우주도 멸망을 향한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을터. 종말은 언젠가 다가오지만 우리는 알지 못한다. 지금은 아니니까. 소설의 제목처럼 우리는 늘 "해가 지는 곳으로" 매일매일 간다.
해가 뜨는 곳을 향하다 언제 해가 지는지도 모르고 앞을 제대로 가늠하지 못하는 것보다, 등이 따숩고 해가 지는 것을 대비할 수 있고 나의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어쩌면 지혜로운 처신일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한 걸음 한 걸음을 내딛으면서 사랑도 우정도 가족과 친구도 한 번씩 떠올려보는 것도 좋으리라. 해가 진다는 것을 아는 것은 해가 떴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