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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사랑사랑 봉우사랑♣ 원문보기 글쓴이: 이봉우(일향)
제 74장,
민희는 막내며느리 조은숙을 바라본다.
“막내야!
아마 할머님께서 막내가 사업을 하실 것이라고 예고를 하셨던 모양이다.
어떤 일이든 막힘없이 술술 풀리고 사업을 번창하기 위해서 준비를 해 두신 것 같다.
이 행운의 열쇠는 막내 네 것이다.“
”어머님!
정말 감사합니다.
생각하지도 못한 이런 귀하고 뜻 깊은 선물에 너무나 황홀합니다."
“그것들은 내가 준 것이 아니다.
할머님의 깊은 뜻이 새겨진 것이니 잘 간직하면서 늘 할머님을 생각했으면 한다.
그리고 막내가 이번에 너무 큰일을 했다.
아무리 가진 것이 많다고 해도 네 큰형에게 승용차를 선물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렵고 힘든 일인데 우리 막내가 대단한 일을 한 것이야!“
“아닙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동서!
정말 무엇이라고 고맙다는 마음을 전해야 할지 모르겠어!
차를 타고 다니면서 늘 우리 두 동서들을 생각하고 고마운 마음 변치 않을게!“
“형님!
그냥 편안하게 타고 다니시면 됩니다.“
며느리들은 마음이 황홀해진다.
자신들이 모르는 것들이다.
시어머님께서 간직하고 계신다고 해도 누가 알 수도 없지만 안다고 해도 아무도 그것에 대해서 말을 할 사람도 없다.
그녀들은 다시 새삼스럽게 시어머님의 마음이 어떤 것인지 느끼며 시어머님에 대한 사랑과 존경심을 갖추게 된다.
그렇게 행복함을 가득 심은 명절이 지나고 얼마 있지 않아서 우영감의 위독함이 전해진다.
김형우와 민희가 소식을 접하고 지체하지 않고 달려갔을 때는 이미 의식불명이 되어 온 가족들이 슬픔을 참으며 회복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이미 연세가 높아 회복가능성은 보이지 않는다.
모두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의사의 말에 따라 가까운 친지들에게 연락을 해서 급하게 모든 가족들과 친지들이 모인 가운데 우영감을 이승을 하직한다.
추석을 지나고 보름이 지난 뒤였다.
민희의 슬픔은 그 누구보다 크다.
아버지의 깊은 사랑과 늘 따뜻하게 보살펴주시던 인자하신 모습의 아버지를 이제는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사실만으로도 민희는 애간장이 녹아들 정도로 큰 슬픔이 밀려온다.
“아버지!
조금만 더 계시다 가시지요.
이렇게 훌쩍 아무런 말씀도 없이 떠나시는 법이 어디 있어요?“
그 어떤 자식보다도 더욱 많은 마음을 써 주시던 아버지였다.
늘 마음 아파하시고 안쓰러워하시며 언제나 따뜻하게 등을 두들겨주시며 힘과 용기를 주시던 자상하고 인자하신 아버지의 모습이었다.
김형우의 아들들과 며느리들 또한 외할아버님의 빈소를 찾는다.
많은 문상객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생전에 인자하시고 늘 정이 많으셨던 어른이셨다.
백수를 이년 남겨놓고 자식들과 온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운명을 하신 것이다.
참으로 편안하고 인자하신 모습으로 이승을 떠나신 우영감을 위해 장례절차를 준비하는 자식들과 사위 그리고 많은 손자와 손녀들이다.
후손들의 애절한 슬픔 속에 우영감의 초상은 성대하지는 않지만 그런대로 격식을 갖추어 진행이 되고 조용한 슬픔 가운데 안장이 된다.
민희는 이제 울지 않는다.
자신이 편안하고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시고 떠나신 아버지다.
슬퍼한다고 다시 되돌아 올 수도 없는 길이고 누구나 다 가야 하는 길이다.
또한 끝까지 맑은 정신으로 깨끗하게 살아오시고 생을 마감하신 아버지의 마지막 길에 슬픈 오열보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보내드리기로 한다.
그렇게 아버지의 모든 장례식을 마치고 삼우제가 지나고 나니 박윤숙이 다시 시름시름 자리를 보존한다.
함께 있어야 할 남편의 빈자리가 그 무엇으로도 채울 수가 없다.
“엄마!
조금이라도 드셔보세요.“
민희는 거의 매일 친정에 들려 엄마의 상태를 눈으로 확인하고 시중을 든다.
올케한테만 맡겨두기엔 너무 미안한 일이고 그동안 너무 많은 고생을 해 온 올케를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기 위함이다.
“네 아버지 어디 가셨니?”
“엄마!
아버지는 아주 편안하게 계시니까 아버지 걱정하지 마시고 이것을 조금이라도 더 드세요.“
그러나 박윤숙은 고개를 젓는다.
“내가 더 살아서 뭘 하겠니?
이제 나도 네 아버지한테 가야지.”
“네!
가실 때 가시더라도 힘이 있어야 가시지.“
”민희야!
엄마가 많이 원망스러웠지?“
박윤숙은 민희의 손을 꼭 잡는다.
“엄마!
늘 엄마를 사랑했고 엄마가 좋았어!“
박윤숙은 이제 조금 정신 줄을 놓고 있다.
정신이 말짱한 시간보다는 자꾸만 남편을 찾고 헛소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어머니를 위해 민희는 어머니의 곁을 떠나지 않고 있다.
그렇게 깔끔스럽고 부지런 하던 어머니의 모습이 아니다.
매일 어머니를 목욕을 시켜드리면서 어머니의 옛날 모습을 떠올리곤 하는 민희는 참으로 인생이 허망하다는 생각을 한다.
박윤숙은 남편이 떠나고 나서 삼 개월 뒤에 잠을 자듯 그렇게 고요하게 이승을 하직한다.
마치 남편의 뒤를 따라가듯 별 고통도 없이 그렇게 조용하게 떠난 것이다.
칠십년을 넘게 함께 살아온 노부부의 마지막은 참으로 숭고한 모습이다.
모든 자손들이 보는 가운데 편안한 모습으로 떠나신 두 분의 모습이 차라리 정겨워 보인다.
잠시도 떨어져 본 적이 없는 노부부는 그렇게 이승 길에도 함께 동행을 한다.
“엄마!
이제 아버지를 다시 만나시니 기쁘시죠?
여기 남은 저희들 걱정을 하지 마시고 그곳에서도 두 분이 다시 행복하실 겁니다.
늘 저희들을 지켜봐 주세요.“
모든 장례식이 끝나고 나서 그들은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진다.
참으로 오랜 세월을 함께 살아오신 부모님은 가시는 길에도 함께 동행을 하셨다는 생각에 편안한 마음이 된다.
“이제 편안하게 좀 쉬어요.”
김형우는 아내가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해 준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막상 두 분을 몇 달 사이에 모두 잃고 난 아내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를 하고 헤아려주는 것이다.
“여보!
우리 부모님들 마지막 모습이 참 아름답다고 생각하죠?“
”그럼!
부부가 그렇게 함께 오래 살아가기가 쉬운 일이 아니요.
또한 마지막 길에도 그렇게 빨리 데려가시리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한 일인데 아마 두 분이서 참으로 천생연분이셨고 평생을 믿음과 사랑으로 살아오신 것이 아닌가 하오.“
”네!
겉으로 표현하시는 것보다는 속마음으로 서로를 챙겨주시고 위해주셨던 것 같아요.
부부싸움 같은 것도 늘 한쪽이 피하는 것으로 마무리하시고 집안에 큰소리가 나는 것을 아주 싫어하시는 아버지의 비위를 엄마 또한 평생을 맞추며 살아 오셨으니까요.“
그들은 그렇게 이미 고인이 되신 부모님을 생각하며 이야기를 해 나간다.
며칠이 지나고 나서 다시 민희는 기운을 되찾는다.
어느 사이 해가 바뀌고 며칠이 지난 것이다.
정초라고 아이들이 모두 모여 잠시 집안이 북적거렸던 것도 며칠 전의 일이다.
“우리 어디 바람이라도 쏘이러 나갈까?”
김형우가 묻는다.
“추운데 어딜 가시려고요?”
“추우니까 온천이라도 다녀오면 어떻겠소?”
“온천여행을 하시고 싶으세요?”
“겨울이라고 몸을 움츠리고 집안에만 있자니 답답하지 않소?”
“네!
당신이 갑갑함을 느끼시면 안 되지요.
헌데 우리 둘만 갈 것이 아니라 용환 에미도 데리고 가지요.
이제 용환이도 혼자서 곧잘 제 먹을 밥은 해 먹을 수 있으니 아범만 허락하면 그렇게 하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
”허허허..........
그러면 다른 며느리들이 질투를 하지 않겠소?“
”그 애들이야 직장이 있으니 가고 싶어도 갈 수 없지요.
용환에미는 겨울이 되어 꼼짝도 하지 못하고 집에만 있으니 갑갑하기도 할 것이고 모처럼 온천엘 데리고 가서 즐길 수 있는 여유도 주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
”당신은 죽는 순간까지도 자식들 걱정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오.“
”그럼요!
부모가 자식을 걱정하지 않으면 무슨 재미로 세상을 살아간다고 해요?“
민희는 승일이에게 전화를 한다.
아버지의 뜻을 전하고 혜영을 데리고 가고 싶다는 말을 한다.
“어머니!
그렇게 하십시오.
이삼 일이 아니라 더 오래 계셔도 됩니다.
용환이와 둘이서 밥도 해 먹고 집안 살림도 하지요.“
”그래, 고맙구나!
우리 대신 에미가 운전을 하고 가면 편안할 것 같아서 그런다.“
그리고 두 며느리들에게 전화를 한다.
성민주와 조은숙 역시 환영을 한다.
부모님을 모시고 함께 갈 수 없는 자신들의 입장을 미안해하는 것이다.
다음날이 되어 김형우와 민희는 양수리로 향한다.
이미 연락을 받고 준비를 하고 기다리고 있는 혜영이다.
“네 의견도 묻지 않고 우리가 결정을 해서 미안하구나!”
“어머님!
당연히 제가 모시고 가야 하지요.
이제 두 분이서 먼 장거리 여행은 안심이 되질 않습니다.
운전이 상당한 피로를 가져다주는 것이라서 두 분의 연세를 생각하면 불안한 일입니다.“
유혜영은 자신이 시아버님의 승용차를 운전을 한다.
“어느 온천으로 갈까요?”
“네가 가고 싶은 온천으로 가도 상관없다.
온천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렇게라도 몸을 움직이고 집을 떠나 새로운 기분으로 활력을 얻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니겠니?“
”네!
그러지 않아도 하루 종일 혼자서 하는 일없이 지내려면 몸이 무겁고 나태해집니다.
아버님 어머님께서 결정을 하시기 전에 제가 생각을 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을 항상 제 생각이 짧습니다.“
”에미야!
이제 우리 가끔 이렇게 여행을 함께 다니자.
이제는 용환이도 제 나름대로의 시간에 쫓겨 네가 돌보지 않아도 되는 나이가 아니냐?
아범이야 늘상 늦게 들어오는 사람이니 네가 혼자서 보내는 시간이 지루할 것이다.“
”어머님!
살림을 하다보면 지루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가끔은 어머님과 조금 더 가까이 살았더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또한 어머님께서 손수 집안 살림을 하시는 생각을 하면 도와드리지 못하는 것이 늘 마음에 걸리고 죄송스럽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 생각하지 말아라!
서로 이렇게 가끔 만나서 이런 즐거운 일도 만들고 해야 더 좋지 않겠니?“
혜영은 집에서 준비를 해 가지고 온 차를 꺼내 부모님께 드린다.
생각보다 세 사람의 여행은 즐겁다.
추운 겨울이라고 해도 서로의 사랑을 나누는 마음이 있기에 추운 것도 모르고 뜨거운 온천물에 몸을 담그고 시어머니와 나누는 대화도 즐겁다.
혜영은 모든 정성을 다해서 부모님을 모시며 다닌다.
시어머니의 알몸을 자신이 손수 목욕을 시켜주기도 하면서 자신의 등도 밀어달라고 내 밀기도 하며 마치 엄마와 딸 같은 정을 나눈다.
“에미야!
참으로 네가 이렇게 씻겨주니 정말 좋구나!
헌데 아버지는 당신 혼자서 하시니 조금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
”네!
다음에는 아범과 함께 와서 아버님을 정성을 다해서 씻겨드리라고 해야겠어요.“
”아범이 어디 그럴 시간이 있니?
늦게 배운 도둑이 밤새는 줄 모른다고 의사로서 박사학위까지 도전을 하는 아범이 얼마나 바쁘겠니?
참으로 대단한 일이 아니냐?“
”정말 대단한 의욕입니다.
때로는 밤을 지새우면서 공부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안쓰럽기도 합니다.“
”왜 안 그렇겠니?
오십이 넘은 나이에 그래도 지치지 않고 도전을 한다는 것이 대단한 일이다.“
그녀들의 대화는 끝이 날 줄을 모른다.
이제 민희는 모든 것이 만족스럽다.
더 이상 그 무엇을 바랄 것이 없을 정도로 참으로 즐거운 삶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늦은 나이에 만나게 된 남편이 얼마나 소중하고 자식들이 귀한 존재임을 깨닫는다.
자식도 없이 말년을 혼자서 쓸쓸하게 보내게 되는 삶이었다.
그러나 남편을 만나게 되어 아들들을 두고 며느리들을 두고 또한 손자와 손녀들을 보게 된 민희로서는 참으로 말년의 삶이 더 없이 행복하고 만족스럽다.
“여보!
이제는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습니다.
당신을 만나 그 모든 것을 다 얻었습니다.
내 노후의 삶이 이렇게 풍족하고 행복하게 되리라고 꿈이나 꾸었겠습니까?“
”고맙소!
당신이 있기에 지금의 이 행복도 있는 것이오.
나야 말로 더 이상 아무것도 바랄 것이 없소.
다음 세상에서 다시 태어난다고 해도 반드시 당신을 찾아 평생을 함께 살아가겠소.“
“네!
우리 아들들 며느리들 그리고 손자와 손녀들도 모두 다시 만나고 싶어요.
세 아들들을 당신과 내가 만들어서 지금 있는 모습 그대로 만나고 싶은 생각이에요.“
”허허허...........
그렇게 고생을 하고서도 그런 생각이 들어요?“
”지나고 나니 그 모든 것들이 서로 알아가기 위한 과정이었지요.
아픔이 없이 기쁨도 없고 고통이 없이 행복도 없는 것이라잖아요?
이제 그 어디에 내 놔도 우리 자식들 부모를 공경하고 서로 형제간에 우애가 있고 진실로 사랑이 무엇인지 아는 그런 자식들로 자랑을 할 수 있습니다.“
”그렇소!
그 모든 것이 당신의 힘이었소.
우리의 은빛여정은 참으로 황홀하고 빛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만족스럽소.“
”아프지 말고 오래도록 그렇게 석양을 바라보며 함께 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붉게 타오르는 아름다운 노을처럼 그렇게 우리의 은빛여정도 아름답게 물들이고 싶어요.“
두 부부는 손을 잡는다.
서로의 따뜻한 체온을 느끼며 그렇게 마주보며 환한 미소를 짓는다.
글: 일향 이봉우
끝
첫댓글 순희야~마지막회까지 수고했다
덕분에 그동안 한회한회 기다리는 재미도 있었고
새소설 시작했더라
성실한 그대 이뽀~
그래 역시 수진이는 짱이뽀~~!!
예쁜 댓글 고마워~~~
붉게 타오르는 아름다운 저녁 노을 처럼
남은 은빛여정을 아름답게....
수고 수고 감솨~~~~
우리들도 그때를 위해 오늘도 화이팅~~!
그때~~?
어느때~~?
은빛물결의 머리 날리며 연애할때~~~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