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대만 공동연구팀, 유방암 진단기술 개발
소량의 타액으로 유방암 확인…비용 5달러 수준
침 속에 포함된 바이오마커(생물지표)를 검출해 유방암을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미국 플로리다대와 대만 양밍자오퉁대 공동연구팀이 소량의 타액 속에 들어 있는 2가지 암 바이오마커로 유방암을 진단할 수 있는 휴대용 검사 장치 개발을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물리학연구소(AIP)에서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진공과학·기술B(Journal of Vacuum Science & Technology B)’에 최근 게재됐다.
일반적으로 유방암은 모유 분비에 관여하는 유관세포와 소엽세포의 돌연변이로 발생하며, 이 때문에 유관과 소엽의 상피세포(몸의 표면이나 내장 기관의 내부 표면을 덮고 있는 세포)에서 발생한 암을 가리킬 때가 많다.
세계적으로 유방암 발병은 늘어나는 추세다. 실제로 2023년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우리나라에서 새롭게 발생한 유방암은 남녀를 합쳐 2만8861건으로, 전체 암 발생의 10.4%로 5위를 차지했다.
연구팀은 유방촬영술이나 유방초음파 같은 방사선 검사와 암 조직을 채취해야 하는 생검(生檢) 위주로 유방암 진단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후 유방암 세포 성장에 따라 발생하는 세포표면항체와 수용체 등 암 바이오마커를 검출할 수 있는 감지센서를 개발했다.
미국‧대만 공동연구팀이 개발한 유방암 조기진단 장치. Hsiao-Hsuan Wan
연구팀이 개발한 유방암 조기진단 장치는 표적 암 바이오마커에 반응하는 특정 항체로 처리된 시험지에 타액 샘플을 떨어뜨리는 방식이다. 타액 샘플이 접촉하는 부위에 전기 펄스가 보내져 바이오마커와 항체와 결합하게 된다.
또 손바닥 크기로 휴대가 가능하고, 샘플 당 검사 시간이 5초 미만이며 재사용이 가능하다는 게 특징이다.
검사에 사용되는 바이오마커는 침습성 유방암 원인 가운데 15∼20%를 차지하는 ‘인간 표피 성장인자 수용체 2(HER 2)’와 유방암 세포가 혈류 속으로 방출하는 항원인 ‘CA 15-3’ 두 가지다. 해당 장치는 이 두 가지 바이오마커를 이용해 ▲건강한 유방 ▲초기 유방암 ▲진행성 유방암 여부를 판단한다.
연구팀 관계자는 “인간 타액 21개 샘플을 이 장치로 검사한 결과 건강한 유방 조직과 암 조직을 정확하게 구분해냈다”며 “타액 샘플에 들어 있는 유방암 바이오마커의 밀도가 극소량이라도 유의미한 검사 결과를 도출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검사에 필요한 시험지는 가격이 1달러 미만에 불과하고 재사용 회로기판도 5달러에 지나지 않아 검사 비용이 얼마 들지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