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광장시장에 다녀 왔습니다.
사실 서울에서 40년 가까이 살았지만 광장시장에 다니기 시작한 것은 한 3년 전 부터가 아닌가 싶습니다. 제가 거기에 갈 일이 별로 없었기 때문인데 '순희네 빈대떡'을 가게 된 뒤에 여러 곳을 가보았던 것입니다.
저는 티비에서 '걸어서 세계 속으로'나 '세계테마기행' 등의 여행 프로를 많이 보는데 거기에 보면 각 나라의 길거리 음식이 매우 다양하여 놀랄 때가 많았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저런 게 발전하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는데 그건 광장시장을 모를 때 얘기였습니다.
광장시장은 세계 어느 나라, 어느 곳에 비해도 절대 뒤지지 않는 음식문화를 자랑합니다.
제 말이 믿어지지 않는 분이라면 거길 가보시지 않은 분임이 확실합니다.
<서울특별시 종로구 예지동 종로 5가변에 위치해있는 서울 최대 재래시장. 정식명칭은 '종로광장 전통시장'. 대한민국 최초로 설립한 전통 거래시장이다. 회사의 운영주체인 주식회사 광장은 1904년에 설립하여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 중 하나이기도 하다.
광장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청계천 3,4가에 있던 광교와 장교로 광장시장의 위치가 이 두 다리 사이에 있다고 하여 붙인 것. 따라서 한자도 廣場이 아닌 廣藏을 쓴다. 다만 1905년에 시장개설허가를 받을 때에는 동대문 시장이라는 명칭을 썼다고 한다.
종로5가역 출구 바로 앞에 입구가 있어 접근성이 좋다. 또한 아케이드 등 시설 현대화가 완료되어 다른 시장에 비해서는(어디까지나 다른 시장에 비해서지만) 이동 여건이 좋다. 초입에는 포목점과 그릇가게 등이 있으며 안쪽 사거리로 들어가면 그 유명한 '먹거리 골목'이 시작된다.
빈대떡과 잔치국수, 고기전, 육회, 대구탕집들이 유명하다. 특히 빈대떡은 매스컴에 상당히 많이 소개되어 네임드가 되었음에도 2016년 현재도 빈대떡 2장+완자 1장이 1만원(이 정도면 3명이 충분히 먹는다.)이라는 엄청난 가성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마약김밥이라는 이름을 가진 꼬마김밥의 발상지이기도 하다. 김밥 속재료는 단출하지만, 특유의 식감과 찍어먹는 소스의 절묘한 조화로 중독성있는 맛을 자랑한다. 약빨 다 같은 속어가 등장하기 훨씬 전부터 알음알음 마약김밥이라는 별명으로 불려왔던 음식. 다만 요즘은 시장 내 웬만한 점포에서 비슷한 모양의 마약김밥을 팔아 처음 가면 높은 확률로 모양만 비슷한 김밥을 먹게 되고 원조 마약김밥을 먹기 힘드니 참고할 것.
실제로 가보면 가장 유명한 시장 내 중심지는 주말은 물론이고 평일에도 관광객들이 몰려와서 아수라장을 연출한다. 휴일에는 뻥 좀 보태면 앞으로 나갈 수 없을 정도로 혼잡한 편. 게다가 광장시장의 명물이 빈대떡이다 보니, 다른 시장과는 다르게 오히려 비가 오면 먹거리 골목 쪽에 더 사람이 몰리는 기현상을 보이기도 한다. 가장 유명한 점포는 웬만한 시간에 가도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 주변에 주차를 하는 차들도 넘쳐나서 그 좁은 청계천 주변길이 꽉꽉 미어터지는 풍경을 연출한다.
물론 시장이다 보니, 일반적인 음식점의 위생을 기대할 수는 없다. 또한 워낙 사람이 많다 보니 예전보다는 많이 나아지기는 했어도 좋은 서비스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되도록이면 가격표 없는 곳에선 먹지 말자. 바가지, 비위생, 맛없음 3단 콤보를 겪고 호갱 되고 싶지 않으면 꼭 살펴보자.
먹자골목을 조금 벗어난 구역에는 주로 한복집이나 이불가게, 포목점, 구제상가 등이 위치해 있는데 이쪽도 낮에는 분주하지만 저녁이 되면 같은 상가 맞나 싶을 정도로 사람이 뜸해지고, 미리미리 문을 닫기 때문에 매우 휑한 느낌을 받는 편.
예전에는 저렴한 가격에 독특한 디테일의 구제 의류를 부담없이 구매할 수 있는 구제상가가 힙스터 들이 즐겨 찾는 명소였으나 유명세를 탄 이후 짝퉁 브랜드 의류로 호객을 일삼는 동팔이이 난입해 들어오고 있다고 한다.>위키나무에서 옮겨 온 글.
바가지는 제가 잘 모르겠지만 맛없음은 사람에 따라 다르기도 하고 워낙 많은 분들이 찾는 곳이라서 제가 얘기하기가 어렵습니다. 다만 비위생은 저도 문제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런 것을 별로 따지지 않는 사람이제만 저와 같이 다니는 구원이 형님이 늘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것이 그 문제입니다.
오늘 생대구를 먹고 왔는데 사람들이 다 저를 피해서 무척 부끄러웠습니다. 홍어만 조심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역시 생선탕은 밖에서 먹고 들어오는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