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그림책 50. 뿌리 깊은 나무들의 정원
피레트 라우드 쓰고 그림·서진석 옮김
* 이 책은 에스토니아 문학 해외지원사업이 지원을 받아 제작되었습니다.
에스토니아 그림책 / 1세~100세
무선 | 200*160mm | 52쪽 / 2021년 12월 20일 발행 | 값 14,000원
ISBN 979-11-90704-45-8 (77860)
도서출판 봄볕 (☏ 02-6375-1849)
*교과연계
1-1 국어 7. 생각을 나타내요
1-2 국어 7. 무엇이 중요할까요
2-1 국어 6. 차례대로 말해요
2-2 국어 1. 장면을 떠올리며
2-2 국어 4. 인물의 마음을 짐작해요
3-2 국어 1. 작품울 보고 느낌을 나누어요
*핵심어 : #나무 #정원 #뿌리 #가장중요한것 #굉장한것 #가치관 #신념 #유연한사고 #타인에대한배려
굉장한 것이 뭐야?
세상을 유람하는 것과 끊임없이 변화하는 거야.
꿈이 이루어지도록 돕는 거야.
나만의 고요한 시간을 가지면서 여러 가지 재미있는 생각을 하는 것,
그리고 다른 이들의 삶에 방해되지 않는 거야.
저마다 다른 ‘굉장한 것’을 받아들이고 이해하게끔 돕는 그림책
| 출판사 서평
뿌리 깊은 나무들의 정원에 나타난 아주 작은 나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하나의 정답이 있는 건 아니다. 대답하는 이의 가치관이나 신념에 따라서 다른 답이 나오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뿌리가 세상에서 제일 소중하다”라고 말하는 집단이 있다. 그림책 《뿌리 깊은 나무들의 정원》 속 나무들이다. 땅 밑으로 뿌리를 내리고 있고, 뿌리로 땅을 단단히 쥐고 있는 나무들이야말로 제일 중요하다는 것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땅에 뿌리를 단단히 내린 것 외에 모든 것을 배척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집단적 아집에다가 다양성을 거부하는 폐쇄적인 무리가 되고 만다. 다른 존재를 차별하고 거부하는 매우 위험한 집단이기도 하다.
그런데 뿌리 깊은 나무들의 정원에 작은 나무가 나타나면서 사건이 발생한다. 이 나무는 땅에 뿌리를 단단히 내리지도 않고, 다른 곳에서 불쑥 나타난 이방인이기 때문이다. 작은 나무는 뿌리 깊은 나무들의 정원에서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뿌리 없는 것들은 모조리 치워라
작은 나무도 자기의 터전이 있었다. 커다란 정원에서 다른 나무들과 별 탈 없이 잘 살고 있었다. 커다란 정원의 나무들은 제각각 모양이 다양했다. 가지가 삐뚠 나무도 있었고 비스듬히 서 있는 나무도 있었고, 달팽이, 새, 나비 등 다양한 생명체도 함께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무지막지한 톱이 나타나 순식간에 나무들을 싹둑싹둑 베어버렸다. 작은 나무는 혼비백산하여 온 힘을 다해 도망쳤다. 톱으로부터 멀리멀리, 꽤 긴 여정을 무작정 걸었다. 산도 넘고 헤엄도 치고, 마침내 도착한 곳은 신기한 정원이었다.
그 정원은 뭔가 이상했다. 길은 굽은 길 하나 없이 쭉 뻗어 있었고 꽃들은 질서 있게 한 줄로 자라 있었다. 나무는 모두 곧바르게 뻗어 있었다. 작은 나무가 보기에 왠지 화가 나 보였다. 모든 나무들이 정형화된 모습이었다. 그런 나무들이 보기에 작은 나무는 용납할 수 없었을 것이다. 나무들은 작은 나무에게 말했다. 땅 밑에 뿌리를 단단히 내리고 있는 것이 세상에서 제일 중요하다며 작은 나무는 자기들과 다르다고 했다. 작은 나무가 보기엔 자기도 똑같은 나무인데도 말이다. 뿌리가 없으면 아무 의미 없다고 말하는 나무들의 기세에 눌린 작은 나무에게 그 정원의 나무들이 제안을 한다. 정원에서 살게 해 줄 테니 정원에 뿌리 없는 것들을 치워 달라고. 똑바로 뻗은 나무들은 자기들이 친절하고 사랑이 가득한 나무들이기 때문에 그런 아량을 베푸는 것이라고 했다. 작은 나무는 회초리를 잔뜩 달고 있는 자작나무에게 혼나지 않으려고 나무들이 시킨 일을 했다.
첫날은 하늘에서 내려온 빗물 웅덩이를 치웠고, 둘째 날은 하늘에서 내려온 별을 치웠고 셋째 날엔 바위를 치웠다. 넷째 날 낯선 새 한 마리를 치우려고 했는데 그 새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왜 자기를 내쫓냐고 따졌다. 그러자 작은 나무는 “너는 뿌리가 없으니까 여기에 있을 수 없어. 뿌리가 중요한 거니까.”라고 말했다. 작은 새는 어이없어하며 웃었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뭔가 아주 굉장한 것이야. 말하지만 노래 부르는 거 말이야.” 하며 아름다운 노래를 불렀다. 그러자 다른 나무들마저 새의 노래에 홀딱 반하고 말았다. 새의 노래를 듣고 뿌리 깊은 나무들은 작은 나무에게 명령했다. 정원에서 내쫓은 것을 모두 다시 불러오라고. 뿌리가 없는 것들이 생각하는 ‘굉장한 것’이 무엇인지 듣고 싶다고 했다.
다른 존재들에게 배우는 ‘굉장한 것’
첫날 치워 버린 웅덩이에게 물었다. “굉장한 것이 뭐야?” 웅덩이는 자기는 원래 구름이었는데 매일매일 모습을 바꾸며 살다가 어느 날 나무들이 살고 있는 정원을 보고 가까이 가서 살펴보고 싶어서 비가 되어 내려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웅덩이는 이렇게 말했다.
“내 생각에 굉장한 것은 세상을 유람하는 것과 끊임없이 변화하는 거야.”
둘째 날 버린 별은 우주에 살면서 지구 행성을 보니 사람들이 별이 떨어지는 걸 보고 소원을 빈다는 걸 알게 되어 이곳으로 뛰어 내려온 거라고 했다.
“내 생각에 굉장한 것은 꿈이 이루어지도록 돕는 거야.”
셋째 날 버린 바위는 가장 큰 뿌리를 가진 나무보다 더 오래 이 정원에서 살아왔다고 말했다. 굉장한 것은 중요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굉장한 것은 나만의 고요한 시간을 가지면서 여러 가지 재미있는 생각을 하는 것, 그리고 다른 이들의 삶에 방해되지 않는 거야.”
이런 이야기를 듣고 나무들은 충격을 받았다. 자기들이 그렇게 맹신했던 ‘뿌리’보다 더 중요하고 굉장한 것이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그러고는 작은 나무를 바라보았다. 그제야 작은 나무의 장점이 보였다. “넌 아주 굉장한 왕관을 쓰고 있구나.” 칭찬도 하게 된다. 그러자 나무들은 모두 웃었고 그동안 흑백 가득하던 정원에 꽃과 벌레 나비 등등 컬러풀한 것들이 다양하게 등장하게 된다. 나무들 또한 곧바르게 서 있지 않고 휘어지기도 하고 기울어지기도 한다. 획일화되고 흑백이기만 했던 정원이 부드러워지고 유연해진 것이다.
유연한 사고와 타인에 대한 배려
21세기에 세계 시민의식을 더욱 강조하고 있지만 최근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우리는 집단적 이기주의를 강조하는 집단이나 국가를 예전보다 더욱 노골적으로 접하게 되었다. 한쪽에선 전 지구적 상식을 강조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자국민만을 위해 국경을 폐쇄하고 백신 공급도 제한적이었다. 또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아시아인들에 대한 심각한 인종 차별을 경험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라고 예외는 아니다. 국내 거주 외국인들에 대한 차별이나 배척 면에서 우리 모두 결백하지 못하다.
그런 사회 속에서 이 책은 유연한 사고와 타인에 대한 배려를 강조한다. 구름처럼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이 중요하며, 바위처럼 ‘다른 이들의 삶에 방해되지 않’으면서 ‘여러 가지 재미있는 생각을 하는 것’이 굉장한 일이라는 것이다. 하물며 별은 우주 저 멀리에서 지구 사람들의 꿈이 이루어지도록 돕기 위해 지구에 왔다고 하지 않았던가. 별처럼 대가 없이 지구 사람들의 꿈을 돕겠다는 이타적인 마음은 최근 들어 더욱 귀한 가치가 되었다. 사람들은 바이러스의 침공으로 예전보다 더 여유가 없어졌다. 나의 안위를 챙기는 것이 더 급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때 피레트 라우드의 그림책 《뿌리 깊은 나무들의 정원》은 우리에게 굉장한 일이 무엇인지 잠시 생각해 보라고 손을 내민다.
《뿌리 깊은 나무들의 정원》는 색이 매우 절제되어 있다. 연한 주홍빛 팬톤 컬러 외에는 온통 흑백뿐이다. 나무들의 형태도 뾰족뾰족한 라인 그림으로 이뤄져 있고, 기하학적이다. 색을 절제하고 단호한 느낌의 선 그림은 이 책이 이야기하는 폐쇄적 집단의 이기주의 느낌을 잘 살려냈고, 마지막 페이지에서 주황색 하나로도 알록달록 컬러풀하게 보이게 하는 효과를 발휘한다. 그림책 《뿌리 깊은 나무들의 정원》은 국내에 많이 소개되지 않은 에스토니아의 작가 피레트 라우드의 그림책이다.
| 작가 소개
피레트 라우드 쓰고 그림
1971년에 에스토니아 탈린에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는 동화 작가였고, 오빠 레인 라우드와 미흐켈 라우드도 에스토니아에서 유명한 작가들이랍니다. 에스토니아 예술대학에서 그래픽을 공부한 뒤 작가와 일러스트레이션 작업을 하고 있어요. 초기 작품부터 인기가 많았으며 에스토니아어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말로 소개되었어요. 약 20여 권의 작품을 발표했으며 14개국 언어로 번역되었어요.
서진석 옮김
에스토니아가 좋아서 에스토니아에서 오래 살았고 지금은 한국에서 에스토니아를 알리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쓴 책으로는 《바리와 호랑이 이야기》, 《발트3국 - 잊혀졌던 유럽의 관문》, 《유럽 속의 발트3국》, 《발트3국의 언어와 근대문학》, 《발트3국 여행 완벽 가이드북》 등이 있고, 에스토니아의 고전 《말썽꾸러기 토츠와 그의 친구들》을 우리말로 옮겼습니다.
도서출판 봄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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