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자비(Crown Princess)
글쓴이: 난우
흑...흑...흑....
10살 정도로 보이는 금발의 소년이 울고 있었다. 어린 소년은 연보라색빛의 정말 아름다운 눈동자와 햇살을 머금은 금발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 소년은 뚱뚱했다. 그 탓인지 자신의 체형 때문에 울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런 소년을 멀리서 바라보고 있는 사람이 있으니 그 사람은 바로 아이세스이다. 정말인지 익숙해 보이는 소년이었다. 이 소년의 슬픔이 그대로 전해지고 있어서 그 아픈 마음 때문에 어쩔줄 몰라하고 있다.
어린 소년을 향해 한발자국 다가갔다. 그러자 소년은 움찔 거리며 두발자국 멀어진다. 그러면서 소년은 울어 버린다. 그 바람에 놀란 아이세스는 급히 다가서려고 하지만 소년은 멀어질 뿐이었다. 아무리 다가가도 안되자 소년을 향해 달려갔다. 하지만 소년은 다가서는 순간 유리처럼 부셔져서 공중에 흩뿌려졌다.
“아아악!”
벌떡 일어난 그녀는 온몸에 식은땀을 흘리며 가쁜 숨을 몰아 쉬고 있다.
‘누구지........’
꿈속의 어린 소년은 누구길래 이리 마음을 아파하게 만드는지 모르겠다. 처음 보는 소년이지만 정말인지 강렬했다. 그에게서 느낀 감정은 모성애였다. 왜 느꼈는지 이유를 몰라 어리둥절해했다. 긴 한숨을 내쉬며 잠을 더 자려고 이불속으로 들어갔다.
-5-
가이아 폰 발크더와 지머 폰 아클의 자존심이 걸린 대결이 궁전 한편에 위치해 있는 기사들의 연습장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가이아는 동생인 시이아의 자존심을, 지머는 황태자비인 아이세스의 자존심을 걸고 있었다.
“히얍~!”
지머가 잠시 한눈 파는 사이에 가이아가 순간적으로 다가와서는 급소 부분을 검손잡이 등으로 치려고 하자 본능적으로 눈치를 챈 지머가 뒤로 물러서는 척하다가 검을 바로 들이댔다. 그러자 가이아는 혼비백산(魂飛魄散)해서는 물러서기 바빴다. 그런 가이아를 바짝 다가와 발로 걷어차 버린다.
가이아는 발로 차여 뒤로 넘어지려다가 간신히 자세를 잡았다. 숨을 몰아 쉬며 무겁게 말을 꺼낸다.
“그 년 편드는 이유가 뭐냐? 너도 뻔히 알잖은가? 시이아와 황태자님과의 사이를 말이다. 어찌.....”
지머는 아무런 답도 안하고 순간적으로 다가서서 검으로 가이아의 팔쪽 심장 바로 위에 박아 넣었다가 뺐다.
“우와아~~”
압도적인 지머의 승리에 지켜보던 사람 모두가 탄성을 지른다. 지켜보던 제1황녀 아시카아는 박수를 치면서 지머를 향해 다가선다. 그러자 다가오는 아시카아를 못마땅한 표정으로 쳐다보는 지머다.
아시카아 혼 이클랍. 그녀는 시이아쪽 사람이라 지머는 달가워하지 않았다. 그래서 무시하고 걸어가 버린다. 그런 그를 바라보는 아시카아의 마음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지머가 견습기사일 때부터 지켜보았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이 생기면 어쩌나 싶은 걱정이 태산인데 하필 황태자비인 아이세스의 경호 기사가 되었으니 평소에 갖는 마음이 좋지 않을 것이다.
그녀 아시카아 황녀의 마음이 저리건 말건 걸어가 버리는 지머를 이를 갈며 쳐다보던 가이아는 기필코 정비가 물러나게 만들겠다고 다짐을 한다. 다짐을 하는 그런 가이아의 표정을 지켜보며 아시카아는 아직도 지머에 대한 생각뿐이다. 어떻게 하면 그의 마음을 얻을지 알 도리가 없었다.
‘황태자비한테 잘해주면 날 좋게 보려나............? 하지만 시이아 때문에 그건 좀 힘든데.......어쩌지..........?’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다고 생각을 하며 자신의 궁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었다.
어떤 일이 있는지도 모르는 황태자비인 아이세스는 지젤로부터 지머가 대결에서 승리하였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 자신의 명예를 지켜주었다는 말이 된다. 이 사실 때문에 지머를 위해 무엇인가를 해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녹봉(祿俸)이라도 올려 줄까 란 생각을 하며 이미르를 불렀다.
“부르셨는지요...”
“지머씨의 녹봉을 올려 줄까 하는데 어때요? 좋은 생각이지요?”
“녹봉요? 아...그건 좀.......”
“그는 제 명예와 자존심을 높여 주었습니다. 당연한 일인데 그건이라뇨? 다시 생각해 보세요.”
“아.....예. 그럼 그렇게 하겠습니다.”
녹봉 문제는 마무리가 되자 산책이라도 갈까 하는 생각이 들어 산책을 나갔다. 이런 저런 생각과 공상 끝에 점심때가 되었다. 식당에 가서 앉아서 식탁을 보니 처음 보는 오렌지절임이 보였다. 한입 먹어보니 달콤한 게 너무 맛이 좋았다. 따끈한 바게트 빵을 뜯어서 두꺼운 버터를 발라 먹으니 그 맛이 일품이었다. 그렇게 점심을 그런대로 맛있게 먹고 일어나 속이 좀 느끼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식당에서 나섰다. 또 산책이나 갈까 생각하고 있는데 시녀 마리아가 급히 뛰어 오는 것이 보였다.
“아이세스님! 어서 방으로 가보세요!”
“응.”
시녀인 마리아의 말대로 빠른 걸음으로 방으로 향한다. 이윽고 방문 앞에 도착을 하자 문을 활짝 열고 들어갔는데 들어가자마자 둔탁한 음이 들리더니 곧바로 바닥으로 쓰러졌다. 쓰러지고 나서 얼마나 지났을까? 간신히 정신을 차린 아이세스는 슬그머니 눈을 떠서 주변을 보았다. 아직도 방안이며 바로 앞에 지젤이 쓰러져 있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가이아와 황태자인 시아브러쉬, 그리고 기사 몇 명이 서서 그녀를 노려보고 있었다.
“무슨....?”
기사들 중 한명이 그녀에게 말했다.
“니년이 황제의 술에 독을 탔다고 알고 있네!”
이 기사의 말을 시작으로 기사들이 그녀에게 다가와 아이세스의 몸을 발로 걷어 차기 시작했다. 막무가내의 구타를 당하며 아이세스는 왜 이런 일을 당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았다. 한가지 답은 자신이 궁안에 있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
시아브러쉬는 고민을 하였다. 이 사실을 아는 귀족이 몇 명 안되니 그냥 넘어가도 좋았다. 그리고 황제가 자신의 정비를 아끼고 있고 그냥 넘어가되 혼만 내주라고 말했던 일을 기억해내고는 한참 후에 아이세스에게 말을 꺼냈다.
“모래시계가 한번 턴할 때까지 이 황궁을 떠날 기회를 주겠다. 시간안에 떠나지 않으면 넌 황제 시해자로써 죽게 될 것이다.”
“감사합니다...”
가이아는 황태자의 판단에 화가 나는지 아이세스에게 걸어가 발로 그녀의 얼굴을 걷어 찼다. 그대로 맞은 아이세스는 비틀거리며 간신히 지젤을 바라 보았다. 지젤은 좀전에 깨어나 걱정어린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황태자, 가이아와 기사들이 다 나가자 빨리 정신을 차린 지젤은 재빨리 일어나 나갔고 한참 후에 가방과 여행복을 들고 왔다.
“황태자비마마. 돈이 될만한 액세서리와 건량과 빵을 쌌어요. 그리고 잊지 마세요. 마마는 숙녀라는 사실을..........”
지젤에게 검을 하나 가져오라 해서 검도 챙겼다. 나갈 채비가 끝나자 지젤과 깊은 포옹을 하고는 방에서 나와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다. 베르유 성문에 도착하자 이미르가 기다리고 있었다.
“비록 떠나시지만....이곳에서의 일을 잊지 말아주세요. 말을 준비하고 싶었지만..뜻대로 안되어서....흑.....흑.......안녕히....”
“난 떠나도 이미르와 지젤을 잊지 않을꺼야.... 잘있어...”
입구의 문을 열고 바깥으로 나왔다. 나와 하늘을 보니 벌써 해가 저무는 것이 보였다. 걸어서 시내를 둘러보았다. 중세시대보다 좀더 발전된 건물들이 즐비하게 있었다. 이제 어디로 가야할까? 우선은 갖고 있는 액세서리를 팔아야 할 것이다. 어디에 팔아야 하는지 몰라서 두리번거리기만 하다가 보석모양의 간판이 눈에 띄었다. 곧장 들어갔다.
“어서오십시오. 저희 보석점에 무엇을 사러 오셨습니까? 혹은 팔러?”
“네. 팔려고 왔어요. 이거요.”
“호오....다이아몬드! 루비! 사파이어로 된 목걸이와 순금으로 된 팔찌들이로군요. 대충 가격을 잡으면 한 2억골드가 되겠군요. 수표로 드릴까요? 아니면 화폐로?”
“섞어 주세요. 1억은 수표, 또 나머지는 화폐로요.”
“기다리세요~”
보석상의 주인이 아이세스가 준 물건들을 갖고 안으로 들어가자 아이세스는 서서 보석상을 둘러보았다. 이윽고 뚱뚱한 몸을 가누지 못하는지 뒤뚱뒤뚱 거리며 걸어오는 주인을 반갑게 쳐다본다. 주인의 손에는 큰 주머니가 있었다.
“이 주머니는 서비스로 드리는 겁니다. 이차원 공간과 연결되어서 물건을 정확히 생각하고 손을 넣으면 생각한 물건이 손에 쥐어져 나오는 신기한 것입니다. 우리 보석상을 자주 애용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보석상을 나와 다시 간판을 보니 스마일 보석상이라고 써져 있었다. 주머니를 얼른 가방 안에 넣고서 어디로 가야 하나 생각하다가 저녁때가 되어서인지 배가 고파왔고 잠을 잘 곳도 필요하니 우선 여관에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거리를 걷기 시작했다. 말을 탄 사람이 뭐가 바쁜지 빠르게 지나가는 모습과 우아한 흰색의 마차가 지나가는 모습 또한 보였다. 이제 무얼 하며 지내야 할까? 잠시 자신이 거리에 나오게 된 이유인 황제 독살자로 몰린 것을 생각도 해 본다. 하지만 안다. 생각을 아무리 해도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는 거라고 말이다. 과거에 태권도 같은 무술을 배워두기 잘했다고 생각한다. 이런 저런 생각하다가 여관만 있는 골목에 들어섰다.
‘어디로 들어가지?’
달그림자 그림자 바다 라는 이름이 꽤 긴 여관에 들어서는 순간 아이세스의 얼굴에 뭔가와 부딪혔다. 손을 들어 얼굴을 만져 보니 케이크였다. 황당함에 앞을 보니 덩치가 꽤 큰 남자가 아이세스를 비웃으며 서 있었다.
“여자 주제에 여행하나 보네?”
“나한테 케이크를 던진게 너로구나...”
“어. 나야. 맛있지? 그 맛만큼 너도 달콤할 것 같은데 어때? 하룻밤~”
손수건을 꺼내서 얼굴을 닦으며 이 사내에게로 걸어가 검으로 그의 목을 그어 버렸다. 그러자 목에서 피가 흘러 나왔다. 사내는 자신의 목에서 피가 흘러 나온 다는 것에 분노했는지 그녀를 향해 주먹을 날린다. 그 주먹을 누군가가 막았다.
“이봐...이런 아름다운 여자에게 주먹을 쓰면 되나...”
“이익.....아 열받아!”
사내는 또 주먹을 들어서 막은 상대를 치려고 했으나 만만치 않았는지 주먹은 또 가로막히고 말았다. 막은 상대 남자는 어디서 힘이 그리 나는지 사내의 복부에 주먹을 날리자 그 주먹들 맞고 멀리 날아가 벽에 쳐 박혔다. 얼마나 아픈지 사내는 일어나지도 못하고 배를 감싸며 뒹굴었다.
“괜찮니?”
괜찮냐고 물어본 상대를 아이세스는 지그시 바라 보았다. 자신이 어려 보이는지 반말을 해서 인상을 살짝 찌푸리며 이내 입을 열었다.
“예...”
“난 떠돌이 기사 로빈이야. 로빈이라고 불러. 아얏!”
그때다. 누군가가 로빈의 허리를 다가와서 꼬집었다. 뒤를 보니 키가 무척 작은 남자가 인상을 구기며 서 있었다. 그 남자가 말했다.
“야! 로빈! 니가 무슨 기사야? 또 여자 꼬시냐? 로나 나두고 웬 여자야? 앙?”
“남자가 꼬집다니 말이 됩니까? 아....드럽게 아프네.”
둘이 옥신각신 하며 자리로 돌아가 버리고 아이세스는 빈자리에 가서 앉았다. 그러자 여기 일하는 사람인지 메뉴판을 주길래 천천히 흩어 보았다.
“보통으로 주세요.”
“예이~ 찾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음식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에 황궁 일을 생각해 보았다. 갑작스러운 독살. 황제 독살혐의로 쫗겨나서 마음이 안 좋았다. 앞으로 어찌해야 하는지 걱정이 되었다.
‘그러고보니 여기에 검사란 직업이 있다고 했지....’
검사라는 직업이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고 검사가 되어 돈을 벌어보기로 했다. 그리 결심을 하고 나니 마음이 좀 편안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때다. 갑자기 쾅소리가 나며 무언인가가 박살나는 소리가 들렸다.
또 다시 나는 쾅소리.
3장분량의 5회입니당.ㅎㅎ
정치물 같으나 잘보면 모험물이지요............ㅎㅎ
인소닷에서 즐독하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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