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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스크랩 "인순고식 구차미봉(因循姑息苟且彌縫)" 8자에 망가진다[심상훈의 부자팔자]
잠실/맥(조문희) 추천 0 조회 212 15.03.21 10:23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

 

 

 

 

 

 

[심상훈의 부자팔자]

천하 만사(萬事)가 '팔자'로부터 잘못 된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준 8자 : 연암 박지원이 종채에게 ?

 

"인순고식 구차미봉(因循姑息苟且彌縫)"-이 여덟 글자 때문에 사람이 망가지는 것이다(과정록)

 

박지원을 두고 서울대학교 국문학과 박희병 교수는 영국의 셰익스피어, 독일의 괴테, 중국의 소동파와 견줄 수 있는 ‘중세기 최고의 대문호’라고 평한 바 있다.

박지원의 역작 <열하일기(熱河日記)>는 20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스테디셀러로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독자들에게 열렬히 사랑받고 있는 것이다.

 

 

 

 

 

말에는 사람의 육성(肉聲)으로 전해지는 말과 문자를 통해 전해지는 말, 두 가지가 있다. 박지원이 종채에게 한 말이 대표적으로 그러하다.

 

 

"아버지께서 만년에 병환 중이실 때 붓을 잡아 큰 글자로 ‘인순고식, 구차미봉(因循姑息, 苟且彌縫)’이라는 여덟 글자를 병풍에 쓰셨다. 그리고 말씀하시기를,

“천하 만사가 이 여덟 글자로부터 잘못된다.”

라고 하셨다. "

(박종채 지음, 박희병 옮김, <나의 아버지 박지원>, 돌베게 펴냄)

 

 

아버지는 조선 말기 대실학자인 연암(燕巖) 박지원(朴趾源, 1737~1805)을 말한다.

“천하 만사가 이 여덟 글자로부터 잘못된다.”

이 말을 들은 것은 차남 종채(宗采)다. 아버지의 육성은 병환 중에도 또렷했을 거다. 추측건대 목소리도 카랑카랑했을 거다. 그 후 아버지는 세상을 떠나셨다.

 

병풍 앞에서 부자가 마주(面授)하다

 

병풍에 적어 주신 8자, ‘인순고식 구차미봉(因循姑息 苟且彌縫)’을 마주할 때마다 사랑받고 있는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면수(面授)’를 온몸으로 체득했으리라.

면수란 원래 스승과 제자가 밀실에서 마주 앉아 스승이 법문의 비밀(秘密)하고 중요한 것을 제자에게 말해주는 것을 의미한다.

 

부자가 서로 마주하고, 아버지의 육성이 다시 들려오는 듯한 거리에서 종채는 뭔가를 듣고, 보고, 깨닫고 잡아챘을 것이다.

 

그렇게 세월은 흘러, 어느덧 해는 계유년(1813)으로 다시 봄은 왔다. 이때부터다. 종채는 저술을 시작한다. 책 제목도 이미 정했다. <과정록(過庭錄)>이 그것이다. 제목 과정록은 <논어>의 계씨에서 착안한 것이다.

 

공자가 집 마당에서 아들 리를 붙잡고 ‘시를 배웠느냐(學詩乎), 예를 배웠느냐(學禮乎)’라고 말한 것처럼 내가 아버지께서 남기신 자취를 모아서 후손에게 전하려고 한다. 다음은 박종채가 쓴 자서(自序) 내용의 끝부분이다.

 

 

"계유년 봄부터 시작했으니 이제 4년이 되는 셈이다. 마침내 번잡한 것을 깎아내고 중복된 것을 없애니 2백여 조목이 남았다.

자못 들은 대로 기록하여 신중함이 결여된 듯도 하지만, 감히 함부로 덜거나 깎아내지 않은 것은 아버지의 풍채와 정신이 오히려 이런 곳에서 잘 드러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읽는 사람들은 아무쪼록 너그럽게 헤아려주길 바란다.

병자년(1816) 초가을에 불초자 종채(宗采)가 울며 삼가 쓴다."

(박종채 지음, 박희병 옮김, <나의 아버지 박지원>, 돌베게 펴냄)

 

 

자서에서도 말했듯이 박종채의 <과정록>은 4년 동안 쓴 작업 결과물이다. 종채는 생전에 아버지께서 하신 말을 ‘들은 대로’ 하나하나 기록하고 모아서 책으로 엮은 것이다.

 

종채는 8자가 적힌, 병풍 앞에 책상을 두고 날마다 달마다 기록하여 그것들을 차곡차곡 글상자에다 옮겼으리라. 또 번잡하거나 중복되는 내용을 깎고 다듬고 매끄럽게 문장을 일일이 고쳤을 거다. 4년 동안 작업함에 있어 시간을 쓰고 자료를 정리하며 온갖 정성을 다했을 거다. 아버지의 정신을 살리고, 계속해서 아버지와 대화를 하고 싶은 마음에서 그러했지 싶다. 비단 사소한 일이나 자잘한 것일지라도 빠트리지 않고 잡아내려고 했을 거다. 그리하여 아버지의 생전 모습을 책을 통해 후손들이 기억하길 원했을 거다.

 

책은 ‘나주의 반남현(지금의 전라남도 나주군 반남면)을 본관으로 삼아 반남 박씨가 되었다’라는 얘기부터 시작하여 서울 서소문 밖에 있던 동네에서 아버지가 출생했는데 고대 중국의 문장가인 한유(韓愈, 768~824)와 소식(蘇軾·소동파, 1037~1101)과 같은 ‘마갈궁’ 사주라는 이야기, 또 집안이 대대로 가난하여 청빈했고 물욕이 없었노라고 시시콜콜 소개한다. 다음은 그중 하나로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그대로 옮긴다.

 

 

"열여섯 살에 관례(冠禮)를 올리고, 처사(處事)인 유안재(遺安齋) 이공(이보천)의 집안에 장가 드셨다. 처사는 근엄하고 청렴고결하여 예법으로써 자신을 단속하였다. 그 아우 학사공(學士公) 양천(亮天)은 경서(經書)와 사서(史書)를 아주 좋아했으며, 문장에 뛰어났다. 아버지는 처사에게서 <맹자(孟子)>를 배우고 학사에게서 사마천의 글을 배워 문장 짓는 법을 대강 터득하셨다. 하루는 ‘항우본기’를 모방하여 ‘이충무공전’을 지었는데, 학사공이 크게 칭찬하시며 반고와 사마천과 같은 글솜씨가 있다고 하셨다.

 

아버지는 약관 때부터 지기(志氣)가 높고 매서웠으며 자잘한 예법에 구애되지 아니하며 가끔씩 해학과 유희를 하곤 하였는데, 처사는 특별히 아버지를 애지중지하여 가르치고 꾸짖었으며 절실한 말로 바로잡아 옛사람이 이룬 바와 같은 성취를 기대하셨다. 처사는 언젠가 학사공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한다.

 

“지원이는 그 재기(才氣)를 보니 범상한 아이와 크게 다르더라. 훗날 반드시 큰사람이 될 게다. 다만 악을 지나치게 미워하고 뛰어난 기상이 너무 드러나 그게 걱정이다.”

 

아버지는 처사를 마음속 깊이 존경하셨다."

(박종채 지음, 박희병 옮김, <나의 아버지 박지원>, 돌베게 펴냄)

 

 

‘사위 사랑은 장모’라고들 한다. 하지만 앞에 글을 보듯 박지원의 경우는 다르다. ‘사위 사랑은 장인’이라고 고쳐야 해서다. 그럴 정도로 장인 이보천의 사위 박지원 사랑은 극진했다. 애지중지(愛之重之)로 특별했다. 한없이 사랑스러우면서도 함부로 대할 수 없는 무게감이 느껴지는 그런 박 서방이었다. 박 서방 역시 장인의 마음을 잘 알고 있어서 장인을 마음속 깊이 존경한 것이었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준 8자의 숨은 뜻

 

박지원은 아들 종채에게 8자의 한자를 적어 보이면서 “천하 만사가 이 여덟 글자로부터 잘못된다”라고 말했다. ‘인순고식 구차미봉(因循姑息 苟且彌縫)’이 그것이다.

 

이를 해석하려면 두 글자씩 떼어 읽어야 한다. 그러면 사주(四柱)로 나뉜다.

인순·고식·구차·미봉이 맞다.

여기서 나는 또 팔자(八字)로 끝내주는 아버지의 센스를 발견하고는 기막혔다. 이른바 ‘사주팔자’라고 할 수 있어서다. 한국인은 사주팔자를 참 좋아한다. 너나 할 것 없다. 특히나 성공은 모르겠지만 실패를 하면 사주팔자 탓을 한다. 명리(命理)로 돌리고 만다.

 

먼저 인순부터 말하자.

인순(因循)은 뭔가. 소극적인 것을 뜻한다. ‘내키지 않아 머뭇거림’을 말함이다. 따라서 박지원은 종채에게 매사 ‘적극적이어야 한다’라고 가르친 것이다.

 

다음에 고식(姑息)이란 뭔가. 이것은 ‘낡은 습관이나 폐단을 벗어나지 못하고 눈앞의 안일(安逸)만 추구하는 것’을 의미함이다. 당장에 탈이 없는 것, 잠시 동안의 안정을 말함이다. 이런 것들에 유혹돼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또 구차(苟且)는 뭔가. 이런 뜻이다. 말이나 행동이 정당하지 않고 ‘떳떳하지 못함’을 가리킴이다. 잘못 했다면 반성해야 된다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미봉(彌縫)은 말 그대로다. 임시변통과 상통한다. 이를테면 어떤 일이나 사건이 문제로 발생하면 피하지 말고 정면을 맞닥뜨리라는 말이다. 다시 말해서 이런저런 핑계나 이유로 요리조리 피하거나 도망을 다니지도 말며 뻔히 보이는데 어설프게 꿰매려 들지 말라는 뜻이다. 이렇게 하면 반드시 사단이 벌어진다. 나의 잘못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심상훈의 부자팔자]

부자간엔 善을 행하라 요구하지 않는다, 공자도 그랬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준 8자 : 박지원이 종채에게 ②

인순고식 구차미봉(因循姑息苟且彌縫) -이 여덟 글자 때문에 사람이 망가지는 것이다(과정록)

 

 

연암(燕巖) 박지원(朴趾源)은 아들 종채에게 8자의 한자를 적어 보이면서 “천하 만사가 이 여덟 글자로부터 잘못된다”라고 말했다. 8자는 ‘인순고식 구차미봉(因循姑息 苟且彌縫)’이다.

해석하려면 ‘인순-고식-구차-미봉’으로 두 글자씩 떼어 읽어야 한다. 인순(因循)은 소극적인 것, 즉 내키지 않아 머뭇거림을 말함이요, 고식(姑息)은 낡은 습관이나 폐단을 벗어나지 못하고 눈앞의 안일만을 추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구차(苟且)는 말이나 행동이 ‘떳떳하지 못함’을 가리킨다. 마지막으로 미봉(彌縫)은 임시변통과 상통한다.

 

 

‘인순고식 구차미봉(因循姑息 苟且彌縫)’을 다시 정리하자면 이렇다.

△소극적으로 행동함(因循) △당장의 편안함(姑息) △떳떳하지 못한 비굴함(苟且) △잘못을 인정치 않고 얼른 꿰매려는 하수의 얄팍함(彌縫).

 

이 네 가지가 알고 보면 팔자(八字)의 실체가 되는 셈이다. 아버지 박지원이 아들 종채에게 말한 메시지다.

다음은 한문학의 권위자 정민 한양대 교수의 해설이다.

팔자 ‘인순고식 구차미봉(因循姑息 苟且彌縫)’을 이렇게 풀이했다.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세상일은 쉬 변한다. 사람들은 해오던 대로만 하려 든다.

어제까지 아무 일 없다가 오늘 갑자기 문제가 생긴다. 상황을 낙관해서 그저 지나가겠지, 별일 없겠지 방심해서 하던 대로 계속하다 일을 자꾸 키운다. 이것이 인순고식이다.

당면한 상황은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다. 인순고식의 방심이 누적된 결과다. 차근차근 원인을 분석해서 정면돌파해야 한다. 하지만 없던 일로 하고 대충 넘기려 든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차곡차곡 쌓인다.

 어쩔 수가 없으니 한 번만 봐달라는 것이 구차苟且다. 그때그때 대충 꿰매 모면해서 넘어가는 것이 미봉彌縫이다."

(정민 지음, <일침>, 김영사 펴냄)

 

 

어떻든 사주, 즉 네 가지 낱말(인순, 고식, 구차, 미봉)은 사람으로 하여금 이상과 성취를 꺾고 방해하는 악마의 유혹이다. 유혹은 사람 발목을 붙잡는다. 옴짝달싹 못하게 자유를 구속한다.

 

다시 말해서 ‘나’를 잘 살도록 천국으로 유도하지 않는다. 지옥문으로 몰아붙인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이 점을 경계해야 한다. 그런 뜻에서 박지원은 병풍에다 종채를 위해 팔자를 쓴 것이다. 말(面授)한 거다. “천하 만사가 이 여덟 글자로부터 잘못된다”라고….

 

이제라도 사람답게 살고 싶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되는가. 답은 박지원의 팔자다. 그렇기 때문에 소극적이지 말고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한다. 아울러 당장의 안일을 추구하지 말며 고통을 겪더라도 참고 이겨내야 한다. 또한 언제 어디서든 누구한테도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떳떳해야 한다. 나의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할 줄 알아야 한다. 이렇게 하면 꼬인 것을 풀 수 있다. 다시 시작할 수 있다.

 

‘因循姑息 苟且彌縫’.

팔자 중에 어느 하나라도 버릴 게 없다. 하느님의 말씀이요, 부처님의 말씀이다. 성인들의 말씀이다. 피가 되고, 살이 된다. 팔자를 모르면 그냥 아무렇게나 막 사는 것이다. 반면에 팔자를 알면 내 뜻대로, 내 의지대로 살 수 있게 된다. 문제는 고심이고 얼마냐 하느냐다.

 

박지원은 “무릇 성인의 글을 읽어도 능히 성인의 고심(苦心)을 터득할 수 있는 자는 드물다(夫讀聖人之書, 能得其苦心者鮮矣)”라고 지적했다. 이 말은 <연암집> 원사(原士)에 보인다.

아버지의 말에 귀기울이며 고심하려는 아들, 상상만 해도 이 얼마나 아름다운 부자인가.

 

 

아버지의 뒷모습

 

 

연암집

 

 

“아들은 아버지의 뒷모습을 보고 배운다.”

 

책 제목에나 맞는 얘기다. 지금의 아들은 아버지의 앞모습을 보고 성장한다. 21세기는 그런 시대다. 하지만 유학(儒學)이 이어지던 옛날엔 사정이 그렇지가 않았다. 부자지간에 얼굴 보기가 어려웠다. 심지어 엄한 아버지들은 친구와 아들을 맞교환해서 교육했을 정도다.

 

왜 그랬을까. 내 아들을 내가 직접 가르치게 되면 나쁜 감정이 앞서고 아들 앞에서 화를 자주 낼 수밖에 없는 이유 때문이었다. 무엇보다 아들에게 못난 아버지의 모습을 그대로 보이고 싶지 않아서였다. 그래서 그랬던가. 현대의 아버지들처럼 살갑지 않았다. 게다가 좋은 말을 한답시고 이러쿵저러쿵 되지도 않는 잔소리로 아들에게 뭔가를 요구하지도 않았다.

 

과거의 아버지들은 철저하게 ‘부자지간불책선(父子之間不責善)’, 즉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서는 선을 행하라고 요구하지 않는다는 교육의 원칙을 고수했다. 공자도 이 원칙을 지켰다. 아들을 제자로 가르치지 않았다. 기록이 없다. 다만 있다면, 마당에서다. 마당을 우연히 지나치는 아들을 불러 ‘겨우 두 번’이나 말했을 뿐이다.

 

제갈량도 그랬다. 아들을 불러 놓고 가르친 적이 없다. 대신에 자신의 죽음을 예상했는지 8살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계자서·86자)만을 썼을 뿐이다. 가훈과 달리 <계자서(戒子書)>는 보통 아버지가 말년에 이르렀을 때 아들에게 하고픈 말을 기록해 주는 게 상식이었고 일반적이었다.

 

박지원을 보자. 그는 아들 종채에게 편지가 아니라 병풍에다 적어줬다. 총 8자다. 그러고는 이런 말(천하 만사가 이 여덟 글자로부터 잘못된다)을 아들에게 했을 뿐이다. 그것도 ‘만년에 병환 중’에 말이다.

이 밖에도 박지원은 생전에 자식들에게 혼자 공부하지 말고 함께 공부하라, 세상 경험이 없어서는 안 된다는 말도 남겼다 한다.

 

“군자란 손자는 안지만(抱) 아들은 안지 않는다.”(<예기> ‘곡례’에서)

 

이것이 조선에서도 지켜졌던 예법 중의 하나였다. 박지원은 어느 날, 처남인 이재성(李在誠, 1751~1809)의 집을 방문했다. 다음은 그 내용을 종채가 기록한 것이다. 지계(芝溪)는 이재성의 호이다.

아버지께서 지계공의 집을 방문했을 때다. 공은 어쩌다가 어린 자식과 밥상을 같이하여 식사를 하고 있었다. 아버지가 이를 보시고,

 

“군자는, 손자는 안아주지만 자식은 안아주지 않는 법일세.”

라고 말씀하시자 공은 식사를 중단하고 자기가 잘못했노라고 사죄했다.

(박종채 지음, 박희병 옮김, <나의 아버지 박지원>, 돌베게 펴냄)

 

포옹은 부자지간에 금물이었다. 포(抱)는 ‘안다’는 뜻이다. 또 옹(擁)은 ‘낀다’는 말이다. 서로 앞모습을 보이는 거다. ‘어린 자식과 밥상을 같이하여 식사를 하고 있’는 처남 이재성의 모습이 박지원의 눈에는 탐탁지 않았다. 해서 말을 돌리지 않고 직설적으로 한 것이다. 놀라운 것은 이재성의 다음 행동이다. 식사를 중단하고 자기가 잘못했다고 사죄했다고 하니 그렇다. 자식과 밥상을 같이하는 것도 죄가 되다니, 놀라운 일이다.

 

이른바 ‘격대교육(隔代敎育)’, 즉 할아버지가 손자를, 할머니가 손녀를 맡아 잠자리를 함께하면서 교육한다는 것이다. 전통육아법이다. 할아버지와 손자는 밥상을 같이할 수 있어도, 아버지와 아들 사이는 앞모습을 서로 볼 수 있는 밥상을 같이하지 못했다. 아버지의 권위를 살리기 위한 방편으로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에는 아버지의 뒷모습을 보고 아들이 자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격한 부자지간 자식교육이 행해졌으니 요즘처럼 안고, 끼고, 빨고, 키워봤자 아버지 용돈과 수염만 빼앗기고 뽑힐 뿐이니 어찌 우리 아버지의 아버지, 아버지의 아버지인 조상들이 어리석었다라고 함부로 손가락질할 수 있단 말인가.

 

행필리정 무회요행(行必履正, 無懷僥行)(<고시원>)

 

행실은 반드시 바른 길을 따르고, 요행을 바라서는 안 된다. 박지원의 인생 팔자가 그랬다. 아들 종채의 눈에도 아버지 박지원의 뒷모습은 언제 어디서나 정도(正道)를 걷는 군자(君子)의 삶이었을 것이다.

 

 

/ Economic Review 이코노믹리뷰

 

 

....

 

 

 

 

因循姑息 苟且彌縫

 

인할 인. 1. 인하다(因--: 어떤 사실로 말미암다) 2. 말미암다, 원인이나 계기(契機)로 되다 3. 의지하다(依支--) 4. 의거하다(依據--)

돌 순. 1. 돌다, 빙빙 돌다 2. 돌아다니다 3. 좇다 4. 미적미적하다, 주저하다(躊躇--), 머뭇거리다 5. 어루만지다, 위무하다(慰撫--: 위로하고 어루만져 달래다)

因循 ①머뭇거리고 선뜻 내키지 않음 ②낡은 구습(舊習)을 버리지 못함

 

시어머니 고. 1. 시어머니 2. 고모(姑母) 3. 여자(女子), 부녀자(婦女子)의 통칭(通稱) 4. 잠시(暫時), 잠깐

쉴 식. 1. 쉬다 2. 숨 쉬다, 호흡하다(呼吸--) 3. 생존하다(生存--) 4. 살다, 생활하다(生活--) 5. 번식하다(繁殖ㆍ蕃殖ㆍ蕃息--) 6. 자라다, 키우다 7. 그치다, 그만두다, 중지하다(中止--)

姑息 ①계집과 자식(子息) ②당장에는 탈이 없는 일시적(一時的) 안정(安定)

 

진실로 구,구차할 구 1. 진실로(眞實-), 참으로 2. 다만, 단지(但只) 3. 겨우, 간신히 4. 만약 5. 구차하게(苟且--) 6. 바라건대 7. 잠시(暫時) 8. 구차하다(苟且--), 구차(苟且)하게 굴다

또 차,공경스러울 저,도마 조. 1. 또, 또한 2. 우선 3. 장차(將次) 4. 만일(萬一) 5. 구차하다(苟且--) a. 공경스럽다(恭敬---) (저) b. 머뭇거리다 (저)

苟且 구차 몹시 가난하고 궁색(窮塞)함

 

미륵 미,두루 미. 1. 미륵(彌勒) 2. 두루, 널리 3. 더욱 4. 멀리 5. 갓난아이 6. 장식(裝飾) 7. 물이 꽉 찬 모양 8. 오래다 9. 지내다 10. 다하다, 극에 다다르다 11. 마치다, 그치다, 끝나다

꿰맬 봉. 1. 꿰매다 2. 바느질하다 3. 깁다(떨어지거나 해어진 곳을 꿰매다) 4. 혼 솔기

彌縫 빈 구석이나 잘못된 것을 임시변통(臨時變通)으로 이리저리 주선(周旋)해서 꾸며 댐

 

 

姑息之計고식지계. ①근본(根本) 해결책(解決策)이 아닌 임시(臨時)로 편한 것을 취(取)하는 계책(計策) ②당장의 편안(便安)함만을 꾀하는 일시적(一時的)인 방편(方便)

姑息策 고식책 . 당장 편한 것만을 택하는 꾀나 방법(方法)

因循姑息 인순고식 .①구습(舊習)을 고치지 않고 목전(目前)의 편안(便安)함만을 취함 ②일을 행(行)함에 있어 결단력(決斷力) 없이 우물쭈물함

彌縫策 미봉책. 꿰매어 깁는 계책(計策)이란 뜻으로, 결점(缺點)이나 실패(失敗)를 덮어 발각되지 않게 이리 저리 주선(周旋)하여 감추기만 하는 계책(計策) . 彌縫之策미봉지책☞ 미봉책(彌縫策)

 

 

 

因循姑息 苟且彌縫

姑息 고식. 이 말이 의미있다.

시어미고 姑. 이 자가 들어가서 좋은 말이 별로 없다. 여자(女)가 오래 되면(古) 원래 불통이다.

 

 '우물쭈물하다가 내 그럴 줄 알았다.' 이 말과 상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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